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T : Inception과 만난 현실 THE SET : Inception meets reality

이선정展 / LEESUNJUNG / 李宣靜 / photography   2020_0915 ▶ 2020_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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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정_The Set-31_피그먼트 프린트_85×100cm_2020

작가와의 만남 / 2020_0916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수_11:00am~08:00pm / 일_11:00am~04:00pm

비움갤러리 Beeum Gallery 서울 중구 퇴계로36길 35 B1 Tel. 070.4227.0222 beeumgallery.com

인셉션(Inception: 시초, 개시)은 이선정 작가의 「The Set」 시리즈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 코드이다.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감독의 영화제목이기도 한 이 개념은"누군가가 당신의 꿈을 들여다본다면?" 이라는 설정과도 연관이 있다. 오늘의 현재가 과연 내가 꿈꿔왔던 모습일까? 우리 모두는 스스로의 현존을 의심하면서 과거를 돌아본다. 하지만 그 안에서 어떤 과거의 편린과 만나느냐는 각자의 선택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사용했던 아날로그적 필모그래피는 이선정 작가가 「The Set」를 다루는 방식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꿈과 기억이란 단순한 회상의 코드가 아닌 오늘의 자신과 연계된 현실적 매개체라는 질문, 기계의 발전 속에서 무수히 다른 자아들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 하지만 작가는 가상세계가 아닌 실존했던 여러 시·공간의 모습에서 본인이 꿈꿔온 예술가로서의 퍼즐을 현실화 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세트 속 자아는 작가일 수도 있지만, 우리 모두의 자화상일 수 도 있다. 마치 호접몽(蝴蝶夢) 속 장주가 "꿈에서 호랑나비가 된 꿈을 꾼 것일까? 아니면 호랑나비가 장주가 된 꿈을 꾼 것일까? 도대체 어느 쪽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고 했던 말과 유사하다.

이선정_The Set-33_피그먼트 프린트_85×100cm_2020

「The Set」 연작은 현실로부터 멀어져 간 기억의 흔적을 현실과 조우시키는 몽환적 프로젝트로, 도시주변 여백에서 발견해낸 작가만의 shelter이자, 현존하는 또 다른 차원의 세계이다. 이 연작에는 의상학과 출신이자 15년간 디자이너 생활을 했던 작가의 세련된 감각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작가 자신을 둘러싼 초유(Inception)의 미학과 삶 속에서 채집해온 다양한 상징물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밀의 숲(한강 습지)'과 묘한 공존을 이루는 것이다. 「The Set」의 촬영지는 작가가 2008년부터 주목해온 「진경사진: 낯선 발견」 속 피안의 섬이다. 현실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이곳은 아이러니하게도 '한강 습지'이다. 작가는 40대에 들어서면서 평생을 소원해온 아티스트로서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그때 발견한 것이 나고 자란 서울 안의 작업공간이었다. 한강변의 이러한 숲은 디자인서울정책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속에서 일부가 사라졌기에 기록적 측면에서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도시와 호흡해온 '천연숲'에서의 작업은 작가에겐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상상의 세계이자 잃어버린 꿈을 소환시키는 매개체가 된 셈이다.

이선정_The Set-34_피그먼트 프린트_60×70cm_2020

잃어버린 꿈을 소환시키는 작가의 이야기는 환상 문학의 효시로 손꼽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같은 희망과 치유의 서사를 보여준다. 세트가 자신만의 피안처라면, 마스크는 보편성과 익명성을 통한 타자와의 소통을, 캔버스는 아티스트로서의 영원한 꿈을, 과거와 연동된 시계는 타임머신을, 작가의 역사를 소품화한 것들(모자·촛대·화장품케이스 등)은 현재와 연계된 삶의 모든 지점을 상징한다. 이는 작품 속 전화와 우체통이 현실과 세트를 이어주는 매개체라는 점과도 일맥상통한다. 필름작업들이 보여준 환유의 풍경들은 다양한 장면노출의 결합이 보여주는 개인의 꿈과 기억에 관한 MONOLOGUE(독백)와 같다. 사과를 먹는 백설공주라는 설정, 벗은 신발과 캐노피가 주는 상징성 역시 실제적 꿈에 대한 직관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는 두 상황(어제와 오늘의 조우)을 완벽하게 결합한 사진들 속에도 시도된 것으로, 이미지의 환유가 시간을 관통하여 현재화돼 있음을 보여준다.

