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호와 오승우, 그리고 남도구상화단의 脈

무안군오승우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 특별展   2021_0227 ▶ 2021_0511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무안군오승우미술관 MUAN SEUNGWOO OH MUSEUM OF ART 전남 무안군 삼향읍 초의길 7 Tel. +82.(0)61.450.5482~6 www.muan.go.kr/museum

전남 화순(和順) 동복(同福)이 고향인 오승우화백은 평생 그린 작품 중 180여 점을 서남해안의 끝자락에 위치한 무안의 한 작은 미술관에 기증하였다. ● 오승우의 예술작품이 어느 고장에 숨 쉬고 있다는 것은 그의 예술적 행보가 그곳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다시 말하면, 무안은 남도의 여느 다른 지역처럼 오승우 화백, 혹은 오승우와 관계 맺고 있는 작가들의 다양한 예술적 자산이 한 곳에서 다른 지역으로 움직일 때 경유하는 통로, 즉 화단의 혈관으로서의 남도지역이다. ● 개관한지 10주년을 맞게 된 미술관의 특별전 앞에는 크게 두 가지의 과제가 놓여 있다. 그 하나는 오승우가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서 부친인 오지호의 화풍, 다시 말해 남도구상화단의 중요한 맥을 형성했던 자연주의 인상파를 살펴보는 일이다. 또 하나는 '똑 같은 그림이 두 개일 필요는 없다'면서 끊임없이 구축하려 했던 '오승우의 세계'를 엿보는 일이다. ● 첫 번째에 대한 질문은 다음과 같이 던져볼 수 있을 것이다. 남도의 자연과 지형 그리고 풍광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자연주의 구상화는 어떻게 남도화단의 주류를 형성하게 되었는가? 특정한 지역에서 하나의 유파나 양식이 형성되어 오랫동안 유지되었다는 것은 미술과 역사 혹은 사회적 관계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70여 년의 전통을 지니고 있는 남도의 유서 깊은 사생(寫生)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지금, 동시대의 눈으로 어떤 새로운 맥락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그 한계는 무엇인가? ● 두 번째의 과제는 오승우에게 주어진 '아버지의 무게'와 '그의 세계'에 대한 것이다. 오승우에게 오지호는 아버지로서, 화가로서, 그리고 역사 속에서 사회적 책무를 실천하는 지식인으로서 넘기 힘든 거목으로 존재했다. 오승우는 이 무게에 더해 화가로서 치명적인 시각적 장애라는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오승우에게 주어진 고뇌와 고통은 오히려 빛과 색채를 구사하는 인상주의 기법을 넘어 존재의 문제와 함께 동양의 상징적 원형을 탐구하도록 이끌었다. 「백산」, 「동양의 원형」 연작을 거쳐 「십장생도」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마침내 그는 초자연적인 꿈과 이상적인 유토피아의 세계를 표현하며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기에 이른다. ● 이번 전시는 크게 1부- 오승우의 세계, 2부- '오지호와 오승우의 대화', 3부- '남도 구상화단의 흐름'으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는 195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오승우의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2부에서는 오지호와 오승우의 작품을 비교해 보면서 두 세계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두 작가가 대화하듯 제작한 원효사의 탱화와 유럽・남미 등지의 풍광 작품은 특별히 감상자의 눈길을 끌 것이다. 3부는 해방 직후 일본유학파 1세대 서양화가부터 6, 70년대의 2세대 서양화가 그리고 현대 작가에 이르기까지 남도구상화단의 흐름을 아카이브 전시와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짜여져 있다. ●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면서 마련된 특별전의 가장 큰 의의를 꼽는다면 70여 년 전통을 지닌 남도구상화단의 유산은 다른 무엇보다 '사생(寫生)의 힘'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힘은 바로 한국화와 서양화를 구분하지 않고 대대로 내려오는 남도 미학의 골개이기도 하다. ■ 박현화

1부-오승우의 세계 ● 1부 전시는 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195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오승우 작품세계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오승우_요정_117×92cm_1965_무안군오승우미술관 소장
오승우_주흘산_130×194cm(120F)_1984_무안군오승우미술관 소장
오승우_십장생도(93)_112×112cm(60변)_2005_무안군오승우미술관 소장

