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예술가 프로젝트 4 결과보고전

고동환_백승현展   2020_1117 ▶ 2020_112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고동환展 / 『특정한 장소의 불특정한 정체』 / 1층 아트라운지 백승현展 / 『곡선의 용서』 / B1 전시실 A,B

주최,주관 / 대전문화재단_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후원 / 대전광역시

관람시간 / 10:00am~06:00pm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Artist Residency TEMI 대전시 중구 보문로199번길 37-1 (대흥동 326-475번지) Tel. +82.(0)42.253.9810~3 www.temi.or.kr www.facebook.com/temiart

대전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시각예술레지던시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는 7기 입주예술가 고동환, 백승현의 전시를 11월 17일(화)부터 11월 29일(일)까지 개최한다. ● 고동환에게 집은 중요한 주제이자 소재이다. 집이라는 공간은 하나로 정의 할 수 없는 매우 복합적이고 개인적인 기억과 지각 그리고 암시들이 교체하는 특정한 장소이다. 이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서 경험되는 구체적이면서 가장 개인적인 기억과 경험은 그 자제를 넘어서 집을 매우 특별하면서 또한 불특정하고 모호한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특정한 장소의 불특정한 정체』는 우리가 집이라는 단어를 통해 일반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안정되고 견고한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 백승현의 『곡선의 용서』는 용서할 수 없는 완벽한 곡선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는 가상의 한 개인의 모습을 통해, 완벽하다고 믿어온 사회의 규율이 사실은 개인을 좌절시키는 허상일 뿐이거나, 때로는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하고 있다는 아이러니한 이야기를 큰 줄거리로 하고 있다. ● 전시는 크게 영상작업과 설치작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에 빈번히 등장하는 반죽처럼 보이는 흙덩어리는 빵 공장에서 매일 똑같은 일을 했던 작가의 경험을 연상시키며, 노동하는 자아와 작가로서의 자아 사이에 존재하는 어긋나게 비슷한 괴리감을 상징한다. 개인과 사회의 관계, 개인으로 전해지는 사회의 실패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이번 전시에서 창작의 과정에 존재하는 실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 전시는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전시기간 중 휴관일은 없으며 무료전시이다. 전시는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1층과 지하에서 열릴 예정이며, 코로나 19 방역수칙에 따라 시간당 20명, 체온 측정 후 입장 가능하다. 전시 관련 사항은 창작센터 홈페이지(www.temi.or.kr)에서 확인 및 테미창작팀(042-253-9810)으로 문의하면 된다. ■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고동환_Home Fragile Home_종이에 펜_가변크기_2018

특정한 장소의 불특정한 정체 - 1. You are here but I am not ● 집이란 공간은 너무 다양하다. 작품에서 보여주는 여러 형태로의 변형은 하나의 생명체처럼 공간이 개개인에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세상에 똑같은 집은 없으며 장소와 시간 그리고 그 안에 살아가는 개인에 의해 다양한 의미를 부여 받게 되는 것이다. 또한 집은 너무 복잡하다. 너무 많은 감정과 기억들이 켜켜이 섞여 만들어진 작은 소우주와 같은 공간으로 누구나 생각하고 만들고 기억해 낼 수 있고 또한 모든 기억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각기 크기가 다른 집들을 일정하게 배열하여 하나의 모뉴먼트 같은 형식을 취하였다. 내가 그동안 지내고 머물렀던 공간에 대한 기념비적이면서 다시 한 번 기억을 환기시키려 하였다.

고동환_House of Red Lines_종이에 펜_29×21cm×25_2018

2. 특정한 장소의 불특정한 정체 ● 항상 집이라는 주제로 작업을 할 때의 어려움 중 하나는 그 공간이 가지고 있는 성격과 의미는 너무나 견고하고 고집이 세서 쉽게 변형시키거나 탈피하기 어렵다. 또한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매우 복합적이고 개인적인 기억과 지각 그리고 암시들이 교차하는 특정한 장소이다. 이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서 경험되는 구체적이면서 가장 개인적인 기억과 경험은 그 자제를 넘어서 집을 매우 특별하면서 또한 불특정하고 모호한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주변 사물을 반사하는 거울을 사용한 이번 작품은 내부의 모습을 감추고 외부와 동화되어 바라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모습이 반사되면서 익숙한 형태에서 느끼는 낯섦을 만들고 싶었다.

고동환_House of Red Lines_종이에 펜_29×21cm×25_2018

3. Home Fragile Home & 4. House of Red Lines ● 집이라는 단어를 통해 일반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안정되고 견고한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당장이라도 구겨질 것 같이 위태로운 종이로 만든 집을 설치하였다. 그 위에는 펜으로 정교하게 드로잉을 하는 등 선적인 요소를 반복하는 노동 행위가 전제된다. 또한 작품에 등장하는 삼각형의 지붕과 네 개의 벽으로 구성된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진 집은 누구나 보편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기본적인 형상을 하고 있다. 특이점이라면 외부로 드나들 수 있는 문이나 창문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편안하고 친숙함을 가짐과 동시에 개인적이고 은밀함을 지닌 집의 양면적인 특성에 기인한다. 드로잉 연작에서 보여주는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무너진 구조는 공간이 개별적으로 완벽한 독립체가 될 수는 없으며 외부와 관계를 맺으면서도 내부의 고유성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시각적으로 인식하게 하려 한다.

