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

김채린_서혜민(포코 아 포코) 2인展   2020_1228 ▶ 상설전시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협력 / 문화비축기지

관람시간 / 상시관람

문화비축기지 Oil Tank Culture Park 서울 마포구 증산로 87 (성산동 661번지) 예술탱크 T4 Tel. +82.(0)2.376.8410 parks.seoul.go.kr/culturetank culturetank.blog.me www.facebook.com/culturetank

온라인 전시 https://www.youtube.com/watch?v=yOlCFZR4Z4Y&t=87s https://www.youtube.com/c/B%EC%B6%95TV/featured

아르코 청년예술가 지원사업 다원예술분야 선정작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 ● 조형예술가 김채린 작가와 오디오비주얼 아티스트 서혜민 작가는 서로가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작업 재료를 공유한다. 또 아름다운 소리를 발생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악기의 구조를 관찰하여, 조형작품이 소리 발현체로 역할하는 것을 탐구한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세 개의 조형작품을 음악의 구조 안으로 끌어들여 조형 작품을 연주하기 위한 전자음악 곡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를 만들고, 12월 20일 비대면 전시 퍼포먼스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를 통해 발표한다. ●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전시퍼포먼스로 진행되며, 추후 온라인으로 공개 됩니다. ■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 워크샵_2020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_워크샵_2020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_워크샵_2020

도레미의 자리에 ○△□를 놓아두면 ● 어떤 '음계'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좌우로 길게 늘어선 건반 모양. 혹은 스프링처럼 상승·하강하는 나선 모양. 이 단순한 형태들은 옥타브를 기계적으로 균등분할한 평균율에 입각한 것이다. ● 한편 김채린×서혜민이 '조각음계'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사물들은 음계에 대한 보편의 상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단상 형태의 「조각음계 1」, 카혼을 모티브로 삼은 「조각음계 2」, 모빌 같은 「조각음계 3」까지. 이 연작에서 두 작가는 '음계'라는 개념을 중심축 삼아 조각과 음악 사이에 놓인 어떤 것을 만들어냈다. ● 「조각음계」는 일견 휴먼 스케일로 만들어진 조각처럼 보였지만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이것들이 신체 접촉을 염두에 둔 타악기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손가락으로 조작해야 하는 강화석고. 피부로 감각해야 하는 울퉁불퉁한 표면. 모빌처럼 달려있어 팔과 손을 예민하게 움직일 것을 요구하는 소리나는 물질들. 「조각음계」는 제각각의 신체감각을 필요로 하는 타악기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것은 바라봄을 통해 시각적·촉각적 감상을 불러일으키는 조각이기도 했다. ●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는 바로 이 연작의 양면적 속성을 드러내는 퍼포먼스였다. 무용가 김석중과 타악 연주자 선민수가 함께한 이번 공연은 두 개의 퍼포먼스가 한 시공간에 중첩되며 묘한 폴리포니를 만들어내는 형식처럼 보였다. 타악 연주자 선민수는 이 사물들을 악기로 다루었다. 그는 악기와 손을 마찰시키고, 악기를 말렛으로 치며 소리를 발생시켰다. 그는 이 악기와 소리의 관계를 탐구하다가도 어떤 순간에는 이 악기들을 가지고 놀이하는 듯했다. 무용가 김석중은 이 사물들을 조각처럼 바라봤다. 낯선 대상을 마주한 것처럼 그는 이 「조각음계」들을 생경하게 바라봤지만, 이따금 이 조각들을 환경의 일부로 인지하는 듯했다. 그는 그 조각과 함께 공간을 구성하기도, 혹은 그 조각을 둘러싼 공간을 자신의 안무로 변화시키기도 했다. ● 그리고 이 두 사람의 움직임을 하나의 리듬으로 엮어낸 것은 서혜민의 음악이었다. 그 소리들은 움직임을 촉발하는 시그널을 만들고, 때로는 음악인이 만든 파장을 증폭하며, 안무의 리듬을 마련했다. 김채린×서혜민이 공간에 놓아둔 「조각음계」들이 공간의 질서를 만들었다면,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에서 서혜민의 음악은 시간의 질서를 구축한 셈이었다. 조형의 최종 형태와 소리의 최종 형태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입체화됐지만, 그 시공에 놓인 조형작품의 재료, 그리고 거기서 울려 퍼지던 음악의 재료는 모두 물질이라는 동일한 씨앗으로부터 출발한 것이었다. ● 「조각음계」에서는 도레미파솔라시도 대신 석고와 에폭시, 고무 등의 서로 다른 물질이 예컨대 ○△□처럼 제각각의 형태로 놓인다. 그 음계의 재료들은 수학적 논리에 따라 분할되지 않고, 움직이고 유희하는 인간과 쉽게 마주할 수 있도록 형상화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것들을 물질을 다루는 손과 몸에 최적화된 음계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악기로 만든 음악에서 소리만큼 중요한 것은 물질과 형태라고 말할 수 있을까. ● 음계라는 어떤 토대를 비틀며 시작된 이들의 작업은 조각과 악기 사이, 조형과 음악, 공간과 시간 사이를 오간다. 이 일련의 작업에서 나는 음악에 관한 오래된 전제들이 조금씩 흐려지는 것을 본다. 예컨대, 음악은 비물질 예술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음악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음악은 시간 위에서 흘러가는 경험재지만, 그렇다고 음악이 조각과 같은 것이 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음악에 관한 어떤 전제들은 꽤 오랜 시간 믿음직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지금, 음악 안팎에서 예상치 못한 것들을 발견하며 낯선 영역을 탐험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조금 더 유연하고 너른, 새로운 음악의 전제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 신예슬

