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자들

2021_0226 ▶ 2021_0319 / 일,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박능생_박형진_유근택_조민아 진현미_조원득_채효진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누크갤러리 nook gallery 서울 종로구 평창34길 8-3 Tel. +82.(0)2.732.7241 www.facebook.com/nookgallery nookgallery.co.kr

어느 산책자들을 위한 경의그림이 내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혹은, 내가 그림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화두는 어쩌면 예전에도 그랬지만 시간이 갈수록 난제가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그간의 굳건했던 장르간의 장벽들은 이미 무의미해진 시대에 요즘처럼 시각매체의 가속화된 속도와 범람하는 플랫폼은 그림의 역할과 존재방식에 대해 자문해야 하는 시간에 직면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그리기의 본질과 소통의 문제에 대해 직면하고 있는 시대에 여기의 '산책자들'은 저마다 지금 현재의 이러한 다양한 경향의 태도들을 반영하고 있다.

유근택_The Room_한지에 먹, 하얀 과슈 가루_76×53cm_2020
박능생_Spain-Toledo_한지에 먹, 아크릴채색_93×64cm_2019
박형진_January to June 일월부터 유월_모눈종이에 채색_53.7×78.5cm×6_2020

전통적인 사생의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그만의 '전경회화'로서 이미 독자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박능생은 여행을 통하여 얻은 새로운 감각적인 체험들을 표현하기위해 기존의 모필의 방식을 고수하기 보다는 자신에 맞는 모필을 개발하고 과감한 색채감각을 가미하여 다양한 새로운 풍경을 시도하고 있다. 박형진은 전통 모필의 방식을 고수하면서도 대상을 예리하게 개념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그녀만의 방식은 화면에 모필의 표현에 있어서 자신의 성격과 태도를 오히려 드러냄으로서 흔히 빠지기 쉬운 필법의 카테고리와 함정을 피해 가고 있다. 그의 화면에 가끔 개념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모눈종이의 형태는 장흥에서 거주하고 있는 동안 일 년이란, 시간이 지나가는 창문의 색채를 점묘적인 터치로 기록한 그의 연작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근택은 우리네 삶과 세계에서 그동안 가려져 있을 수도 있는 회화적인 가능성들을 발견하고 이를 증폭시켜 언어와 해석의 폭을 넓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결국 우리가 '본다는 것'에 대한 자각과 그를 둘러싼 회화적인 해석의 폭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조원득_가짜나무_한지에 채색_116×91cm_2018
조민아_한 줌의 것_장지에 채색_72×72cm_2020

조민아는 자신이 체험하고 있는 청년세대에 있어서의 판단을 유보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나 우리사회가 처한 민감한 상황을 포함한 사회구조적인 아이러니에 대한 회화적인 해석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회화는 서사구조적인 밀도있는 구성력과 알레고리적 어법으로 그/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조건들에 대해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조원득은 인간의 조건에 대한 질문들을 그녀만의 탄탄한 형상성을 바탕으로 꾸준히 제시하고 있다. 마치 잔인한 영화의 한 장면을 마주하는 것 같은 그녀의 회화는 인간의 상처에 대한 깊은 내면으로부터 끌어올려지는 서사적인 힘을 이끌어 내면서 풍경과 인간의 사이를 유영하고 있다.

진현미_겹-결 0501_한지에 먹, 몰리카보네이트_180×360cm_2018
채효진_길 그림자_장지에 먹, 채색_130.3×194cm_2019

일찍이 비닐산수로 겹의 설치풍경을 발표했던 진현미는 일상속에서 끊임없이 배출되고 사라지는 영수증으로 새로운 풍경으로서의 '겹-진경'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일상에서 경험한 짧은 사건들을 반영하고 있는 영수증으로 쌓여진 '육중한 산'의 이미지를 이끌어 내고 있다. 사소한 사건들이 겹 겹이 쌓여 있는 결과물들이 끊임없이 소비되고 있는 영수증을 통하여 또 다른 개념적 풍경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초기부터 한지에 연필로 무수한 동그라미를 채워 넣어 거의 수행적 명상에 가까운 작업을 발표했던 채효진은 자신의 가족과 주변의 풍경으로 형상에 대한 확장을 시도 하면서도 그의 내면에 대한 관심은 더욱 심화되면서 마치 형상너머의 내적풍경을 반영하려는 시도를 최근작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 "본다는 것은 그 자체가 노력을 요하는 창조적인 작업이다...매일 매일의 기성적인 이미지들의 홍수 속에선 이미지들은 지성에 있어서의 편견과 같이 우리의 시각을 왜곡시킨다....이러한 모든 것으로부터 초연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일종의 용기가 필요하다"라고 했던 마티스의 지적처럼 지금시대에 더욱 그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 유근택

Vol.20210226a | 산책자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