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혀를 가진 그림자

THE SHADOW WITH TONGUE OF LIGHT 미디어아트 기획展   2020_1009 ▶ 2021_0131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20_1016_금요일_04:00pm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무안군오승우미술관 MUAN SEUNGWOO OH MUSEUM OF ART 전남 무안군 삼향읍 초의길 7 Tel. +82.(0)61.450.5482~6 www.muan.go.kr/museum

AI가 인간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시대에 이제 세계는 이를 인식하는 인간만이 주체가 아니다. 신으로부터 주어진 것으로 생각되었던 자연 역시 더이상 인간의 객체가 아니다. 주어진 것들의 세계 속에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가 침입하여 현실과 혼합을 이루고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 이쯤 되면 플라톤이 폄하했던 그림자의 세계, 즉 가상의 세계가 오히려 본질과 진리를 상징했던 빛의 세계보다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에 들어 발달하기 시작한 시각적 광학기구가 카메라, 비디오, TV, 컴퓨터 등 빛과 관련된 테크닉으로 인해 혁명적으로 진화하는 동안 현실과 가상의 변곡점을 지나 엄청난 세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플라톤이 빛의 반대편 프레임(동굴)에 가두었던 그림자의 세계는 마침내 그 빛을 자신의 언어로 삼아 디지털 창세기를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그림자는 빛의 혀를 가지게 되었다.' 이번 미디어아트 전시에는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RGBst그룹의 16작가가 초대되었다. 작가들은 두 유형의 작품을 보여준다. 빔이나 모니터를 이용한 디지털 영상작품으로 가상세계를 표현한 그룹과 건축적 구조물, 조각, 여러 겹의 메쉬 천, LED 조명 등 실험적이고 물질적인 설치와 영상 작업을 함께 보여주는 그룹으로 나누어진다. 이들은 한편으로 과거보다는 미래의 시간을, 디지털화한 건조한 도시와 환상적인 유토피아를, 이질적인 것들이 혼합된 언캐니한 현실을 보여준다. 다른 한편으로 물질적인 매체를 이용하여 개인의 기억과 과거의 역사 그리고 사회현실을 잊지 않고 기록하고 있다. ● 현대의 뉴미디어 아트는 혁명적인 모습으로 이전의 전통적인 세계관을 뒤흔들며 우리에게 세계를 보는 새로운 눈과 전혀 다른 지각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빅토르 I. 스토이치타는 시뮬라크르 세계를 이데아의 반대편에 놓았던 플라톤의 시나리오가 이후 몇 세기 동안 '시각중심적oculocentric'이 되어야 했던 문화를 철학적으로 돌려놓았던 사실을 인정해야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주어진 세계보다 더 리얼하게 가상의 세계가 확장되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우리는 이제 이데아의 반대편인 시뮬라크르편에 서서 플라톤에게 그의 질문을 다시 돌려주어야할 것 같다. ● RGBst그룹의 미디어아트 작품을 접하게 되면서 우리는 좀 더 현실적인 질문을 던져보자. 디지털과 인공지능의 시대에 과연 예술은 근본적으로 변혁을 맞이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아방가르드 미술사에서 보듯 진화의 연속이며 그 속도가 빨라진 것일까? ● 가상의 세계가 어디까지 확장할지 아직은 상상할 수 없으므로 적어도 우리의 눈은 적어도 미래를 향해 열어 두어야 할 것이다. ■ 박현화

김명우_Flow Velocity_강화스티로폼, 영상_가변크기_2020

매체의 발달속도는 점점 가속화 되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빠른 변화는 인간의 본질적 욕구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나의 작업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시작된다. 속도에 의한 본질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과 새로움이 주는 정체가 무엇인지 이러한 속도의 변화 속에서 문제가 있다면 어떤 것들인지, 긍정과 부정의 변화가 있다면 파악하고 합리적 의심과 평가를 내릴 수 있는지 등을 이야기하고 그것들에 대한 해결방안 등을 모색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던지는 것이 작업의 핵심이다. ■ 김명우

김자이_기다림 없는 기다림_혼합재료_가변설치(sound: 00:08:00)_2020

식품점이나 식당에서 줄을 서서 기다릴 때 또는 식사시간을 기다릴 때도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실은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그동안 나의 들숨과 날숨을 즐기면서 나를 치유하고 자양분을 공급해 주십시오. 이제 곧 음식을 먹게 될 것임을 자각할 수도 있고, 행복과 감사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기쁨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틱낫한' HOW TO EAT 먹기 명상 中) ■ 김자이

나명규_Erehwon_Led 모니터_45×27cm_2014

현대의 문화적 기억은 사물화된 기억의 장소를 요구한다. 그 기억의 장소들은 커다란 역사의 흐름이나 그 지류의 소사들을 시각화하기도 하고 때로는 소비지상주의의 문화상품으로서 존재하기도 한다. 때문에 현대의 기억은 과거 삶의 전통 속에서 신체에 묻어났던 것과는 달리 의무적이고 역사화 된 목적의식 속에서 하나의 지식체계나 산업체계 속에서 구체화 되곤 한다. ■ 나명규

