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ho Jeong: Out of Photography

정영호展 / JEONGYOUNGHO / 鄭榮浩 / photography   2021_0215 ▶ 2021_0322 / 일,공휴일 휴관

정영호_Number N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30×104cm_2020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송은 아트큐브는 젊고 유능한 작가들의 전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재)송은문화재단에서 설립한 비영리 전시공간입니다.

주최 / 재단법인 송은문화재단

관람시간 / 09:00am~06:30pm / 일,공휴일 휴관

송은 아트큐브 SongEun ArtCube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421 (대치동 947-7번지) 삼탄빌딩 1층 Tel. +82.(0)2.3448.0100 www.songeunartspace.org

(재)송은문화재단은 2020-2021 송은 아트큐브 전시지원 공모 프로그램 선정작가 정영호의 개인전 『Out of Photography』를 개최한다. 송은 아트큐브는 신진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고무하고 전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 전시공간으로 2002년 1월 개관 이래 매년 공모를 통해 작가를 선정해 개인전 개최 및 향후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 정영호의 작업은 무엇이 시대의 생각을 바꾸고 사회적 규범을 형성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이에 명확한 답을 얻기 위해서 작가는 지속적으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라는 문장을 되뇐다. 10여 년 전 '적절했던 온도'라 판단되었던 상식이 어쩌다 지금은 그에 맞서는 새로운 상식을 불러오는지에 집중한다. ● 초기작 독백 집회 시리즈는 실제 집회에서 쓰인 피켓 속 홍보 문구를 차용해 고요한 숲속 등 연관이 없는 장소에서 집회를 재현하는 작업이다. 보는 이에게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상태로 시위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의문을 갖고 작업을 전개해온 정영호는 이번 개인전에서 총 세 개의 카테고리를 뒤섞어 전시를 구성한다. 먼저 불분명한 형체로 관람객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작업, 빛이 없는 상태로 촬영된 「Lightless Photography」(2019-2020) 시리즈이다. 빛을 통과시키지 않고 셔터를 누르면 피사체가 없어도 노이즈가 홀로 증폭되며 형태 없는 형상을 만들어낸다. 이 중 무작위로 선정하여 확대시킨 결과물은 색감 하나로 조용히 강렬한 환경을 조성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노이즈는 화질이 좋지 않은 사진 속에 모래 알갱이처럼 보이는 부분이다. 한 곳을 집중적으로 확대하여 펼친 작가의 화면 또한 낯익은 시각적 불편함을 야기하면서 촬영 대상에 대한 무한적 상상력과 생경함을 담아낸다. 빛의 노출 없이도 예술의 형태가 구현되는 작업은 기술의 한계를 되짚어보는 실험이자 매체의 확장성을 드러내는 시도이다.

정영호_#373f37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30×104cm_2019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정영호_#482543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30×104cm_2020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어느 때보다 온라인과 밀접한 관계에 놓인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사회적 사건들을 마주한다. 정영호는 이에 2020년 대한민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주범인 디지털 성범죄를 대표 사례로 꼽았다. 우리 눈앞에 일어나지 않아 간접적으로만 체감한 사건으로, 관련 기사의 이미지들이 모두 그래픽 이미지로만 사용되면서 더욱 멀게만 느껴졌다. 이처럼 사건이 사진 매체로 담을 수 없이 진화하고 증가하며 우리의 생각, 믿음, 결론적으로 법에도 서서히 영향을 주고 있는 점을 전시에서 대형 프린트로 풀어낸다. 구글 트렌드에서 화제성이 높았던 사건, 그리고 현대 기술 기반으로 발생한 사건의 키워드와 기간을 입력하면 검색 빈도와 강도를 나타내는 엑셀 파일이 주어진다. 해당 데이터로 3D 모델링 과정을 거쳐 작가의 손길까지 더해지면 초기 모습에서 보이지 않던 정교하고 불규칙한 구조의 오브제가 탄생한다. 각기 다른 스토리와 데이터를 품고 있는 모형들을 촬영하고, 그에 맞춰 따로 찍어낸 배경 위에 올려두면 비로소 「Unphotographable Cases」(2020-2021) 연작이 완성된다. 데이터화 되어가는 사건들은 실재와 허상이 공존하는 동시대 속에서 혼란만을 남기고 사라진다.

정영호_공분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30×104cm_2021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정영호_5e011a037b1b30000700e363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40×103cm_2020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Face Shopping」(2020)에는 DMZ 근무 시절, 관측 장비의 조이스틱을 돌리며 소형 모니터를 통해 북한군 삶의 모습을 처음 접하고 느낀 복합적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전자 장치로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관찰할 수 있지만, 그뿐이다. 그 사람에 대한 인간적, 혹은 감정적 단서는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 작가는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초상 모음집 웹사이트에서 사진을 가져와 다양한 크기로 전시장 곳곳에 걸어둔다. 오직 그래픽 이미지로만 온라인에서 살아가는 '이것'들은 이질적이면서 또 어딘가 알 수 없는 따뜻한 아우라를 지닌다. 이러한 묘한 작품과 관람객 사이를 끊임없이 오고 간다.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다 실존 인물이 아님을 다시 인지하는 순간, 관계를 이어주던 고리가 한순간에 끊어질 수 있는 이면성이 밝혀지며 관람객은 씁쓸히 발걸음을 돌린다. ● 세 작업을 묶는 공통점은 기술이다. 기술의 발전이 하나의 발판이 되어 인식에 변화를 가져오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가치관을 세운다. 정영호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념 아래 반응하는 시대성에 주목하고 앞서 나아가 그 과정을 연구하고자 한다. ■ 이채원

Vol.20210215d | 정영호展 / JEONGYOUNGHO / 鄭榮浩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