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손 (Open Hand)

차현주展 / CHAHYUNJU / 車賢珠 / painting.sculpture   2020_1028 ▶ 2020_1102

차현주_Open Han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5×80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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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JEONBUK OF MUSEUM ART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1-1 6층 Tel. +82.(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www.jma.go.kr www.facebook.com/jmaspace

차현주의 『열린 손』, 그 두 번째 버전의 독법 ―회화적 캐스팅의 안과 밖, 저 우주적 표피(相)에서 신체의 손(像)까지 ● 1 차현주가 자신이 개발한 새 신체 독법에 의한 『열린 손』을 선보인지 3년여 만에 그 두 번째의 버전을 내놓는다. 애초 필자가 그녀의 『열린 손』을 가리켜 '인체의 새로운 독법'이라는 주석을 붙인 건 2015년을 전후로 작가가 시도한 바 있는 유리조각 『하회 사람들』에서 '미지의 감추어진 이미지'를 추가하려는, 이를테면 이면(裏面)의 모습을 전면의 그것과 아우르고자 하는 한국적 인간상을 중심 주제로 다루고자 하는 데 대한 찬사였다. 이는 특히 유리기법의 하나인 '슬럼핑'(slumping)의 의의를 적시하려는 데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조각이 서구의 동점(東漸)이래 경직된 패턴으로 기우는 데 대한 비판의 일환으로 보이지 않는 이면을 보이는 전면과 융합하고자 하는 시도가 더 없이 지당하였기 때문이다. ● 이렇게 해서 당시 작가 자신이 제기한 슬럼핑에 의한 '미니멀 슬라이스'(minimal slices)가 비록 조각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매스이면서도 이면에 잠재된 또 다른 상(像)을 아우르는 매력을 더함으로써, 우리조각이 갖는 유연성의 확보를 위한 새 장(章)이라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했던 조각가 차현주가 이번에는 그 두 번째 『열린 손』의 버전으로 슬럼핑 대신 평면과 입체를 아우르는 캐스팅의 손이 갖는 내면과 밖의 경계를 융합하는 또하나의 독법을 시도한다. 이는 일찍이 손을 다루어온 조각가가 손이 지각하는 내면과 그 바깥이라는 별개의 세계를 하나로 연계(連繫, complicity in a chain)하려는 충분히 가능한 논리적 실험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 나는 오랜 세월 손의 형상에 집착해왔다. 손을 통해 만지면서 지각하고 사유하기를 즐겼다. 손의 감각은 정신과 육체를 거쳐 우주로 향한다. 정신적인 면에서는 미시적 원자의 세계를 맴돌다 무한한 우주의 세계를 향해 떠난다. 꿈틀대는 씨앗의 몸부림에서 거대한 식물의 형상을 향해 팽창한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나의 손은 열린 우주로 향한다(「작업노트 2020」, 일부번안).

차현주_Open Hand_폴리에스터_130×190×47cm_2020 차현주_Open Hand_캔바스에 아크릴채색_112×145.3cm_2020
차현주_Open Hand_폴리에스터_103×203×45cm_2020
차현주_Open Hand_폴리에스터_130×85×40cm_2020

2 근자의 『열린 손』의 독법은 손을 빌려 '안' 이라는 미시적인 세계와 '바깥'이라는 열린 우주를 조우시켜 손으로 귀착하려는 데 참 뜻이 있다. 먼저 안의 세계는 핑크빛의 원과 반원을 빌려 형태소로 조합한 2차원 '그래폴로지'(graphology)를 구성하는 데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핑크'는 따뜻하고 신비롭다. 피의 색이자 살색이다. 생명을 잉태하는 색이며 나의 마음도 핑크색이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래서 순전히 핑크 빛으로 그린 손의 그래폴로지는 작가의 손이 감지하는 가장 미시적인 자연상(相, grapheme)이다. 이러한 세계상은 가장 미시적이어서 미니멀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우리의 정신세계가 그려내는 가장 내면적인 세계상이다. ● 이 내밀한 세계상과 굳건한 짝을 이루는 손의 신체상(像, image)이 우리의 육체의 손이라 할 수 있다. 앞의 그래폴로지와 전시의 짝패를 이루는 손의 삼차원 캐스팅은 이차원 회화적 캐스팅과 동종의 짝패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손의 그래폴로지가 내면 상(相, inner phase)이면 몰딩(鑄型)에 의한 손의 캐스팅은 외면 상(像, external image)이라 할 것이다.

차현주_Open Hand_캔바스에 아크릴채색_91×116.5cm_2020
차현주_Open Hand_캔바스에 아크릴채색_91×116.5cm_2020

나는 무언가를 드러내는 방법으로 자주 캐스팅기법을 이용한다. 나에게 있어 회화적 캐스팅은 안과 밖의 경계를 넘어 어떤 형상을 재현하기 보다는 우주적 표피를 캐스팅하려는 데 있다. 이는 사실을 넘어 가상의 진실을 찾는 데 뜻이 있다. (「작업노트 2020」) ● 이렇게 두 번째 버전의 근작 『열린 손』은, 비유컨대 씨앗의 요동이라 할 시초의 개념적 홀로그램의 상(相)과 여기서 발원할 거대한 식물의 실제상(像)을 하나의 연계선 상에서 붙잡고자 한다. 앞의 것은 핑크빛을 빌려 가상의 개념적 '회화에 의한 캐스팅'이라는 그래폴로지로 상징시키고 후자의 것은 작가가 평소에 다루어 온 조각적 캐스팅이라는 몰딩의 상으로 나누어 일원화하고자 했다. 그의 이러한 분립과 일원화의 접근은 한 사람의 조각가가 회화와 조각의 두 장르를 종횡하는 실험적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차현주_Open Hand_캔바스에 아크릴채색_91×116.5cm_2020
차현주_Open Hand_캔바스에 아크릴채색_112×145.3cm_2020

그러하기에 지난 버전1에서 보인 『열린 손』이 슬럼핑에 의한 미니멀 슬라이스에 의한 간명한 매스를 빌린 '홀로그램적 가상'의 손이었다면 이번 버전2의 그것은 '회화적 캐스팅'과 조각적 캐스팅을 일원화함으로써 캐스팅의 안과 밖을 융합하는 가상의 확장된 패러다임을 보여준다. 이 시도는 회화와 조각으로 나누어 홀로그램화하는 가상의 총체화라는 데 의의가 있다. 이를테면 하나이자 전부를 두 분야로 나누면서도 또한 융합한다는 데 뜻이 있다. ● 이제 조각가 차현주는 가상의 독법을 '회화'라는 평면의 미시 차원과 '조각'이라는 입체의 거시 차원을 연계하고 융합하는 독법으로 발전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야말로 21세기가 풀어야 할 궁극의 과제를 선취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번의 전시는 그 첫 조준이라는 데서 의의가 적지 않다. 아마도 방법적 측면에서는 물론 장르간 연계라는 점에서 새 시대 새 조각이 시도해야 할 최초가 아닐까 생각한다. 작가의 다음을 기대하는 건 이 때문이다. ■ 김복영

Vol.20201028c | 차현주展 / CHAHYUNJU / 車賢珠 / painting.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