홀로 작동하지 않는 것(Non-self standings)

강나영_임노식_최모민展   2020_0828 ▶ 2020_1011 / 월요일,추석연휴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공간지원 주최,기획 / 아마도예술공간

관람시간 / 12:00pm~07:00pm / 월요일,추석연휴 휴관

아마도예술공간 AMADO ART SPACE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4길 8(한남동 683-31번지) Tel. +82.(0)2.790.1178 amadoart.org

시간을 공간에 가둔 허구를 극복하기 위해 ● 연필과 카세트 테이프가 있다. 연필은 무언가를 기록하고 카세트 테이프는 저장된 내용을 재생시키는 데에 그 존재의의가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의 사물이 같은 곳에 위치할 때 관찰자의 체험적 요소가 개입하며 연필은 늘어진 카세트 테이프를 감는 용도로써 사용된다는 이미지를 촉발시킨다. 이렇듯 전혀 관계없는 두 가지 이상의 정보가 한 곳에 있을 때 원래의 의도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을 특수관계에 있다고 정의한다. 홀로 작동하지 않는 것들에 참여하는 작가 강나영, 임노식, 최모민은 풍경이라는 일상적 소재에서 감각을 차용하여, 도래한, 도래하고 있는, 도래할 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각각의 작업이 작가와 닿아있을 때에는 필연적으로 시간의 연속선상에 놓이게 되지만, 그 작업이 감상자에게 현현하게 될 때, 마치 제논의 역설의 아킬레우스와 거북처럼 시간을 공간에 가둔 허구와 마주하게 된다. 작품과 작업이 이루어 질 때 그 대상들은 현실 속에서 운동·변화하고 있고 그 시간은 연속적인 흐름이다. 그런데 이를 종이 위의 공간에 놓음으로 시간을 왜곡하는 순간을 생성하게 된다. 시간은 정지되어 공간 위에 표상될 수도 없고, 불연속적으로 분할될 수도 없으며, 오려 붙이는 등의 조작을 허락하지도 않는다. 시간은 절대 연속성이며 그 어디에서도 끊어지지 않는 흐름이며 절대적 생성이다.

임노식_Sand sledding slope 01_캔버스에 유채_170×56.5cm_2020 임노식_Sand sledding slope 02_캔버스에 유채_170×77cm_2020 임노식_Sand sledding slope 03_캔버스에 유채_199.5×187cm_2020 임노식_Sand sledding slope 04_캔버스에 유채_199.5×187cm_2020
임노식_Disappearing Time_캔버스에 유채_117×91cm_2020 임노식_Sand sledding slope 06_캔버스에 유채_91×117cm_2020
임노식_Sand sledding slope 05_캔버스에 유채_200×500cm

도래한 시간은 시간과 공간을 압축한다. ● 임노식은 작가 주변의 상황이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가운데 이미지들로 구성된 적층 사이에서 시공간적으로 어긋나면서 느닷없이 인식되는 이미지를 포착하여 한계적인 공간, 즉 자신이 둘러쌓여 있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표현해 왔다. 일상생활에서 매 순간 접하는 정보들을 토대로 작업을 이끌어 왔던 임노식은 눈을 감아도 선명히 기억나는 고향 풍경의 드로잉1을 단서로 연작을 시작한다. 지속적 관찰과 표현이라는 반복구조적 행위를 통해 과거의 사건을 현재의 시간으로 이행시키고는 있다는 점에서 본 작업과 이전 작업들은 연결되지만 '드로잉 상에서의 풍경'은 이미 '현재의 풍경'에는 없다는 시간의 거리감은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드로잉을 그렸을 때와 동일한 감정으로 표현하지 못한다. 아니, 오히려 표현하지 않는다. A4사이즈의 드로잉을 큰 캔버스에 옮기면서 기법만이 재연되고 필연적으로 거리나 시간 사이의 전환이 이루어지게 된다. 선은 과장되고 선과 선 사이에는 특수한 거리감이 생성되며 틈새를 만든다. 이렇게 현재에 보이지 않는 시간과 풍경을 재현하기 위해 과거의 기억, 드로잉을 소환하여 완성된 작업은 이름 붙여지는 순간 '지금'의 작품이 되며 작품 스스로가 안고 있었던 시간성을 상실해 무시간적인 오브젝트가 된다. 임노식은 이러한 미디움적 특성을 이해하면서도 '이미 그곳에 없는 것'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생기는 '거리감'을 관람자가 직접 보아야하며, 그들이 얼마나 상상하고 넘어 가는가에 따라 결정될 수 있도록 장치시킨다. 따라서 회화가 실제 관객들에게 관람될 때에 현실공간은 '가상화'되고 생성된 거리감과 이중화된 시간은 관람체험을 통해 통합된다. 달리 말하자면 관객이 화면에 대해서 향하는 3차원적인 시선의 방향과는 독립적인, 층위 그 자체의 가동성을 개척하는 시공간의 모델로서 현현한다.

