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동해와 독도

2020_1202 ▶ 2020_121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강경구_김경신_김근중_김선두_김지원_김현철_김호득 민정기_서용선_안성규_오병욱_이이정은_이인_이종송 이주연_임만혁_장우성_장현주_정상곤_정일영_하태임

관람시간 / 10:00am~06:00pm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Hangaram Design Museum, Seoul Arts Center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 (서초동 700번지) 제1,2전시실 Tel. +82.(0)2.580.1300 www.sac.or.kr

언택트의 시대 예술가의 눈으로 본 자연, 동해와 독도:상흔과 되찾은 자연 예찬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 ... //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개벽(開闢)》지 70호, 1926년 6월)

금강(金剛)!... 내 가슴 속에 있는 눈으로 내 마음의 발자국 소리를 내 귀가 헤아려 듣지 못할 것처럼- 나는 고요로운 황홀 속에서- 할아버지의 무릎 위에 앉은 손자와 같이 예절과 자중을 못 차릴 네 웃음의 황홀 속에서- 나의 생명 너의 생명 조선의 생명이 서로 묵계되었음을 보았노라 노래를 부르며 이로써 사례를 아뢰노라 (이상화, 금강송가(金剛頌歌), 《개벽(開闢)》지 55호, 1925년 1월)

한국의 풍경화는 자연추상주의(naturalistic abstraction)를 추구하였다. 자연의 순리를 존중하고 자연이 정복의 대상이 아니며 모든 진리가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원리에 있다고 믿는 동양의 지혜, 자연주의라는 동양정신의 원형에서 자연주의의 가치를 살리고, 겉모습의 외적 형상을 벗어나 내면의 정신의 참모습을 나타내고자 한 이형사신(以形寫神)을 추구하였다. 추상(抽象)은 하나씩 빼버려 사물을 축약하고 자신을 몰입하여 물아일체의 상태에서 대상 안에 모든 것을 수렴하는 것이다(정세근, 2012).

강경구_동해별곡-동쪽섬_합판에 수묵_244×244cm_2020
김경신_너울너울_핸드 컷 페이퍼_140×231cm_2020
김근중_밤. 독도-1_혼합재료, 피그먼트_162×130cm_2020
김선두_그 섬에 가고싶다_장지에 먹, 분채_142×172cm_2020
김지원_독도 Dokdo_종이에 연필, 과슈_38.5×55cm_2019
김현철_울릉도_아사천에 수묵채색_61×182cm_2019
김호득_독도 - 아침_천에 수묵_346×161cm_2019
민정기_우리섬 독도_캔버스에 유채_67.5×265cm_2020
서용선_독도 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8×116.7cm_2020
안성규_경계Border 20-51 : 독도_캔버스에 유채_91×116.7cm_2020

이번 전시의 주제 중 하나인 독도는 영토의 경계, 군사분계선의 정치적, 지정학적으로 복합적인 공간이며, 지켜야 하는 대한민국의 국토이다. 망망대해 위 깎아지른 바위 봉우리 독도는 한국 본토에서 130.3km 떨어져 있는 울릉도로부터 87.4km 거리에 있다. 이는 약 460만 년 내지 250만 년 전 해저 약 2,000m의 바다 속에서 폭발해 솟은 용암이 굳어져 형성된 화산섬으로, 총 면적 187,554㎡에 동도와 서도 두 개의 큰 섬과 89개의 작은 바위섬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영토 독도는 행정구역상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에 속한다. 이번 전시를 위하여 일단의 예술가들은 2019년 6월 20일부터 23일까지 울릉도와 독도를 여행하였다. 서울에서 강릉까지 기차로 3시간, 강릉에서 울릉도까지 배로 3시간, 또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배로 2시간을 더 가야 하는 4일간의 여정이었다. ● 스물한명의 화가들의 눈으로 본 자연, 바다, 독도는 어떤 것일까? 21명의 한국작가들을 통해 본 2020년 한국미술의 전망은 어떤 것일까? ● 이들이 바라본 자연, 예찬한 자연, 추구하는 자연, 바다, 독도는 단순한 산수와 풍경이 될 수는 없다. 이들의 독도에는 집단의 울분과 공감적 민족적 감정이 담긴 한국적 정서의 예술적 저항성이 담겨있다. 이땅의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독도를 방문하는 경험은 나라를 잃고 학대받은 선조의 기억과 비극의 역사에 대한 후대의 두려움이 투영되어 정서적 감흥을 일으킨다. 독도는 이를테면 한반도의 상징이다. 동시에 삶의 터전으로서의 자연이다. 아직도 북받치는 비극적 상실감으로, 식민지의 상흔으로 답답하고 숨이 막히다가, 제 자리로 돌아가는 자연의 숭엄한 섭리로 인해 남의 땅에서 나의 땅으로 돌아온 되찾은 순간의 광복, 해방, 자유의 만세가 터져 나오고, 한국이, 한반도가, 한민족이, 내가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당연하게 느껴왔던 자연의 섭리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비극적 역사에 대한 현실의 반응의 결과로서 탈식민지인으로서 딛고 있는 현실, 자연, 바다, 독도를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될, 튼실한 삶의 현장으로 재인식하게 한다. 식민지 이후의 한국의 산수화는 깊은 저항의식을 담고 있다. 인간의 생존에 대한, 생존을 위한 '원초적 저항의식'으로, 빼앗겼다 되찾은 땅, 식민지 현실을 극복하고 자연과 인간이 신비롭게 결합한 관점에서, 우리의 자유로운 자연, 바다, 독도를 온 몸으로 느끼며 자연의 무한한 섭리를 느낀다. 그래서 독도 그림은 감격과 기쁨을 불어오는 동시에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무의식 속에 있는 피식민지인의 민족주의적 저항의식을 불러일으킨다. 그리하여 독도 그림은 적극적이고 투쟁적인 작품이다. 식민지시대 지식인, 예술가는 일제에 의해 빼앗긴 우리의 땅을 절규했지만 21세기 탈식민지 현대인은 그가 진정 바라던 자유로운 자연을 만끽하고 있다.

