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ria

고관호展 / KOKWANHO / 高寬皓 / sculpture   2020_1016 ▶ 2020_1227 / 월요일 휴관

고관호_aporia_자연석_26개_20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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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20 기억공작소展

기획 / 봉산문화회관

관람시간 / 10:00am~01:00pm / 02:00pm~05:00pm / 월요일 휴관 홈페이지 사전예약 후 관람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 77 2층 4전시실 Tel. +82.(0)53.661.3500 www.bongsanart.org

봉산문화회관의 기억공작소는 2010년부터 시작한 기획전시로 동시대미술가들의 탁월하고 매력적인 창작 작업을 조명하는 전시로 예술을 대하는 태도적인 면에서 남다른 조형언어를 선보이는 예술가들만이 가지는 사유의 부산물로 관람자의 경험속에 다시 살아서 공감하는 전시를 목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 이번 2020년은 우리 시대 예술이 가지는 복잡하고 다양한 경향들 속에 미술만이 전달할 수 있는 강한 메시지를 표현하는 '동시대 예술가의 태도'들을 소개하면서 그 예술가의 실험적이고 독특한 '태도'를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우리 모두가 가진 기억의 자산을 예술이란 매개를 통해 새롭게 재생하기 위한 전시로 진행하고 있다. 2020년 기억공작소는 코로나19로 인해 2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지난 노진아 작가의 『공진화』 전시에 이어 고관호 작가의 『Aporia』 전시를 10월 16일(금)부터 12월 27일(일)까지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에서 선보이게 된다. ● 고관호 작가는 미술의 힘으로 드러나는 미술가의 사유, 그 지향을 통하여 예측 가능한 기존의 미술에서 사고의 확장을 새롭게 보여주는 태도를 일관성 있게 표현한 작가로 미술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와 신중한 면모, 또 그 실험적인 모습을 통해 '미술행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가치를 남다르게 탐구해온 작가이다. ● 작가는 "나의 작업은 조형적 표현보다는 본래적 존재, 엄격한 규정보단 모호한 유동성, 무가치의 가치, 보이는 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여 규정 지울 수 없는 미궁들 속에 영속성을 찾는 여행이다."라고 말한다. 이는 인위적인 표현보다 자연 그 자체를 존중하는 태도 안에 대상을 바라보는 태도로 일관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자연석 고유의 형상과 질료를 파괴하지 않고 구멍을 뚫음으로 공기의 흐름에 따라 선과 면의 유기적인 결합을 이끌어 내며 공간의 경계를 확장시켜 나간다. ● 이 영역의 확장은 아리스토텔레스의 "Aporia"방법론과 같이 질문과 해답의 연속으로 진리 추구를 이어 가는 연속성의 시공간 여행과 같다. 우리가 문제의 제기가 많을수록 퇴보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더 많이 알 수 있는 희망을 가지게 됨을 반증적으로 알듯,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시각적 변주로 공간을 확보하고 조율함을 반복하는 고관호 작가의 작품을 대구미술관 정종구 교육팀장의 평론글에서 이렇게 언급한다. "자연석의 덩어리를 유지하면서 구멍을 뚫는 행위를 통해 뚫린 구멍 속의 공간이 들여다보이고, 빛과 공기를 통과해서 덩어리 건너편의 주변 공간과 환경이 보이는 상황, 안과 밖의 경계는 물론이고 덩어리라는 형태적 개념이 모호한 시각적인 현상에 함께 깃들어있다. 이제 이 돌덩어리들은 세상과 관객을 향하여 '관계'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멈춘 지점 또는 처음 놓인 그 자리에서 변화무쌍한 시간과 공간, 자연과 인공, 현실, 상상, 예술의 기억 스펙트럼을 새롭게 마주하는 언어적 질문, '아포리아'로 작동한다."라고 말하며 자연석인 '덩어리mass' 즉, 질료의 영속성과 진실성을 확립하기 위한 질문과 답의 여정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의 예술행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참다운 창조란 작품에서 과정과 반성의 반복적인 자취를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소 말해질 수 있는 개념이라고들 한다. 