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ing Shadows

최경화展 / CHOIKYUNGHWA / 崔卿華 / painting   2021_0309 ▶ 2021_0315

최경화_건너감 Passing through_캔버스에 유채_112.1×163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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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갤러리 더플럭스 & 더플로우 gallery the FLUX & the FLOW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안국동 63-1번지) 2층 Tel. +82.(0)2.3663.7537 www.thefluxtheflow.com

사라짐과 맺힘 그 사이를 본다는 것에 대하여 ● 최경화 작가의 작업에서는 수많은 점과 선이 가득한 화면을 만나게 된다. 작가는 이와 같은 자신의 작업에 대해 언급하면서 눈에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잔상과 같은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였다. 작가가 이처럼 점뿐만 아니라 점으로부터 시작된 선 모양의 형태를 자주 그려내게 된 것은 시선의 이동에 따라 시각적으로 점에 대한 잔상이 이어지는 것처럼 느껴지고 심지어 그것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경험하게 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의 작업은 일견 추상회화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작가는 그가 그려낸 것들이 눈 안에 남겨진 형상들에 대한 기록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면 그의 작업은 조형적 차원의 추상작업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시감각과 인지과정 전반을 고찰하는 가운데 작가 스스로 경험한 시각적 현상들과 관련되었다는 점과 눈 안으로 들어온 시각상의 여러 변화들을 추적한 시각적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읽어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경화_빛그림자 Tracing shadows_캔버스에 유채_180×260cm_2020
최경화_빛그림자 Tracing shadows_캔버스에 유채_120×120cm_2020
최경화_빛그림자 Tracing shadows_캔버스에 유채_120×120cm_2020
최경화_빛그림자 Tracing shadows_캔버스에 유채_60.5×60.5 cm_2020

작가는 자신이 그려낸 잔상은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일 수 있지만 감각적으로는 실제로 눈에서 감각되는 현상이기에 이를 전제하는 가운데 이를 토대로 작업해 오고 있다고 말한다. 최경화 작가에게 실재한다는 것을 판단하는 척도는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물리적 존재 그 자체보다 그것을 감각하고 인지하는 주체로부터 시작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작가는 빛을 반사하거나 스스로 빛을 발하는 것으로 보이는 어떤 대상이 있다고 할 때 그것이 눈에 감지된 공간적 위치에 실재하는 것과 상관없이 그 대상을 감각하게 되는 몸 자체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란 사실 빛이 전달한 정보에 의해 망막에 구축된 이미지일 뿐이기에 작가는 감각된 정보에 의해 대상에 대해 구축된 어떤 의미나 개념에 앞서 감각 자체에 몰입해 보고자 하는 작가적 태도로 읽혀진다.

최경화_산길_캔버스에 유채_72.7×60.6cm×2_2020
최경화_건너감 Bridge_캔버스에 유채_65.1×53cm×2_2021

밤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은 상당수가 그 별들을 보고 감각하는 그 순간에는 이미 존재하지 것들 일 수 있다. 수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오는 빛에 의해 전달되고 인지된 정보가 실제와는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별들을 보다가 눈을 감았음에도 눈에 잔상으로 남겨진 별들의 이미지는 보는 행위를 멈췄음에도 그것을 보았던 사람의 몸에는 상당기간 잔상 혹은 기억으로 남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최경화 작가는 존재한다는 것, 혹은 실재한다는 것을 대상 혹은 대상으로부터 전달되는 어떤 것에 의존하기 보다는 이미 전달된 감각 정보에 더 집중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상과 실제로 교감하였던 순간의 경험, 바로 그 사실 자체가 작가에게는 현재 존재하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행위보다 어떤 존재에 대해 인식할 수 있는 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감각 주체로서 몸을 움직이며 스스로 주변에서 변화하는 부분들, 그리고 몸의 외부와 내부에서 지연되는 현상들 모두를 그대로 캔버스에 옮겨내면서 어쩌면 그가 감각한 잔상들처럼 몸에서 지연된 감각들이 실재하지 않는 허구로 밝혀질 수도 있으나 그럼에도 그의 몸에서 경험되는 모든 것들을 재현해 내 보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작가에게는 그가 어떤 대상과 상호작용한 경험과 기억이 그 대상이 현재 존재한다고 판단하는 것보다 우월한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이승훈

Vol.20210309j | 최경화展 / CHOIKYUNGHWA / 崔卿華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