2부-오지호와 오승우의 대화 ● 작가로서 오승우는 부친인 오지호의 30년 후배이다. 두 작가의 작품세계 사이의 상응관계는 오지호와 그의 화풍을 따르는 많은 남도 작가들 사이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오지호와 오승우의 작품을 함께 비교해보면서 우리는 그들의 대화와 사랑, 이음과 갈등, 고뇌와 한계,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오지호_아미타후불탱화_152×198cm_1954_원효사 소장
오승우_신중탱화_136×165cm_1955_원효사 소장
오지호_세네갈의 소년들_90.5×116cm_1982_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오승우_파푸아뉴기니(원주민)_40×38cm_1986_무안군오승우미술관 소장
오지호_두 소녀_40.5×52.5cm_1982_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오승우_밀어(蜜語)_80.3×65.2cm_1960_목포자연사박물관 소장

3부-남도 구상화단의 흐름 ● 3부 전시는 해방 이후부터 현대까지 남도 서양화 구상화단의 전통과 흐름을 살펴 볼 수 있도록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섹션Ⅰ. 일본 유학파와 해방 직후 호남 서양화단 김보현, 김수호, 김영자, 김홍식, 배동신, 손동, 양인옥, 윤재우, 임직순

김홍식_잔몽(殘夢)_53×73cm_1956_광주시립미술관 소장
임직순_여인상_33×24cm_1972_조선대학교미술관 소장
배동신_누드_63.5×47cm_1965_개인소장

섹션 Ⅱ. 1960년 ~ 70년대 호남구상화단 강동문, 강연균, 국용현, 김암기, 김흥남, 박석규, 오승윤, 정송규, 정승주, 조규일, 진양욱, 최쌍중, 황영성 (「목우회」-김신석, 김영순, 김영화, 김재형, 김종욱, 김충곤, 김형돈, 문춘길, 손영선, 유태환, 윤석수, 이신자, 이우진, 이종숙, 정다운, 정홍기, 조규일, 최성배, 최성훈, 하인택) 유학파 서양화가들이 미술학원이나 중·고등학교 혹은 대학에서 미술교육을 통해 길러낸 2세대 작가들의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1950년대 말부터 70년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미술단체를 구성하고 활발하게 전시를 개최하였다.

오승윤_풍수_45×60.6cm_1999_개인소장
최쌍중_새벽_39.5×51.7cm_1986_보성군립 백민미술관 소장
김신석_후포항의 정_59×71.5cm_2020

섹션Ⅲ. 새로운 사생(寫生)의 흐름 오병욱, 김호원, 조영대, 송필용, 정선휘, 박성완, 박동근 현대 작가들은 남도 자연주의 구상화단의 전통의 유산을 이으면서도 새롭고 매혹적인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한국화의 진경산수와 접목하거나(박동근), 때로는 마른 풀과 여린 열매로부터 존재의 물음으로(오병욱), 역사적 의미가 투사된 색의 영토로(송필용),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는 서사적 풍경으로(김호원), 혹은 다양한 감정을 담은 색으로 삶에 대한 리얼리티(박성완)를, 그리고 자아의 내면이 투사된 감각적인 색의 세계(조영대)를 구축하는 등 오지호 화풍을 넘어 새로운 현대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오병욱_겨울꽃밭1, 2_각 162×130cm_2015_무안군오승우미술관 소장
김호원_매미울음_65.1×90.9cm_2019
조영대_황금회화나무_116×91cm_2021 송필용_땅의 역사_194×130.3cm_2018
정선휘_길따라..._91×116.8cm_2000
박성완_소태동호떡_69.3×136.3cm_2021
박동근_도솔암_72×72cm_2018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면서 마련된 기획전의 가장 큰 의의를 꼽는다면, 70여 년 전통을 지닌 남도구상화단의 유산은 다른 무엇보다 '사생(寫生)의 힘'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힘은 바로 한국화와 서양화를 구분하지 않고 대대로 내려오는 남도 미학의 골개이기도 하다. ■

Vol.20210227e | 오지호와 오승우, 그리고 남도구상화단의 脈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