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OING

2021_0217 ▶ 2021_032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GR1_김민호_김정은_손승범 이호억_전주연_정철규_천창환

관람시간은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Ⅰ / 2021_0217 ▶ 2021_0304 관람시간 / 01:00pm~07:00pm / 일,월요일,2월 20일 휴관

임시공간 space imsi 인천시 중구 신포로23번길 48 Tel. 070.8161.0630 www.spaceimsi.com www.facebook.com/spaceimsi www.instagram.com/spaceimsi

Ⅱ / 2021_0310 ▶ 2021_0320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서울13(서울일삼) Seoul13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379-3 Tel. +82.(0)2.707.0130 seoul13.com

해안선은 곡면이고, 펼쳐진 하늘에는 모서리가 보이지 않으며, 대기로 낙하하는 오로라 빛은 어떤 형태로도 붙잡을 수 없다. 예술은 직선으로 보이는 것을 굽어보인다고 말하는 것이고, 두 선분이 마땅히 교차해야 할 자리를 영원히 지연시키며, 눈앞에 제시된 형태를 몇 번이나 의심하고 달리 보는 일이다. ● 세계를 뒤집어 보기 위해서는 시선의 축을 잠시 비틀어 놓아야 한다. Undoing(취소하기, 무효로 만들기, 망치기)은 임시적 공간에 잠시 도래할 현재를 예측불가하게 위치시키는 일이며, 또 다시 뒤틀어 그 현재를 취소시킨 자리에 새로운 미래를 예비하는 방식이다. 여덟 명의 작가들은 서로 다른 축에서 'undoing'을 시도했다. 축이 접힌 자리마다 반으로 구겨지고 뒤틀린 시공간에서 여덟 가지의 새로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GR1_Snap-02_캔버스에 스프레이페인트, 아크릴채색, 페인트마커_130.3×194cm_2020

GR1 ● 대도시의 이면에는 오역을 토해내는 영역이 동시에 존재한다. 빈틈, 주변부로 일컬어지는 뒷골목에도 도시 속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들의 낙서나 흔적 등이 숨어있는데 이는 여느 대도시에나 보이는 양면적인 특성이다. 대부분의 낙서, 흔적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고자하는 그래피티 작가 혹은 하위문화(언더그라운드)에 심취한 젊은이들의 행위일 것이다. 이런 낙서는 일정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지워지거나 다른 낙서로 되 덮이거나 하면서 도시의 개성을 살리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특정 문화적 관점에서 도시의 모습의 이면을 발견함과 동시에 기록함으로서 하위문화의 존재와 배설의 가치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김민호_Memorial of jewish_라이트박스에 OHP필름_25×19cm_2021

김민호 ● 대상의 이미지를 중첩의 방법으로 담아내는 작업의 프로세스는 장소, 시간, 공간에 대한 다층적인 해석의 장치로 작용한다. 이동하면서 수집된 장면들을 누적시켜 재현된 흐릿한 이미지는 대상을 관찰하는 다양한 지점의 소실점들을 모음으로서 정지된 장면을 해체시키고 대상에 대한 다층적 이미지를 시각화 한다. 완성된 다중적 시공의 이미지는 대상에 대한 관객들의 해석을 다각적 확장시킨다. 이 전시에서 소개되는 'memorial of jewish'는 완성된 이미지로서 관객에 제공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상을 재현하는 과정을 시각화 한다. 겹쳐진 레이어들의 누적과정이 시각적으로 관찰되는 동시에 완성된 이미지로 관객들에게 제공된다.

김정은_물×길_02(삼청동천)_ 투명필름인쇄, 아크릴거치대_60×28×100cm_2020

김정은 ● 길을 걸어 다니면서 그 길에서 보고 느낀 것을 자신의 방식으로 편집해온 김정은 작가는 주관적인 매핑을 통해 일상의 단편과, 자신이 존재하던 시점의 사회 모습을 보여주었다. 작가 말대로 지도는 사회시스템의 축소판이며, 매핑mapping을 통해 세계와 우리의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매체로 작용했다. 최근 계속 진행 중인 '교차 맵 프로젝트'에서는 사라진 물길을 리서치를 하고, 지도 위에 표기하여, 물길을 이동하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변화된 길의 모습을 기록하고, 교차되는 기억과 경험의 보편적 가치를 되새기며, 다양한 길 과 공간의 새로운 흔적을 찾는다. 이는 과거와 현재의 교차지점을 조형적 시각으로 읽어낸다. 이러한 매핑의 범위는 개인의 서사를 가진 길의 기록으로부터 사회적, 역사적 함의를 가진 길의 탐색으로 넓혀져, '자신-사회-역사'로까지 한층 더 확장된다.

