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 십층철탑

서현규展 / SEOHYEONGYU / 徐玹揆 / installation   2021_0115 ▶ 2021_0328 / 월요일,설연휴 휴관

서현규_봉산 십층철탑_파스너(스틸),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거울, 볼트, 너트_450×150×150cm_202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봉산문화회관 기획 전시공모 선정작가展 '헬로우! 1974' ⌜유리상자 - 아트스타 2021⌟ Ver.1

관람시간 / 10:00am~01:00pm / 02:00pm~05:00pm / 월요일,설연휴 휴관 홈페이지 사전예약 후 관람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 77 2층 아트스페이스 Tel. +82.(0)53.661.3500 www.bongsanart.org

전시 소개 ● 봉산문화회관의 기획, 『유리상자-아트스타 2021』전시공모선정 작가展은 동시대 예술의 낯선 태도에 주목합니다. 올해 전시 공모에서 언급하는 '헬로우! 1974'는 1974년 10월부터 1979년 7월까지 개최된 "제1~5회 Contemporary Art Festival DAEGU"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실험적인 태도를 기점으로 현재에 이르는 대구의 실험미술(Contemporary Art), 특히 설치미술의 일면을 소개하며 '다른 미술의 가능성'을 재고再考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1974년에서 2021년으로 이어질 설치미술 관련 태도의 연결 기반이 '실험'과 '신체 행위', '몰입'이며, '실험'적 태도를 생육해 온 서식지로서 여기, 지금 이곳을 다시 인식하려는 주제입니다. ● 유리상자의 전시 방식은 전시공간 밖에서 관람객이 안을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므로 유리를 통하여 24시간 관람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항상 찾을 수 있는 도심 속 생활 예술 공간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 '유리상자' 기획프로그램은 봉산문화회관이 시행하는 젊은 작가 지원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전시의 지속적인 변화의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예정입니다. 봉산문화회관은 앞으로도 공공예술지원센터로서 시민과 예술인의 자긍심을 고양시키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하여 전국공모를 통해 참신하고 역량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며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 올해 유리상자 전시공모 선정작 첫 번째 전시, 『유리상자-아트스타 2021』Ver.1展, 서현규(1981년생)작가의 설치작업 주제는 '봉산 십층철탑'입니다. 이 전시는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국보 제2호인 '원각사지 십층석탑'을 모티브로 다루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석탑으로는 형태가 특이하고 장식성이 뛰어나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우수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원각사지 십층석탑'이 현재 탑골공원에 유리각 안에 보존되어있는 모습에 착안한 작품으로 작가는 봉산문화회관 유리상자와 시각적 감성을 공유하며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낸 '봉산 십층철탑'을 선보이게 된 것입니다. 재해석의 도구로 작가는 가로 150mm, 세로 40mm, 높이 62mm의 파스너(fastener)란 건축재료에 주목하였습니다. 이를 이용해 모듈 큐브(module cube)로 만들고 다시 큐브를 조립하여 작품의 형을 구성하고, 그 위에 스테인레스 스틸 미러(Stainless Steel mirror)를 이용한 판재를 부착하고 기와모양의 철판을 제작하여 파스너로 표현하기 힘든 세부적인 밀도감을 높임으로 현대적인 조형미를 선보이도록 노력하였습니다. ● 그러나 오래된 석탑이 주는 자연적 질감에서 오는 따뜻함이란 찾아볼 수 없는 차가운 금속물질로 이루어진, 5m 높이의 철탑은 유리상자 속에 날카롭고 낯선 도시적인 이미지로 우뚝 섬으로 원각사지 십층석탑과는 그 어떤 인간적인 느낌, 종교적인 의미, 세월의 흔적 등, 탑의 본질적인 부분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단지 현대 기계미학 조형적인 요소만 나타날 뿐이며 작은 볼트, 너트에서 오는 부품의 조립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서현규 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하고 영상과 설치 그리고 조각을 오가며 다양한 현대적 장르를 실험해 오고 있다는 부분을 간과해 선 안될 것입니다. 작가는 단순히 이미지만 현대적으로 복제한 것이 아니라 보존과 소통의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다고 봅니다. 보존을 위해 존재만의 가치로 전락한 탑을 굳어버린 차가운 기계적 이미지로 재해석한 은유적 표현일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내부구조가 보이는 '봉산 십층철탑'을 통해 내부와 외부를 소통하고자 하는 소망을 유리상자 안에 가두어 둠으로 현재 도심 속 섬같이 혼자 호흡하고 있는 '원각사지 십층석탑'이 가지는 소망, 존재의 가치를 작가는 언급하고 있는 것입니다. ■ 조동오

