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구본주예술상 시상식

수상자 / 나규환   시상식 / 2020_1130_월요일_07:00pm

제10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 나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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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 2020_1130_월요일_07:00pm

코로나19로 인해 구본주예술상운영위원과 수상 관계자만으로 진행됩니다.

주최 / 프레시안_구본주기념사업회 주관 / 구본주예술상운영위원회

2011년 제1회 구본주예술상 심사위원_안규철, 정재숙 / 수상자_송경동, 박은선 2012년 제2회 구본주예술상 심사위원_김종길, 박수진 / 수상자_이윤엽 2013년 제3회 구본주예술상 / 운영위원회 선정 / 수상자_연영석 2014년 제4회 구본주예술상 / 운영위원회 선정 / 수상자_임승천 2015년 제5회 구본주예술상 / 운영위원회 선정 / 수상자_송필 2016년 제6회 구본주예술상 / 운영위원회 선정 / 수상자_노순택 2017년 제7회 구본주예술상 / 운영위원회 선정 / 수상자_김일란 2018년 제8회 구본주예술상 / 운영위원회 선정 / 수상자_신유아 2019년 제9회 구본주예술상 / 운영위원회 선정 / 수상자_전진경 2020년 제10회 구본주예술상 / 운영위원회 선정 / 수상자_나규환

제10회 구본주예술상 운영위원 최금수_네오룩 이미지올로기연구소 소장 황호경_신세계갤러리 관장 이원석_작가 손권일_작가 박영균_작가 김영현_지역문화진흥원 원장 윤태권_The Ton 디렉터 김준기_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전영일_민족시각문화교류협회 협회장 유족 대표 전미영_작가, 구본주기념사업회(준) 대표

민족시각문화교류협회 民族視覺文化交流協會 Korean Network for Visual Cultural Exchange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로6길 31 2층 Tel. +82.(0)2.6408.3800 www.imagekorea.org

구본주예술상 설립목적 ● 서른일곱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조각가 구본주는 1980년대 후반부터 2003년까지 활동했다. 형상미술과 리얼리즘 정신을 근간으로 인간의 문제를 다룬 그는 학생미술운동 이래 현장미술 활동을 포함해 전업작가 생활을 하면서 일관되게 현실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계급성을 작업의 주요 모티프로 삼았다. 노동자, 농민, 그리고 도시의 샐러리맨에 이르기까지 그는 한국사회의 팍팍한 현실을 살아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흙과 나무와 쇠를 다루는 탁월한 솜씨와 탄탄한 형상화 능력을 가졌던 그는 사회와 예술에 관한 명쾌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인간의 문제를 풀어낸 예술가이다. ● 구본주예술상은 구본주의 예술적 성취를 바탕으로 동시대의 예술적 소통을 모색하는 장이다. 구본주예술상은 1) 예술가 구본주의 작품 세계를 기리고 그 뜻을 잇는 예술인을 발굴하여 동시대의 예술지평 속에서 구본주 정신을 재발견하고, 2)한 시대의 예술적 성취를 미래세대와 공유하고자 하는 세대간 소통을 위한 매개역할을 수행하며, 3)자유와 평등, 노동, 평화, 인권, 생명 등 진보적 가치를 옹호하는 예술의 가치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구본주_혁명은 단호한 것이다_철, 나무_45×60×35cm_1990

제10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 나규환 선정이유 ● 구본주예술상 운영위원회는 이 상의 취지가 1)구본주의 예술정신을 동시대 예술계에서 재발견하고, 2)세대 간 소통과 공감을 확장하고, 3)자유와 평등, 노동, 평화, 인권, 생명 등 진보적 가치를 옹호하는 예술적 소통을 활성화하는 데 있음을 밝히며 2020년 11월 5일 제10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 선정 회의를 개최하였다. 올해 운영위는 구본주의 삶이 리얼리즘적 형상조각론의 일관된 추구와 동시에 행동주의적 운동가로서의 활동에 있었음을 되새겼다. 집담화를 거쳐 선정된 수상자는 대추리, 강정마을, 용산참사,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콜드 콜텍 등 농성장에서 함께 행동하면서도 흔들림 없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시간과 공간을 포착해 낸 조각가 나규환이었다. 이유는 그의 작업들이 이 시대가 처한 초자본주의의 민낯에 전위적으로 맞서 가장 먼저 상처받고 마지막 최후까지 소모되는 약자들의 처절한 거리농성 곁에서 언제나 따뜻한 가슴과 열정으로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정의와 양심을 증언해내는 용감한 시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나규환_노동자를 위한 노래_스티로폼_270×230×110cm_2018

