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역은 사이숲

2020_1209 ▶ 2021_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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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일정 위영일 / 2020_0914 ▶ 2020_0929 박미라, 홍지 / 2020_1009 ▶ 2020_1105 (각 라운지사이, 크리에이티브샘) 송주형 / 2020_1209 ▶ 2021_0105 박지나 / 2021_0109 ▶ 2021_0205 김보민, 나영 / 2021_0215 ▶ 2021_0315 (각 라운지사이, 크리에이티브샘) 이명진 / 2021_0320 ▶ 2021_0420 워크샵 및 프로그램(김화용) / 2021_0225, 2021_0315_03:00pm (라운지사이 커뮤니티룸)

참여작가 위영일_박미라_홍지_송주형 박지나_김보민_나영_이명진_김화용

주최,주관 / 서울특별시_서울교통공사_서울문화예술철도_영등포구청 영등포문화재단_서울시자치구문화재단연합회_서울문화재단 큐레이터 / 임종은

관람시간 / 08:00am~07:00pm / 토요일 10:00am~06:00pm / 운영 시간 변동 가능

아트온더무브 ART ON THE MOVE 서울 영등포구 양산로 200 영등포시장역 B2 라운지 사이, 크리에이티브 샘 blog.naver.com/artonthemove

라운지 사이 갤러리와 크리에이티브샘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길과 같은 일상을 잠시 벗어나 작지만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예술가들은 이 공간에서 영등포시장역의 경관, 지역 역사, 생태 문제를 다루며 주변 지역과 지하철 역사를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 작가들은 고유의 예술세계를 개인전 형식으로 표현하지만 전시의 일관된 주제는 도심 지하철역에서 가장 낯선 것들 중 하나인 자연, 생태, 숲 등을 다루게 된다. 사람들은 지하철 안내방송이 호명하는 목적지가 아닌 도시 속 삶의 생기를 더해주는 예술로 만든 지하철 역사를 경험하며, 우리의 미래인 숲과 자연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 임종은

위영일_Notihing contents 5(Limit of painting)_혼합재료_가변크기_2020
위영일_다음 역은 사이숲展_아트온더무브_2020

위영일 작가의 Nothing contents5 (Limit of Painting)는 자연을 소비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실제로 존재하고 살아있는 자연을 마치 모니터에서 가상의 납작한 화면을 바라보듯 이미지로만 여기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에게 묻고 있다. 벽면에 전시된 회화작품 Newpoint4는 작품은 정면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작품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작가의 문제의식과 예술관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박미라_어긋난 조화_벽에 아크릴채색_가변설치_2020_부분
박미라_다음 역은 사이숲展_아트온더무브_2021

박미라 작가는 도시를 산책하며, 섬세한 시선으로 그 이면에 숨겨진검은 그림자를 들추어 기록하는 작업을 한다. 이번 출품작 「어긋난조화」는 작가가 산책 중에 만난 식물들이 도시의 틈 속에서 자라나각자의 자연을 만들어가는 모습을그려냈다. 갤러리 공간을 가득 채운월 드로잉과 애니메이션 작품은 인공물과 자연물의 공존이 만들어낸 도시 이야기를 겹겹이 담고 있다. 작가는 어색하지만 조화롭고, 어긋나있지만 규칙적으로 보이는것들 속에서 발견한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우리에게 말하고자 한다.

홍지_room_green_혼합재료, 설치_244×244×244cm_2020_부분
홍지_다음 역은 사이숲展_아트온더무브_2020

영화미술 세트가 관객에게는 허구이며 사라지는 공간이지만, 영화미술감독인 홍지 작가에게는 현재의 공간이자 현실의 공간이다. 이번 출품작 「room_green」을 통해 작가가 생각해 온 그 경계의 순간을 지하철을 통해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과 나누고자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가 둥근 지구에 살지만실제 삶은 점점 더 육면체의 큐브안에서 머무르게 되었다고 작가는말한다. 우리는 지금 제한된 공간속에서 생존에만 집중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우리가 기억하거나 소망했던 무언가로 일상 속 지하철 역에서 만나는 「room_green」을 다시채워나가길 작가는 제안한다.

송주형_Meditation Room_혼합재료_120×90×90cm×3, 가변설치_2019
송주형_다음 역은 사이숲展_아트온더무브_2020~1

자연의 순환 속에서 발견한 마음의 위안과 휴식송주형 작가는 현대 사회의 모순과 갈등 속에서 스스로를 비워내는 과정으로 얻게 되는 정신적 자유를 그의 작업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작가에게 자연은 생명의 발생과 소멸처럼 순환하며 목적 없이 일정한 객관성을 지닌 절대적 의미이다. 이러한 자연 이미지를 여러 겹으로 중첩하여 현실의 흘러가는 시간과 영속적인 순간의 경계를 만들어내고자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인간 중심의 편협하고 차별적인 인식을 벗어나 잠시나마 마음의 위안과 휴식을 얻기를 제안한다. 갤러리 공간의 「Meditaion Room」은 명상을 통해 생각을 잠재우고 순간으로의 몰입을 돕는 작품이고, 테이블에 설치된 「Meditation wall for distance」는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일상을 마주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이자 현실과 순간의 경계를 동시에 체험 할 수 있도록 제작 됐다. 벽면에 전시된 「流(류)-도시 숲」은 가상의 창 너머의 공간을 바라보며 일상적 공간 속에서 자연이 만들어내는 3차원적 사이공간을 경험 할 수 있도록 한다.

