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e

전정은_정지필 2인展   2021_0112 ▶ 2021_0225 / 일,공휴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토요일_11: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J ART SPACE J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일로 166 SPG Dream 빌딩 8층 Tel. +82.(0)31.712.7528 www.artspacej.com

'trace'는 케임브리지어학사전 정의에 따르면 명사로는 'a sign that something has happened or existed', 사로는 'to find the origin of something'을 의미한다. 즉 발생했거나 존재했던 어떤 것의 '흔적', 혹은 '무엇인가의 기원을 추적해 가는 행위'를 말한다. 예술가의 숙명이 태생적으로 부여받은 예민한 감성과 예리한 시각으로 끊임없이 세상에 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면서, 동시에 목도한 현 상황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을 풍부한 상상력을 통해 작품으로 구현해가는 예술적 실천이라면, 여기에 그 길을 묵묵히 수행해가고 있는 두 명의 동시대 사진가, 전정은과 정지필이 있다.

전정은_Landscape of egoism #06_잉크젯 프린트_96×75cm_2007
전정은_Landscape of egoism #24_잉크젯 프린트_96×120cm_2008
전정은_Landscape of egoism #27_잉크젯 프린트_96×120cm_2008

전정은은 인간이 살아가는 풍경 속에서 그들이 만들어낸 '흔적'에 주목하여, 그 속에 내재되어있는 인간 본질의 한 측면을 「이기적인 풍경」(2007-2009)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는 시간도 공간도 각기 다른 실제의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은 뒤, 디지털 프로세스를 이용해 레이어를 반복적으로 복제하여, 실재하는 듯 하지만 실재하지 않는 풍경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전정은의 풍경 시리즈 가운데 초기작인 「이기적인 풍경」에는 인간에 의해 파괴되거나 인위적으로 조작된 내부의 공간과 창 너머 자연 본래의 쓸쓸한 풍광이 공존한다. 그는 발전이라는 명목하에 끊임없이 자연을 파괴시키면서도 동시에 자연의 모습을 다시 곁에 두고 싶어하는 현대인들의 아이러니한 심리상태와 이기적인 본성을 인간이 만든 인공물들의 잔재와 자연 본연의 이미지가 절묘하게 중첩된 기묘한 풍경으로 보여준다. 전정은은 「이기적인 풍경」에서 실재가 사라진 시뮬라르크의 세계를 보여주면서, '이미지의 실재가 부재하는 실재감, 현실이 부재하는 현실감'이라고 했던 질 들뢰즈(Gilles Deleuze, 1925-1995)의 말처럼 시뮬라르크의 세상을 다양한 시각적 변용과 유희를 통해 탐미해 간다.

정지필_Spectra_C 프린트_가변크기_2020
정지필_더 뜨거운 태양 0002_라이트박스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53×53cm_2019
정지필_태양의 자화상 0019_디지털 프린트_100×100cm_2016

전정은이 실재하는 '흔적'의 파편들을 종합하여 일련의 매우 정교한 작업과정을 거쳐 인간 본성의 일면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면, 정지필은 사진의 어원은 '빛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지점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집요하게 '추적'해간다. '본다'는 것은 언제나 사물에 빛이 반사된 물리적 현상이고, 그 빛의 근원은 태양이다. 즉 지구의 모든 현상은 태양으로부터의 빛(photo-)에 의해 그려지는(-graphy) 하나의 거대한 사진인 셈이다. 정지필의 「태양의 자화상」(2016)은 필름 대신 나뭇잎이나 해조류 등을 넣고 짧게는 1초에서 길게는 일주일에 걸쳐 태양의 모습을 찍어낸 작업인데, 이를 통해 그는 '봄(seeing)'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인 태양 자체의 지속적인 변화를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지각하는 세계와 그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늘 가변적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더 뜨거운 태양」(2019)은 '태양의 온도가 지금과 달랐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라는 물음에서 비롯되었는데, NASA가 위성으로 촬영한 실제 태양 사진에 태양의 온도가 현재보다 더 뜨겁거나 차가울 때의 모습을 포토샵을 이용해 상상으로 재구성한 작업이다. 2020년의 「더 뜨거운 태양-스펙트라」 연작은 다수의 태양이 동시에 존재할 경우를 가정한 초상 사진으로 가상의 태양에 해당하는 다수의 인공 조명들이 만들어내는 색의 변화에 따라 개개의 인물들의 모습이 시시각각 교차하는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만들어 낸다. ● 존재하는 모든 것은 흔적을 남길 수 밖에 없으며, 삶은 끝없는 질문의 연속이다. 이는 우리가 의도적이건 아니건 인간이 만들어낸 '흔적'을 통해 현대인의 이중적이며 이기적인 본성을 자각시키는 전정은과 빛의 근원에 대한 질문과 답을 끊임없이 '추적'해가며,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이 유동하는 빛에 따라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정지필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이다. 우리는 지금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팬데믹 시대의 긴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는 이기적인 동시대인들의 흔적이다. 그렇다면 이 바이러스의 근원은 무엇이며, 우리는 이와 같은 인간의 이기심에서 유래된 현상들에 대한 해결책을 어떻게 찾아갈 수 있을까? 언제나처럼 2021년도 새로운 희망과 질문을 안고 출발해 본다. ■ 아트스페이스 J