수상자 소개나규환 / NAGYUHWAN / 羅圭桓 / sculpture ● 1980년 태어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중퇴했다. 개인전으로 2012년 '인간'전을 부산 민주공원에서 개최하였다. ● 기획전 및 활동으로는 2010년 미영씨가 시킨전투 @ 성신여대 조형관 / 국회의원회관 전시실, 바깥미술제 @ 신륵사, 서교육십 '상상의 아카이브 120개의 시선' @ 서울 상상마당, 평화미술제 '5월의 광장에 서서' @ 광주 유스퀘어, 황해미술제 '인정투쟁_당신의 넘버원' @ 인천문화예술회관, 이동전 @ 의정부 문화살롱 공, 노무현1주기전_A4 DEMO @ 의정부 문화살롱 공, 4대강 저지 문화예술인 1550인 시국선언 @ 봉은사, 2010 시장통 비엔날레 @ 부산 부전시장 ● 2011년 문화바우처 사업 '치유와 나눔의 숲, 어처구니 숲학교' @ 포천 교동, 백락사 환경설치미술 초대작가전 @ 홍천 백락사, 제28회 경인미술대전 @ 부천문화재단, 제17차 IFOAM 세계유기농대회 '나락한알'전 @ 남양주 세계유기농대회 테마존, 제주도 해군기지 파견미술 '구럼비'@ 강정마을, 리얼리즘전 @ 세종문화회관 광갤러리, 도롱이집 이주프로젝트 2차 @ 포천 교동마을, 한진중공업 파견미술 '희망크레인' @ 부산 한진중공업, 바늘 하나 들어갈 틈 @ 스페이스 99, 조영관 시인 추모비 제작 @ 모란공원, 용산참사 추모비 제작 @ 모란공원, 도롱이집 이주프로젝트 1차 ● 2012년 제주도 해군기지 파견미술 '날아라 평화거북선, 달려라 피스포터' @ 강정마을, 파견미술전 @ 한국민예총 공간 룰루랄라, 전국 창작공간 네트워크 프로젝트 '그 거리(distance)의 창의적인 자세' @ 금천예술공장, 파견미술전 '나를 파견하라' @ 아트포럼리 / 벙커원 ● 2013년 제10회 천상병 예술제_천상의 나무 '천목' @ 의정부 예술의전당, 룰루랄라예술협동조합 창립전 '멘붕속에 핀 꽃' @ 서울시청 시민청 갤러리, 2013 골드 블랙 @ 수원전시미술관, 룰루랄라예술협동조합 'Young Art Coop' @ 예술공간 고리, 룰루랄라예술협동조합 '비둘기(평화), 박씨(인권), 우렁이(환경)-' @ 서울시청 시민청 갤러리, 룰루랄라예술협동조합 '얼굴 & 페이스북 프로젝트' @ 예술공간 고리, 룰루랄라예술협동조합 '또 하나의 가족-멍멍멍 야옹야옹 & 페이스북 프로젝트' @ 예술공간 고리 ● 2014년 제1회 올레 예술마을 프로젝트 @ 룰루랄라 제주올레, 협동조합 쇼쇼쇼-룰루랄라예술협동조합 @ 서울시청 시민청 갤러리, 2014 코리아 핸드메이드 페어 @ 룰루랄라예술협동조합 참가, 룰루랄라예술협동조합 걷기축제 '아트트럭' 활동, 2014 광주비엔날레 아트마켓 @ 룰루랄라예술협동조합 참가, 룰루랄라예술협동조합 'Young Aar Coop'-한방 한 그림걸기 @ 환경운동연합 / 아트포럼리, 세월호를 기다린다 @ 룰루랄라예술협동조합 순회전 @ 또따또가 갤러리, 성미산 학교 외 3곳, 저항예술제 2014 @ 인천 아트플렛폼, 조각가 구본주 11주기 추모전 '구본주의 친구들' @ 아라아트센터 ● 2015년 세월호를 기다린다 @ 룰루랄라예술협동조합 순회전 세월호 연장전 @ 서울 광화문 광장, 저항예술제 @ 성남 하수종말 처리장, 용산참사 6주기 추모전시회-여기, 사람이 있다 @ 서울시청 시민청 갤러리, 룰루랄라예술협동조합 'Young Aar Coop'-한방 한 그림걸기 @ 서울 길담서원, 룰루랄라예술협동조합 '아트트럭' @ 제주올레 걷기축제, 지리산 예술 프로젝트-우주산책 @ 산청 성심원, 미영씨가 시킨 '동물전' @ 서울 동교동 카페 본주르 ● 2016년 제18회 단원미술제 선정작가 공모전 @ 안산 단원미술관, 신나는 예술여행-예술농장 @ 영동 자계예술촌, 광화문 캠핑촌 @ 서울 광화문광장 ● 2017년 용산참사, 기억과 성찰 @ 서울시청 1층 로비, 키워드 한국미술 2017: 광장예술-횃불에서 촛불로 @ 제주도립미술관, 제18회 단원미술제 선정작가 해외전-한국으로부터의 문화편지 @ 일본 시즈오카 시민 갤러리, 조경프로젝트 @ 제1회 제주비엔날레, 보고 싶은 얼굴 2017 @ 이한열기념관, 포츈 페트 @ 제주올레 걷기축제 참여프로그램 ● 2018년 제주4.3항쟁 70주년 광화문 국민 문화제-끝나지 않은 노래 @ 광화문 광장, 제18회 황해미술제-평화를 그리다 @ 인천문화예술회관 대전시실 ● 2019년 제19회 황해미술제 평화로 날다 @ 부평공원 소나무 광장, 김용균 추모비 제작 @ 모란공원 ● 2020년 전태일거리조성사업 공공미술프로젝트-당신 덕분에 설치 @청계천, 보고 싶은 얼굴-기억 속의 노동자 @ 전태일기념관, 노동미술 순회전시 등에 참여하였다.