포코 아 포코_조각음계 1・2・3_ 무용수 1, 타악기 연주자 1, 라이브 일렉트로 어쿠스틱 뮤직_약 00:13:00_2020
포코 아 포코_조각음계1_강화석고, 매트릭스네오, 에코플렉스0030실리콘, 니트릴 부타디엔 고무줄, 클래식기타현5번, 와이어클립, 팔각나무접시, 아이클레이, 형광아크릴봉, 철제다리_2020
포코 아 포코_조각음계 2_압축스펀지, 레진, 나무_2020
포코 아 포코_조각음계 3_에폭시, 강화석고, 매트릭스네오, 나일론사, 트라잉앵글, 에코플렉스0030실리콘, 탬버린조각, 황동, 나무, 철구조물, 캐스터_2020
포코 아 포코_말렛_에코플렉스0030실리콘, 1300T실리콘, 스텐봉, 에폭시, 강화석고, 매트릭스네오, 형광아크릴막대, 고무줄, 레진, 피스못,나무

김채린 X 서혜민: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 ● 창작자는 존재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가시화하고 예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자신만의 창작 언어로 번역하는 사람이다. 하나의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작품의 의도와 창작 과정, 그리고 작품이 가진 고유한 의미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사는 세계와 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확장시키고 새로운 면모를 발견한다. 이것이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즐거움이자 창작자들의 존재 이유일 것이다. ●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는 조각가 김채린과 오디오비쥬얼 아티스트 서혜민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악기와 소리로 기록한 곡이자 퍼포먼스 작품이다. 만지는 조각 작업을 꾸준히 선보인 김채린은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 전시를 통해 그동안 조각의 촉감, 흔적, 시간의 중첩을 탐색하던 것에서 더 나아가 감상을 위한 작품이자, 동시에 타악기이기도 한 조각 작품 세 점을 선보였다. 서혜민은 이번 작업을 위해 김채린의 타악기조각의 형상과 소리를 분석하여 곡을 만들고,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악보를 만들어 타악기 연주자와 무용가와 함께 '악보'라는 시각 언어를 통해 소통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렇게 일시적으로 만난 네 사람은 새로운 감각의 영역으로 침투하고 번역하는 과정을 드러내며 전혀 새로운 앙상블을 만들어 낸다. 작품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고 활용되는 일은 새롭지 않지만, 김채린의 작품은 악기이자 설치 조각 작품으로 사람이 만지고 두드리는 과정을 거쳐 작품이 시각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음악이라는 비물질적 결과물까지의 생애주기를 가지게 된다. 김채린의 타악기조각이 무대를 마련하고 서혜민의 악보가 펼쳐지면, 타악기 연주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악기와 연주 방식으로 소리를 만들고 무용가는 연주자와 다른 감각으로 음악과 무대와 교감하며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이렇듯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는 순간순간 청자의 예상을 뒤엎고 시청각 경험이 주는 발견의 즐거움과 예측하기 힘든 소리의 근원을 유추하는 청취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 두 작가의 만남은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 전시와 '들리는 조각, 만져지는 소리'1)작품의 타이틀간의 상충하는 상황을 보여주듯, 익숙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한 가치 체계가 번역되는 창작 과정을 거쳐 전복되고, 새롭고 일시적인 현상이 발현되는 순간의 새로움을 전한다. '새로움은 이전까지 없던 무언가를 창출하거나 감춰져 있던 무언가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가치 위계가 전도되는 지점에서 생겨난다.' 2)는 보리스 그로이스의 말처럼 영화나 음악, 예술작품을 통해 존재하지 않는 세계와 조우하는 순간, 인식의 전환과 함께 새로움은 발견된다. 