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들어주는 '분홍고래'

이원경展 / LEEWONKYOUNG / 李元京 / installation   2020_1212 ▶ 2021_0123 / 월요일 휴관

이원경_분홍고래_알루미늄 선재_180×480×170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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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경 홈페이지_leewonkyoung.modoo.at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1: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카라스 갤러리 KARA'S GALLERY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13길 34 Tel. +82.(0)2.6349.0810 www.facebook.com/atkarasgallery @karas_gallery

1. '소원'을 들어주는 『분홍고래』 ● 몇 년 전 한 종교기관과의 인연으로 구약에 등장하는 큰 물고기 「요나의 고래」를 작품으로 제작한 바 있다. 이 작품을 제작하기에 앞서 몇 개월간 나는 사전 조사를 통해 실재로 고래 뱃속에 들어갔다가 구조된 사람들의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그 기사를 통해 거대 생명체의 소화 작용과 경험자의 호흡 곤란 등의 위급했던 상황을 목격하게 되었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풍랑의 바다에 투신한 요나를 안전하게 육지로 이동시켜주는 '보호처'로서의 역할로 등장한 구약의 큰 물고기를 고래로 해석하여 작품을 제작하였다. 하지만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나는 작품 「요나의 고래」에서 종교적 의미는 남겨두고, 제작당시에 그 작품을 통해 느꼈던 안전한 보호처로서의 고래의 의미를 다시 가져와 분홍색 고래를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와 더불어 이 시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기원을 담아 이번 작품을 구상하였다. 이 작품을 제작할 무렵 전 세계를 덮친 팬데믹 위기로 얼어붙은 경제상황과 인간관계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고대하던 해외전시의 지연 등 여러 방면으로 힘들었던 상황에서, 나 자신은 물론 이웃과 우리 사회 너머 전 세계가 다시 활기찬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 또한 이번 작품 「분홍고래」는 말 그대로 분홍색을 띄고 있다. 분홍색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색이기 때문에 은빛 분홍색을 사용하여 이번 작품을 구성하였다.

2. '소원'을 들어주는 『분홍고래』 이벤트 안내 ● 아마 우리 모두는 이번 위기를 맞아 여러 가지 염원이나 소원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분홍 고래와 같은 색인 분홍색 리본에 '나의 소원 적기' 이벤트가 함께 진행된다. 제공되는 분홍색 리본 끈에 자신의 소원을 적고, 연락처(전화번호)를 함께 적어 넣으면 그것을 격자 틀에 리본으로 묶어 분홍고래와 함께 전시 하게 된다. 이번 이벤트는 전시가 끝난 후 추첨을 통해 총 17명을 선정하여 작가가 직접 만든 "B·Heart" 브로치를 경품으로 보내준다. (* 기입한 개인정보는 경품 이벤트에만 적용됩니다.)

이원경_여러 개의 줄기를 지나 부유하고 부유하는..2019_ 알루미늄 선재_30×25×35cm×122_2019

3. 여러 개의 줄기를 지나 부유하고 부유하는... ● 나는 한 화면이나 한 주제의 작품에 여러 가지 특성이 공존하는 상황을 연출한다. 예를 들어 현재 내가 진행하고 있는 설치작품에선 단단하고 차가운 금속선재(알루미늄와이어)를 따듯하고 부드러운 뜨개질 기법과 만나게 하거나 식물성의 소재를 동물이나 유기체의 이미지로 표현하고, 직립하여 솟아나는 식물은 횡으로 부유하듯 동물의 이미지로 표현한다. 그것은 이 다양성이 넘치는 세상에서 나와 타인이 서로 함께 살아가고 존중하며 공존하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특성을 '좋다', '싫다'라는 성급한 판단으로 두려워하거나 배제하는 것 대신, 여러 가지 특성을 특성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기 위해서다.

이원경_여러 개의 줄기를 지나 부유하고 부유하는..2019_ 알루미늄 선재_30×25×35cm×122_2019

설치작품「여러 개의 줄기를 지나 부유하고 부유하는...」은 이런 생각을 좀 더 세부적으로 담고 있다. 우선 종의 다양성에서 이미 갖추고 있는 공존의 방식이 어떻게 사람에게도 이로운지를 살펴보자. 대량생산방식으로 수확된 농산물은 구획된 토지에 조밀하게 경작되므로 토양의 양분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하나의 '종' 만을 키우기 때문에 해충의 다량발생으로 인한 농약의 다량살포 또한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자연농' 방식은 말 그대로 자연 상태처럼 여러 종을 넉넉한 토지에서 경작하므로 양질의 토양으로부터 영양이 풍부한 수확물을 얻을 수 있음은 물론 각 종이 서로에게 해충방지 역할을 해 주므로 농약 사용을 거의 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 소비자의 입장에서 다소 못생긴 형태의 농산물 선택을 주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영양이 풍부하고 농약으로부터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이런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내기 위해 나는 작은 씨앗이나 열매모양의 형태를 '어글리(ugly)'한 모양으로 만들거나 전혀 씨앗의 느낌이 아닌 이질적인 형태로 제작하기도 한다. 설치작품 「여러 개의 줄기를 지나 부유하고 부유하는...」은 이렇게 식물의 다른 종, 다른 특성이 공존하는 상황에서의 그들 지혜를 작품 안에서 구성하고 있다.

