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9-3

최규연_한영_시로_황선정_박초혜展   2021_0503 ▶ 2021_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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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전시공간 협찬 / 디자인 본오

철거 전 연남 주택 서울 마포구 연남로 83-12

본 전시는 2019년 3월부터 특정한 공간, 시간, 경험을 공유하는 신진작가 5인이 참여했다. 전시의 제목은 작가들이 공유했던 작업실의 호수이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어내고, 결과물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과 조우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따라서 작가들이 공유하는 경험은 작품의 주제 뿐 아니라 작가의 정체성과도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 코로나 19가 휩쓸기 시작했던 2019년, 그 시기의 가장 밀접한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 팬데믹, 무력감과 절망이 팽배한 상황에서 예술가로 버틴다는 것은 어떤 경험이었을까. 코로나 블루인지 예술적 멜랑콜리인지도 혼란스러웠던 그 시간 속에서, 작가들은 작업을 통해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개인의 서사임과 동시에 작가를 둘러싼 사회적 통찰, 그 직관의 결과물로 존재하는 작업들, 그 속에서 작가들이 던지는 질문들은 무엇일까.

서울시 마포구 연남로 83-12

전시공간은 온라인을 통해 우연히 만나게 된 디자인 본오와의 만남을 통해 발전되었다. 연남동의 오래된 집이 허물어지고 철거되기 전 공간을 신진작가의 상상력으로 재해석하여 기존의 장소가 가지고 있는 곳에 작품의 이야기를 덧붙이고자 한다.

박초혜_본질_유채_162.2×130.3cm_2020

박초혜와 황선정의 작업은 개인적 서사로부터 시작된다. 각각 "뿌리"와 "시간"을 통해 작가로서 본인의 정체성을 들여다보고, 작업을 통해 정체성의 변화와 성장을 꿈꾼다. 이들에게 작업은 단순한 대상을 다루는 것이 아닌, 일종의 자아 수련과 같은 경험 과도 같다. ● 박초혜는 불완전한 인간으로서, 주체의 결여된 부분을 자연에 순응함으로써 완성에 도달하고자 하는 염원을 작업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뿌리 시리즈는 '독립'된 존재로서의 자연에 대한 열망을 표현함과 동시에, 반복적 형상의 변형을 추구함으로써, 자유로움과 주체적인 힘의 공존을 드러낸다. 얼핏 대비되는 듯한 두 차원-자연에의 순응과 이를 벗어나 스스로 힘을 가지는 주체-의 공존은 작가가 스스로 '완성의 경지'라 부르며, 유화를 통한 레이어 기법을 통해 이를 선보이고 있다.

황선정_붉혀_천에 혼합재료_113×158cm_2021

황선정은 무형의 시간에 형태를 부여하고, "존재자"로서 작가 스스로를 자각, 시간과의 관계를 재정의한다. 작품에서 주로 사용되는 "흐르기"기법은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직관적 해석을 표현한 것이며, 고정되어 있지 않은 다양한 바탕을 통해 유동적 인상을 더하고 있다. 그의 작업을 통해, 시간에 휩쓸리는 수동적 존재로부터 시간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주체로의 전환, 주어진 시간의 가치를 받아들이는 작가의 열린 결말을 읽을 수 있다.

최규연_블랙미러_소포지에 흑연_170×120cm_2020 영상 작업 원본 링크 : https://vimeo.com/493307229

최규연, 한영, 시로는 개인과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환경에 중점을 두고 작업한다. "거울", "이야기", "나무"는 개인에 투영된 사회, 문화, 역사적 담론을 드러내며, 이미지를 통해 작가의 직관적 해석을 반영한다. ● 최규연의 "블랙미러"는 흑연, 혼합종이를 바탕으로 한 재료의 혼합에서 물성의 독특함과 실험성이 느껴진다. 현대를 대변하는 매개체로서 "블랙미러"를 선택, 권력의 알레고리를 드러내고 있다. "블랙미러"의 검은 화면 속에 비치는 모습은 타인이 아닌, 빛에 반사된 자신의 모습이다. 둔탁한 반사광은 육중한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내고, 촉각적 효과마저 느껴지도록 한다. 최규연은 다양한 물성 연구를 통해 작업 언어를 발전시키고 있으며, 계속된 상상력을 통해 도전하고 있다.

한영_기린(麒麟)_아크릴 혼합재료_53×40.9cm_2019

한영은 중국의 전국시대로부터 전해진 기서, 산해경(山海經)의 신수이미지와 글을 이미지로 표현한다. 고대 중국인들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어져온 마음 속 형상의 세계를 '유채화'를 통해 재현해낸다. 중국인인 작가는 본인의 작품을 통해 "전형적인 중국식"의 거칠고 과장된, 황당무계함, 솔직함, 야성적인 상상력을 드러내고 있는데, 이는 곧 인간들이 자연과 소통했던 원시적 사유 형태와 풍경을 재현하는 것이다.

시로_상수동 2017_ 한지에 펜_200×536cm_2019

시로는 도시 속 나무의 언어를 번역하는 작업을 한다. 인간은 "합리적 이성"을 숭배하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자연의 언어를 듣지 못하게 되었다. 시로의 작업은 이렇게 사라져버린 자연의 언어, 고통에 몸부림치며 비명을 지르는 나무의 언어를 듣는 것이다. 5m에 달하는 한지에 하는 즉흥적 드로잉은 작가에게 마치 종이에 나무를 심는 행위와 같다. 4개의 면이 이어진 "방" 시리즈, 일정한 거리에서만 보이는 0.03mm 펜 드로잉은 평면회화에 대한 관객의 새로운 경험을 유도한다. ■ 김수연

Vol.20210503b | 909-3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