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부재 Absence of Lines

조동균展 / CHODONGKYUN / 趙東均 / mixed media   2020_1023 ▶ 2020_1115 / 월요일 휴관

조동균_선의 부재 20-3(m150)_캔버스에 혼합재료_227.3×145.5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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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수요일_10:00am~08:00pm / 월요일 휴관 사전 관람예약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성남큐브미술관 SEONGNAM CUBE ART MUSEUM 경기도 성남 분당구 성남대로 808 반달갤러리 Tel. +82.(0)31.783.8142~9 www.snab.or.kr

존재와 부재의 경계에서 ●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 혹은 가려졌지만 드러나는 어떤 것. 캔버스를 가득 채운 반복된 선의 형상은 그 자체로 존재이자 부재의 기록이다. 조동균의 시간은 그 끝없는 경계의 이면을 넘나드는 치열한 탐구의 여정이다. ● 평면을 가로지르는 선의 움직임은 조형적 아름다움이 아닌, 존재의 본질을 따라 가는 궤적이다. 있음과 없음, 선택과 남김, 형상과 배경으로 구분되는 이분법적 존재양식에 대한 근원적 질문이다. ● "흔히 일상 속에서 실재하는 대상을 기준으로 무언가를 이해하지만, 실재의 이면에는 그를 둘러싼 '없음'이라는 배경이 존재합니다. '있음'은 '없음'으로 인해 실재할 수 있음에도, 대부분 이면의 '없음'은 염두에 두지 않죠. 저는 제작 과정에서 그 '없음'에 주목 했어요." ● 선의 교차와 중첩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그의 작품은 '가리워지는' 과정의 반복 속에서 역설적으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간다. 가려진 무엇, 감추어진 '없음'을 실재 속에 반영시키는 과정을 통해, 작품은 완성의 순간 비로소 완전한 '없음'의 상태에 다다른다. 그 '없음'을 다시 제거하며 가려진 '있음'을 드러내는 과정은, 작업의 더께만큼 중첩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가장 깊은 근원을 마주하는 것이다. '있음'과 '없음'이 별개의 존재가 아닌 하나의 다른 면이라는 것, 실재의 양면을 탐구해 가는 과정을 통해 존재의 본질에 대한 끝없는 물음을 이어 가는 것이 바로 조동균의 작업여정이다.

조동균_선의 부재 20-5(f100)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130.3cm_2020
조동균_선의 부재 20-6(f100)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130.3cm_2020
조동균_unveiled lines봄 20-14(f100)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130.3cm_2020
조동균_unveiled lines여름 20-15(f100)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130.3cm_2020

시간 속에서 선택되지 않았다는 것의 의미"오래전 길을 가다 우연히 찌그러진 깡통을 주운 적이 있어요. 녹슬고 납작해진 깡통이었는데, 분명 원기둥 형태였겠지만 결국은 하나의 선으로 남아버린 모습이 뇌리에 남았죠. 어떤 대상을 환원시켜간다면 최종적으로는 선의 형태가 아닐까? 그 선의 조합을 통해서 세상의 형상들을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조형의 출발은 '점이고, 점이 이어져 선이 된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어쩌면 점 이전에 선이 있는 것이 아닌가. 선이란 눈에 보이는 조형적인 실재라기보다는 결국 궤적과 시간성으로 대변되는 '운동'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었죠." ● 조동균의 작품은 선, 색, 면이 시간과 함께 중첩되어가는 과정이다. 색과 면이 반복되며 일정한 패턴으로 층층이 쌓여가는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우연성들이 서로 조율되며 시각적인 변화를 빚어낸다. 이렇게 이루어진 레이어는 최소 15단계에서 많게는 34단계에 달한다. '평면이지만 색을 겹치면서 공간이 드러나는' 하나의 층을 쌓기 위한 치밀한 밑 작업, 색을 칠하고 마스킹 테이프를 올리는 과정, 색의 건조를 위한 몇 달의 기다림은 결국 시간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이 속에서 뼈대의 역할을 해내는 것은 캔버스를 가득 채운 마스킹 테이프의 존재이다. 여기서 테이프는 덮고 가리기 위한 용도가 아닌, '실재'를 만들어가는 매개체가 된다.

조동균_unveiled lines가을 20-16(f100)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130.3cm_2020
조동균_unveiled lines겨울 20-17(f100)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130.3cm_2020
조동균_선의 부재 20-1(m150)_캔버스에 혼합재료_227.3×145.5cm_2020
조동균_선의 부재 20-2(m150)_캔버스에 혼합재료_227.3×145.5cm_2020

"작업을 반복하다 보면 대강을 결과를 짐작한다 해도 막상 예상과 다른 경우도 많아요. 그래도 아주 낙담하지 않는 이유는 작가의 작업은 창조가 아니라 발견이기 때문입니다. 시각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란 본디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고, 그 가려진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역할이 예술가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작가적 천재성으로 이제껏 없던 특별한 발견을 이루어낸다기보다는, 존재하지만 감춰졌던 아름다움을 많은 이들에게 인식시킬 수 있는 퍼포먼스를 행하는 발견자가 바로 작가이자 예술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 "사람들, 또 공간과의 만남의 순간들, 그 속의 무수한 우연성이 어떤 접점으로, 혹은 자극으로 와 닿는 때가 있어요. 그런 우연이 구체화되는 것이 삶이고 예술이 아닐까합니다. 아직 구현하지 못한 아이디어가 많은 지금, 스스로의 작업에 신뢰를 가지고 나아가려 해요." ● 이제껏 묵묵히 이어진 조동균의 긴 여정은 결국 예술의 근원으로 다가서는 여정이었는지도 모른다. 하나의 양면인 '있음'과 '없음'처럼, 그에게 예술과 삶이란 결국은 하나의 본질이자 실재가 아니었을까. 조용하지만 치열한 탐구가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다. ■ 남소연

Vol.20201023a | 조동균展 / CHODONGKYUN / 趙東均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