문창환_도시에 대한 권리_미디어_232×116cm_2020

도시의 재개발에 대하여 찬성 혹은 반대의 단체들은 각자의 견해를 '도시에 대한 권리'대하여 각자 주장한다. 2년간 대인예술시장에서 거주 겸 작업실로 지내며 수시로 들어오는 단체들의 설문 조사로 각자의 필요와 욕구에서 갈등을 느껴진다. 이러한 불일치는 결국 개개인의 자본에 얽매인 삶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사회구조 중심주의를 넘어 선다. 터전을 보호하려는 그들의 노파심과 자본주의적 삶을 기록하여 한 장소에서 미디어 매체를 활용한 예술적 비대면 토론장을 연다. ■ 문창환

박상화_무등판타지아-무등도원경유람_2채널 비디오_2020

혼재된 시간의 흐름 속에 변화하는 사계절의 모습과 자연에 적응하며 동화해가는 인생의 여정을 그려내고자 하였으며 상상에 의해서 복원되고 새롭게 펼쳐지는 현대적인 무릉도원의 풍경들을 담아내고자 하였다. 무등산을 오르내리며 채집한 이미지들을 예술적 상상을 통해서 재구성하여 익숙함과 낯설음이 공존하고, 서정적이면서 몽환적인 시적 환영을 만들어낸다. 자연은 다양한 표정으로 인간을 맞이하고, 삭막하고 건조한 현대인들의 삶에 마음의 여백을 만들어냄과 동시에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며 치유하며 그 품에 인간들을 끌어안는다. ■ 박상화

박세희_Space in between_nonplace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120×80cm_2018

비장소의 대표적 장소가 되는 공항의 이미지와 인류학적 장소가 되는 집의 이미지를 병렬해 보여주려고 한다. 인조 자연이미지로 뒤덮인 공항의 비장소는 자연이라는 장소로 접속하도록 제안하는 반면 거주지역으로 사람의 온기가 있어야 할 한 마을은 불이 꺼진 윈도우의 모습으로 사뭇 비장소를 연상케 한다. 이 둘의 이미지를 병렬하여 보여줌으로써 확장되는 비장소의 의미와, 삶의 방식에 따라 비장소가 장소의 의미를 가지게 되는 유동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 박세희

방우송_새로운 삶 II_Object_가변설치_2019

요즘 나는 현대인의 모습에 관심이 많다. 조국법무부장관의 사건에서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한 무리는 광화문에서 또 한 무리는 서초동에서 집회를 하고, 같은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며 전혀 타협하지 않는 모습들을 바라보며, 작가적인 시점에서 이러한 문제를 다뤄 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 지 오래다. ■ 방우송

유지원_Trace-Collector_단채널 비디오_00:20:25_2019 유지원_Trace-E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9

남이 볼 땐 하찮게 보여도 누군가의 시간 속에선 가치 있고 소중했었던 것들. 그 가치를 잃은 것들의 흔적들을 한 수집가가 대량생산, 대량소비 사회를 상징하는 쇼핑카트를 이용하여 수집하며, 우리의 소비 사회 구조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본다. 매일 만나는 사람, 매일 먹는 음식, 매일 보는 풍경들 이런 사소한 것들은 더 이상 접하지 못할 때 그것들이 소중했음을 인지하게 되지만, 기억 속 그 흔적들은 점점 희미해지고 또 다른 일상의 흔적들로 인해 서서히 사라져간다. 영상 옆의 설치 작품은 프랑스 유학시절 매일 오르고 내렸던 실재 계단을 그대로 재현 및 재구성한 것이다. ■ 유지원

이이남_다시 태어나는 빛_빔 프로젝터_가변크기_2019
이이남_다시 태어나는 빛_빔 프로젝터_가변크기_2019_부분

인간의 미디어 활용은 정치와 문화 그리고 테크놀로지와 결합된 새로운 예술을 구현을 가능하게 하였다. 작가는 이곳에서 작품을 통한 고전과 현대, 인류와 자연, 동양과 서양, 창작과 복제, 신자유주의와 디지털 기술 사이의 교차점에 있으며, 수시로 미술학을 거론하며 여러 가지 전통과 현대적인 미디어 기술, 문화적인 역사 간의 대화를 조성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살아가는 인간, 인류의 갈등을 상징하고 있으며, 사회 내 개인 스스로 극복할 수 없는 한계와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느끼는 고통과 애환을 빛(Light)으로 돌파해 본 것이다. ■ 이이남

이정기_희귀한 유물Ⅰ_석고, 레진에 아크릴채색,_57×33×86cm_2018 이정기_희귀한 유물Ⅱ_석고, 레진에 아크릴채색,_55×25.5×87cm_2018 이정기_희귀한 유물 Ⅲ_석고, 레진, 나무, 유리에 아크릴채색_53.5×173.5×85cm_2018

