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의 아름다움

모란미술관 30주년 특별기획展   2020_0830 ▶ 2020_1130 / 월요일,추석연휴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 최의순_윤석남_최인수_배형경

후원 / 경기도_남양주시

관람료 / 성인 5,000원 /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 10인 이상 단체(사전예약) 20% 할인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 무료

관람시간 / 09:30am~05:30pm 8월_09:30am~06:30pm / 월요일,추석연휴 휴관

모란미술관 MORAN MUSEUM OF ART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경춘로2110번길 8(월산리 246-1번지) Tel. +82.(0)31.594.8001~2 www.moranmuseum.org

모란미술관은 1990년 4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남양주 마석에서 개관하였다. 개인이 설립한 사립미술관으로 개관하여 한국조각미술의 형성과 근간을 살피는 연구적인 활동을 하는 한편, 동시대의 시각예술을 대중에게 소개하였다. 창의적이고 활동적인 놀이의 개념을 바탕으로 기획된 교육프로그램은 경기도 남양주 시민에게 폭넓은 예술과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였다. 지난 30여년의 활동으로 모란미술관은 한국의 대표적인 조각전문의 미술관이 되었으며, 시각예술과 공연예술, 미취학에서 청소년에 이르는 체험창의예술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의 예술문화의 허브가 되었다. ● 예술은 숨을 쉬는 것과 같이 편안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인간에게 도덕적 의미를 부여한다. 칸트는 아름다움, 즉 '미'라는 것은 대상에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주장은 미는 대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주관에 있다는 의미에서 '미'는 주관적이라고 본다. 모란미술관은 사회 유기체적인 존재로서 지역사회에서 특별한 대상이 아닌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자연(自然)과 같은 존재로 30여년의 시간을 남양주와 함께하였다. 이러한 존재로써 모란미술관이 가지고 있는 시공간은 아름답다고 할 수 있다. ● 1990년 5월에 개관한 모란미술관이 올해로 개관 30주년을 맞이한다. 지난 30년간 모란미술관은 자연, 사람 그리고 미술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어왔고, 아름다운 예술문화가 표상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다양한 전시와 문화예술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이번 전시는 조각전문 미술관으로서의 모란미술관이 가장 넓은 의미에서 조각의 아름다움, 그 본질이 무엇인지를 네 명의 작가(최의순, 윤석남, 최인수, 배형경)를 특별히 초청하여 생각해보자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 ● 조각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조각이 재현하는 아름다움은 우리네 삶의 변용을 특히 촉각적으로 드러내 보여주기에 다른 장르들과는 달리 더욱더 즉각적인 미적 체험을 불러일으킨다. 조각은 공간의 예술이다. 하나의 조각적 오브제가 공간에서 갖는 의미는 규정될 수 없기에 다양한 방식으로 감상자에게 환기된다. 그리고 조각은 매스(mass)의 예술이다. 질료가 조형적 매스를 이루면서 우리의 오감을 예술적으로 자극한다. 또한 조각은 기법에 따라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구조적 형태로 표현된다. 공간, 매스 그리고 구조를 통해 조각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영혼의 불꽃으로 드러낸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조각의 아름다움, 그 본질을 생각해보고, 이를 통해 예술과 문화가 어떻게 만나고, 예술이 현대인의 삶에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 모란미술관

조각, 그 아름다운 조형언어를 생각하다. ● 왜 인간은 아름다움을 추구해왔는가? 도대체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이 두 가지 근본적인 물음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미학적 함의를 지닌 문제이다. 아름다움은 초역사적인 개념일 수 없다. 그 시대의 사회와 문화에 따라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변용되어온 개념이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현실에서 아름다움의 본질을 찾지 않았다. 현실의 아름다움은 가짜일 뿐 진정한 아름다움은 이데아의 세계에 있을 뿐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중세에서 아름다움은 신의 관계 속에서 드러난다. 세속적인 아름다움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신과의 관계 속에서 빛으로 현현되는 아름다움만이 본질적인 것이다. 르네상스에 이르러 다시 인간의 아름다움이 새롭게 주목되기 시작한다. 근대로 들어서면서 아름다움은 이성과 감성의 긴장 관계 속에서 파악되었다. 아름다움은 지식과 도덕에 단순히 종속되는 것만이 아니라 고유한 미적 자율성을 갖게 된다. 근대 이후, 20세기 현대예술은 한 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다양한 기법과 형식으로 아름다움을 재현하기 시작하였다. 대상의 아름다움을 넘어 생각의 아름다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름다움이 표상된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아름다움, 그 변용의 역사는 조각사에서도 뚜렷이 감지된다. 특히 현대조각은 조각의 본질을 이루는 공간, 매스 그리고 구조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탐구하면서 조각의 현대적 아름다움을 전통적인 조각과는 현저히 다른 방식으로 재현한다. 현대조각의 아름다움은 어디에 있는가? 이 물음은 현대조각의 존재방식과 밀접히 연관된다. ● 이번 『조각의 아름다움』展은 모란미술관 3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히 기획된 전시이다. 전시에 참여한 네 명의 작가들(최의순, 윤석남, 최인수, 배형경)은 상당할 정도로 다른 조형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하나의 공통점으로 현대조각의 존재방식에 대해 부단히 성찰해 왔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그물망, 그 현상에서 무엇을 조각으로 형상화할 것인가? 이 물음은 다른 예술 장르와 공유할 수 없는 난제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이 근본적인 문제에 천착하였고, 오랜 세월에 걸쳐 저마다의 고유한 방식으로 작업을 해왔다.