박지나_She hasn't come yet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70×70cm_2020
박지나_다음 역은 사이숲展_아트온더무브_2021

문화와 자연이라는 대립 구조가 와해되는 공간 ● 이번 박지나 개인전을 통해 지하철역이라는 문화의 자리에 서서 호명으로써 생겨나는 자연을 상상한다. 하지만 어떤 이름으로 불러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끝나기도 전에, 자연이나 문화라는 식별 이전에 이미 우리 안으로 들어와 있는 것들이 있다. 전시장에 설치되는 물푸레나무를 깎아 만든 빗방울은 후가공 처리를 하지 않고 오랜 시간 자연 상태로 있게 되면서 나뭇결을 가로지르고, 서서히 벌어지고 터져나간 흔적을 남긴다. 하지만 금이 생기고 틈이 벌어지는 순간을 우리는 목격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빗방울은 벌어지는 틈의 흔적으로서만 자신을 드러낸다. 곧 빗방울은 현전할 수 없는 나머지로, '도래하는 것'으로 남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빗방울을 빗방울로 만들어 주는 것은 자신의 부재와 도래하는 타자이다. 빗방울은 아직 이름이 없는 상태로 물이 없는 곳에서 생겨난다. 이렇듯 아직 이름이 없는 채로 우리 안에 들어와 있는 것들이 있다. 아직 이름이 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호명 대신 이름 없는 것과 우리가 갖는 서로에 대한 시선에 집중해본다. 압착되고 채도가 빠진 전시된 사진들의 우리를 향한 시선은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보다도 먼저 우리를 바라본다. 이들의 시선이야 말로 가장 본연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시선으로 응답함으로써 아직 이름 없는 것의 호명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이곳은 문화도 자연도 아닌 공간이 된다.

김보민_저편_비단에 채색_56×42cm_2020
김보면_다음 역은 사이숲展_아트온더무브_2021

김보민 작가는 장소를 탐색하며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마치 이곳과 저곳,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는 것 같은 감흥을 통해 비단 화폭에 재구성한 '산수'를 옮긴다. 작가는 망각된 것과 옛것들 사이를 산책하면서 도시를 응시하고, 그렇게 발견한 것들은 그린다. 다시 말해 장소와 작가가 만나는 어떤 곳에서 산수가 생겨나는 것이다. 때문에 비록 산이 없는 영등포지만, 작가의 장소 탐색과 사유는 전통기법을 통해 영등포를 산수로 드러낸다. ● 역사가 오래된 여느 도시처럼 영등포는 사라져 가는 구도시와 재건축되는 신도시 사이에서 표류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작업을 통해, 작가는 공간 속에서 발견한 '사이'들을 섬세하게 살펴보게 되었고, 강의 이편과 저편 사이, 포구의 어제와 오늘 사이, 아파트단지와 재래시장 사이, 그리고 골목길 사이사이를 바라보고 천천히 거닐며 소소하고 생생한 우리 삶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골목 틈새들에서 틔운 작은 싹들, 흐르는 물을 바라보는 즐거움과 강을 끼고 살아가는 모습들이 그것이다. 삶의 터전은 이렇게 기억 하나하나, 생활 하나하나가 쌓여서 만들어지는 장소, 작가의 산수이다. ● 전시장 벽면에 선으로 영등포시장 골목과 한강변의 모습을 그리고, 그 위에 작가 발견한 사이 장면들을 겹쳐 놓음으로써, 이 지역의 경관과 작가가 보고 느낀 것 사이에 주목한다. 화면은 지금-여기와 그때-거기가 긴장을 이루는 장소의 부산물들과 이야기의 장이 된다. 여기에 표현된 여백과 운무는 보여주기보다 꿈꾸게 하기 위해서다. 전시장에 펼쳐진 영등포와 영등포시장역 산수는 관람객들에게 전통회화방법론을 통해 보는 이에게 시공을 넘나드는 상상력을 열어준다.

