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Garden

김미지展 / KIMMIJI / 金美志 / installation   2021_0503 ▶ 2021_0518

김미지_021MA0301-블랙 정원 Black Garden_블랙 핫멜트 와이어_103×50×52cm_202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201219c | 김미지展으로 갑니다.

김미지 페이스북_www.facebook.com/10005164011289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9:00am~06:00pm

돌담갤러리 DOLDAM GALLERY 제주도 제주시 중앙로 58 하나은행 금융센터지점 B1 Tel. +82.(0)64.757.2171

나는 정원을 가꾼다. 자는 시간 빼고 몇 평 안 되는 자그마한 정원에 쪼그려 앉아 잡초를 뽑거나 꽃과 식물에게 물을 준다. 나는 조용히 귀를 기울인다. 풀숲에 펼쳐지는 조화로운 세계의 노랫소리를 듣게 된다. 비참하고 보잘것없는 문학적 막 노동꾼에 불과한 내가 ● 총으로 쏘면 폭발하듯이 미끄러져 내려오는 블랙의 실들이 쇤베르크의 달에 홀린 삐에로 마냥 춤을 춘다. 난 그 정원에서 아름다운 꿈을 가꾸며 산다. 그 시간 만큼 난 그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다.

김미지_021MA0303-블랙 정원 Black Garden_블랙 핫멜트 와이어_100×55×50cm_2021
김미지_021MA0305-블랙 정원 Black Garden_블랙 핫멜트 와이어_85×50×45cm_2021

블랙 정원 ● 이번 전시는 50대의 여성 작가가 개인의 자기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블랙 정원이란 단어를 끄집어와 드러내고 보여주는 전시이다. ● 여기서 블랙 정원은 자연의 정원을 있는 그대로 재현해 낸 것이 아니다. 누울 수 있는 만큼의 자그마한 작업실에서 작가가 애지중지 모아온 물건들을 싸구려 핫멜트로 그 껍질을 떠내 뜨개질하듯 이어 붙여 본인만의 정원을 만든 것이다. ● 블랙은 색이 갖는 고고함도, 샤넬의 반짝임도, 세상의 끝도, 죽음도 동시에 존재한다. 나는 그 블랙으로 나의 일상 모든 것을 떠낸다. 그리고 그것을 이어붙이고 매달아 세상에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정원을 만든다. 난 그 속에서 오래전 걸은 곶자왈 숲길을 떠올리며 천천히 걷는다. ● 제주와 정원은 따로 떼어내 생각할 수 없다. 난 육지의 메마른 풍경에서 답답한 일상을 보냈다. 베란다서 한 평의 땅을 그리워해 수년 전 제주로 내려와 작업하고 생활하고 있다. 난 이곳에서 새로움과 낯설음을 동시에 겪는다. 작가로서의 제주서의 삶도 그리 녹록지 않다. 사람들을 만나고 익숙하지 않은 자연은 여전히 내게 낯설게 다가온다.

김미지_021MA0302-블랙 정원 Black Garden_블랙 핫멜트 와이어_100×100×20cm_2021
김미지_021MA0307-블랙 정원 Black Garden_블랙 핫멜트 와이어_99×42×40cm_2021

난 뭔가를 잘 버리지 못한다. 내 방 구석구석에는 내가 아끼는 물건들과 추억과 당장엔 필요하지 않지만, 작업을 위해 수집한 것들이 곳곳에 있다. 내가 그렇게 애지중지 모은 물건들을 핫멜트로 떠낸다. 글루건으로 쏴대는 핫멜트는 분명 내 감성과는 맞지 않는다. 약간의 번들거림과 기름기도 그렇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특이한 냄새도 있다. 그런 핫멜트로 난 내가 하나하나 모아온 물건들의 껍데기를 떠낸다. ● 이번 전시를 위해 지난겨울부터 난 블랙과의 사투를 벌인다. 하필이면 이 재료냐고 생각이 든다. 우아한 삶은 예전에 이미 사라졌다. 내 생에 봄날은 멀찌감치 지나가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 싸구려 핫멜트로 떠낸 껍질들에서 내 모습을 본다. 마치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이 산 딸기에 선심 쓰듯 딸려온 소쿠리 같은 느낌이 전해 온다.

김미지_021MA0309-블랙 정원 Black Garden_블랙 핫멜트 와이어_100×50×52cm_2021
김미지_021MA0312-블랙 정원 Black Garden_블랙 핫멜트 와이어_90×50×45cm_2021

난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정원사가 되기도 하고 농부가 되기도 한다. 몇 평이 채 안 되는 자그마한 작업실서 난 세상과 분리돼 화초를 가꾸는 것처럼 물도 주고 잡초도 뽑고 그들과 대화도 한다. 향이 없다면 내가 갖고 있는 예술가 향기도 얹는다. 어떤 때는 세상을 원망하고 눈물짓다 하늘을 향해 거침없이 글루건 총을 쏴 된다. 격정적인 거친 선이 나오다가도 라흐마니노프의 음률처럼 예쁜 금 실타래 선들이 쏟아져 바닥 위로 떨어진다. 난 그렇게 농부가 되고 정원사가 되고 로커가 되어 기나긴 시간 속 다른 주인공이 되어 정원을 가꿔 왔다. ● 난 이제 내가 만든 정원을 들고 세상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려 한다. 아무도 가 보지 않은 정원을 예쁘게 단장해 전시장에 걸어 두고자 한다. 난 그 속에서 모든 낯선 관객과 마주한다. 낯설지만 세상과 또 그렇게 용기 내 본다. 새로운 블랙 정원의 탄생이다.