더 이상 새로움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포스트모던적 의구심을 뒤로하고 익숙하다고 생각한 것들과 당연하다고 여겼던 일상의 순간순간에도 우리들의 예술적 실천은 계속되고 있다. 새로움을 위한 새로움을 촉구하는 일은 그래서 내일을 기대하고 오늘을 의미 있게 만들어 준다. 그렇기에 우리는 발견하고 시도하는 실천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 홍이지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_공연실황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_공연실황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_공연실황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_공연실황

'스스로 걸어다닐것 같아요' ● 2019년 6월 내 작업을 보고 서혜민작가가 내게 했던 말이다. 우리는 2019년 3월 레지던시에서 처음 만났다. 나는 서혜민 작가의 작품이 해석할수 있는 체계가 직관적이고 명확하게 제시되어 좋았다. 1년의 시간을 거쳐 우리는 서로의 작업에 대한 흥미를 넘어 비물질과 물질 사이, 소리와 형태, 귀로 느끼는 질감과 피부로 읽는 촉감 사이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내 작업이 물질적인 작품 안에 갇히게 되는게 아닐까, 늘 고민하던 나에게, 서혜민작가와의 협업은 신선한 바람같았다. 평소 사용하던 재료들와 기법들이 그녀의 사운드 작업을 통해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났다. ● 나는 조형작품을 만들 때 작품과 관계하게 될 인체의 동작을 생각하며 형태를 구상한다. 이번에는 소리도 함께 고려해보았다. '악기'라는 것이 인체에 맞춰진 형태들이 많아, 추상성을 구체화시켜주는 느낌이었다. 재료의 선택에 있어서도 평소 촉감을 중점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번에는 재료들간의 부딪힘이 만들어내는 소리와 떨림도 함께 보았다. 완성된 작품의 모습에 낯설기도 하고 '뭔가 더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 속의 나의 작품은 그 모습이 끝이 아니다. 스스로의 목소리를 서혜민 작가로부터 부여받고 '악보'라는 형식으로 자신의 존재를 설명하고 사용자에 따라 반응을 달리한다. 무용수에게 나는 '처음 만난 상대'처럼 작품을 대해주길 바랬다. 평소 그가 오브제 사용에 능숙한 동작들을 공연에서 보여줬듯, 나의 작업을 어루만지고 딛고, 쓸어내리며 작품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연주자와의 만남은 예상이 되지 않을 만큼 새로웠다. 작업들이 낼 수 있는 목소리를 가장 매력적으로 이끌어주고 형태를 소리로 보여주었다. 타악연주자인 그의 손끝의 강약에 따라 내 작품의 운명이 결정되기도 했다. ● 워크샵, 리허설, 본공연의 과정동안 두 퍼포머의 수많은 접촉을 통해 작품의 일부는 마모되고, 약하고 얇은 부분은 부러지기도 하고, 다시 보수되기도 했다. 내가 늘 바라던, 작품을 만나는 사람들의 흔적을 담은 조형작업이 비로소 탄생하게 된 것이다. 코로나19라는 상황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물질을 넘어 시간을 두고 작품을 보고, 스스로 인지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업을 대해보는 시도를 시작하고 계속해 나갈수 있는 힘이 된 것 같다. ■ 김채린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_공연실황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_공연실황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_공연실황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_공연실황

