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작가 회고전

김기조_남충모 2인展   2021_0422 ▶ 2021_0605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12:00pm / 01:00pm~05:50pm / 월요일 휴관

대구문화예술회관 DAEGU ARTS CENTER 대구시 달서구 공원순환로 201 6~10전시실 Tel. +82.(0)53.606.6114 artcenter.daegu.go.kr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지역 미술의 역사를 써 온 원로 작가들을 지속적으로 재조명하고 기록하기 위해 매년 『원로작가 회고전』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다. 올해는 도예가 김기조, 서양화가 남충모의 작품 세계를 시기별로 조명하는 회고전을 개최한다. ■ 대구문화예술회관

김기조_생장_적토, 백자토_30×38×14cm_1983
김기조_생장_백자소지, 색소지, 투명유_44×27×15cm_1983

김기조는 항상 '그릇이 작품이 되고, 작품이 생활과 어우러진' 세라믹의 삶을 꿈꾸는 작가이다. 그는 음식을 담으면 그릇이 되고, 벽에 걸면 그대로 작품이 되는 세라믹, 일상 곳곳에 사용되고 또 그 일상을 감싸주는 세라믹의 세계를 그려 오고 있다. 김기조 작업세계의 주요 특징은 산업화를 통한 대중화의 열정, 일상과 함께 하는 그릇의 전개 등 기능의 강조와 산업화 방향에 주력하면서도 동시에 표현의 영역을 개척해 가는 실험을 중요시 한다는 점이다.

김기조_비상, 고도(古都)의 침묵_혼합토_2002~4

일본 유학에서 디자인과 도예를 전공하고 돌아온 김기조는 도자기의 조형 가능성과 산업화에 관심을 집중한다. 김기조의 관심은 '흙을 사용한 조형의 가능성'이 전문적인 영역에 머물지 않고, 우리 삶의 전반에 걸쳐 퍼져 나가고, 삶의 공간 자체가 미적인 방식으로 개선되는데 도예가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이 '환경도자'이다. 환경조각이라 할 만한 대형 도자기는 작품의 크기가 2m를 넘는다. 김기조가 거대한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것은 자신만의 기법을 개발했기 때문인데, 이것이 바로 점토알갱이를 쌓아 올려 제작하는 '점토알갱이접합조적기법'이다.

김기조_고적(古蹟)_혼합토, 색화장토_85×41×29cm_2005
김기조_고적(古蹟)_혼합토, 색화장토_2008

'점토알갱이접합조적기법'은 점토알갱이를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성형하기 때문에 크기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알갱이를 쌓아 올리기 때문에 알갱이가 모여 도자의 표면은 고유한 표정을 만든다. 알갱이 자체에서 전해지는 정서뿐 아니라 고유의 마티에르를 형성하는데, 이 역시 김기조의 노하우로 일궈낸 실험의 결과이다. 흙을 다루면서 가능한 공기를 빼내는 작업의 통념을 깨고 오히려 많은 공기를 흙 속에 넣음으로써 내구성이 향상되고 표면의 효과가 풍성해지는 것이다. 점토알갱이접합조적기법은 추상과 구상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형태의 실험을 가능하게 한다.

김기조_나들이_혼합토, 색화장토, 투명유_46×46×4cm_2008

성이나 담, 고적 등의 작품에 작가의 고향인 경주를 연상시키는 천년고도의 분위기가 묻어나고 존재의 무게가 스민다고 한다면, 생활도예에서는 자연주의적인 접근을 한다. 김기조의 생활도예는 연꽃이나 곤충, 나비, 물총새, 꽃잎 등을 따라 형을 만들어 낸다. 찻상이나 넓은 접시의 경우는 넓은 면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거나 빗살무늬와 같은 기하 문양을 매우 풍성하게 베푼다. 일련의 판작업은 벽에 걸어 감상할 수도 있고, 전시장 바닥에 설치하여 설치 식으로 도예의 기량을 발휘할 수도 있다. 김기조는 과학으로서의 세라믹을 가장 친근한 모티프에 담아 내어 생활 감정을 북돋우며 도예 창작을 이어가고 있다. ■ 남인숙

남충모_양지_캔버스에 유채_162.2×97cm_1974
남충모_남해_캔버스에 유채_120×130cm_1977

남충모의 초기 작품은 대체로 인물 중심의 풍경화로 시작되었다. 주로 바닷가나 어시장 혹은 선창 등을 배경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진실한' 모습을 풍경과 함께 담았다. 그의 작품들은 목가적인 풍경이라기 보다 주로 '노동하는' 인물들이 중심에 있는 현실주의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서정적인 배경의 풍경 역시 자연 풍경 자체를 목표로 그리는 그림들과는 달리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동작과 움직임을 주목하게 만든다. 이 시기 작품 속의 형상이나 인물의 형태들은 세련되고 정교한 붓질보다는 다소 거친듯 질박한 붓 터치를 통해서 완성된다. 채색에 있어서는 마무리 단계에서 유화 톤의 중후한 맛과 색채의 깊은 울림을 자아내는 반향이 느껴지는데, 이는 남충모 초기 작품의 특징이다. 1970년대 후반 이후로 가면서 점점 선명한 원색의 배치가 증가하고 명암의 대비에서 때로는 표현주의적 감성에 가까운 강렬한 정서를 드러내기도 한다.

남충모_한국인의 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3×100cm_1995
남충모_꽃바구니 춤_캠버스에 아크릴채색_60×65cm_1995

1990년대 이후 남충모는 몇 가지 중요한 전환을 시도한다. 우선 작품의 소재가 확대되면서 그림에 새로운 주제 의식이 나타나는데, 탈춤이나 농악 등의 전통적인 연희를 소재로 채택하여 명백하게 한국적인 정체성을 탐색한다. 이와 같은 전통적인 소재에서 추구한 것은 강렬한 색채와 구성의 역동성이었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생기에 넘치는 동작과 색채로 살아 있는 생명의 기운을 부각하려는 강렬함을 담고 있다. 화필에 있어서는 속도감을 느끼게 하고, 단속적인 붓놀림에서 리듬을 느끼게 하는 등의 변화를 가져 왔으며, 재료에서도 아크릴 물감의 사용으로 표현 가능성의 확장을 꾀하였다.

남충모_질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200cm_2015
남충모_오케스트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62.2cm_2019

1990년대~2000년대가 작품 소재의 다변화와 더불어 주제 의식의 전환이 가장 크게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는 시기였다면 2010년대 이후로는 새로운 비전의 탐색과 함께 지난 작품들의 소재를 재소환해 변화한 조형 의식을 적용하고 실천하고 있다. 전통적인 춤 소재 외에 경마나 오케스트라의 연주 장면 또는 발레 공연 등 율동이 있는 장면들로 대상을 넓혀가는 한편 과거 자주 다루었던 어촌 풍경들을 새롭게 다시 취급한다. 여기에서 일관된 태도는 정태적인 사물의 표정이나 서정적 풍경보다 역동적인 운동감을 전달할 수 있는 장면들을 소재로 채택한 점이다. 빠른 붓질과 단속적인 붓놀림에서 즉흥성이 훨씬 높아진 것은 물론 핍진한 묘사보다는 표현주의적인 속도감 있는 활기찬 표현이 주가 되는 것이다. 초기에 인상파의 색채를 사실주의적인 내용에 적용하듯 했다면 후기로 올수록 화면은 점점 표현주의적 경향의 풍부한 채색에 가까워졌다. ■ 김영동

Vol.20210422f | 원로작가 회고전-김기조_남충모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