이선정_The Set-4_피그먼트 프린트_85×100cm_2011

꿈과 현실의 조우는 디지털 코드로 전환된 최근 작업에서 보다 구체화된다. 이지점에서 저 지점으로 이동하면서 드러나는 동선의 긴장감, 한 화면에 등장하는 다중자아의 표출, 이러한 다층적 자화상에 대해 작가는 "과거·현재·미래에 대한 불안과 설렘, 호기심 등의 복잡한 감정선을 드러낸 시·공간의 중첩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한다. 신디 셔먼(Cindy Sherman)이 자신을 대상으로 삼아 역할극을 한 것처럼, 여성이기에 제한됐던 작가의 어제가 무표정한 자화상 속에 녹아든 것이다. 가면과 어우러진 이러한 모습들은 수많은 역할을 감내해야 하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은 아닐까. 이렇듯 「The Set」가 주는 서사는 꿈을 잃은 우리 모두에게'진정한 자아와 만나는 시간여행'을 선사한다. 작가의 자전적 질문으로부터 시작된 이 모든 기록들은 우리 모두에게"당신도 당신만의 세트를 갖고 있습니까?"라는 긍정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 안현정

이선정_The Set-1_피그먼트 프린트_85×100cm_2011
이선정_The Set-13_피그먼트 프린트_85×100cm_2012

「The set」 연작은 아득히 멀어지는 기억의 흔적을 따라가며 꿈과 현실, 실재와 비실재를 넘나드는 몽환적 몸짓에서 출발한 작업이다. 쫓을수록 멀어지는 무의식의 잔영이 가슴속에 가득 차오를 때면 난 도시주변 여백의 공간을 떠돈다. 숲은 언제나 차가운 도시로부터 나를 품어주 는 무해한 공간이다. 또한 시간의 공존과 누적을 경험할 수 있는 터널과 같은 곳이기도 하다. 특히나 내가 갈망하는 세계는 현재를 가장한 과거의 한 지점일지도 모른다.

이선정_The Set-19_피그먼트 프린트_100×120cm_2013

길게 뻗은 숲길을 막고 형형색색의 천과 소품으로 무대를 세웠다. 그리고 나는 그 안을 서성이고 있다. 언제부터 시작된 여행인지 모른다. 그동안 마주했던 이 세계의 여백과 부재, 존재 들.... 밤낮을 잊고 써내려갔던 이야기들이 허공에 흩어진다. 난 이곳에서 상실의 세계, 잃어버 린 꿈을 찾아 떠돈다. 몇 번의 계절이 지나서야 한편의 극이 완성되었다. 현실엔 존재하지 않 을 것만 같은 나만의 특별한 공간 안에서 꿈꾸듯 부유하는 자아의 흔적들을 모아본다.

이선정_The Set-30_피그먼트 프린트_60×70cm_2020

숲에 설치된 낯선 장식물은 꿈에 대한 기억의 단서이며, 가면을 쓴 채 무대 위를 유영하는 셀프 연출은 자신의 존재를 지우고 연기하듯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슬픈 자화상이기도하다. 상상 세계를 동화의 한 장면처럼 구성하여 현실 속에 허구를 밀어 넣고 다시 그 허구 속에 현실을 밀어넣어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유영하는 자아는 나만의 독특한 내러티브를 만들고자 함이다. 또한 가상의 공간에서 기억을 쫓아 자유롭게 유영하는 무대 위 주인공처럼 현실에서도 꿈을 기억하고 삶에 하나하나의 행복이 더해지기를 갈망하는 적극적 행위이기도 하다. ■ 이선정