서현규_봉산 십층철탑_파스너(스틸),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거울, 볼트, 너트_450×150×150cm_2021
서현규_봉산 십층철탑_파스너(스틸),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거울, 볼트, 너트_450×150×150cm_2021
서현규_봉산 십층철탑_파스너(스틸),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거울, 볼트, 너트_450×150×150cm_2021

작가 노트 ● 원각사지 십층석탑(국보2호)은 현재 문화재 보호를 위한 유리상자 보호각이 설치되어 있다. 이러한 원각사지 십층석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유리상자 전시공간 안에 '봉산 십층철탑'으로 재현한 작품으로 실재와 재해석된 복제 작품 사이의 관계성을 표현한다. 작품은 건축재료인 fastener(파스너)를 주로 사용하고, 부분적으로 스텐 밀러 판재를 부착하여 반사되는 이미지가 작품 표면에 나타남으로써 철과 스텐이란 재료의 물성효과를 극대화한다. '봉산 십층철탑'은 파스너의 구조적인 결합을 통하여 작품을 구성하여 기계미학의 조형성을 나타낸다. ■ 서현규

서현규_봉산 십층철탑_파스너(스틸),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거울, 볼트, 너트_450×150×150cm_2021
서현규_봉산 십층철탑_파스너(스틸),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거울, 볼트, 너트_450×150×150cm_2021
서현규_봉산 십층철탑_파스너(스틸),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거울, 볼트, 너트_450×150×150cm_2021

