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

이종송展 / LEEJONGSONG / 李宗松 / painting   2020_0909 ▶ 2020_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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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송_Mountain in Motion-Concerto_130×162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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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송 인스타그램_www.instagram.com/ijongsong     블로그_blog.naver.com/fresco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20 월전미술문화재단 초대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한벽원미술관 HANBYEOKWON ART MUSEUM 서울 종로구 삼청로 83(팔판동 35-1번지) Tel. +82.(0)2.732.3777 www.iwoljeon.org

앙상블ensemble: 이종송의 근작 ● 그간 이종송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사실과 표현이라는 어찌보면 대립적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들을 산수화를 통해 조화, 결합시키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왔다. 이를 통해 분명한 뿌리를 지니고 있으면서 현재라는 시점에도 어색하지 않은,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깊이와 폭을 아우르는 작품을 그려올 수 있었다. 그도 한때 서구적 추상미술을 통해 작품세계를 모색한 적이 있었지만, 전통에 대한 자각을 통해 이내 방향을 바꾸었다. 조선후기 산수화의 선구자였던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9)을 비롯한 과거 동아시아의 회화 전통은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귀감이자 변화의 동인動因이 되었다.

이종송_Mountain in Motion-Concerto_91×117cm_2019

그렇지만 그가 추구한 것은 단순한 전통으로의 회귀가 아니었다. 전통을 형상 자체로서 받아들이기 보다는 그 조형성의 의도와 특징, 미감의 장점을 현대적 관점에서 하나의 방법론으로서 수렴했던 것이다. 고분벽화 및 사찰벽화의 기법과 표현방식을 토대로 만들어낸 흙벽화 기법은 이러한 전통에 대한 독창적 재해석이 낳은 탁월한 성과였다. 한편 면面이 중시된 묘사, 유화를 연상시키는 마티에르, 강렬하고 대비적인 채색 효과, 형태의 단순화 등은 서양적인 요소를 체화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조화와 자기화를 통한 그의 방법이 사생 현장에서의 시각적 경험 및 감흥과 결합하여 현재의 작품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바로 그의 작품이 독자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이유이다.

이종송_Mountain in Motion-Concerto_112×145.5cm_2020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이종송의 신작은 이러한 이전의 경향을 지속하면서도 구도, 색채, 필선 등 전반에서 한층 완숙해진 면모를 보여준다. 그렇지만 이전과 다른 두드러진 변화가 눈에 띈다. 작품 전반에서 불균일한 선묘가 강조되었으며, 화면에서 중요한 조형적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에 있어서 먹의 선묘, 즉 필선筆線은 과거에도 중요했지만, 이젠 보다 전면화全面化되었다. 그는 지금껏 흙벽화 기법을 통해 작품을 제작해왔고, 자연스럽게 고분벽화와 사찰벽화에서처럼 선보다는 면과 채색이 도드라졌었기에 상대적으로 선의 효과는 크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이종송_Mountain in Motion-Concerto_160×320cm_2020

이는 그가 물소리, 파도 소리, 바람 소리, 나뭇가지 흔들리는 소리, 음악 등의 청각적 요소를 풍경을 토대로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그 리듬과 운율을 반영하려고 한 결과이다. 덕분에 화면 속의 산, 나무, 물결, 운무雲霧 등이 마치 유기체처럼 약동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현장에서의 시각과 청각 그리고 지각이 하나되어 만들어진 작품인 셈이다. 실제 경치를 대상으로 했음에도 객관적이지 않은, 오히려 지극히 주관화된, 풍부한 감성의 산수화로 거듭난 것이다. 물론 이러한 면은 그의 이전 작품에도 반영되어 있었지만 근작에서 더욱 주목된다.

이종송_Mountain in Motion_117×91cm_2020

한편 이러한 불균일한 선묘가 부각되면서 전통적 미감이 새롭게 수렴되는 결과를 가져온 측면도 있다. 20세기 이전의 수묵채색화, 특히 문인화文人畵에 있어서 불균일하며 비백飛白이 많으며 변화무쌍한 선묘는 중국 원대元代의 문인화가 조맹부趙孟頫(1254-1322)가 "서화동원書畵同源" 즉, "서예와 회화는 근원이 같다"며 서예적인 표현방식을 구사해야 좋은 그림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한 이래 줄곧 중시되었던 기법적 특징으로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의 「세한도歲寒圖」나 「부작란도不作蘭圖」 등에 있어서도 조형미의 근간을 이룬바 있다. 즉 이종송이 과거 동아시아 문인화 전통의 핵심적 요소를 작품의 중요한 요소로서 한층 부각시킨 셈이다.

이종송_Mountain in Motion_65×91cm_2020

또한 이번 전시 출품작들의 경우, 전반적으로 과거에 비해 채색이 옅어진 점도 중요하다. 덕분에 활달한 선묘의 효과가 한층 돋보이고 조화를 이루게 되었다. 그 결과 화면 전체가 마치 조선시대의 수묵담채 산수화처럼 산뜻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이번 신작에서 고분벽화, 진경산수화, 문인화, 추상미술의 표현방식과 미감이 앙상블을 이루는 화면이 완성된 셈이다. 이 지점에서 전통을 현대화, 당대화當代化, 자기화하려는 작가의 의도와 노력을 여실히 읽을 수 있다. 또한 이것이 단순히 기법적인 접근 차원의 문제라기보다는 산수의 본질, 자연의 핵심만을 포착하여 이를 시각화하고자 하는 작가의 궁구窮究와 실천의 결과물이기에 더욱 유의미하다. 색과 먹의 조화, 사실과 표현의 균형, 분방함과 절제의 융합이라는 작품 창작에 있어서의 조형적 어려움이자 핵심을 독자적인 방식으로 개척한 그이기에 앞으로의 작품세계에 대한 궁금증도 크다. ■ 장준구

Vol.20200909c | 이종송展 / LEEJONGSONG / 李宗松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