나영_죽음 없는 바다_생활 쓰레기_가변크기_2021
나영_죽음 없는 바다_생활 쓰레기_가변크기_2021

업사이클링으로 다시 그려보는 자연 ●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작업을 하는 나영 작가에게 땅 속은 지하철과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움직임으로 복잡하지만 우리가 지상에서 그것을 볼 수 없다는 것이 마치 물속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그 안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바다와 멀리 떨어진 영등포시장역에 작가의 상상력은 미지의 바다 속 풍경을 도시의 땅 속지하철 안으로 가져와 인간이 살지않는 바다에는 인간의 흔적, 쓰레기가 바다를 뒤덮고 있고, 지하철은인간만을 위한 인공 공간으로 인간을 제외한 다른 생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우리의 현실을 말한다. ● 지금 제주의 강정마을의 해군기지건설로 훼손된 연산호 군락이나, 해양오염으로 제주남방큰돌고래를 비롯한 많은 바다 동물들이 인간들이한 번 쓰고 쉽게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죽거나 다치고 있다. 게다가 우리가 아는 것처럼, 바다를떠다니는 비닐봉지는 해파리처럼보여 바다거북이 먹어 죽음에 이르고, 바닷속의 버려진 어구는 해양동물의 목숨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 「I'm in the Eternal Life」에는 영등포시장 일대와 작가가 모아온 해양 쓰레기를 재활용하여 인간 활동으로 오염되어 진짜 생명은 사라져가는, 쓰레기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바다를 이야기한다. 하지만동시에 업사이클링으로 아름답게연출된 전시장은 역설적으로 쓰레기가 자연으로 무분별하게 흘러가는 것에 대한 성찰과 자연과의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김화용_집에 살던 새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_우리가 사실 알고 있던 이야기_워크숍 전경
김화용_집에 살던 새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_우리가 사실 알고 있던 이야기_워크숍 전경

집에 살던 새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_우리가 사실 알고 있던 이야기김화용 작가는 새가 가축으로 살게 되어, 가금류가 된 후 인간의 삶 속에 점점 깊숙이 들어왔던 것에 관심을 가지고, 워크숍 참여자들과 이것을 공유한다. 작가는 인간 외에도 도시에 사는 많은 생명들이 있지만, 도시의 일상이 이것들의 생명력을 지우는 것에 대해 가금류에 대한 과거와 현재의 고찰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질 것이다. 과거에도 인간은 닭을 잡아먹고, 닭의 알을 자의적으로 취하기도 했으며, 수탉끼리 만나면 겨루는 습성을 이용해 그 싸움을 구경거리로 만들고 이득을 취하는 놀이를 만들기도 했지만, 집에 혹은 마을에 가까이 두고 함께 살면서 그들의 성격과 기질을 이해하며 파악했기에 그 시대의 사람들은 닭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 워크숍에서는 조선시대 그림부터 현대미술 작품 그리고 상업 광고까지 시각 재현물에 닭과 오리로 대표되는 가금류가 어떻게 등장해 왔는지 함께 살펴보면서 과연 우리가 그들을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참여자와 함께 대화해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인간이 가금류뿐 아니라 비인간 동물을 인식하고 통제해온 방식을 환기하고 야생동물 착취에서 시작된 코로나 이후 우리가 비인간 동물과의 관계를 어떻게 감각해야 할지 논의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이명진_사루비아(salvia)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90cm_2021_부분
이명진_다음 역은 사이숲展_아트온더무브_2021

일상과 기억의 풍경 속 숨겨진 무늬, 영등포이명진 작가는 숨겨지고 드러나는 것들에 대한 관심을 다양한 변주를 통해 펼쳐낸다. 예를 들면, 일상의 사물을 통해 추억을 되살리면서도 그것을 담아 숨길 수 있는 상자를 만들어 작품을 완성한다. 또한 풍경이 환기하는 기억의 순간들을 마치 위장무늬처럼 회화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것은 세계와 작가의 거리이며, 세계와 내가 서로 관계를 맺는 작가의 방식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감추고 숨기기 위한 위장의 무늬 즉, 일상의 풍경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작가에게 생활의 터전이었던 영등포 일대는 가까운 동시에 멀기도 한 창밖의 세상이었다. 무심히 지나쳤던 골목을 이제 다시 걸으며 마주한 영등포의 모습은 위장의 무늬처럼, 또 숨은 그림처럼 화면 속에서 생동한다. ● '어릴 적 마당에 사루비아 꽃이 피었었다. 사루비아 꽃잎 막대기를 뽑아 빨아먹으면 달달한 꿀이 나왔다. 맛있었다. 영등포시장 뒷골목엔 개업 화분들과 담쟁이 넝쿨, 갈색 고무 드럼통에 심어진 사루비아, 이름 모를 잡초들이 있다. 사루비아는 반그늘에서 더 잘 자란다고 한다. 도시의 거대 자본 속에 살아남은 영등포시장은 소담스러운 여름날 사루비아 꽃과 닮아있다. 이름 모를 잡초와 뒷골목의 화분은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숨기도 하고 나타나기도 하며 자신의 모습을 위장하고 있지만 서로를 다독여 지탱해주며 빛나고 있다.' ■

Vol.20201210g | 다음 역은 사이숲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