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너머 아포칼립스

임지혜展 / LIMJIHAE / 林智惠 / collage   2020_1020 ▶ 2020_1025

임지혜_16:9(태블릿)_나무 패널에 장지, 신문 콜라주_각 32×18cm×12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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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블로그_https://blog.naver.com/hermine1927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사이아트 스페이스 CYART SPACE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안국동 63-1번지) B1 Tel. +82.(0)2.3141.8842 www.cyartgallery.com

2015년 10월, 터키에서 테러가 발생했다. 신문 속 사진 이미지는 처참했고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파리 폭탄테러, 지카 바이러스, 인도네시아 쓰나미, 시리아 폭격, 유럽 난민, 미국 총기난사, 호주 산불, 북한 미사일, 헝가리 유람선침몰, 포항 지진, 제천 화재, 홍콩 시위, 태풍, 홍수, 코로나 팬데믹.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신문 콜라주로 기록한 '재난' 뉴스이다. 신문에는 정치, 사회, 문화와 관련되는 여러 사진 이미지가 등장하는데 그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재난 사진이다. 이미지는 강하고 메시지는 분명하지만, 맥락이 복합적이기 때문에 해석이 필요하다. ● 재난은 태풍, 지진, 홍수, 폭설과 같은 자연재해와 전쟁, 테러, 전염병, 사건, 사고 등 인간에 의해 발생하는 사회재난이 있다. 예측이 불가능하고 대처가 쉽지 않아 우리의 삶을 불행하게 만든다. 거대한 재난 앞에서 무방비한 인간의 모습과 이러한 재난을 손바닥만 한 사진으로 편안하게 감상하는 나 자신이 대비되는 현실에서 무력함을 느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무지개 너머 아포칼립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임지혜_화면조정시간_나무 패널에 장지, 신문 콜라주_100×160.6cm_2020
임지혜_노이즈_나무 패널에 장지, 신문 콜라주_100×160.6cm_2020

매일 수많은 이미지가 쏟아지고 놀이가 되는 지금,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재난 상황 역시 이미지로 쉽게 소비되고 있다. 실시간으로 테러 현장을 영화를 보듯 감상하거나 타지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을 손바닥 안에서 구경한다. 테러가 발생하고 미사일을 쏘고 어디선가 불이 나지만, 스마트폰이라는 매체로 커피 한잔하듯 가볍게 소비하는 것이다. ●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자연재해, 전쟁, 난민, 질병, 사고 소식을 접하고 있다. 신문 기사, 텔레비전 뉴스, 인터넷과 같은 미디어를 통해 신속하고 빈번하게 소비한다. 실제로 겪지 않아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재난은 우리 삶 가까이에 있다.

임지혜_무지개 너머 아포칼립스_SeMA벙커_2019
임지혜_2020 봄_종이보드에 신문 콜라주_각 78×54cm×3_2020

오늘날 사람들은 뉴스를 인쇄매체가 아닌 텔레비전, 컴퓨터,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로 공유한다. 텔레비전 화면을 리모컨으로 넘기고, 컴퓨터를 무한한 하이퍼링크로 연결하고, 손바닥만 한 폰 화면을 손가락으로 스크롤하면서 뉴스를 접한다. 재난 상황 역시 일회성 뉴스로 신속하게 소비된다. 디지털 기기의 화면 비율은 16:9이다. 작품 「16:9」 시리즈는 디지털 화면으로 재난을 소비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화면조정시간」은 텔레비전이 영상을 송출하지 않을 때 나타나는 무지개색 화면에 재난 이미지를 결합한다. 스펙타클한 방송과 현실 세계의 간극에서 오는 긴장감을 신문 콜라주로 표현하였다. 「데일리 뉴스레터-재난」은 2016년부터 지금까지 매일 기록하는 뉴스 콜라주에서 '재난'을 다루는 뉴스레터를 묶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일상이 된 재난이다. 2020년 신문에는 코로나 관련 기사와 이미지들이 쏟아져 나왔다. 코로나 보도사진 이미지는 콜라주 작품 외에도 스크랩북으로 제작하고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동시대의 신문을 콜라주하는 시각예술가로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고민이 깊어졌다. ●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재난을 아포칼립스라는 과장된 언어로 묶고 무지개라는 희망과 대비 시켜 본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아포칼립스와 비교할 때 어쩌면 우리가 사는 일상은 무지개에 가깝지 않을까. 「무지개 너머 아포칼립스」 전시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 누군가의 비극이지만 제대로 공감하지 못하고 가상현실이나 판타지로 받아들이는 우리의 태도를 돌이켜 본다. 재난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재난 상황을 능동적으로 읽어내며 타인의 고통에 진정으로 공감하기를 바란다.

임지혜_코로나19 스크랩북(114p)_신문 콜라주_42×29.7cm_2020

ps.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할 당시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질병' 항목이 '재난' 카테고리에 추가되었다. 남의 일처럼 멀게만 느껴졌던 재난이 나의 일상이 되었다. 대구 레지던시에 입주하면서 코로나19가 퍼져나간 대구, 경북의 지역 신문을 수집하고 스크랩하였다. 신문 콜라주로 현대세계의 백과사전을 엮어가려는 창작자로서 부지런히 작업하며 코로나 상황을 극복하고자 했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잘 대처하고 있지만, 세계는 여전히 심각하다. 너나 할 것 없이 힘든 시기, 모두가 연대하여 잘 이겨내기를 희망한다. ■ 임지혜

Vol.20201020b | 임지혜展 / LIMJIHAE / 林智惠 / coll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