이번 기억공작소 고관호 작가의 『Aporia』 전시를 통해 과정과 반성이 깃든 조형미를 고집스럽게 천착하는 작가의 실험적 태도를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의 독특한 구조속에서 새로운 조형언어로 선보이게 될 것이며 앞으로도 작가가 어떤 조형미학의 가능성을 열어갈지를 예측하며 관람객들과 함께 지켜보길 바란다. ■ 조동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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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공작소Ⅱ 『고관호』展 ● '기억공작소記憶工作所 A spot of recollections'는 예술을 통하여 무수한 '생'의 사건이 축적된 현재, 이곳의 가치를 기억하고 공작하려는 실천의 자리이며, 상상과 그 재생을 통하여 예술의 미래 정서를 주목하려는 미술가의 시도이다. 예술이 한 인간의 삶과 동화되어 생명의 생생한 가치를 노래하는 것이라면, 예술은 또한 그 기억의 보고寶庫이며, 지속적으로 그 기억을 새롭게 공작하는 실천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들로 인하여 예술은 자신이 탄생한 환경의 오래된 가치를 근원적으로 기억하게 되고 그 재생과 공작의 실천을 통하여 환경으로서 다시 기억하게 한다. 예술은 생의 사건을 가치 있게 살려 내려는 기억공작소이다. ● 그러니 멈추어 돌이켜보고 기억하라! 둘러앉아 함께 생각을 모아라. 우리가 인간으로서 지금껏 우리 자신들에 대해 가졌던 전망 중에서 가장 거창한 전망의 가장 위대한 해석과 그 또 다른 가능성의 기억을 공작하라! ● 그러고 나서, 그런 전망을 단단하게 붙잡아 줄 가치와 개념들을 잡아서 그것들을 미래의 기억을 위해 제시할 것이다. 기억공작소는 창조와 환경적 특수성의 발견, 그리고 그것의 소통, 미래가 곧 현재로 바뀌고 다시 기억으로 남을 다른 역사를 공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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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ria #1, 질문의 ● 하얀 전시장 바닥 위에 해석이 쉽지 않은 26개의 덩어리가 놓여있다. 전체가 검은 회색이거나 부분적으로 밝은 회색의 점과 무늬가 있는 이 덩어리에는 지름이 10~20㎝ 정도 되는 몇 개의 큰 구멍들이 사방으로 관통하여 뚫려있다. 이것은 심미적이라고는 할 수 없는, 자연의 돌덩어리에 그냥 솜씨 좋은 석공이 돌의 원래 외형을 해치지 않도록 구멍을 잘 뚫어놓은 정도로 여겨지는 사물들이다. 이게 무엇일까? 미술은 지난 세기 동안 끊임없이 미술의 본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질문을 해왔다. '미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미술가들은 말한다, "세상에 관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의미 있는 질문이다."라고. 동시대를 사는 조각가 고관호에게 예술은 역시 현실의 본질과 진실을 일깨우고 우리와 세계의 인식을 좀 더 확장하려는 실험적인 질문일 것이다. ● 서로 다른 형태를 가진 26개의 돌덩어리는 각기 하나의 세계이며, 우리로서는 그 깊이와 사연을 알 수 없는 '다른 질문'들의 기억이다. 아주 오래전 자연의 땅으로부터 나서 산이나 들, 강에 머무르며 하늘을 바라보고 태양과 눈, 비, 바람을 통해 느끼고, 자연이 들려주는 온갖 소리에서부터 주위를 스쳐 지나치는 사람들에게서 들은 변화와 새로운 가능성에 관한 질문들의 기억, 즉 26개의 돌덩어리가 간직한 이들 자연의 기억들은 그동안 고관호가 새로운 '덩어리mass'의 가능성을 탐구하며 지식과 정보를 쌓고 교육에 임하거나 꿈을 꾸고 고민하며 토론했던 질문들의 기억과 함께 연이어 맞닿는다. 이 오랜 시간의 기억들은 자연석의 덩어리를 유지하면서 구멍을 뚫는 행위 - 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입자인 쿼크quark가 빈 공간을 사이에 두고 상호작용을 하며 입자를 구성하고 있다는 입자물리학의 모형 이론에 의한다면, 본질을 질문하려는 작가의 이 행위는 꽤 설득력 있는 직관적 실험이다. - 그리고 뚫린 구멍 속의 공간이 들여다보이고, 빛과 공기를 통과해서 덩어리 건너편의 주변 공간과 환경이 보이는 상황, 안과 밖의 경계는 물론이고 덩어리라는 형태적 개념이 모호한 시각적인 현상에 함께 깃들어있다. 