고동환_You are here but I am not_나무패널에 채색_ 2700×4000×2000cm_2020

일반적으로 집은 인간을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해주는 개인적인 안식처를 의미한다. 집이라는 공간은 인간의 삶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삶 그 자체로 대변되기에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와 상징을 지닌다. 집에서 지내온 시간들이 나를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임에 틀림이 없으며 그 공간에서 비롯된 체험들은 나의 정체성을 이루는 뿌리가 되기 때문이다. 국내와 해외 간의 이동 생활을 병행하면서 겪는 변화들은 삶에 있어서 집이 가지는 본질적인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안정감으로 인해 나는 오히려 낯설고 불안한 감정을 경험하게 되었고 완벽한 보호막처럼 자신을 외부로부터 지켜줄 거라는 믿음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고동환_특정한 장소의 불특정한 정체 The Unspecific Identity of Specific Space_나무패널에 아크릴거울_120×80×80cm_2020

평면과 설치를 아우르는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은 이러한 사유의 결과물이며 그 안에 반복적인 행위를 통한 노동을 집약시킴으로써 스쳐 지나가는 단상과 기억을 녹여낸다. 외부세계와 개인을 경계 짓는 집이라는 최소한의 영역을 통해 나는 삶과 공간의 관계 그리고 개인적 영역의 경계에 대해 이해하고자 한다. 작품을 통해 형상화 하고자 한 집은 정착되거나 정지하지 않고 흐르고 이동하는 유목적인 공간을 의미하며 모호함을 기반으로 고정되지 않고 변화되는 이미지를 통해 집에 가진 거주의 의미에서 벗어나 심상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외부와 내부, 익숙함과 낯섦, 안정과 불안정 등의 상반된 개념의 경계를 허물고자 한다. ■ 고동환

백승현_Throwing Forward 1_2채널 영상_00:11:00_2020

곡선의 용서 ● 영상설치 작업 「Throwing Forward, 앞으로 던지기」에서 던지는 주체에서 해방된 덩어리는 던져진 순간부터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순간까지 짧거나 긴 시간 동안 자신의 의미를 변화시킨다. 바다에서 길을 잃은 선장의 이야기에서 출발한 이 작업은 던지는 행위(부딪히는 덩어리)를 기록한 두 편의 영상과 세라믹 오브제가 함께 하나의 작업으로 설치되어있다. 던져진 덩어리는 불완전한 모습으로 세상에 나온 존재이며, 창작의 임계점에 다다르지 못한 상태이다. 창작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결과에 닿는 순간까지를 던지는 행위와 변화되는 덩어리에 비유하였다.

백승현_Throwing Forward 1_영상설치_2020

「산수를 그리는 법」, 「최적화 연습」은 노동과 창작이라는 사뭇 다른 활동을 같은 공간안에 연결 지어 노동하는 몸(정신)-창작하는 몸(정신)에 대한 사유를 탐구한 작품이다. 현실에서 먼 이데아의 모습을 한 산수(화)와 현실에 발 붙은 반복되는 노동과 연습의 주체가 되는 몸 사이에서 어떤 화두를 발견할 수 있는지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백승현_Throwing Forward 2_단채널 영상_00:04:15_2020

수시로 끊기는 맥락은 어떠한 흐름이라기보다는 토막 나 그 의미를 잃어버린 문장 같았다. 어떠한 의미를 가진 단어들을 연결시켜줄 눈에 잘 띄지 않는 조사라던가, 혹은 의미의 핵심에 다가가는 길을 안내해줄 상징과 은유의 낱말들을 잃어버리기도 하였고, 때로는 잘못 찍힌 쉼표와 사라져버린 마침표를 잃어버린 문장 같았다. ● 나는 맥락을 가질 수 없었다. 어떠한 불명확한 시작이 스스로 마련한 일종의 사유라는 과정을 거쳐서 다른 층위의 결과물들로 결론지어지는 흐름을 가질 수 없었다. 맥락은 수시로 끊어졌다. 때와 장소 혹은 감정의 상태와 크게 상관없이 나는 성급하게 중단해야 했다. 미쳐 결론짓지 못한 상태로의 중단. ● 폭우로 불어난 강물 속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붙잡은 몇몇 단어들과 안간힘을 다해 끄집어낸 형상들을 나열하고 이어 붙여 보았으나 불어난 강물의 모래알처럼 흩어져 버렸다.

백승현_산수를 그리는 법_2채널 영상_2020

맥락을 가질 수 있었던 어쩌면 유일한 한 가지는 생계를 위한 노동의 과정이었다. 그것은 꽤나 리드미컬하면서도 규칙적인 흐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리듬은 나의 통제와 전혀 상관없이 나를 지배하였다. 나의 감정 상태는 물론이고 원하는 때와 장소를 초월하여 나의 어깨와 무릎, 손목과 손가락 관절을 움직이게 하였다. 그 리듬의 시작과 끝을 지배하는 건 나의 몸이 아니다. 관절이 느끼는 압력과 온도의 변화를 감지하는 것도 노동의 맥락이 마무리 된 후의 일이었다.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야 나의 뼈와 관절과 근육이 온전히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곤 했다. ● 나의 뇌는 칼에 베인 손가락의 상처 사이로 피와 함께 섞여 나오거나 뜨거운 오븐에 덴 손목위로 물집과 함께 부풀어 올라 작가로 사유하고 있었던 스스로를 깨닫게 해 주었다. ■ 백승현

Vol.20201117g | 입주예술가 프로젝트 4 결과보고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