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D.L.

정연수展 / JEONGYOUNSOO / 鄭瓀修 / painting   2020_1021 ▶ 2020_1101 / 월요일 휴관

정연수_reflection_캔버스에 유채_145.5×97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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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수 블로그_blog.naver.com/altnfclfy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10월21일_11:00am~08:00pm / 월요일 휴관

가고시포 갤러리 GAGOSIPO GALLERY 서울 종로구 북촌로5가길 16(화동 99번지) Tel. +82.(0)2.722.9669 gagosipogallery.com

"일상을 대변하는 집, 실내풍경" ● 작가는 현실, 일상의 영역을 토대로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며 어떠한 의미를 생산하는 사람이 아닐까? 나는 '지금, 이 곳(now&here)에서 나의 태도와 반응은 어떠한가 또는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고 대상을 자주, 오랫동안 관찰한다. 나의 시선을 많이 받고 변화무쌍한 감정이입을 불러일으키는 집 안의 공간과 오브제들이 작업의 소재이다. 집은 인간의 확대된 신체의 일부이자 심리적 존재의 확장공간이다. 설거지가 쌓여 있는 싱크대, 넘칠 것 같은 세탁햄퍼, 냄새나는 쓰레기통과 음식물쓰레기 봉지 등의 오브제들을 통해 양가감정을 드러내기-해소하기의 방식으로 표현하였다. 드러내기는 뿌리기, 흘리기, 물감의 레이어를 이용한 밑작업이며 해소하기는 자연과 빛을 차용한 물감의 레이어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나의 시간과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꺼려지는 대상들을 선택해 드러내기-해소하기의 방식으로 서로 충돌되거나 뒤섞여 흡수되는 과정을 통해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로의 이탈을 경험하고,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미술의 치유적 측면-긍정적 승화-을 공감하고 경험하려 한다.

정연수_싱크대2_캔버스에 유채_116.8×80.3cm_2019

"2 weeks in Spring" ● 폐쇄-여유, 굴레-자유, 얽매임-즐김, 집착-통로... "나는 갇혀 있다"고 생각하는 답답하면서도 편안한, 갇혀 있으면서 자유롭고 은근히 즐거운 "두 주인을 섬기는(serve two masters) 상태"가 특별하게 내 앞에 펼쳐졌다. 이전부터 실내 풍경과 실내의 대상들을 관찰하고 그리는 나에게 '전염병 코로나19'는 나를 더욱 집(또는 작업실)으로 몰아넣고 집 안 곳곳을 더 응시하며 일상의 풍경을 담게 했다. 감염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2주간의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잠시 멈춤' 캠페인을 지키기 위해 가족 뿐 아니라 내 작업의 대상과는 자연스레 '거리 좁히기 혹은 친밀한 거리두기'(Closer Distancig)를 하는 계기가 되었다. 다시 말해, closed(폐쇄된) 상황이 closer(친밀한) 작업의 배경이 된 셈이다. ● 나의 '일상을 관찰하는 눈'은 마치 데이비드 호크니의 '오랫동안 바라보기'와 '열심히 바라보기'의 방식과 같은 것이다. 그 곳(대상)을 오랫동안 열심히 바라본 사람들만이 알아볼 수 있는 변화와 매력의 요소가 있다고 하였는데, 나 역시 내가 제일 빈번하게 마주하는 집안풍경과 가족들의 모습에서 소소한 변화와 잔잔한 매력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정연수_세탁햄퍼2_캔버스에 유채_90×65.1cm_2020

실내 풍경과 하나의 대상(인물)을 집요하게 그린 피에르 보나르처럼 나 역시 폐쇄된 상황에서 실내풍경, 실내의 인물(가족)과 오브제를 친밀하게 관찰하며 빛, 기억과 감각에 의한 색채로 상황들을 묘사하였다. 대상의 고유색감을 그리기 보다는 빛에 의한 인상과 그 시간대의 분위기,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담고자 한 것이다. 해질녘 강한 햇살을 담고 있는 거실, 소.확.행인 어김없이 피어나는 새싹 돋는 화초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 허락하는 3월의 오전 11시경, 낮잠 아닌 늦잠의 풍경들, 비대면 실황예배를 드리는 부부의 모습, 매일 온라인 수업으로 등교하는 아이들, 티비, 게임과 씨름하는 아이들, 거실을 오가며 사과를 집어 먹고 있는 아이와 지루한 일상을 갇힌 공간에서 견디어 내며 함께 살아가는 가족들의 모습 등이 밀접한 대상(closer obeject)이며 2020년 우리사회의 기록이기도 하다.

