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하거나 낯설거나 (un)familiar

성지연展 / SUNGJIYEON / ??? / photography   2020_1016 ▶ 2020_1110 / 일요일,공휴일 휴관

성지연_(un)familiar series, Pebble_201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목요일_01:00pm~08:00pm / 일요일,공휴일 휴관

KP 갤러리 Korea Photographers Gallery 서울 용산구 소월로2나길 12(후암동 435-1 B1) Tel. +82.(0)2.706.6751 kpgallery.co.kr

Silence Suspendu 유보된 정지 ● 성지연의 사진은 평범한 듯 익숙한 인물들이 작가의 사진적 태도가 개입된 연출을 통해 모호한 존재들로 낮설게 포착되어진다. 상황, 맥락, 서사와 행위의 구체적 목적성들은 직접적으로 읽히지 않고 말할 수 없는 상태로 남겨져 있으며 모델들의 섬세한 동작들과 응시하는 시선들을 통해 네러티브를 정지시킨다. 이 모호한 정적과 비켜난 시선들로 인해 인물과 오브제의 정체성과 지시성들은 쉽게 읽혀지기를 거부한다. 어떤 상황과 행위가 발생하기 바로 직전에 일시 정지된 이미지가 연출해내는 무언의 정적 속에서 역설적이게도 존재의 본래 모습은 무표정하게 드러난다. 성지연은 행위가 정지된 순간에 발생하는 긴장된 정적과 모호한 상황을 눈과 손 즉 시선의 방향과 행위의 집중과 어긋남의 순간을 포착한다. 작가는 이 모호성을 흐릿하고 불명확한 이미지가 아니라 오히려 신체와 오브제의 섬세한 디테일과 색을 통해 냉정하고 명료하게 보여준다.

성지연_(un)familiar series, Golden Balloon_2019
성지연_(un)familiar series, Eggs_2020
성지연_(un)familiar series, Grey Coat_2020

완벽한 황금비율이 적용된 그리스 조각이 세계사의 부침을 거치며 파괴된 채 땅속에 묻혀있다 발굴되었고 부서진 조각 그 자체의 조형적 아름다움은 미켈란젤로를 비롯한 르네상스 예술가들을 통해 새롭게 인식되었고 특히 신체 부분 조각은 로뎅의 조각을 통해 예술의 중요한 소재가 되었다. 신체의 부분, 특히 손은 로뎅의 작품에서 자주 표현 되었는데 특히 'La Cathedrale'은 살짝 구부러진 두 개의 오른손이 조각된 작품이다. 오른손이 두 개 임에도 불구하고 낮설음과 어색함보다 우리는 두 오른손이 빚어내고 있는 선들의 아름다움과 공간감에 매료된다. 잘려진 신체 조각을 통해 상징들과 서사는 추방되었고 신체성에 주목하게 된다. 파편화된 신체, 특히 손은 성지연의 작품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눈과 손이 동시에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경우에 행위 자체는 사소하고 무의미하고 손이 하고 있는 행위로 향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는 눈은 공허하고 무표정하다. 인물의 시선은 관객을 향하지도 않고 프레임 밖 어딘가 빈 곳을 멍한 듯 응시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통해 작가는 사진적 보기인 훔쳐보기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작가 또한 모델과 눈을 직접 마주치지 않음으로써 인물의 개인적인 서사에 매몰되지 않는다. 성지연 작가의 사진적 시선은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훔쳐보기의 시선이 아닌 '약속된 바라보기'이다. 이 약속된 바라보기를 통해 작가는 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으며 또한 피사체인 모델이 카메라를 응시하며 일어나는 무의식적인 연극성들을 배제시킨다. ● 사진은 필연적으로 고정된 이미지이지만 성지연의 사진은 무위한 행위와 공허한 시선 방향 그리고 세심하게 선택된 오브제의 디테일을 통해 모든 존재의 표정과 소리를 모호한 상태로 멈추게 하여 피사체와 관객을 동시에 침묵의 표피 깊숙이 밀어 넣고 있다. 작가는 이 모호한 시선과 행위의 멈춤을 통해 이미지를 죽음의 상태로 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시키고 유보시킨다.