이제 이 돌덩어리들은 세상과 관객을 향하여 '관계'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멈춘 지점 또는 처음 놓인 그 자리에서 변화무쌍한 시간과 공간, 자연과 인공, 현실, 상상, 예술의 기억 스펙트럼을 새롭게 마주하는 언어적 질문, '아포리아'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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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ria #2, 1998년 어느 ● 1998년 어느 조각 심포지엄에서 고관호는 자신에게 주어진 자연석을 조각하지 못했다. 자연과 예술의 경계 구분에 대한 자의식이 불명확했고, 조각가로서 자연석을 대하는 데에 준비가 미흡한 아포리아의 상태였다. 어쩔 수 없었던 그는 숭고한 자연에 감히 인공을 개입시키는 대신 기계에 의해 상처가 난 돌을 주워 그 흔적들을 지우는 행위로써 자연에 대한 치유를 선택했었다. 그리스어 아포리아Aporia의 본래 뜻이 '길이 막히거나 통로가 없는 막다른 곳에 다다름'이라니 딱 이 경우이다. 아포리아는 하나의 명제에 관하여 증거와 반증이 동시에 존재하므로 전혀 그 진실성을 확립하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해결이 곤란한 문제, 즉 문제를 탐구하는 도중에 부딪히게 되는 내재적 모순이나 해결 불가능한 역설 등을 일컫는다. 해결하지 못하는 이 어려운 문제는 다른 방법이나 관점에서 새로운 진리를 탐구하는 실험의 출발점이 되고, 그 질문에 답을 해 나가는 과정을 통하여 전체와의 관계를 설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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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ria #3, 이제 어쩌란 말인가? ● 2020년 9월 23일 호주 태즈메이니아섬의 서쪽 해안선의 모래사장과 해변에서 긴꼬리 들쇠고래 450여 마리가 집단 발견되었고, 이 중 38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해양 생태 전문가들은 고래가 일종의 집단자살인 '스트랜딩stranding'을 한 것으로 추정하지만, 그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고래 집단 내 질병부터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 해양오염과 쓰레기 먹이, 군함 음파, 지형적 특성 등 다양한 원인을 제기하며 이들의 복합적 작용으로 분석하였다. 이 소식을 접한 우리는 자연에 관한 질문들을 또다시 새롭게 설계할 수밖에 없는 아포리아의 처지가 되고 말았다. 이제 어쩌란 말인가? ● 작가의 '아포리아' 작업은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재생되는 실험적인 '질문'으로 기억될 것이다. 고래가 발견된 낯선 아포리아의 풍경을 보는 듯한 이 질문들을 우리 미래의 어떤 순간과 이어가기 위해, 우리 또한 세상을 향한 새로운 질문과 한결같은 기억 공작에 기꺼이 다가선다. ■ 정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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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ria ● 나는 1998년 'Integrart' 98 Poland 조각심포지움에서 작업의 재료로 받은 자연석을 조각하지 못했다. 내게 자연과 예술은 구분되어야 할 영역이었기에 건강히 잘생긴 자연석을 조각할 이유도 자신도 없었다. 대신 기계에 잘리고 파헤쳐진 자연석을 찾아 돌 표면에 남아있는 기계 자국을 지웠다. 그리고 2016년 자연석을 고유의 형상과 질료를 지닌 덩어리(매스)로 인식하면서 자연석에 구멍을 뚫기 시작했다. 덩어리에 구멍을 뚫는 것는 덩어리와 주변 공간을 구분하는 경계인 표면의 제거이다. 표면이 제거된 덩어리는 안과 밖이 혼재되고, 표면에 머물던 시선을 덩어리 가로질러 반대편에 이르게 한다. 물질의 채움으로 생성되는 덩어리의 명료함은 빛과 공기까지 포함하는 모호함이 된다. ● 나의 작업은 조형적 표현보다는 본래적 존재, 엄격한 규정보단 모호한 유동성, 무가치의 가치, 보이는 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여 규정 지울 수 없는 미궁들 속에 영속성을 찾는 여행이다. ■ 고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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