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의 기억

송효섭展 / SONGHYOSUP / 宋孝燮 / painting   2021_0305 ▶ 2021_0321 / 월요일 휴관

송효섭_覺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4.8×27.3cm_202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헤이리갤러리움 초대展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헤이리갤러리 움 Heyrigallery WOMB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75 2층 Tel. +82.(0)2.2068.5561 www.facebook.com/heyrigallery.womb blog.naver.com/e_ccllim www.instagram.com/heyrigallery_womb

작가의 말 ● 천재적 조형예술가는 신비한 영감을 통해 자아를 직접 조형화한다. 그 신비를 동경하지만 그것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는 나는 조형으로 가기 위한 다리를 조심스럽게 마련한다. 문자가 그것이다. 음성과는 달리 문자는 태생적 조형성을 갖기에 창조적 조형으로 나아가는 다리의 역할을 한다. 문자가 각인되면서 만들어진 수많은 기억의 파편들을 끌어 모아 새로운 조형들을 엮어본다. 조선 시대 문자도 형식을 빌려 현대의 문자드1)를 그리는 것은 문자의 고현학적 탐구가 되겠다. 문자로 읽은 시를 통해 새로이 시를 조형화하는 것은 포에시스의 중첩적 확산이라 하겠다. 이런 실험을 통해 누구도 예기치 못한 신비한 의미들이 지평 너머에서 환하게 떠오르기를 기다려 본다. ■ 송효섭

섹션1 문자의 考現學 modernology-文字드를 그리다

송효섭_문자드開閉1_종이에 혼합재료_20.8×14.8cm_2020
송효섭_문자드開閉2_종이에 혼합재료_20.8×14.8cm_2020
송효섭_문자드童_종이에 혼합재료_20.8×14.8cm_2020
송효섭_문자드嶺_종이에 혼합재료_20.8×14.8cm_2020
송효섭_문자드安_종이에 혼합재료_20.8×14.8cm_2020
송효섭_문자드鬱_종이에 혼합재료_20.8×14.8cm_2020

섹션2 포에시스x포에시스-詩畫를 그리다

송효섭_포에시스-김수영 광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80.3cm_2020

김수영, 광야 ● 이제 나는 광야에 드러누워도 /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나를 발견하였다 / 시대의 지혜 / 너무나 많은 나침반이여 / 밤이 산등성이를 넘어내리는 새벽이면 / 모기의 피처럼 / 시인이 쏟고 죽을 오욕의 역사 / 그러나 오늘은 산보다도 / 그것은 나의 육체의 융기(隆起) // 이제 나는 광야에 드러누워도 / 공동의 운명을 들을 수 있다 / 피로와 피로의 발언 / 시인이 황홀하는 시간보다도 더 맥없는 시간이 어디 있느냐 / 도피하는 친구들 / 양심도 가지고 가라 휴식도― / 우리들은 다같이 산등성이를 내려가는 사람들 / 그러나 오늘은 산보다도 / 그것은 나의 육체의 융기 // 광야에 와서 어떻게 드러누울 줄을 알고 있는 / 나는 너무나도 악착스러운 몽상가 / 조잡한 천지여 / 깐디의 모방자여 / 여치의 나래 밑의 고단한 밤잠이녀 / "시대에 뒤떨어지는 게 무서운 게 아니라 / 어떻게 뒤떨어지느냐가 무서운 것"이라는 죽음의 잠꼬대여 / 그러나 오늘은 산보다도 / 그것은 나의 육체의 융기

송효섭_포에시스-지하철 정거장에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72.7cm_2020

에즈라 파운드, 지하철 정거장에서 ● 군중 속의 이 허깨비 얼굴들: 축축한, 검은 가지에 매달린 꽃잎들 같구나 (송효섭 옮김)

송효섭_포에시스-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3×100cm_2020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나는 나의 목표를 향해 나의 길을 가련다. 나는 머뭇거리는 자와 게으른 자를 뛰어넘어 가리라. 나의 길이 그들에게는 몰락의 길이 되기를! ● 이것은 해가 그의 머리 위에 떠 있을 때 차라투스트라가 마음 속으로 한 말이었다. 그때 그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날카로운 새 울음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보라! 독수리 한 마리가 커다란 원을 그리며 하늘을 날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 뱀은 독수리의 먹이가 아니라 친구인 듯 했다. 목을 감은 채, 의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렇다. "내 짐승들이다!" 차라투스트라는 그렇게 말하고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 그리고 내가 더할 나위없이 사나운 말에 오를 때마다 나를 훌륭히 돕는 것이 있으니, 나의 창이 그것이다. 그 창은 항상 준비되어 있는 내 발의 하인이다. 내가 나의 적들을 향해 내던지는 창이여! 결국 내가 창을 던질 수 있게 되었으니, 내 적들이 얼마나 고마운가! (정동호 옮김)

작가 소개 ● 송효섭은 평생을 문학, 신화학, 기호학 연구자로 살면서 그림을 그렸다. 『설화의기호학』 『신화의질서』 『뮈토세미오시스』등을 저술하였다. 민족미술인협회회원으로 2008년이래 '평화미술제' '통일미술대전' '조국의산하전'등 굵직한 기획전 과 단체전에 50여회 참여하였다. 그의 작품은 논밭예술학교, 영인문학관, 김수영문학관, 용산참사추모전시관, 우리은행등에 소장되어 있다.

* 각주 1) 문자드: 조선 시대 문자도 형식을 차용하여 작가가 만든 문자도의 새로운 형식으로 '문자드로잉'의 줄임말.

Vol.20210305a | 송효섭展 / SONGHYOSUP / 宋孝燮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