이원경_여러 개의 줄기를 지나 부유하고 부유하는..2019_ 알루미늄 선재_30×25×35cm×122_2019

4. 'B·Heart' 시리즈 ● 드로잉 작품 'B·Heart' 시리즈는 내가 앞으로 설치 작품으로 진행할 다음 프로젝트이다. 여러 해 동안 작업을 해 오면서 '진심으로 무언가를 이해한다는 것'이란 측면에서 늘 외부를 향하고 있던 관심이 나 자신에게로 옮겨오면서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그것은 무언가를 만나서 그것을 알게 되고, 수많은 요소들 중에 하나의 선택에 이르게 될 때, 이 선택을 유도 하고, 이 선택에 대해 반응하는 것이 '머리인가, 가슴인가...', 혹은 '머릿속의 뇌인가, 가슴 안의 심장인가...'에 대한 생각이었다. 당연히 그것은 정확히 양분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삶에서, 어떤 의외의 순간에 알아차리고 후회하게 되었던 그런 수많았던 선택의 기로에서 심장이 요동치는 반응에 대해 나 스스로 정말 냉랭하게 반응해왔다.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 된다는 일종의 압박이 존재하는 삶에서 다수가 옳다고 여긴다거나 비교적 안정적인 것이 우선이라는 시각으로 나 스스로를 타자화 하고 있는 상황을 발견하게 되었다. 또한 심장이 반응한다는 건 지극히 감정적인 것이란 생각으로 그런 순간들에 항상 머릿속의 생각만을 우선시 해 왔는데, 최근 몇 년 동안을 생각해 보면 '심장'은 '뇌' 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순간에 좋은 신호로 작용하면서 나의 삶에 현명한 안내자 역할을 이미 해오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원경_B·Heart-몸과 장기사이_종이에 볼펜_42×29.7cm_2020

우리는 살아가면서 삶의 중요한 순간에 그것이 무엇이든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이성적인 판단을 우선시해야 하는 사안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의 문제에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감성적 판단보다는 이성적 판단을 중요시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문제에서 자기 자신이 솔직하게 따라야 하는 것은 자신의 심장이 전해주는 신호, 그러니까 조금 더 감성적 요소에 대한 지지의 결과가 개인에게는 보다 지혜로운 선택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부터 나는 이 작업을 구상하게 되었다. 이 시리즈는 심장인 듯 뇌인 듯 약간은 모호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B·Heart'는 '뇌(brain)'와 심장(heart)'을 동시에 이르는 말이다.

이원경_B·Heart-산호초_종이에 볼펜_29.7×21cm_2020

5. 'Seed' 시리즈 ● 'Seed' 시리즈는 카라스갤러리 사무실에 설치된 「여러 개의 줄기를 지나 부유하고 부유하는...」 이라는 작품 중 일부의 형태를 볼펜으로 드로잉 한 작업이다. 물성의 특징이 작품의 의미에 아주 많이 반영되기에 와이어 작업이 아닌 종이 드로잉에선 표면을 털처럼 표현하였다. 나는 언제나 한 화면이나 한 주제의 작품에 여러 가지 특성이 공존하는 상황을 연출한다. 작품을 만드는 재료와 제작 방식, 그리고 설치 형태가 지닌 서로 다른 특성을 끊임없이 중첩한다. 그것은 이 다양성이 넘치는 세상에서 나와 타인이 서로 함께 살아가고 존중하며 공존하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특성을 '좋거나 싫다' '혹은 옳거나 그른 것이다'라는 성급한 판단으로 두려워하거나 외면하는 것 대신 여러 대상의 특성을 특성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기 위해서다.

이원경_Seed-흥겹기 시작한 아니마_종이에 볼펜_29.7×21cm_2020
이원경_Seed-보아구렁이_종이에 볼펜_21×29.7cm_2020

드로잉 Seed 시리즈는 설치작품「여러 개의 줄기를 지나 부유하고 부유하는...」과 함께 이런 생각을 좀 더 자세히 담고 있다. 앞에서 이미 설명한 내용이지만 글의 구성 상 다시 설명을 이어가겠다. 대량생산방식으로 수확된 농산물은 구획된 토지에 조밀하게 경작되므로 토양의 양분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하나의 '종' 만을 키우기 때문에 해충의 다량발생으로 인한 농약의 다량살포 또한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자연농 방식은 말 그대로 자연 상태처럼 여러 종을 넉넉한 토지에서 경작하므로 양질의 토양으로부터 영양이 풍부한 수확물을 얻을 수 있음은 물론 각 종이 서로에게 해충방지 역할을 해 주므로 농약 사용을 거의 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 소비자의 입장에서 다소 못생긴 형태의 농산물 선택을 주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영양이 풍부하고 농약으로부터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이런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내기 위해 나는 작은 씨앗이나 열매모양의 형태를 '어글리(ugly)'한 모양으로 그리거나 전혀 씨앗의 느낌이 아닌 이질적인 형태로 드로잉 하였다. Seed 시리즈는 이렇게 식물의 다른 종, 다른 특성이 공존하는 상황에서의 그들 지혜를 작품 안에서 구성하고 있다. ■ 이원경

Vol.20201212e | 이원경展 / LEEWONKYOUNG / 李元京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