조각의 아름다움展_모란미술관 제1전시실 최의순 섹션_2020
조각의 아름다움展_모란미술관 제1전시실 최의순 섹션_2020
조각의 아름다움展_모란미술관 제1전시실 최의순 섹션_2020
조각의 아름다움展_모란미술관 제1전시실 최의순 섹션_2020

최의순의 조각은 공간에 대한 사유의 극대화를 보여준다. 공간에 빛이 있고 석고 오브제가 그것에 상응한다. 전시장의 작품들은 개별적인 완성도를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전체적으로 말할 수 없는 공간의 느낌, 그 소리를 들려준다. 조형적 응집력과 밀도감은 공간의 오브제로 변용되면서, 빛으로 오는 그 모든 것을 순수하게 표상한다. 최의순은 오브제로 공간을 점유하거나 채워나가는 것이 아니라 공간에서 오브제를 감각적으로 만지면서 사유한다. 빛의 이름은 본질이다. 빛은 석고의 형상(eidos)를 드러낸다. 여기서 감각과 본질의 이분법은 들어 설 자리가 없다. 감각이 본질을 상기시키고, 본질이 감각을 불러온다. 공간, 빛 그리고 석고 오브제 사이에서 조각의 존재방식에 대한 물음이 지속된다. 이러한 본질적인 물음의 과정에서 조각은 얼마나 아름답게 변용되고 있는가.

윤석남_1025 사람과 사람없이_혼합재료_가변크기_2008
윤석남_1025 사람과 사람없이_혼합재료_가변크기_2008
윤석남_1025 사람과 사람없이_혼합재료_가변크기_2008
윤석남_1025 사람과 사람없이_혼합재료_가변크기_2008

윤석남의 작업은 전통적인 조각과는 그 결을 달리 하지만, 현대조각의 한 중요한 측면인 내러티브 조각을 여실히 보여준다. 전시장을 가득 메운 유기견은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소리를 낸다. 나무에 색을 입힌 유기견 조각들은 역설적으로 구원의 상징이자 알레고리이다. 현대사회에서 많은 것들이 버려지고 있다. 버려진 것에 "왜"라는 말이 덧붙여져야 한다. 윤석남의 작업은 바로 그 "왜"라는 말을 조형적으로 대변하는 것이다. 함께 모여 있는 유기견의 다양한 표정들을 계속 바라보고 있노라면 정겨움과 슬픔이 동시에 불러일으켜진다. 구원이 있는가? 버리고 버려지는 것이 공존하는 이 현대사회의 쓸쓸한 풍경에서 아름다운 구원이 가능한가?

최인수_멀리서 from a distant-1_느티나무_175×13×9cm_2019
최인수_멀리서 from a distant-2_느티나무_204×16×9cm_2020
최인수_멀리서 from a distant-3_느티나무_187×12×11cm_2020
최인수_멀리서 from a distant-4_느티나무_194×15×9cm_2020

최인수는 닫힌 형식으로서의 조각의 존재방식을 떠나 열린 형식으로 상상력의 자유로운 놀이를 보여주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그의 조각은 무엇보다 생명감정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한다. 전시장의 나무 조각에서 기법이나 기교적인 면 또는 심각한 주제를 감지하기란 어렵다. 오히려 미학적 긴장으로 이어진 섬세한 결들이 무상하게 흔적으로 남을 뿐이다. 조각으로 변용된 나무의 존재론적 흔적에서 어떤 거리가 불현듯 느껴진다. 멀리서 가까이서 느껴지는 거리, 그곳에서 조각의 본래적인 아름다움을 향해 걸어가는 조각가 최인수의 발자국 소리를 들을 수 있으리라.

배형경_Truth 12_종이에 연필_32×24cm_2019
배형경_Truth 19_종이에 연필_32×24cm_2019
배형경_채색하중_가변설치
배형경_Wall_브론즈_165×50×30cm_2019_부분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은 배형경의 조각에서 근간을 이루는 문제이다. 인체조각에 대한 탐구를 끊임없이 모색해 온 배형경의 작업은 인간의 존재 상황을 표상하고 있다. 섬세하고 사실적인 묘사는 생략되고 인체의 조형적 매스가 '표현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물론 단순히 형식이나 형태에 치중한 표현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질적인 양상을 드러내는 표현에 중점이 주어져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배형경이 어떤 종교성이나 숭고함을 형태로 억지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지속적 성찰이 불러온 생각들이 조각에 자연스럽게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다.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인간은 존귀한 존재라는 것, 그것을 배형경은 재현하고자 한다. 비참하고 존엄한 존재를 형상화하는 작업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지난 30년간 모란미술관은 자연, 사람 그리고 미술이 어우러질 때 아름다운 예술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다는 믿음으로 전시를 해왔다. 30주년을 기념하여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 네 명의 참여 작가들은 조각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조각의 존재방식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비롯된 아름다움이기에 그 의미가 사뭇 크다고 하겠다. 실상 아름다움에 대한 말들은 많지만, 정작 그 아름다움을 예술적으로 경험하기란 쉽지 않다. 흔히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고들 말한다. 확실히 그렇다.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움, 그 현상의 아름다움을 넘어 바라 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이 아름다움이라는 존재, 그리고 그 본질을 조각을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임성훈

Vol.20200830d | 조각의 아름다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