'희귀한 유물' 시리즈는 임신한 만삭의 여인상이다. 모델은 본인의 배우자로 각각 셋 딸을 가졌을 때, 인체 실물 뜨기를 통해 제작한 형상이다. 본 작업은 유물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형상을 미래의 관점에서 해석하게 되는 일부분의 과정을 영상으로 담고 있다. 그리고 가상적인 '희귀한 유물' 형상은 유물로써의 가치와 해석을 유추해 본다. 이는 과거의 유산으로 남게 된 유물을 해석함으로써, 그 당시의 시대적 현실상을 추측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데 의의가 있다. 이는 작품(희귀한 유물)과 일련의 가상적인 작업과정을 통해 현재 우리들의 사회적인 현실상을 반추한다. ■ 이정기

임용현_Digital Galaxy_단채널 비디오_1080p, 00:03:32_2019

인쇄술의 발명 이후 매체는 이미지와 문자 등의 신호 체계를 의사소통의 매개체로 사용해 왔으며 이것들을 통해 문화적 교류와 의식의 전달을 이어 갔다. 이제는 전자적 은하계가 형성되어 자연스럽게 의식전달과 확장에 사용 되고 있으며 전자적 사회 환경을 이루고 있다. 복잡한 도시처럼 배열된 전자 기판의 형태에서 확장되어 나아가는 전자적 도시의 모습을 발견하였고 이를 이미지화 하였다. 또한 우리가 이룩한 디지털 환경에 의하여 우리의 의식과 영역을 확장 시키고 있는지 혹은 오히려 우리가 기술에 빨려 들어가고 있는 것인가 의문도 함께 제시하고 싶었다. ■ 임용현

정선휘_삶속에서 빛을 보다_폴리카보네이트 패널과 한지에 물감(LED)_지름 120cm_2020 정선휘_삶속의 빛을 보다_합판과 한지에 물감(LED)_지름 120cm_2020

요즘은 빛의 공해라 할 정도로 빛에 많이 노출되어 버린 세상이다. 기술에 힘입어 과거보다 쉽게 빛을 만들어 낼 수 있고 빛이 일상에 강하게 자리하고 있고, 때론 현란하거나 화려한 빛에 찬사를 보내기도 한다. 자연 속에서 빛나는 빛들을 보고 주변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빛들과의 다름을 찾고 싶었다. ■ 정선휘

정승원_아크릴에 실크스크린 및 UV프린팅_300×300cm_2020

우리는 삶 속에서 새로운 순간들을 만나고 즐거운 기억들은 머릿속에 남게 된다. 이 작품은 매년 겨울 독일 베를린 여기저기서 열리는 크리스마스마켓의 모습들을 나의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재조합된 새로운 풍경이다. 마켓의 아름다운 조명과 짙은 코발트빛의 하늘, 반짝거리는 아기자기한 상점들, 회전목마와 관람차, 북적이는 행복한 표정의 사람들... 일상의 존재하는 행복과 즐거운 기억들의 이미지를 통해 우리 삶속에 즐거움과 희망, 사랑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 정승원

정운학_투영된 풍경_수조에 여과장치, 물고기, LED, 수초_가변설치_2020

생명의 순환과정에 관련된 물고기와 빛, 물, 식물을 이용한 설치작업은 확대된 물속의 작은 세상의 움직임과 생명에 관한 시각적인 작업이다. 식물의 성장과정에 관한 빛과 광합성을 통해 물고기가 살아가는 인위적인 생태계를 구성하여 빛과 생명체가 만나고 빛의 스펙트럼이 그림자로 물고기의 움직임을 담아내도록 하였다. 빛은 투영되고 대상들과 반사되어 마침내 어둠을 밝히는 시지각적 그림자들을 만든다. ■ 정운학

정정주_facade2019_스테인레스 스틸, 거울, LED 조명_320×20×15cm_2019

「Facade」 는 벽면, 창, 문과 같은 건축적 요소들을 단순화해 15cm정도의 깊이를 가진 박스 안에 구성한 작업이다. 열림, 닫힘, 그리고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비례를 바탕으로 조형적인 배치를 시도했다. 이 구조들은 금속 재료의 질감 때문에 차갑고 견고한 미감을 갖지만 동시에 섬세한 뉘앙스를 풍긴다. 나는 타인을 대할 때 느껴지는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을 '막'이라 칭하고, 이를 건축적 요소로 승화시켰다. 이렇게 만들어진 구조물들은 완벽히 닫혀 있는 밀실의 형태가 아니라, 부분적으로 열려 있어 소통의 가능성을 상기한다. 특히 그리고 금속판 사이로 숨어있는 거울과 아크릴은 관람객을 비추기도 하고, 투명하게 여과시키기도 하면서 다양한 소통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 정정주

조은솔_공(空)의 세계_설치_2020

진공묘유 眞空妙有 - 테이블 위에 컵이 놓여있다. 그 안에는 커피가 가득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커피는 증발해 사라지지만 컵 안쪽에 흔적을 남긴다. 전시 기간 동안 컵은 커피로 가득 채워지고 증발되는 반복적 현상을 갖는다. 남겨진 흔적은 관계의 역사를, 흔적의 형태는 관계의 흐름과 성격을 나타낸다. ■ 조은솔

Vol.20201018e | 빛의 혀를 가진 그림자 THE SHADOW WITH TONGUE OF LIGH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