정연수_모관운동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20
정연수_해질 녘 거실_캔버스에 유채_27.3×40.9cm_2020

"2 weeks in Fall" ● 조지 산타야나는 '미'를 '단순한 사물의 속성으로 여겨지는 쾌'라고 정의하며, '기쁘다, 좋다'는 일차원적 감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의 근본을 이루고 있는 쾌는 좀 더 고차원적인 감정으로써 이 쾌를 계기로 감성의 충만함, 예술적인 만족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감상자에게 예술적인 충만함과 만족감을 주는, 한마디로 감동을 줄 수 있는 어떠한 대상이야 말로 '미'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미술에서는 미와 추의 경계가 허물어져 있고 미의 개념 안에 추가 포함되어 있지만, 나는 산타야나의 미의 개념을 지지한다. 이를 근거로 불쾌의 대상을 쾌로 바꾸는 감정과 시선의 변화를 시도한다. 집안 풍경의 싱크대, 세탁햄퍼, 쓰레기통과 같은 작업에서 이미 실험한 바 있다. 감성의 충만함과 예술적 만족감의 미를 표현하기 위해 자연과 빛의 색감을 차용하고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체인 작가(최초의 감상자)가 먼저 이러한 미를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 휴양지에서 만끽할 수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내가 현존하는 실내로 끌어들여 매일의 삶을 충만한 감동으로 살아보겠다는 의지이다. 이러한 태도가 작품이 될 때, 삶 역시 미가 될 것이다.

정연수_낮잠 아닌 늦잠_캔버스에 유채_27.3×45.5cm_2020
정연수_blueBlue1~8_캔버스에 유채_각 40.9×24.2cm_2020

8월 30일~9월 13일까지 두 주 동안 서울 경기지역의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거리두기2.5단계로 강화되었다. 코로나 블루의 상황에서 가을 하늘의 아름다운 블루가 눈에 들어왔다. 매일 아침 확인하는 일별 확진자의 숫자로 그 날 마음의 긴장도가 달라지는데, 우연히 올려다 본 가을 하늘은 그러한 숫자를 잠시 잊게 할 만큼 충분한 위로와 새로운 힘을 주었다. 맑은 날의 짙은 코발트 블루, 선선한 날의 스카이 블루, 흐리고 비 오는 날의 보라빛 그레이톤도 모두 멋졌다. 하루도 똑같지 않은 다양한 색감, 그날만의 유일한 독특한 blue로 blue(우울감)를 사라지게 해 준 하늘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심리학적으로 Blue파랑은 피로하거나 병이 있을 때 찾게 되는 색이며 어려운 상황에서 인내심을 가지게 해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는 색이라고 한다. 또한 진정효과와 신뢰감을 주는 색이다. 그 날의 하늘의 색상을 기록하면서 아주 작은 숫자로 확진자의 명수를 막대그래프의 위치에 새겼다. ● 몸은 실내에, 코와 입은 마스크에 갇혀 있지만 갇힌 것이 아니었다. 가족들과 보내는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 늘 정지된 듯 하지만 작은 싹을 틔워주는 식물들의 설레임, 만날 수 없어 건내는 목소리의 따뜻함. (평소 땅만보고 다니는데) 하늘을 더 오래 바라보고 느끼는 아름다움, 지금 누리고 있는 삶이 어떠한 삶인지를 깊고 선명하게 깨닫게 해 주었다. 그래서, 너무 감사해서, 마음을 담아 표현한다. Dear. D. L. Dear. my Daily Life & our Daily Life ■ 정연수

Vol.20201021d | 정연수展 / JEONGYOUNSOO / 鄭瓀修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