최모민_태우다_캔버스에 유채_227×195cm_2020 최모민_계단에 사람들_캔버스에 유채_195×150cm_2020
최모민_구멍_캔버스에 유채_227×390cm_2020
최모민_양배추와 곤충 2_캔버스에 유채_80×100cm_2020 최모민_양배추와 곤충 3_캔버스에 유채_35×27cm_2020

도래하고 있는 시간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 최모민은 척박한 풍경에 희극적 행위와 비현실적인 상황으로 일상성을 전복하는 작업을 해왔다. 소수가 집단으로 연결되는 사회문화의 카테고리 안에서, '지금' '이곳에' '우리'라는 다소 거친 범주화를 통해서 표현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도상에서 표현되는 묘사, 그림의 환영의 시각적 효과들은 도래하고 있는 시기의 일부 세대, 계층에 의해서 발화된 심리 자화상으로 작동한다. 그렇기에 다소 도해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작가 역시 외재적 요인을 읽어 들이기보다는 철저하게 내재적 태도를 취하며 '우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의 이러한 태도는 작품 안에서의 자명한 대상이 아니라 기호, 텍스트, 표상 등의 단편적이고 이산적인 부분으로 이루어진 총체에 대치함으로써 비로소 윤곽이 추출된다. 「구멍」, 「태우다」는 일견 조화를 이룬 것처럼 보이는 세계에 잠재된 알력을 화폭 위의 인물들을 통해 표면화시켜, '새로운 세계'의 존재를 '깨닫게' 한다. 과도하게 축소되고 뒤틀리고 암호화된 상징요소들은 불협화음을 두려워하며 더욱 동기성을 높이려고 하는 2020년대의 불온한 기운처럼 사회나 기존의 질서를 반영하면서도 나(작가)와 세계(작품) 사이에 존재하는 수용자와의 '관념적 질서'의 영역을 가진다. '우리'의 정체성이 정해진 집단에 귀속되는 것에 의해서 결정되어 버리는 현대 사회의 본연의 자세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계단에 사람」은 작가의 커리어에서 처음 등장하는 내부풍경화이다. 층과 층 사이를 잇는 계단에 머무르고 있는 청춘들과 그림자, 보호될 것이라 믿었던 내부의 창 밖에는 여전히 불온한 기운이 엄습해온다. 그림에서 보여지는 현실 그 자체는 현실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지만 각각의 '개별적 존재'가 '집단'을 생성하고, 또 '집단'이 '독립적 존재'를 부각시키는 컴포지션에 의해 국소적으로 교차하며 '개인'을 현실화시킨다. 이는 단일물로서의 현실, 즉 '세계'를 대신해 다양한 의미에서의 끝없는 증식과 확산, 끝없는 생성과 변화를 나타낸다. 거기에는 시작도 끝도 없다. 다만 그것을 찾아내 해독하는 행위를 통해 체험자에게는 어떠한 '변혁'이 초래될 것이다.

강나영_기다리는 조각들_혼합재료_120×90×90cm, 95×70×70cm, 80×60×60cm_2020
강나영_떨어진 것_세라믹_6.2×5.5cm_2020
강나영_별(똥)별을 보기 위해 만든 의자_혼합재료_가변크기_2020

