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Society Project

강석호展 / KANGSUKHO / 姜錫昊 / painting   2020_0831 ▶ 2020_0928 / 주말,공휴일 휴관

강석호_Trans-Society #30_코튼 래그 페이퍼에 피그먼트 프린트_162.2×124.4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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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20 이랜드문화재단 10기 공모작가展

관람시간 / 08:00am~05:00pm / 주말,공휴일 휴관

이랜드 스페이스 E-LAND SPACE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159 (가산동 371-12번지) 이랜드빌딩 Tel. +82.(0)2.2029.9885 www.elandspace.co.kr

Trans-Society ● 흰개미는 땅 속에서 사회를 이루면서 생활하며, 죽은 나무를 갉아먹는다. 여왕 흰개미는 하루 2만 마리의 알을 부화하며 10년을 살고 일개미는 6~7개월을 산다. 짧은 삶을 사는 불완전한 존재지만 썩은 식물을 빨리 분해해 자연의 순환을 돕는 무리로 전세계에 퍼져 있는 가장 성공한 곤충이라고 한다. ● 작가의 작업은 흰개미로 인간의 현재가 쌓인 책을 갉아먹으며 새로이 길을 내고 집을 짓게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흰개미의 일생 동안 과거의 세계는 지워지면서 그들의 규칙으로 지어지는 새로운 미래의 궤적을 보게 되는 것이다. 흰개미에게 책이라는 환경을 만들어 준 작가는 그들의 일생을 관찰하고, 불완전하지만 최선의 삶을 산 흰개미가 만들어 놓은 궤적들이 완성되는 순간 비로소 조형화하며 우리의 불완전한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 우리는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매일의 불안을 안고 사는 불완전한 존재이다. 하지만 작가가 만든 흰개미의 조형화된 공간은 불완전한 우리가 매일을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에 대해 대화를 건네고 있다. 과거를 살았고 오늘을 살고 미래를 살아갈 우리가 짧지만 최선의 삶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이랜드 문화재단

강석호_Trans-Society #30-1_코튼 래그 페이퍼에 피그먼트 프린트_162.2×123cm_2016
강석호_Trans-Society #18-3_코튼 래그 페이퍼에 피그먼트 프린트_162.2×126.9cm_2015
강석호_Trans-Society #5_코튼 래그 페이퍼에 피그먼트 프린트_85.6×162.2cm_2012
강석호_Trans-Society #4_코튼 래그 페이퍼에 피그먼트 프린트_145.5×94.2cm_2012
강석호_Trans-Society #4-1_코튼 래그 페이퍼에 피그먼트 프린트_145.5×94.2cm_2012

『Trans-Society Project』는 흰개미라는 생물학적 사회를 책에 이접시켜 책을 갉아먹으면서 길을 내고 집을 짓게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책은 인간이 만들어낸 하나의 세상, 작은 문명이다. Project가 진행되면 책은 흰개미 사회가 지어지는 만큼 지워진다. ●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작가의 역할은 흰개미가 안정적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것이다. 나무를 먹고 살아가는 흰개미에게 나무 섬유를 주재료로 만든 책에 살도록 만든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종이에 포함된 화학 물질과 인쇄 과정에 사용한 잉크는 생존을 어렵게 만드는 오염물질이다. 그래서 프로젝트 초기에는 오염물질이 적은 무표백 종이에 흑백 인쇄된 책을 사용하였다. 이러한 책에 적응하여 번식한 흰개미들은 책 속에서 태어나 책을 먹고 자랐기 때문에 자연환경에서 옮겨온 흰개미들 보다 오염물질에 강한 생존력을 갖게 되었다. 오염된 환경에 적응한 흰개미들을 조금씩 오염물질이 많은 책(표백된 종이에 컬러 인쇄된 책)으로 이주시키며 프로젝트는 진행되었다. 통제된 공간에서 흰개미들의 생존 터전을 제공하고, 이주 시기와 정착을 유도하고, 적당한 온도와 습도 등의 환경을 조성해주는 작가를 프로젝트에서 '상대적 절대자'로 명하였다.

강석호_Trans-Society #4(Book)_책, 아크릴, 스테인레스 스틸, 나무, 자석_42×41.3×31cm_2015
강석호_Trans-Society #15(Book)_책, 아크릴, 스테인레스 스틸, 나무_38.9×42.4×42.4cm_2014

한 권의 책은 최소 10개월에서 길게는 5년 동안 흰개미의 삶의 터전이 된다. 프로젝트가 오래 진행될수록 책은 점점 지워진다. 하지만 흰개미가 책을 한 조각도 남기지 않고 먹어치우지는 않는다. 책은 흰개미들에게 먹이이면서 동시에 자신들을 보호해주는 집이기 때문이다. 작업이 진행되면서 작품의 소재로 사용된 책은 더 이상 책이라고 단언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책에 담긴 글과 이미지는 지워지고, 흰개미가 사는 공간이 만들어질수록 책을 펼칠 수 없게 변해 간다. 책이면서 흰개미의 삶에 터전이면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 그 자체가 의미를 갖는 프로세스 아트(Process Art)의 중요한 재료로 존재한다. 그리고 책의 흥미로운 변화를 기록한 사진 작품과 동영상 촬영의 중요한 관찰 대상이 된다.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나면 책은 유물처럼 보존처리를 하고 액자에 담아서 조형작품이 된다.

강석호_상대적 절대자의 시선 #6_영상_00:10:44_2014
강석호_상대적 절대자의 시선 #7_영상_00:01:20_2015

프로젝트에 사용된 책은 작업이 진행될수록 '이것'이면서 '저것'이기도 하고, 또는 그 '무엇'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열린 구조(open texture)"를 갖게 된다. 책과 흰개미의 관계, 책의 정보와 지워진 흔적과의 관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과 진화의 관계 등 새로운 관계 설정과 의미 생성으로 끊임없이 확장되는 상태가 된다. 인간은 예민한 눈이 아니라 지식으로 만들어진 틀로 세상을 보는 경우가 많다. 모든 감각 기관과 지적 능력을 동원해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정리되어있는 정보로 세상을 가볍게 보고 이해한다. 습관화된 사고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미세하지만 중요한 변화와 상황들 그리고 사물들의 관계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열린 구조"의 작품을 통해서 인간은 세상을 다층적이고 세밀한 시선으로 선명하게 바라보려는 예민한 감각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 강석호

Vol.20200831a | 강석호展 / KANGSUKHO / 姜錫昊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