김미지_021MA0308-블랙 정원 Black Garden_블랙 핫멜트 와이어_90×50×45cm_2021
김미지_021MA0310-블랙 정원 Black Garden_블랙 핫멜트 와이어_105×51×50cm_2021

나에게 있어 예술가의 삶은 문학적 막 노동자와 다를 바가 없다. 블랙 정원은 에너지를 다 소비해 버린 50대 여성 예술가가 작업실에서 만큼은 스스로 위안을 얻는다는 점에서, 본인 작업장을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처럼, 텃밭을 일구는 농부처럼, 그 하루하루 삶에 최선을 다해 성실히 임했다. 그렇게 수천번의 수확처럼 얻어진 내 분신들을 하나하나 이어붙여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블랙 정원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세상과 마주하고자 한다. ● 창의적인 작품을 전한다는 것은 늘 외롭고 힘겹다. 이번 전시가 한 여성 예술가의 상상력과 노력으로 과거에는 보지 못한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새로운 작품으로도 전해졌으면 한다. 더불어 예쁜 시각적 오브제로도 봐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예술에 있어 정직한 노동은 작업을 풀어가는데 보이지 않는 중요한 진실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시간였다. 그래서 내 작업장은 화실이자 텃밭이자 정원이라 부른다. ■ 김미지

김미지_021MA0306-블랙 정원 Black Garden_블랙 핫멜트 와이어_107×61×21cm_2021

I cultivate the garden. Except for time I sleep In a small sized garden crouching down, plucking weeds, or watering flowers and plants. I silently strain my ears. I can hear harmonious songs of the world playing in the grassfield. I, a mere unfortunate and paltry literary laborer Black threads descending like exploded from gunfire Dancing like Pierrot possessed by Schoenberg's lunaire. In this garden, I live while taking care of the beautiful dream. Within this time at least, I can forget everything.

Black Garden ● This exhibition brings the word "Black Garden" to tell a tale about the self-identity of a female artist in her 50s. ● Here, Black Garden is not an exact replica of a garden in nature. Inside a small atelier barely large enough to lie down, the artist creates her own garden by weaving together those cherished items she collected with cheap hot melt adhesives. ● Black simultaneously contains aloof-ness of color, sparkle of Chanel, end of the world, and presence of death. I outline everything in my daily life with black. And connect those and hang them in order to create a garden of my own found nowhere else in the world. Within such a garden, I slowly walk while remembering Gotjawal trails I walked long ago. ● I cannot think of Jeju and the garden separately. I have spent suffocating days in the barren mainland's landscape. Longing for a small plot in a terrace, I moved to Jeju a few years ago and worked and lived here ever since. Here, I feel freshness and unfamiliarity at the same time. As an artist, life in Jeju is tough. Meeting people and unaccustomed nature still come across as unfamiliar to me. ● I am not adept at throwing stuff away. There are things I cherish, things of memories, and things that I do not need immediately but collected nonetheless for future work all over my room. I model the shells of those cherishedly collected items with hot melt adhesives. Hot melt adhesives shot from glue guns definitely do not match with my sensibility. It has a little bit of glitter and greasiness, and a peculiar smell that is hard to describe by words. With such hot melt adhesives, I model the shells of items I collected one by one. ● In order to prepare for this exhibition, I have been struggling against the black since last winter. Why this material out of everything else I ask. Elegant life has long gone by. Spring days of my life have long disappeared and can no longer be seen. I spot myself in shells made with cheap hot melt adhesives. The feeling comes across as a basket that seemingly accompanied only to purchase more strawberries than usual. ● In preparing for these works, I became a gardener as well as a farmer. Within a small atelier separated from the rest of the world, I water them and pluck off weeds and talk to them as if taking care of flowers. If there is no smell, I add on the fragrance of the artist that I have. Occasionally, I resent the world and cry, and unrelently fire glue gun against the sky. While passionate rough lines come out, golden threads as beautiful as Rachmaninoff's melody spread out and fall on the floor. Thus, I have become a farmer, a gardener, a rocker, and a different protagonist and have been cultivating the garden. ● Now, I bring forth the garden I made and meet with people outside. I plan to spruce up the garden that no one has ever been to and exhibit in this hall. Within the space, I confront the audience unfamiliar with everything. Unfamiliar to the world, but I try to draw courage. Creating a new black garden. ● For me, the life of an artist bears no difference with that of a literary manual laborer. ● Black Garden is something the artist devoted earnestly each single day like a gardener cultivating her atelier like a garden, like a farmer working on her plot, as the female artist in her 50s after expending all her energy at least can find solace within her atelier. By weaving together pieces of oneself like cultivated through thousands of harvest, the artist created one and only one unique black garden of her own. And now, she plans to face the world. ● Communicating creative art work is a lonely and difficult process. I hope this exhibition can come across as a new work revealing individual identity never seen before created through a female artist's imagination and effort. Moreover, it is my wish that the audience would also view it as a beautiful objet. ● This was a confirmation once again that honest labor is the unseen yet important truth to developing one's work. That is why I call my workshop an atelier, a plot, and a garden. Kim mi ji ■ KIMMIJI

Vol.20210503c | 김미지展 / KIMMIJI / 金美志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