According to the Cambridge dictionary,'trace' is 'a sign that something has happened or existed' as a noun and also means 'to find the origin of something' as a verb. If an artist, endowed with keen eyes and sensibilities, is destined to stay curious and incessantly question the world, and at the same time, artistically present the world based on his subjective interpretation with exuberant imagination, here are two such contemporary Korean photographers, Jeongeun Jeon and Jipil Jung. ● Jeoneun Jeon focuses on the trace of human lives in the world and reveals an aspect of human nature through 'Landscape of Egoism'(2007-2009). He continues to create landscape which exists only in imagination, by replicating multiple layers using digital process after capturing real landscapes of different times and spaces. In an early work in Jeon's series, 'Landscape of Egoism', interior space destroyed or artificially manipulated by humans and nature coexist. His works which include mixed images of artifacts and scenes of nature reveal the aspect of egoistic human nature and the irony in the minds of contemporary people who want to be surrounded by nature, but constantly destroy it under the pretext of development. Jeongeun Jeon, in "Landscape of Egoism," covets the world of Simularq through various visual transformations and plays, as in the world of Gilles Deleuze (1925-1995), "The reality without the reality, the reality without the reality." ● While Jeongeun Jeon metaphorically unveils one aspect of human nature by aggregating fragments of trace through a very elaborate process, Jipil Jung persistently traces the answers to questions which arise from the etymology of photography, "drawn with lights. "Seeing" is always a physical phenomena of light being reflected by the object, and the origin of light is the sun. That is to say, every phenomenon of the earth is a photographic work drawn by light (photo- light-, graphy- drawing in Greek). 'Sun's Selfie' (2016) is taken from a range of a second to seven days using leaves or marine plants instead of film. Through these works, Jung reminds us that our cognition of the real world should be malleable by showing us continuous shifts of the sun which is the origin of 'seeing.' 'Hotter Sun'(2019) sprang from the question 'what if the temperature of sun were different?' Jung imaginatively reorganizes the images of the sun captured by NASA with satellite when it was hotter or colder than now using digital process. 「Hotter Sun_Spectra」(2019) is a portrait made from the imagination where not one, but several suns exist, creating a diverse spectrum of individuals intersecting momentarily as the artificial lights corresponding to a sun create various atmospheres. ● Everything that exists is bound to leave a trail, and life is a series of endless questions. This is why we pay attention to Jeongeun Jeon, who realizes the dual and egoistic nature of contemporary people through human-made 'trace,' and Jipil Jung, who constantly 'traces' questions and answers about the source of light, and shows that our perception of the world can change with flowing light. We are now passing through a long tunnel in the Pandemic era which no one could have foretold. The virus, Covid-19, is the consequence of our selfish contemporaries. So where is the origin of this virus, and how can we find solutions to the phenomena derived from human egoism? As always, let's start 2021 with a set of questions and some hope. ■ ART SPACE J

Vol.20210112a | trace-전정은_정지필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