나규환_마른 하늘의 물벼락_폴리코트, 철판, 페트병_190×150×150cm_2012

수상자 나규환 추천의 글트릭스터의 이빨 - 나규환 형상조각의 미학적 테제"생존의 각축장인 현실을 바라보는 작가의 태도는 흥분된 것이 아니라 차라리 냉정하며, 그 냉정함이 해학과 만나 촌철살인의 힘을 고조시킨다. 그런 의미에서 그에게 있어서 리얼리즘이란 현실의 정직한 반영이란 차원을 뛰어넘어 현실보다 더 리얼한 현실의 제시와 맞닿게 된다._최태만, 「소시민 : 살아남은 자의 존재를 위해」 (예술의 전당 기관지 2003) ● 거기에 트릭스터의 이빨이 있다. 구본주의 실체는 그래서 빨갛고 숭엄한 폭소의 그늘에서 '오리무중'으로 떠들어 대는 트릭스터다. '빨간 피터의 고백'은 여기에 있다!"_김종길, 「구본주의 리얼리즘 조각론-구본주 1967-2003」(2014)의 마지막 문장

나규환_삼위일체_합성수지, 벽면에 테이핑_220×180×20cm_2012

조각가 나규환이 구본주예술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트릭스터의 이빨'이었다. 구본주는 한국사회의 자본주의가 속도주의로 빨려 들어갈 때 '빨간 피터'의 폭소와 이빨을 드러내며 현실을 풍자했었다. 그의 형상조각은 그래서 시대의 살아있는 벽화였고, 뜨거운 현장성의 걸개였으며, 과거(역사)와 현재를 통어하며 외치는 변혁의 깃발이었다. 그러나 그의 미학과 실천은 그의 죽음과 함께 멈추었다. 나규환의 등장은 그 '멈춤'을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새로운 엔진과 같다. 구본주가 드러냈던 '트릭스터의 이빨'은 그에게 고스란히 전유되었고, 그는 그 이빨로 이 현실의 부조리를 물어뜯고 있는 중이다. '빨간 피터의 고백'은 다시, 새롭게 이어지고 있는 것. 그의 무대는 사방팔방으로 뚫려서 전시장과 현장을 가리지 않고 펼쳐진다. 미학적 언어도 형상조각이라는 조형성의 문맥을 따를 뿐 그래피티, 개념미술, 설치미술, 미디어(영상), 퍼포먼스, 1인 시위 등 표현의 한계를 두지 않는다. 한 마디로 그는 전위적 행동주의 미술의 가장 최전선에 있는 '청년' 미술가다. 10여 년 간 보여준 그의 작품들을 몇 개의 테제로 묶어본다.