누구나 대상을 바라볼 때 그것의 소리까지 떠올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떠올린 소리의 뉘앙스는 서로 같을 수도 있고 전혀 다를 수도 있다. 내가 작업에서 놓치지 않으려 하는 부분 중 하나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리의 주체들(사람,사물, 자연 등 물질과 비물질을 아우름)에 새로운 관계성을 부여해 낯선 소리를 발현하게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계속해서 새로운 소리 재료를 탐구하고, 관람자가 청각적 경험을 확장하는 것을 기대한다. ● 김채린 작가의 작품을 보면, 보편적인 감상 방법과 달리 작품을 직접 만질 수 있다. 작품을 접촉하게 하는 것은, 관람객이 작품을 만지며 느낀 촉각의 잔존감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나는 그녀의 작품이 가진 이러한 특성에서 음악을 만들기 위한 소리 재료의 확장 가능성을 발견하고, 소리를 내기 위한 조형 작품의 재료와 형태를 함께 의논해갔다. 이 과정으로 완성된 조형 작품 「조각 음계1」,「조각 음계2」,「조각 음계3」(이하 조각음계)은 에코플렉스0030실리콘, 강화석고, 에폭시레진, 아이클레이, 니트릴 부타디엔 고무줄 등으로 구성된다. 이 재료들은 애초에 연주를 목적으로 하는 악기의 재료와 차이가 있었다. 나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재료로 구성된 조각음계의 여러 소리를 공간으로 끌어내기 위해 덩어리들을 두드리고 문지르는 행위를 부여한다. 이러한 동작들은 시간 선상에서 음악적으로 나열되며, 이를 악보로 기보해 연주자들이 약속된 소리를 발현할 수 있게 돕는다. 조각 음계를 위한 곡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는 한 명의 무용수와 한 명의 타악기 연주자가 연주하는 퍼포먼스 작품이다. 악기 연주자가 소리를 만들어내는 행위와 무용수가 소리를 만들어내는 행위가 이질적으로 어우러져, 하나의 음악을 만든다. ● 김채린 작가와 함께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초점을 둔 것 중 하나는 조형 작품을 대하는 관람자의 태도를 적극적으로 변화시켜 보는 것이었다. 퍼포먼스는 관람객의 적극적인 감상을 돕는 역할이기도 하다. 불특정 다수의 손에 의해 조형작품의 소리가 공간을 울리길 바랐지만, Covid-19로 인해 관람객이 직접 조각음계를 두드리고 만질 수는 없었다. 하루빨리, 관람자의 행위까지 조각음계의 표면에 기록되어 새로운 호흡의 소리로 발현되길 바란다. ■ 서혜민

* 각주 1) 두작가의 또다른 협업 프로젝트로, 조각음계1을 이용하여, 다양한 재료가 내는 소리를 이용하여 만든 3곡의 전자음악곡을 담은 usb음반의 제목이다. 2) 보리스 그로이스, 새로움에 대하여, 김남시 옮김, 현실문화, 2017, 257쪽

Vol.20201228a | 두 귀 사이에는 얼굴이 있다.-김채린_서혜민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