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무브 온 아시아_스크린 라이프 관찰기

2020 Move on Asia_Observing Screen Life展   2020_1017 ▶ 2020_1106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안유리_최이다_김민정_신정균 박성연_이은희_김다움

주관,주최 /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협력 / 대안공간 루프_아마도예술공간

관람시간 / 12:00pm~07:00pm / 월요일 휴관

아마도예술공간 AMADO ART SPACE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4길 8(한남동 683-31번지) Tel. +82.(0)2.790.1178 amadoart.org

따세대 살롱 Tasse de Salon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5가길 15 4층 미디어룸

『스크린 라이프 관찰기』展은 대안공간 루프가 2004년부터 진행해온 '무브 온 아시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된 전시이다.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 주최한 『온라인 한국문화 콘텐츠 공모 사업_설명이 있는 전시 영상콘텐츠 부문』에 선정되어 "세계인들이 온라인을 통해 즐길 수 있는 한국의 동시대 영상미술"이라는 기치 하에 작품성과 실험성으로 주목받는 국내 아티스트와 작품을 엄선하여 한국의 뛰어난 영상 미학을 전 세계에 소개하고자 한다. 국내 오프라인 전시와 더불어 온라인 콘텐츠화해서 해외 수용자를 대상으로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이번 전시는 대면적 국제교류가 어려워진 시기에 예술교류의 지속가능성과 예술공유 플랫폼에 대해 새롭게 고민해 보고 논의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참여 작가군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해외에 소개되는 기회가 많지 않은 젊은 작가 위주의 구성을 지향하였다. 또한 국내 기획자 및 전문가가 일방적으로 선정하여 제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문화권의 서로 다른 미적 가치관과 관점을 가진 해외 전문가이자 향유하는 수용자 시각에서 선정하여 타인의 시선으로 우리 문화예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교차 비평 및 상보적 공유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엿보고자 하였다.

안유리_포촘킨 스터디 1. 서울 : 침묵의 탑, 불의 집 Potemkin Study 1. Seoul : Tower of Silence, Fire Temple_ 단채널 영상_00:07:35_2017

디지털 기술 기반 미디어의 발전이 가속화함에 따라, 우리는 불과 수십 년 전과 또 다른 모습으로 갱신된 일상적 풍경과 대면하게 되었다. 모든 사회적 현상과 일상 구석구석까지 깊숙이 침투해 들어온 디지털 미디어는 일상과 연결되는 차원을 넘어 그 안팎의 일상을 재구조화하며 그 자체로 거대한 현실을 이룬다. 우리는 더이상 "미디어를 가지고 사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세상 속을 살고 있다."(M. Deuze) 이러한 현상은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수준에서 미디어와 일상의 융합을 아우르는 일상의 '미디어화(mediatization)'로 설명될 수 있다. 이에 따른 시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시공간의 원격화', '장소귀속성의 탈피'(A. Giddens)-와 더불어 개인의 존재가 시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확장되는가 하면 물질적인 현실과 비물질적인 가상세계가 통합되면서 그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은 이제 불가피한 삶의 조건으로 스며들어 우리를 항상 둘러싸고 있는 공기처럼 특별히 의식하지 않으며 그로 인한 정체성, 지각양식, 인식 태도, 삶의 방식 등 개인적 차원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차원의 전방위적 변화 또한 더이상 낯설고 혁신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최이다_피치블렌드 Peachblend_단채널 영상_00:16:30_2017

모든 것을 매개하고 유통하는 디지털 미디어가 펼쳐 놓는 무한한 가상공간으로의 진입은 컴퓨터, 랩탑, 태블릿 PC 등 어떠한 기기가 됐든 스크린이라는 통로를 거쳐야만 가능하다. 스크린 인터페이스를 통해 우리는 재매개된 스펙터클을 끊임없이 제공받고 타인과 본인의 삶을 이미지나 텍스트, 사운드와 같은 데이터로 지각하며 데이터 흔적을 남김으로써 존재를 증명한다. 게다가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더욱 조밀하게 다중적으로 연결된 세상과 지속적으로 접속하며 디지털화된 모든 것을 언제 어디서든 감각하고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스크린 라이프'는 디지털 기기의 스크린 양식을 미학적 틀로 취하는, 최근 십 년 사이 생겨난 영화 장르를 일컫는다. 일례로 영화 『서치 Searching』에서처럼 화면은 스크린 밖을 벗어나지 않고 오로지 컴퓨터 OS운영체계, 각종 검색창과 SNS, 이메일, 채팅창, 라이브 스트리밍 영상, 구글 지도 등 다수의 윈도우 화면의 동시적 또는 반복적 등장과 퇴장으로 내러티브가 전개된다.

김민정_"레드필터가 철회됩니다." "The Red Filter is Withdrawn."_단채널 HD 영상, 컬러, 흑백_00:11:30_2020

본 전시에 호출된 '스크린 라이프'는 다중의 작업창 및 이미지 과잉과 더불어 이미지의 표피성, 이질적 시공간의 병치와 비선형적 시공간성, 탈연속적이고 파편적이며 가변적인 재현 방식을 전면화하는 시네마적 스타일에서 착안한 것으로, 일상의 스크린화를 둘러싼 동시대 디지털 매체적 징후와 속성을, 현실을 이해하는 인식의 틀로 바라보거나 미학적 전략 또는 비평적 사유의 대상으로 삼는 영상 작업의 다양한 양상에 대한 메타포로서 작동한다.