나규환_반도체 노동자상_스티로폼_270×230×110cm_2017

#1. 동시대 형상조각 미학의 한 보루 ● 나규환은 삶 전체가 형상조각이다. 국전(國展)의 공모 분야를 구분하기 위해 만든 '구상(미술)' 개념을 비판하며 1980년대 초반에 등장한 '형상(미술)'은 "삶의 진실에 다가서는 새로운 미술"이었다. 당시 '삶의 진실'은 군부독재의 현실에 있었고, 미술가들은 그런 현실을 사는 민중의 실존을 '형상화' 했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지났어도 노동자 민중의 삶은 여전히 비루하고 그늘지며, 밖으로 밀린다. 민중신학자 안병무는 그런 민중을 "무리 밖으로 밀려난 무리"라고 했다. 나규환은 늘 그 무리들 속에 있었다. 날마다 삶의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 몸부림이었고, 그 몸부림이 그의 형상조각을 낳았다. 2006년 평택 대추리가 미군기지 확장으로 사라질 때 '모판' 든 손을 조각하며 "더 나은 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를 제목으로 달았고, 다이아몬드나 금반지가 아닌 나사 못 두 개로 만든 반지를 밥그릇에 올려놓고는 '결혼'이라고 달았다. 그것이 삶의 진실이기 때문이었다. <인간모독>(2009)은 쥐덫을 쌓아 올리고 그 위에 시커먼 쥐(조각) 몇 마리를 올려놓은 작품이다. 2009년은 '이명박'이라는 한 권력이 '쥐'로 풍자되던 시대였고, 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미술가들에게 참으로 풍부한 미학적 상상력을 제공했었다. 조각, 오브제, 설치로 풀어낸 이 형상조각들은 그 언어의 '역사성'에도 불구하고 '현재'를 응시하는 탁월한 형상미학의 감각을 보여준다.

나규환_구럼비가 운다_스티로폼에 채색_현장설치_2016

#2. 부조리한 현실에 못 박는 '일침(一針)'의 언어 ● 나규환의 형상조각은 '부조리(不條理:희망이 없는 절망적 상황)'를 '조리(條理)'로 바로 세우기 위한 미학적 일침과도 같다. 그의 일침은 그저 따끔한 충고나 경고에 머물지 않는다. 현실로 파고들어 뒤집고 엎는 실천이 동반된다. 2014년 세월호가 가라앉았을 때 그는 잠수복을 입고 광화문 광장에 서서 "진실을 건져라"가 쓰인 피켓을 들었다. 구본주를 위한 1인 시위에서는 머리에 붕대를 감고 "이 일은 예술가 사회적 약자 모두의 일이다"가 적힌 피켓을 들고 삼성화재 건물 앞에 섰다. 그는 그 스스로가 조각이 되어서 '말'의 일침을 피켓에 적고 외쳤던 것이다. <마른 하늘의 물벼락>(2012)은 둥근 철판 위에 선 두 사람을 조각한 것인데, 물벼락에 맞서는 그 인물들의 저항은 '페트병'으로 된 옷을 입고 하늘을 향해 입 쩍 벌리고 외치는 것이었다. 현실은 다람쥐 쳇바퀴처럼 해결의 실마리 없이 뱅뱅거리며 돌아가니, 하늘에 따질 수밖에. 두 손을 부르쥐고 말이다. 사람이 한울님이라는 동학사상은 잊혀진 바가 없다. '다시 개벽'의 세상은 쉼 없는 미학적 '일침'이 이 세상에 박혀 막힌 경혈을 뚫을 때 도래할 것이다. 그가 '파견미술팀'의 작가들과 함께 한 작품들은 날이 시퍼렇게 선 그런 일침의 언어였다. 생명평화의 바다와 주민들을 위한 제주 강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을 위한 거제도 조선소에서, 박근혜 탄핵을 위한 촛불 광장에서,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거리에서, 대추리에서, 콜트 콜텍에서, 그는 그렇게 일침의 미학을 실천했다.