도래할 시간이 멈추고 시선이 이동하다. ● 강나영은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거나 소외된 대상과 장소'를 가지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낭만적인 순간'으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장소에 다른 시공간을 들여놓는 방식'을 탐구한다. 작가는 이러한 기다림과 기대, 희망을 '도래할 시간'에 대한 물리적 지각이 동반된 작업으로 치환시킨다. 「기다리는 조각들」은 체험자의 보편적 정서와 체험을 건드린 작업이다. 전시장에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세 조형물은 기다리고 있는 그것이 충분히 차올랐을 때에만 완연한 모습을 드러낸다. 「떨어뜨린 것」과 「별(똥)별을 보기 위해 만든 의자」, 이 두 작업에서 강나영은 체험자의 시선과는 무관하게 단편화 된 전시장의 공간 속에 빛, 소리, 소품 등의 정지되어 있는 오브제를 차례차례 겹쳐 공간에 배치하며 시네마티즘적인 운동성을 부여한다. 이렇듯 「떨어뜨린 것」을 발견하면서 시작되는 연속된 정지 이미지와 「별(똥)별을 보기 위해 만든 의자」에 앉는 경험으로 완성되는 내러티브를 통해 시간과 공간은 체험자를 중심으로 재조직된다. 이는 절대공간에서의 오브제의 연속성이 아니라 다각적인 층위를 끌어당김으로서 오브제가 사라지거나 나타나는 불연속성에 강나영이 제시하는 시공간 인식이 근거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결국 강나영의 작업에서 '이미지'로서 오브제는 각기 다른 층위에 존재하기에 엄밀하게 '동일'한 하나의 오브젝트로서 존재하지 않지만, 총체로서의 이야기를 온전히 느낀 체험자는 이 '허구화 된 동일성'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영영 볼 수 없는 '완성된 조각'과 '별(똥)별'을 통해 우리는 도래할 시간을 기다리며 낭만적인 순간에의 희망을 꿈꾸게 된다.

강나영, 임노식, 최모민_홀로 작동하지 않는 것들_혼합재료_가변크기_2020

강나영, 임노식, 최모민은 서로에게 서로의 특수관계로 존재하며 시간을 공간에 가둔 허구를 극복하기 위해 일상의 풍경과 그것이 전복되는 매 순간들을 반복하여 하나의 심상으로 무한히 수렴시킨다. 본 전시를 통해 시간과 공간이, 작가와 작가가, 작품과 관객이 홀로 작동하지 않고, 홀로 작동 될 수 없는 순간과 조우하기를, 연필과 카세트 테이프이기를 기대해 본다. ■ 박성환

To overcome a fiction that traps time in space. ● Imagine there is a pencil and a cassette tape. The pencil has its significance when it records something on paper, and the cassette tape plays recorded content. However, when these two objects are placed in the same place, the observer's experiential perspective intervenes and triggers the image that the pencil's purpose is to fix and rewind the loose cassette tape. As such, when two or more pieces of in-formation that are usually completely unlinked are in one place, it is defined as a unique relationship that operates in a different way from the original intention. ● Artists Kang Nayoung, Lim Nosik, and Choi Momin who participate in 「Non-self Standings」, talk about the time that has come, the coming time and the time to come by applying their senses to the every-day subject of landscape. When each work is being created and just belongs to the artists, it is inevitably placed within a contin-uous flow of time; but when the work is shown to the viewers, it is confronted with a 'fiction that traps time in space', like Achilles and the tortoise of Zeno's paradoxes. When artwork is made, the represen-tation of the work is always moving and changing in continuous time (its real duration). However, when it is transferred to the space of paper, it creates a moment that is distorting time – as time cannot be stationary and represented on that space. It cannot be divided discontinuously, and cannot be cut and pasted. Time in that space becomes an 'absolute continuity'; a flow that never ceases anywhere; an 'ab-solute creation'.

The passing time condenses time and space. ● Lim Nosik has consistently observed and represented specific places selected from the environments that have surrounded him. He captures the images that he especially perceives from amongst these places, intersecting and shuffling in time and space between the layers of these images, while his actual present-day environment is uneventfully repeated. ● Lim begins his series, drawing(Lim Nosik, Drawing 1, 2, 3 (2020)), Sand sledding slope(2020) with his hometown landscape that he re-members vividly in his mind. This and his previous works are connected in that the past events are transferred to the present time by painting through his repeated structural acts of continuous observa-tion, but they are definitely different from the point of the distance of time: the 'scenery on the draw-ing' does not already exist in the 'present landscape'. It cannot be represented with the same emotions as when drawing. No, rather he does not express it. By moving the A4 sized drawing onto a large canvas, only the painting's technique is reproduced, and the transition between distance and time is inevitably produced. The line is exaggerated, and a particular sense of distance is created between the lines, making a gap. In order to reproduce the non-existent time and landscape in the present, the finished work - derived from the drawing and the memories of the past - turns to work of 'now' as soon as it is named, and finally becomes a timeless object by losing the temporality of the work itself. Lim lets the spectators see the 'sense of distance' created by reminding them of “the thing that is not already there”, whilst further understanding the characteristics of these medium, which suggests them imagining and going beyond. Therefore, when a painting is viewed by actual spectators, the real space is 'virtualised', and the generated sense of distance and duality of time are integrated through the viewing experience. In other words, the work manifests itself as a spatiotemporal model that builds the mobility of the layer itself independently of the viewer's three-dimensional perception towards the can-vas.