손승범_사라지거나 자라나는_장지에 채색_193.9×130.3cm_2020

손승범 ● 시들지 않는 꽃은 생화를 대신해 근래에 자주 사용되는 조화들을 일컫는다. 화려하고 또렷한 색상을 지니고 계절의 변화에도 변함없는 모습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것을 지속적으로 눈에 담다 보면 생기가 없는, 차가운, 속이 텅 비어버린 껍데기와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마치 영원한 삶을 얻게 된 영화 속 주인공이 지루해진 삶 속에서 회의감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역설적이게도 삶의 끝이 있다는 것은 감사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 모자라기에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삶의 유한함을 즐겨야 하는지도.

이호억_붉은 구름_순지에 먹, 분채_150×400cm_2020

이호억 ● 기억은 아픔을 편집하지만 교훈을 남겨낸다. 마취되어 정신을 잃고 깨어나면 분절되었던 한쪽 어깨뼈가 조립되고 꿰매어져 있다. 신체가 분리되는 고통과 박락의 감정은 단지, 물리적인 것으로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의 시간을 관조해본다. 일렁이는 것들을 마주한다. 눈에 담아두었던 것들이 마음의 그물에 남았던 탓일까. 저 먼 곳에서 밀려오는 뜨거운 대기가 산보다도 거대하다. 구름은 평야를 덮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나는 잡을 수 없는 그것을 좇아 내달리지만 모양을 달리하며 사라질 뿐이다. 바람으로 거대한 바위가 깎여지듯, 뇌리에 남은 잔상이 시간에 작용하여 남겨지고 조각된다. 지난 작업을 조립해 본다. 세계를 향한 나의 태도는 확고했다. 만약 사유의 적으로부터 어떠한 고통도 느끼지 못했다면, 나는 스스로 서려는 결심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전주연_Tickling_나무, 연필, 모터, 깃털_160×180cm_2018_부분

전주연 ● 이름이 육체에 붙어 있는 사람이 있을까. 몸에 붙은 손가락을 잃어버릴까 걱정하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름이 잊혀 질까 걱정하는 시간은 많았다. 육체는 능동이고 이름은 수동이다. 몸에 붙은 내 손가락이 낯설게 느껴지는 날보다는 내 이름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 더 많았다. 언어로 명명된 것들은 휘발되기가 쉬웠다. 나를 그렇게 불편하게 만들었던 언어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다. 언어화 되는 게 불편해서 언어를 열심히 밀어냈더니 내 세계의 끝 테두리에 온통 언어만 모여 있다. 파도가 쉴 새 없이 밀어내고 있는 모래땅처럼 내가 밀어낸 것들은 영토가 된다. 그래서 결국 언어의 영토를 피하지 못했다. 그 땅의 지형을 유추해 봄으로써 그 지형도 밖의 세계를 상상해야만 한다. 역시 실패로 돌아갈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경로를 이탈하고 좌초하고 흔들리며 하나의 실패라도 더 쌓을 것이다.

정철규_이름을 지우고 모이는 자리 연작_양복원단에 손바느질로 실드로잉, 아크릴채색, 컬러 반사지_45.5×38cm×3_2020_부분

정철규 ● 나는 사회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힘들거나 드러낼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즉 평소 자신도 모르게 사회 속에서 가면을 쓰고 살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상황들을 수집한다. 그리고 중심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사회의 고정관념으로 인해 감춰야만했던 개인의 서사를 구축해 시적 이미지로 재현하고 있다. 이를 재현하기 위해 남성복 원단을 비롯한 다양한 재질의 원단위에 실로 수를 놓음으로써 숨겨야만 했던 것들을 당당히 빛날 수 있게 보여주려 한다. ● 「이름을 지우고 모이는 자리」는 현재까지 마흔 아홉 명의 남성 소수자들의 사연을 전달 인터뷰 방식으로 수집한 후, 마치 양복점에서 옷을 지어주는 재단사처럼 화자의 이야기를 듣고 그에 맞는 이미지를 회화와 손바느질 실 드로잉으로 진행하고 있는 연작이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의 수집된 이야기를 듣고 시를 짓듯이 이미지를 짓는 과정 속에서 그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작은 위로의 태도로 진행하고 있다.

천창환_고속버스터미널_캔버스에 유채_80.3×80.3cm_2019

천창환 ● 그림의 겉과 속에는 오묘하게 겹쳐있는 것들이 있다. 판판함 속의 깊이감, 물질로 드러난 이미지, 읽히는 것 가운데 보이는 것, 주되지 않은 것과 주된 것 사이의 모호함... ● 그림을 그리며 차분히 더듬다보면 섣불리 내렸던 언어적인 판단에서 한 발짝 물러설 수 있다. 비단 그림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내가 바라보고 생각해온 삶에 대해서도 그렇다. 그림을 그리며 이런 것들에 틈새를 만든다. 요즈음은 활기차면서도 헛헛하고 으스스하면서도 애틋한 느낌의 풍경을 좇고 있다. 현실의 활력과 압박감이 뒤엉킨 풍경이미지를 캔버스 프레임에 맞춰 왜곡하고, 물감과 붓질의 물성을 화면에 쌓아가며, 일상의 무게를 거두어낸다. ■ UNDOING

Vol.20210217e | UNDOING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