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MAKE ME FEEL HAPPY

박환희展 / PARKHWANHEE / 朴桓希 / painting   2021_0312 ▶ 2021_0322

박환희_여름바다의 문어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6cm_202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3월22일_12:00pm~05: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0)2.738.2745 www.gallerydam.com cafe.daum.net/gallerydam

3월을 맞이하면서 갤러리 담에서는 박환희작가의 YOU MAKE ME FEEL HAPPY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당신은 나를 즐겁게 해준다는 제목에서처럼 작가는 가족과의 소소한 일상 생활에서 즐거움을 표현하고 있다. 「섬에서의 하룻밤」라는 작품에서는 아이 둘을 데리고 바닷가에서 야영하면서 본 소나무 방풍림을 배경으로 쏟아지는 별들과 이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환호성이 들리는 듯 하다. 제주도 곶자왈에 가서 본 반딧불도 신비로움과 즐거움을 회화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 이 전시에서는 코로나로 우울한 시기에 가족들과 자연에서 즐기는 소소한 즐거움에 대하여 표현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박환희 작가는 미국 뉴욕대학교와Parsons School of Design에서 회화를 전공하였으며 이번이 열 세번째 개인전이다. ■ 갤러리 담

박환희_반짝반짝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2×61cm_2020
박환희_doll hous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6cm_2020

화화일기(畵話日記)자발적 소박함과 행복 박환희 작가는 평소 개인적인 관점에서 주변과 사물을 바라보고 독특한 구도, 그리고 감각적 색감으로 재연하여 의미를 부여해 왔다. 그린다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화화(畵話)적 기록이자 행복의 일기이다. 지난 한 해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해 작가와 가족들이 받은 물리적 제약으로부터 행복을 간구하는 나름의 방법으로 더더욱 그리기에 집중해왔다. 하루하루 무엇을 보고 경험하였는가를 글보다 그림으로 기록하는 것이 익숙한 작가는 가족과 함께한 시간을 그녀의 시선이 머무른 시점으로 환원하여 담담하고 정직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해 가족 일원의 그림전을 준비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보냈던 작업실 곳곳의 정경과 답답함을 풀고자 자연으로 향했던 여정에서 마주한 풍경들이 일상의 편린(片鱗)으로 펼쳐진다. 가족과 함께한 시공간에서는 세미(細微)한 홀씨, 돌 조각 하나도 가려(佳麗)하고 소중하다. ● 너무도 직관적이고 사적인 시점이지만 수필처럼 잔잔한 공감으로 이끄는 자발적 소박함과 행복의 단층들은 불안과 위기가 만연한 작금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잔원(潺湲)한 치유의 길을 제시한다. ● "서해 어느 섬의 어두운 밤하늘 아래서 본 별똥별, 바다에서 놀던 중 만난 문어, 깊은 곶자왈에서 만난 반딧불, 나무로 빼곡한 숲에서 만난 다양한 식물과 열매들, 끝이 안 보이는 바다의 해변에서 만난 반짝이는 조개, 소라와 돌맹이들,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밤의 은행나무, 쪼물딱 쪼물딱 고사리손으로 아이들이 나에게 만들어 준 선물들, 제주까지 가서 종종 만나는 수영장, 친구들로부터 받은 화분들, 작업실에서 정든 오래된 소품들, 위빙을 위해 만든 틀의 세로실과 가로실... 사소한 일상이 나에게 주는 행복이고, 그것은 그림을 그리기 위한 충분한 대상이 되었다." - 박환희 2021.02.

박환희_table top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6cm_2020

온건하고 순수해서 몽환적인 ● 화분, 식물, 자전거, 테이블, 산, 바다 등 어찌 보면 흔히 접할 수 있는 피사체들이며 일상적 삶의 배경인 소재들은 예상치 못한 구도로 zoom in 되어 넘칠 만큼 화면 가득 채워져 있다. 현실에 기반을 둔 소재들은 구체성을 탈각하면서 때론 형태가 모호하고, 이미지적 색 덩어리와 패턴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국에서 입시미술부터 미술대학의 교육 과정을 거친 후 자기 색을 찾아가는 화가들보다 파격적인 순수함을 가진 작품들은 그 대범한 앵글과 루틴을 깨는 색 채집으로 보는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전한다. 그의 독특한 시지각 사이에는 '볕'의 필터가 자리한 듯 보인다. 뜨겁게 격정적이진 않으나 가구, 집, 식물의 초록에도, 심지어 푸른 바다에도 포근한 주광색(晝光色)이 더해져 청량할 지 언정 냉담하지 않다. ● '기교라는 조미료를 뺀 담백한 요리.'로서의 그림은 선입견이 가득하고, 기성적 기술을 맹탐(盲探)하는 나의 복잡한 뇌를 천진한 어린이의 것으로 변환시켜주었다. 관습적인 그림의 틀을 벗어난 박환희만의 묘사는 도정을 많이 한 백미가 익숙한 관객에게는 그 매력이 한눈에 다 읽히지 못할 수 있다. 감각적인 운필이 남긴 흔적과 오묘한 색의 매칭을 품은 소소하고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을 그저 즐기시길 바란다. 친환경의 세련된 퓨전요리처럼 그의 그림은 음미하면 할수록 원초적이고 몽환적인 행복감을 남겨준다.