나규환_우리 못난이들2_스티로폼에 채색_현장설치_2017

#3. 즉각적이고 현장적인 상상력 ● 그의 작품들을 이해하는 데에는 불과 3초가 걸리지 않는다. 작품을 보고 제목을 살피면 그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바로 알게 된다. 그의 미술언어는 쉽고 간결하고 명확하다. 중언부언하지 않는다. 심각한 은유로 색칠하지 않아서 관객을 낯선 곳으로 몰고 가지도 않는다. 즉각적이고, 게다가 현장적이다. 이러한 그의 방식은 '모두를 위한 미술언어'를 궁리하기 때문이다. 공유, 감응, 감흥, 동참, 개입, 동요, 확산이라는 '사회적 발화'는 그가 추구하는 미학의 제1강령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작품이 관객의 마음을 쉽게 횡단해 버리는 따위의 '가벼움'으로 읽힐 수 있는 건 결코 아니다. 때때로 나는 그의 작품 앞에서 마음을 찌르는 고통으로 숨을 죽여야 했고, 갑작스레 훅 밀려오는 감정에 북받쳐서 눈물을 흘릴 때도 있었다. 반면, <귀천-나 하늘로 돌아가리라>(2013)는 흰 철재의자의 다리 하나가 철로 만든 강아지 풀 쪽으로 슬쩍 기운 개념적 설치미술인데, 존재(시인 천상병)의 부재와 그 부재의 존재가 보여 주었던 시적 상상을 탁월하게 해석해 냈다. <누명을 쓴 사람>(2010)은 잘린 나무 둥치 위에 발가락만 보이는 작품을 올렸는데, '억울하게 뒤집어 쓴' 누명이라는 말의 의미를 시적으로 표현한 놀라운 작품이다. <당신이쓰다버린냉장고아래살아있습니다>(2010)는 수몰지구 마을에서 본 것으로 기억하는데, '수몰'과 '아래'라는 말이 교차하면서 마음을 마구 뒤 흔들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야말로 냉장고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서 있는 인물은 수몰지구에서 산 사람들의 그림자와 다르지 않아서 물 밑으로 가라앉게 될 수많은 기억들, 삶들, 그 역사를 얼비추었다. ● 이렇듯, 나규환이라는 한 형상조각가의 존재는 삶의 진실을 위한 미학적 투쟁어와 동의어일지 모른다. 그것은 구본주가 보여주었던 최초의 트릭스터 이빨이기도 하다. 그 이빨의 언어로 나규환은 지금 21세기 한국사회의 부조리로 파고들고 있는 중이다. ■ 김종길

조각가 故구본주 / 사진촬영 이원석

故구본주 / GUBONJU / 具本柱 / sculpture (1967~2003) ● 1986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입학하여 1992년에 졸업하고, 2003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조각과를 졸업했다. 1987년에 문화교육부 주관 전국대학미전에서 동상을 수상하고, 1993년 MBC한국구상조각대전 대상을 수상했으며, 1995년 모란미술작가상을 수상했다. 1999년 KBS문화사랑 "발굴 이 사람" 인물선정위원회 공식선정, 2000년 대한민국문예진흥원 미술작가 500인 선정, 2001년 김대건 신부 표준영정 복원 조각가 선정, 2002년 제1회 예술의전당(SAC) 젊은작가로 선정되었다. ● 1995년 첫번째 개인전 '존재와 의식' @ 금호갤러리를 시작으로, 1999년에 갤러리사비나, 원서갤러리에서 열린 두번째 개인전과 2002년 '시대의 표정: 아버지'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 광주 신세계갤러리 등 네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 1997년 안성로드사이드조각심포지움, 2000년 이천국제조각심포지움, 2000년 부산국제바다미술제, 2001년 인도KERALA국제조각워크샵, 1994년 민중미술 15년 @ 국립현대미술관, 1997년 '우리시대의 초상 : 아버지' @ 성곡미술관, 2000년 '한국현대미술, 시대의 표현-눈과 손' @ 예술의전당, 2001년 '건너간다' @ 성곡미술관, 2003년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 빛2003' @ 광주시립미술관 등 다수의 기획전과 심포지움에 초대되었다. ● 2003년 9월 29일, 교통사고로 작고 후 2004년 9월에 광주신세계갤러리 추모전 '절정 : 솟구치는 힘'을 시작으로 같은해 12월, 대규모의 1주기 추모전이 '1967-2003 구본주를 기억함' 자료집 발간과 함께 인사아트센터, 사비나미술관, 덕원갤러리 등 3곳에서 동시에 열렸고, 이후 2007년 대구MBC M갤러리, 아메다바드대학미술관(인도), 눈갤러리, 2008년 기륭전자농성장 천막미술관, 2009년 용산참사현장 레아갤러리, 2010년 온라인 추모전 등이 열렸다. ● 2011년에는 추모 8주기를 맞아 관점이 있는 뉴스 프레시안과 함께 '구본주예술상'을 제정했으며, 2013년 성곡미술관 전관에서 조각가 구본주 10주기 추모전인 '세상을 사랑한 사람, 구본주'전과 복합문화공간 에무 기획 '우정에 대하여'전을 동시에 개최하였다. 2014년에는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역대 구본주예술상 수상작가 및 동료작가들과 함께 '구본주의 친구들' 행사를 진행했다. ● 2015년 제5회 구본주예술상부터 2018년 제9회까지 구본주예술상 행사는 구본주 이름을 차용한 공간 동교동 '카페 본주르'에서 진행했으며, 2017년 9월부터 2020년 현재 15주기를 기념한 전시 '아빠 왔다'가 제주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2 전관에서 진행중이다.

Vol.20201130b | 제10회 구본주예술상 시상식 / 수상자_나규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