오병욱_Sea of my mind 20200304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160cm_2020
이이정은_거기, 바다와 섬 - 202007_캔버스에 유채_207×139.5cm_2020
이인_바다와 섬 Black, Something_종이에 혼합재료_90×120cm_2020
이종송_Mountain in Motion-Concerto_흙벽화기법에 천연안료_160×320cm_2020
이주연_Compound space 20-30_한지, 채색, 나무_122×97×3cm_2020
임만혁_해풍海風 14-1_한지에 목탄채색_133×176cm_2014
장우성_광란狂瀾_종이에 수묵채색_65×70cm_1984
장현주_물결은 바람에 흔들리고_장지에 먹, 분채_175×130cm_2020
정상곤_어두운 숲_캔버스에 유채_200×300cm_2020
정일영_독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9.5×130cm_2018
하태임_섬, LÎl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100cm_2019

독도는 '나라'를 상징하고, 자연과 바다는 '나라의 해방'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바다와 섬은 식민통치 하에서 상실한 땅과 자연에서 오는 비애를 상기시키고 현재의 우리의 자유와 해방을 더욱 기뻐하게 한다. 그러므로 독도 그림은 예술가 자신이 직접 경험한 독도, 한국의 자연과 함께, 한국인 감상자에게 과거와 삶의 터전을 잃었던 피식민지 민족의 슬픔과 애환,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의지를 상징할 수밖에 없다. 국권 상실의 역사가 가슴 아픈 사람이라면, 이 전시는 자유와 해방에 대한 환호성의 격정과 분출된 저항예술혼의 본보기가 될 수밖에 없다. 검열 속에서 조심스레 메시지를 전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의 예술가의 위장된 태도가 아니라 마음껏 자연과 바다와 땅을 노래할 수 있는 예술가들의 자연예찬을 통하여 우리 영토에 대한 애정이 분출될 수밖에 없다. ● 이들 예술가들은 울릉도와 독도 같은 작품의 대상이 되는 자연을 실제로 탐방한다. 겸재 정선의 실경산수화의 전통처럼 예술가들은 직접 움직여서 독도를 찾고, 그곳을 거닐며, 자연과 바다와 섬의 현실 공간을 보고 듣고 생각하였다. 제 땅이 아니고 남의 땅, 빼앗겼던 땅을 경험한 사람에게 독도의 의미는 무겁다. 우리는 그래서 잃었던 땅을 지켜야 한다는 강렬한 의지가 있고 그 의지를 예술적 행위로 실천하고 싶다. ●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우리의 찾은 땅, 잃은 땅의 관계에 대한 심리적 회복과 기쁨과 즐거움은 마땅한 것이며, 21세기를 사는 현재의 예술가들이 한국의 땅, 자연을 걷는 이유, 독도를 작품의 소재로 제작하고 전시하는 예술가의 행위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 식민지시대 예술가들이 마음 속에서 품었던 자유와 독립에 대한, 희망의 미래의 청사진은 결국 우리의 현재를 만들어냈다. 예술가는 속한 사회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이를 초월할 수 없다. 시대, 민족에 대한 책임감과 비판적 인식을 가지고 예술로 소통하는 예술가의 전통이 이번 전시의 21명의 예술가들의 눈을 통해 한국의 자연, 바다, 독도를 표현한 작품으로부터 감상자의 정신과 의식으로 전해져 한국미술의 전망으로 이어진다. ●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식민지시대와 한국미술계의 증인으로서 자연, 바다, 독도라는 주제를 통하여 이성과 감성, 사실주의와 추상주의, 낭만주의와 신고전주의의 합당한 방식으로 설득과 호소를 하고 있다. 이들은 이들의 독도 그림이 작품을 보는 감상자들의 의식과 전세계 사람들에게 전달되어서 식민통치의 착취와 학대, 사회적 문제가 근절되기를, 평화가 오기를 염원하면서 여러 해 동안 라메르에릴의 동해와 독도에 대한 예술 활동에 애정과 시간과 노력을 들여 참여하며 다양한 작품을 완성했다. <자연: 동해와 독도>는 시대의 증인으로서 과거의 아픔과 반성, 현재의 상흔과 자유, 예술공동체와 미술관이 함께 인류공동체의 희망인 자연과 자유를 지키는 것이 한국미술의 미래, 전망임을 깨닫게 해준다. 아울러 유래 없는 재택과 언택트의 시대에 가보고 싶어도 가기 어려운 동해의 아름다운 섬 독도와 자연의 조감은 이 전시가 관객에게 주는 또 다른 의미라 할 수 있겠다. 「참고문헌 : 정세근. (2012). 마음 밭의 세 항아리. 이열모 외 34인저. 월전을 그리다. (pp. 356-362). 서울: 미술문화.」 ■ 고은실

Vol.20201202d | 자연: 동해와 독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