작품 평문기계 시대의 인간과 기술의 앙상블: 봉산 십층철탑 ● 기계·기술과 인간의 공진화(共進化)가 인류 삶의 지형도를 변화시키고, 사회경제 구조를 결정짓는 중요한 지점임은 부정할 수 없다. 기계와 자연 사이에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낡은 패러다임이 될 수밖에 없을 만큼 현재 인간과 기계화된 환경은 밀착되어 있다. 기술에 회의적인 생태 친화적 태도가 자연으로의 회귀를 갈망하는 반면 기술 만능 주의적 시각은 고도의 기술을 통해 편리와 이익을 추구하고자 한다. 이와 같이 양극화된 현 시대 사조에 반하여, 서현규의 작품 「봉산 십층철탑」은 기계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의 우리에게 과거의 역사적 대상을 오늘의 시선을 통해 바라보도록 한다. 그의 작업은 기술과 자연이라는 이분법적 해석의 양극의 경계면에서 기술과 인간의 화해를 촉구한다. 「십층철탑」은 현재의 매체를 사용하여, 과거의 유물을 해석하고, 오늘의 시각으로 구현한다는 매우 흥미로운 접근법을 보여준다. ● 「봉산 십층철탑」의 출발점은 「원각사지 십층석탑」으로 소급해 올라간다. 「원각사지 십층석탑」은 조선 세조 11년(1465)에 지금의 서울 탑골공원 자리에 위치한 원각사(圓覺寺)에 세워졌다. 12미터 높이의 석탑은 1962년 국보 제 2호로 지정되었으나, 현재의 탑골공원이 비둘기 집단 서식지인 까닭에 그 배설물과 산성비로 인해 훼손이 심해져서, 1999년 서울시는 문화재 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유리 보호각을 만들어 탑을 완전히 덮어씌웠다. 유리 보호각 안의 석탑은 오래된 유물이 불러들이는 노스탤지어도, 시간이 누적되어 켜켜이 쌓인 흔적의 미묘한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 감상자와 석탑 사이를 막아선 유리 보호각은 탑을 이루는 흔적의 날것에서 오는 생기를 소실시키기 때문이다. 작가 서현규는 '유리 상자' 전시 공간의 폐쇄된 특성을 유리 보호각과 동일한 구조적 맥락으로 읽고, 「십층철탑」을 제작하게 되었다. 유리 공간이라는 공통요소에서 출발했지만, 이 작품은 유리 보호각의 통제나 차단이 불러오는 단절만이 아니라, 폐쇄된 공간으로부터 외부로의 확장이라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 ● 작가는 흔하게 주변에서 발견되는 건축 재료인 파스너(fastener)와 철, 그리고 스테인리스를 주로 사용하여, 기계의 원초적 구조의 틀과 우리를 마주서게 한다. 돌과 흙과 나무와 더 가까웠던 우리의 조상이 이들을 사용하여 탑을 건조(建造)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작가는 기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친근한 재료를 사용하여, 오래된 기억에 현재의 생생함을 소생시켜 놓았다. 그는 파스너 특유의 다듬지 않은 미완의 속성을 강조하여, 조선의 탑 구조의 원형을 따르되, 본인의 해석을 용해시켜, 작품의 구조를 완성했다. 높이 5미터에 가까운 철탑 구조는 회색 파스너의 다양한 사각형태의 조합을 통해 금속의 차가움과 날카로움을 더욱 극대화시키고 있다. 원각사 석탑의 옥개석(屋蓋石)에 해당되는 부분은 철탑에서 철판으로 구성되었으며, 석탑의 낙수면(落水面)에 기와 문양을 표현하기 위해 철판 표면은 매끈함은 제거되고, 거칠게 그라인딩(grinding)되어 있다. ● 또한 탑의 상륜부(相輪部)부터 기단부(基壇部)에 이르기까지 군데군데 사각 형태로 부착된 스테인리스는 둔탁한 거울 역할을 하는데, 이때 유리 상자의 닫힌 구조는 거울을 통해 다시 외부를 반영하여, 밖으로 열린 구조를 이루게 되는 이중적 양상을 형성한다. 거울에 투영되는 외부의 이미지들은 유리 상자라는 전시 공간의 한계를 부수고, 거기로부터 공간을 확장시켜, 작품을 바라보는 우리가 이 철탑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야기한다. 우리가 철탑 주변을 움직일 때마다 거울에 투영되는 이미지가 고정된 구조물에 생명감을 더하기 때문이다. ● 시몽동(Simondon Gillbert)의 기계를 향한 사유에서 찾을 수 있듯이 기술에 대한 공포감은 기술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과 태도에 있다. 기술은 결여된 인간을 강화하는 보철물이 아니라, 인간의 잠재력을 현실화하는 매체로서 인간 사회의 새로운 구조화와 존재론적 도약을 가능하게 할 때 그 의미가 있다(김재희, 2017, pp.11-16). 서현규의 작업은 현재의 기술로 과거의 유물을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이질적인 개체들 간의 공존과 상호 관계 맺기로 해석할 수 있다. 오래된 유물에 내재된 감동은 그 세월의 무게감, 그 자리에 수없이 오고 갔을, 지금은 이미 사라진 과거의 수많은 존재들에 대한 상상과 맞물려 있다. 그 무게감을 새로운 기술로 모조리 치환하자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서 강조점은 이에 대한 서현규의 해석이다. 기술은 멀리 있는 무엇이 아니라, 우리 삶 그 자체이다. 오늘의 삶을 과거의 삶에 대입하면서, 작가가 시각적으로 풀어내고자한 이야기들이 인간과 기술의 앙상블로 연결되는 것이 아닐까? ■ 박연숙

Vol.20210115e | 서현규展 / SEOHYEONGYU / 徐玹揆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