이선정_The Set-23_피그먼트 프린트_60×70cm_2019
이선정_The Set-28_피그먼트 프린트_60×70cm_2019

Inception (Origin, Beginning) is the basic code to understand Lee's series. Like the title of Christopher Nolan's famous film, it is closely linked with the concept of "What if someone looks into your dream?" Is today's reality really what we had dreamt of? We all look back at our past with an existential doubt. However, it is up to each one's choice as to what part of the past we will encounter. Nolan's approach of analog filmography is strikingly similar with Lee's approach: that dreams, and memories are realistic mediators of present self, and the overwhelm of alter egos in a developing mechanical world. The artist realizes the puzzles in various time and space that she has lived through in the past, not in an imaginary world. This ego that is presented in the stage could be the artist herself, but it also represents each viewer. Like Zhuangzi's "Butterfly's Dream" we experience a state of "Whether I had a dream of becoming a butterfly, or a butterfly had a dream of becoming myself" ● 「The Set」 is a dreamy project that links trails of memory with reality. It is a shelter that the artist has discovered in the outskirts of the city and another world that exists alongside her. The series is a culmination of Lee's 15 years of artistic sense and experience as a designer and fashion major. The unique co-existence of various objects collected overtime around the artists life and the 'secret forest (Han river wetland)' that is extraordinary. The set is taken in an island that the artist has been closely observing since 2008. The out-of-this-world stage is ironically "Han river wetlands". Entering her 40s, Lee started a project that she had been dreaming of as an artist, and this workspace of her is what she had found as sanctuary. The Han river wetland and surrounding forest has a special meaning in this context as some of it has been demolished as part of city remodeling. The "organic" forest that used to breathe with the city, where Lee began her project, is a lost form like the lost dreams and imaginary world. ● Lee's story that summons lost dreams displays a story of recovery, a story of hope like "Alice in Wonderland" and similar fantasy fiction. If the set is her hideout, the masks represent communication with strangers via anonymity, the canvas represents her everlasting dream as an artist, the clock linked with the past represents a time machine, and the various objects from her life (hat, candle stand, cosmetic case) represents all points related to her present self. The phone and the postbox represent the medium that links the past with the present. The metonymy shown in the film works is a monologue about her dreams and memory as a collage of various scenery. Lee as Snow White biting the deadly apple, the symbolic representations of shoes and canopy all link to the real dream. As part of combining yesterday and today, the metonymy of images penetrate time and exist in reality ● The mix of dream and reality is more apparent in Lee's digitally transformed recent works. Moving from point to point, the flow of movement forms suspense. Various egos are displayed on one screen. The artist refers to this as "an expression of the various feelings, nervousness, hope, and curiosity regarding the past-present-future, time and space collapsing over each other". Like Cindy Sherman acting as herself, Lee's constrained past as a female is portrayed in her self-portrait. These displays mixed with masks are perhaps linked with all of us, playing multiple roles in the modern world. The set's story is a trip down memory lane for those who have lost their dreams, meeting their true self. Beginning from Lee's question regarding her past, 「The Set」 asks us if we ourselves have a set of our own. ■ Hyunjeong Ahn

「The Set」 is a series that stems for the dreamlike maneuvers we experience when we set to track the trails of memory, weaving in and out of dream & reality, existence & non-existence. I wander along the vacant spaces around the city when the traces of unconsciousness fill my mind. The forest is a perfect safe hideout that protects me from the cold city. It is also a tunnel where we can experience the co-existence and cumulation of time. The world that I desire could a point back in the past disguised as the present. ● Closing out the long pathway in the forest, I set up a stage with fabric and objects of various colors. I am wandering inside the stage. I can't seem to recall when the journey began. The vacancy, non-existence & existence that I encountered along the way… Stories that filled my days and nights are sprinkled in mid-air. Here, I am wandering in search of lost dreams and the lost world. Many seasons past and the play is ready. I have gathered part of my self-consciousness that float like dreams in my special space that is out of this world. ● The strange objects installed in the forest are leads to my memory of dreams, and the self-displays strolling across the stage represents the sad self-portrait of contemporary lives living like actors, disguising their true selves. Like a fairy tale, I have portrayed my imagination scenery enfolding reality inside fiction, and fiction inside reality, to create a freely floating ego in and out of dream and reality and present an original narrative. It is an active action in hopes of adding happiness to life, remembering dreams, like an actor freely floating in virtual space in search of memories. ■ Sunjung Lee

Vol.20200915a | 이선정展 / LEESUNJUNG / 李宣靜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