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순간

이효주展 / LEEHYOJU / 李曉宙 / painting   2020_0916 ▶ 2020_0923 / 일요일 휴관

이효주_달 밤_종이에 혼합재료_76×56cm_202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이효주 인스타그램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7:00pm / 일요일 휴관

에이치 컨템포러리갤러리 H Contemporary Gallery 경기도 성남시 운중로125번길 3-8 Tel. +82.(0)31.703.777 www.hcontemporary.com

과거의 기억은 조각난 이미지들로 뒤섞여 악몽이 되어서 나타나기도 하고 느닷없이 흐르는 눈물로 혹은 떨림으로 존재함을 알린다. 사건이나 기억은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나면 실제와는 전혀 다른 기억이나 감정으로 변해버린다. 셀 수 없이 많은 기억은 얇은 사진과 같이 차곡차곡 몸 안에 쌓여 있다가 어떤 순간이 되면 불현듯 팔딱거리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그 불안을 피할 수 있는 평범한 순간을 찾아 집중하며 가라앉기를 기다린다.

이효주_가득한 꽃_종이에 과슈_76×56cm_2020
이효주_순간_종이에 혼합재료_76×56cm_2020
이효주_우울한 밤_종이에 연필_50×76cm_2020
이효주_밤_종이에 연필_23×31cm_2020

나의 작업은 늘 주변에 있으면서 의미를 두지 않았던 모든 장면 중에서 미세한 긴장을 주며 정지한 것 같은 감정을 담는 장면을 찾는다. 대부분이 실내의 한 장면으로 집이라는 개인적인 공간에서 평범한 사물과 풍경으로 이루어진다. 기억들이 뒤엉켜 지르는 소음을 견디기 힘들 때는 아무 의미도 두지 않았던 사소한 장면을 바라보며 머릿속이 조용해지는 것을 느낀다. 지극히 평범한 정물과 창을 통해 바라보는 풍경은 내게 특별한 느낌을 주는 형상으로 다가오고 그것에 집중하게 된다. 특히 식물은 소음이 없는 생명을 가진 존재로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정적인 형상을 찾아 마음을 안정시키지만, 한편으로 이상한 긴장감을 억누르며 내가 찾은 이미지들이 과연 진정하게 만드는 것인지 혹은 증후인지 알 수는 없다.

이효주_어떤 밤_종이에 혼합재료_76×56cm_2020
이효주_꽃_종이에 연필_31×23cm_2020
이효주_컵_종이에 연필_20×30cm_2020

그 순간에는 평생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랑의 맹세처럼 영원할 것 같았던 생각들이 지금 돌이켜보면 전혀 다른 대답을 하고 있다. 단순히 시선이 멈추는 곳을 그린다고 생각했지만, 그 모든 것은 힌트를 주며 연결되어 있고 언젠가 나는 그 점들을 연결해서 무사히 모양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효주

Vol.20200916e | 이효주展 / LEEHYOJU / 李曉宙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