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실존은 오직 미적 현상으로만 정당화된다 My existence is justified only by aesthetic illusion

김상표展 / KIMSANGPYO / 金相杓 / painting   2020_0905 ▶ 2020_0929

김상표_NIRVANA-보컬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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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Gallery Parrhesia 1st Academy Meeting 주최 / Gallery Parrhesia 후원 / 삼화빌딩

사전예약 관람 Tel.010.9559.8590 혹은 balongtree@gmail.com

관람시간 / 10:00am~06:00pm

삼화빌딩 서울 양천구 신월로 291 302호

아나코 회화(Anarcho-Painting) ● 창조적 무(Creative Nothing)로서의 나는 개인을 사회적 신체로 길들이는 기존의 규범들과 그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나의 코드화된 삶을 거부하기를 욕망한다. 이것이 회화에 대한 나의 힘에의 의지이다. 인과성과 목적성의 덫에서 벗어나 우연의 필연을 긍정하면서 반미학의 미학을 수행한다. 그림과 그림 아닌 것의 경계에서의 화가-되기는 나의 아나키즘적 저항성의 표식이다. 리좀적으로 증식하는 선과 색이 얼기설기 얽혀서 만들어진 흐름이 준안정적인 상태로 잠시 멈추어선 순간, 그것이 나의 그림이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오직 현재 속에서만 살아 숨쉬는 일시적인 수행성의 장 그 자체일 뿐이다. 구분지어지고 정의될 수 있는 경계를 갖고 있는 예술작품이 아니라, 내 몸의 수행성 그 자체인 예술활동이 나의 미학적 관심이다. 각 그림들은 애매하고 모호한 여백을 담고 있어서 캔버스에 가해질 새로운 사건들을 언제든 수용할 수 있으며 다른 그림들과의 상호적 관계에도 개방되어 있다. 요컨대 나의 그림은 언제든 자신 스스로에게 저항하는 카오스모스이다. 이것이 나의 아나코 회화(Anarcho-Painting)이다. 나는 영원한 아마추어이기를 꿈꾼다.

김상표_NIRVANA-아나키즘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20

예술이 나를 구원한다 ● 펑크록그룹 NIRVANA의 노래 'Smells Like Teen Spirit'는 '총을 장전하고'에서 시작하여 '부정, 부정, 부정'으로 끝을 맺는다. 죽음과 허무의 그림자가 노래 전반에 짙게 베어 있다. 보컬-커트 코베인, 베이스 기타-크리스 노보셀릭, 드러머-데이비 그롤, 이들은 공연동영상 속에서 자신들이 처한 삶의 조건과 사회의 부조리에 서린 한을 노래한다. 상호 연결된 의미망의 형성을 기대하지 않는 듯한, 그래서인지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기묘한 언표들을 거칠게 쏟아낸다. 화가-되기의 모험을 감행하며 공백을 향해 치달려 가던 어느 날, 이처럼 비극적인 실존을 노래하는 NIRVANA의 동영상을 만났다. 디오니소스 축제 때 그리스인들이 사티로니 합창단의 노래와 춤에 매혹되었듯, 곧바로 나의 몸은 NIRVANA 신체의 리듬과 강도와 속도에 공명하며 동기화되어졌다. 이성의 빛으로 길들여져 왔던, 그럼에도 결코 순치될 수 없었던 내 안의 카오스가 솟구쳐 올랐다. 그 순간 주체할 수 없이 자기 망각 속으로 빨려 들었다. 개별화의 원리로 치장되었던 아폴론적 가상이 그 가상의 가상성을 드러내며 몰락해갔다. 디오니소스적 비극 속에서 고통과 모순이 세계의 유일한 근거임이 드러나는 순간이 닥쳐온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허무함 속에서 환희를 느끼게 해준다.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서 그 환희를 이렇게 멋지게 표현한다. "우리 자신은 진정으로 짧은 순간 원초적 존재 자체가 되며 그 존재의 억제하기 힘든 실존에 대한 탐욕과 의욕을 느낀다(127쪽)." 놀랍게도 NIRVANA 신체에 감응된 채 이성이 허구임이 드러난 그 자리에서 나는 영원한 생명을 호흡한다. 이것은 꿈이 아니라 자연의 실존이다. 바로 실존의 영원한 쾌락인 것이다. 형이상학적 위로와 함께 디오니소스적 황홀경 속에서 우주에 대한 통일적 감각이 움터온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자연과 인공 그 사이를 가로막던 수많은 간극들이 해체되어 용해된다. 나는 강렬한 힘에의 의지를 느끼며 예술적 가상을 향해 새롭게 도약한다. 니체의 말처럼 이제 예술이 나를 구원한다. 그리고 예술을 통해 스스로를 구원하는 것은 삶이다. ■ 김상표

Vol.20200912c | 김상표展 / KIMSANGPYO / 金相杓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