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규展 / KANGCHEOLGYU / 姜哲奎 / painting   2020_1202 ▶ 2020_1219 / 일,월,공휴일 휴관

강철규_Her beauty and the moonlight_캔버스에 유채_53×45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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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00pm / 일,월,공휴일 휴관

갤러리 가비 GALLERY GABI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52길 37 Tel. +82.(0)2.735.1036 www.gallerygabi.com

누군가 숲을 물어보면 초록이 모인 거대한 덩어리, 초록을 물어보면 불안의 대안이라 대답합니다. 불안의 대안으로 찍은 초록이 모여 덩어리가 된 것이 숲인 셈이죠. 개체의 상실에 나는 불안을 느낍니다. 이미지에 초록이 많다면 그만큼 불안했다는 뜻입니다. 또 불안을 없애려 그만큼 발버둥 쳤다는 뜻입니다. 나는 불안에 관련된 모습을 캔버스에 재현했습니다. 작품에 문학적인 요소를 넣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그림으로는 얼마든지 재현할 수 있습니다. 부재를 존재로 돌이키는 것조차 허용 가능합니다. 다만 존재를 재현하면서도 부재하다는 것은 자각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에 그림은 어둡게 외롭게 나타납니다. 그런 외로운 것도 애정으로 감싸고 드러냅니다. 존재의 결핍을 그대로 드러내거나 반대로 치환하는 수단. 내게 작업이란 적어도 그러한 것입니다. 자기만족을 위한 그림이라 설명하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문학적 성향의 회화'라고는 말할 수 있습니다.

강철규_Her beauty and the moonlight_캔버스에 유채_53×45cm_2020
강철규_Pavane_캔버스에 유채_24×33cm_2020
강철규_My brother Tom_캔버스에 유채_90×72cm_2020

올해 '숲'에서 상실, 결핍, 불안 따위를 직면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떠오르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부재하는 존재를 맘껏 재현하고, 고독을 잔뜩 맛보고, 추상적이지만 불안의 깊이 따위를 측정해보고, 떠난 것을 애도했습니다. 생존에 아무 의미가 없는 짓임에도 난 꽤나 즐거웠습니다. 붓을 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에 한껏 빠져서 다른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붓을 놓고 작업실을 나올 때 무척 외롭고 괴로웠습니다. 캔버스 바깥은 오히려 더 건조하고 전부 가짜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러니 '숲'을 전시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그림은 걸려야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다음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내가 이 이야기들을 내보여 가치를 높이는 것은 더 오랫동안 작업을 하기 위함입니다. 좋은 작업이란 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아진다는 것에 의미를 둡니다. ■ 강철규

Vol.20201202f | 강철규展 / KANGCHEOLGYU / 姜哲奎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