박환희_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21

반대를 통한 완화(moderation through opposition) ● 박환희작가를 만나보면 인도철학이 떠오른다. 인도철학은 이성적 정신의 소유자가 존재와 우주 본성을 직관적으로 깨닫는 진리를 추구하며, 심장을 관통하는 무한의 미늘을 원하는 자의 철학이라고 한다. 유학까지 마친 이지적 화가는 맨발로 걸으며 밤하늘을 바라보는 직관을 가졌다. 지식체계와 신성한 영적 가치를 자연스럽게 직조하는 그의 작품은 불완전하기에 완벽하다. 왜냐하면, 행복해지는 '방법'이 아니라 행복을 찾는 '시각'을 안내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은 바늘 틈 하나 들어갈 자리 없는 완전함을 추구하기보다 보는 이들이 개입할 여지를 남겨두어 서로 교감하며 불완전함을 채워가도록 유도되었다. 완벽한 모델, 체계화된 사고, 화려한 기술 등 날이 서 있는 감각에 반응하는 현대인의 사고를 진정시키고 누그러트리는 온화한 회화는 궁극적인 행복으로 서사된다. 작가 자신에게 행복을 느끼게 해주었던 치유의 그림들은 이제 타인의 행복을 위해 그의 작업실 밖으로 외출하였다. ■ 김하림

박환희_섬에서의 하룻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2×50cm_2021

나의 그림은 경험한 일상을 기록하는데서 시작된다. 일상에 의미를 두고 관찰을 하면, 그림은 어떤 상황이나 풍경이 되기도 하고, 사물이 되기도 하고, 반복적인 형태와 패턴이 되기도 하며, 가끔은 어떤 단어가 되기도 한다. 나는 틀에 맞춰 어느 한 표현 방법이나 형식에 맞추기 보다는 사소하고 모호한 순간이 잘 표현되는 형식을 찾아 그림으로 남기는 편이다. ● 지난 1년은 코로나로 혼란스럽고 익숙한 일상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힘든 하루하루였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많은 변화에 익숙해져야만 하는 기간이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그림을 그려야 하는 의미를 찾고 일상에서의 행복을 나 스스로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나는 아이들과 더 열심히 놀고, 더 많이 보고, 더 깊이 느끼고, 더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이들과 놀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아이들의 시각은 나보다 더 원초적이고 감정의 폭이 더 넓고 풍부함을 느낀다. 아이들과 같이 할 때 내가 보지 못하는 것들을 발견하게 되고 작은 것에도 감탄하게 된다. 아이들은 해가 지나 나이가 한둘 많아지면 마냥 좋아하지만 나는 아이들이 빨리 크는게 아쉽게 느껴졌다. 같이하는 아이의 시각과 감성과 생각들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 아쉬운 마음에 같이 나눈 경험들을 그림으로 기록했다. 답답하고 힘든 시기에 "You make me feel happy"라고 주문을 외우듯 내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며 때로는 익숙한 순간을, 때론 낯설지만 행복했던 순간들을 기록했다.

박환희_선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6cm_2021

서해 어느 섬의 어두운 밤하늘 아래서 바라본 별똥별, 제주 바다에서 놀던 중 만난 문어, 깊은 곶자왈에서 만난 반딧불, 나무로 빼곡한 숲에서 만난 다양한 식물과 열매들, 끝이 안보이는 바다의 해변에서 만난 반짝이는 조개, 소라와 돌맹이들,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밤의 은행나무, 쪼물딱 쪼물딱 고사리 손으로 아이들이 나에게 만들어 준 선물들, 제주까지 가서 종종 만나는 수영장, 친구들로부터 받은 화분들, 작업실에서 정든 오래된 소품들, 위빙을 위해 만든 틀의 세로실과 가로실... 사소한 일상의 익숙함도 여행지의 낯설음도 우리에게 행복을 주었고, 그것은 내가 그림을 그리기 위한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전시를 준비하며 그림을 그릴 때 지난 추억을 생각하고 그 대상들을 보며 많이 즐거웠었다. 세상이 아무리 어지럽고 시끄러워도 사람들이 나의 사소하고 모호한 그림들을 보며 잠시나마 같이 행복함을 느낄 수 있음 좋겠다고 생각하며 마무리 한다. ■ 박환희

Vol.20210312c | 박환희展 / PARKHWANHEE / 朴桓希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