성지연_(un)familiar series, Red Nails_2019
성지연_(un)familiar series, Red Flower_2019
성지연_(un)familiar series, Touch_2019

성지연은 최근 작품에서 의도적으로 인물의 표정을 배제시키고 잘라 프레임 밖으로 내보낸다. 이 자르는 행위를 통해'얼굴성'을 배제한 상태에서 작가는 대상의 심리적 상태를 포착하고 있다. 신체 부분들의 유기적 일치성이나 존재의 전체성을 통해서가 아닌 인간이 미처 인식하거나 지각하지 못한, 혹은 제어하지 못한 신체 부분이 표출하는 표정들, 특히 손과 손가락의 선들을 통해 존재의 상태와 표정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이러한 맥락은 신체 뿐만 아니라 작가가 선택한 오브제들에서도 발견된다. 팽창 할수록 커져가는 풍선의 텅 빔, 끈끈함을 담고 있고 연약하게 딱딱한 하얀 계란, 부분이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꽃잎, 속이 비치는 하얀 레이스 카라 등 작가가 선택한 오브제는 전체성으로만 파악하기에는 연약하고 섬세하고 역설적인 외연과 내포를 가진 사물들이다. 이 이질적이고 모호한 존재의 상태에 작가는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 박창서

성지연_(un)familiar series, Blue Ribbon_2020
성지연_(un)familiar series, White Flower_2020

친숙하거나 낯설거나_(un)familiar : 낯익은 낯설음이 전하는 언케니한 아름다움 ● 사진이 가지고 있는 문학적 힘과 이미지가 지닌 비현실성에 주목하며 작업을 하고 있는 성지연 작가의 『친숙하거나 낯설거나』 전시가 2020년 10월 16일부터 11월 10일까지 후암동에 위치한 Korea Photographers Gallery(이하 K.P Gallery)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낯익은 낯설음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주제로 새롭게 작업한 '발견된 오브제' 작업과 인물이 지닌 외면의 고요함을 드러내는 연출된 인물사진들을 소개한다. ● 성지연 작가는 비현실적이면서도 한편으로 낯설지 않은 공간에 놓인 인물과 오브제의 연출을 통해 이중의 언어, 즉, 친숙한 것과 낯선 것, 현실적인 것과 상징적인 것 사이의 불확실한 경계와 모호한 상태에 대한 긴장감과 아름다움을 한 장의 사진으로 표현하고 이미지 속에 우리가 인지하기 힘든 문학적 텍스트를 발견하려 시도한다. 이를 위해 성지연 작가는 작가-피사체-관객으로 완성되는 시선의 긴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작품 속에 보이는 각각의 대상들에게 스스로를 투영하고 때론 대상을 관찰하는 관객으로서의 관점을 드러낸다. 또한, 그녀의 작업에서 일관되게 지켜오는 '사진적 태도'인 '몰입'과 '모호함'을 만들어내는 거리 두기를 통해 일상에서 느끼지 못하는 비현실적 경험들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친숙하거나 낯설거나』 전시는 충분히 사색적이며 동시에 문학적이다. 성지연 작가는 회색의 텅 빈 공간 속에 보이는 일반인들의 낯선 모습이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사물들의 사진을 통해 익숙하지 않은 언케니한 아름다움과 '보이지 않는 텍스트'를 관람자에게 선사한다. 정지된 이미지는 변화하지 않지만, 그녀의 작품 앞에서 우리의 사고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각자의 경험에 따라 새롭게 해석된다. 그것이 작가가 단 한 장의 사진이 가진 이미지의 존재성에 집중하는 이유이다. ■ KP 갤러리

Vol.20201016c | 성지연展 / SUNGJIYEON / ???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