신정균_없는 사람 Non-existence_단채널 영상_00:08:30_2017

오늘날 디지털 네트워크가 가속화시켜 과잉 생산된 이미지는 매체를 넘나들며 폭력적 순환을 거듭하여 변질과 저하, 훼손에 노출된 채 원본 이미지의 일회적 가치와 아우라를 폐위시키고 그 자리를 꿰찬다. 우리가 소비하는 주인 없는 '빈곤한 이미지'들은 하이퍼링크를 따라 구름처럼 떠다니다 분열증적 병치를 이루며 어떠한 관조도 예측도 불허하는, 내러티브가 흩어진 풍경을 생성시킨다. 이들이 우리 의식에서 명멸하며 영향을 주는 방식 또한 그 속성과 연결되며 파편화되고 가변적인 우리의 정체성과도 공명한다. 그런가 하면 지시 대상과의 관계에서 해방되어 스스로 자기 생존하는 매체적 이미지는 재매개를 거쳐 생성된 실체 없는 허상에 불과함에도 우리는 그것을 종종 리얼리티라고 인식한다. 더욱 진화되고 정밀해진 가공술과 조작으로 실재를 똑같이 흉내 내는 가상이 지각의 통로가 되며 가짜가 진짜를 능가하는 세계, 내가 보는 것이 진실이라는 절대적인 믿음이 동요하는 세계, 실체의 의미가 지속적으로 유보되는 세계와 마주하며 포스트-재현 체계와 변화된 이미지의 존재론적 위상을 경험한다. 이미지의 위상이 달라진 환경에서 창작의 의미는 무엇이고 영상 예술은 끊임없이 내파하는 동시대적 시각성을 어떻게 독해하며 자기표현으로 심미화할 것인가? 오늘날 영상 예술가들은 이러한 환경에 조응하며 미디어·정보·테크놀로지·디지털 리터러시를 기민하게 배양하고 디지털 시각문화의 조건과 양태, 존재 방식을 독창적으로 전유하여 어떻게 자신이 구축할 사유의 이미지로 확장, 변환시킬지, 그렇게 함으로써 시각적 공감과 유대를 얼마나 이끌어낼지를 하나의 동시대적 창작의 화두로 삼고 있다.

박성연_점치는 막대기 Dowsing Rod_2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_00:09:40_2019
이은희_컨트라스트 오브 유 Contrast of Yours_ 2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_00:15:43_2017

본 전시는 국내 작가 7명의 영상 작품들을 통해 오늘날 스크린 속 디지털 생태계를 배회하는 전환적 징후들과 그와 상호 연관된 사유와 담론이 어떻게 영상 예술 언어로 흡수되어 발현되는지 살피고자 한다. 이들이 보여주는 미학적 시도들은 기존의 미디어 형식과 개념을 단절하고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포괄하면서 유연화하고 새롭게 변이시켜 동시대 디지털적 국면에 개입하고 논평할 수 있는 예술적 실천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 안유리의 「포촘킨 스터디 1. 서울: 침묵의 탑, 불의 집」은 서울이라는 익숙한 대도시 속 이질적 두 장소가 가지는 상징성을 통해 도시가 드러내는 문제적 풍경과 현상을 교차된 동시 시점으로 재조망하며 최이다의 「피치블렌드」는 강요와 일방성을 상징하는 인물과 해석을 개방한 인물 간 대치 구도의 설정 속에서 고착화된 사고와 인식에 대해 질문한다. 이와는 또 다른 성찰적 시각에서 매체와 인식, 역사와의 관계를 다룬 김민정의 「"레드필터가 철회됩니다."」는 제주도의 역사적 장소와 풍광을 담은 화면을 통해 미디어가 구조화하는 이미지와 인식 체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신정균의 「없는 사람」은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화시키며 현실을 구축하는 믿음의 구조와 작동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은희의 「Contrast of Yours」는 편향되거나 왜곡된 입력 데이터가 초래하는 기술적 오류, 프라이버시의 노출과 감시 등 디지털정보기술 사회의 이면을 비평적으로 들여다본다. 그런가 하면 박성연의 「점치는 막대기」는 영상을 통해 실체 없는 허상과 욕망의 추구를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무위의 행위를 스크린 밖 관객의 수행적 몸짓으로 확장시키며 디지털 매체적 환경과 욕망과의 관계를 성찰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김다움의 「마리」는 DJ의 믹싱 작업을 통해 생성되는 혼성 사운드의 다양한 조합과 변이를 시각화하고 그 과정에서 도출되는 다양한 샘플링과 매시업에 의한 사운드 구현방식과 동시대 창작 방식의 중심에 있는 포스트프로덕션과의 등가적 관계를 조명한다.

김다움_마리 Marie_2채널 영상, 스테레오 사운드_00:04:53_2015

전시는 이들이 어떠한 감각으로 동시대 현실을 포착하고 문제적 관점을 투영시키며 이를 어떻게 탐구, 추출, 분석하는지, 그리고 그 시각적 결과물을 어떤 경로와 형태로 축조하는지를 스크린 위에 게시함으로써 국내 동시대 영상 예술의 지형과 보다 확장될 지평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 이정아

Vol.20201020h | 2020 무브 온 아시아_스크린 라이프 관찰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