The present time surrounds us. ● Choi Momin has been painting work that flips the ordinary with character's comical acts and unrealistic situations shown in unusual landscapes. He focuses on expressing 'we' are 'here' 'now', a rough cate-gorisation within the social and cultural world where minorities are connected as groups. Images that he describes and the visual effects of the paintings he makes act as psychological self-portraits arising from some of the generations and classes in the present times; this contextual painting talks about 'we' from his intrinsic perspective, rather than bringing external factors. Further, he represents not a specific object, but a whole new body comprising fragmentary parts, including symbols, texts and representa-tions. Choi's works, The hole and Burning(2020), leads us to 'realise' 'a new world' through the characters on the canvas, reflecting potential conflicts in a world that seems to be in harmony at a glance. The sym-bolic elements that are excessively reduced, distorted and coded reflect the current society and its or-der, like the vulnerable energy of the 2020s (which fears dissonance and tries to increase motivation); and at the same time, keeps the realm of 'conceptual order' - with the viewers situated between 'I' (the artist) and 'the world' (the artwork). How do we see that the natural attitude towards the identity of 'we' is determined by belonging to a designated group in modern society? The people on the stairs(2020) is the first interior landscape painting in Choi's works. Fragile and anx-ious air threatens from outside of the window to the inside where it is believed to be safe, including the people – and their shadows – that stay on the stairs connecting the floors. The 'reality' in the painting itself does not exist in reality, but it makes individuals in the context of the work a reality through an intersection; each 'individual being' creating a 'group'; again, the 'group' highlighting the 'independent beings'. This implies never-ending multiplication and diffusion, endless creation and change of various meanings, instead of reality (the world) as a single thing. There is no beginning or end there. However, viewers who experience it will find some kind of realisation and transformation through the act of understanding it.

The time to come stops and your gaze moves. ● Kang Nayoung explores 'transferring different time and space into a new place' by transforming 'alien-ated objects and places from peoples' sight' into a 'romantic and nostalgic moment'. Kang replaces waiting, desire, and hope in the 'time to come' by physical perceptual work. They are waiting for :^)(2020) is a work that derives universal emotion and experience from the viewers. Three structural sculptures in the exhibition space that are waiting for something are only entirely completed when the thing they await is fully piling up onto them. In two works, The one you dropped and Until you see a shooting star(2020), Kang places and arranges several fragmented objects in the exhibition space whilst incorporating light and sound, making them cinematic regardless of the viewer's gaze. In this way, be-ginning with the discovery of The one you dropped(2020)and the series of fragmented objects placed in the space, time and space gets reorganised around the viewers; and through exploring and feeling the works one by one, a full narrative slowly builds up and is finally experienced as a whole when the view-er actually sits in the work Until you see a shooting star and causes something to be revealed at the end. This means that Kang, presenting her spatiotemporal perception with her works, is not based on the continuity of object in an absolute space, but the discontinuity in which the object disappears or appears by making it exist in multiple layers. Therefore, in Kang's work, the object as the 'image' does not exist as an identical object in spatial time but exists on multiple levels of dimensions, and the expe-riencers who fully realise the story as a whole will understand this 'fictional identity'. And ironically, through the 'finished sculptures' and the 'shooting star' -which cannot be seen forever - we wait for the time to come, and dream of hope in a romantic moment.

Kang Nayoung, Lim Nosik and Choi Momin work in a unique relationship to each other, and in order to overcome the fiction that traps time in space, they try to repeat the landscape of everyday life and moment that overturned and infinitely converge them into one. Through this exhibition, we hope that time and space, the artists, their works and the audiences will encounter moments that do not work alone, and cannot work alone, but instead work together – like the pencil and the cassette tape. ■ Park, Sunghwan

Vol.20200828d | 홀로 작동하지 않는 것(Non-self standing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