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Hong

김소산展 / KIMSOSAN / 金召山 / mixed media   2021_0504 ▶ 2021_0530

김소산_Micro adventure_나무에 아크릴, 스테인리스, 기름천, 고물상_가변설치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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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산 홈페이지_www.sosan.co.kr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세컨드 에비뉴 갤러리 2ND AVENUE GALLERY 서울 중구 필동로8길 22 Tel. +82.(0)2.593.1140 www.gallery2ndave.com blog.naver.com/gallery2ndavenue youtube.com/channel/UCqmoANAO_Rbkyw7H697Rfig

붉은, 세계(자신)와의 춤 ● 너무 강렬한 기억은 시간과 아무 상관 없이 그 힘을 온전히 유지한다. 오래전 나는 어머니와 함께 이웃집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집은 입구부터 집안의 바닥, 벽, 천정이 온통 붉은 색으로 치장되어 있었고, 가구며 커튼이며 모든 것이 붉은 색 물건들 천지였다. 중국 영화의 고전 『붉은수수밭』을 볼 때 영화의 스토리에 몰입하기보다는 오래전 그 붉은 집을 떠올렸다.

김소산_Micro adventure_나무에 아크릴, 스테인리스, 공중전화부스_가변설치_2021

1. 설치된 작품들은 마치 붉은 꽃들이 비줄기를 닮았다. 꽃꽃들이 연이어 하늘에서 내려오는 또는 하늘을 거슬러 비상하는 모습이다. 길고 붉은 이미지는 흰벽을 배경으로 마치 화려한 상처처럼 보이며 조금씩 좌우로 왕복하며 움직인다. 작가는 이번 설치에 앞서 쓰레기나 폐기물이 쌓여있는 곳에 붉은 작품을 설치하고 일상의 사물들과 융합된 어떤 불가사의한 이미지로 연출했다. 산업폐기물, 문명의 쓰레기들을 작품의 요소 또는 하나의 무대나 의미있는 장치로 해석되고 마치 생명체처럼 피를 뿜는 것처럼 붉은 꽃들이 피어난다. 그것은 착시나 환영일지라도 피처럼 생명과 활력을 떠올린다. 생명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주술적 행위처럼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위로와 치유의 몸짓이다. 그 내부에는 결핍, 욕망, 사랑, 에너지와 같은 것들로 번역되는 어떤 힘이 있다. 이런 힘들은 관습과 제도, 관념과 질서와 근본적으로 충돌하고 파열하며 불화를 겪는다. 이 힘에 의하지 않고는 새로운 예술활동은 불가능하다. ● 색은 빛처럼 분할되고 분석되지 않는다. 색은 전체가 부분이고 부분이 전체이다. 이데올로기나 형이상학의 경계에서 진동하는 것들이다. 색은 정해진 궤도를 따라 운동하지 않는다. 항상 넓게 퍼지고 물든다. 붉다는 현상은 단지 가시광성이 광학적 효과로 이해되는 세계를 너머 미지의 우주로 훌쩍 점프한다. 예술활동이란 또 그 결과물은 역설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 작가나 작업이 세간에 유명해지면 유명해질수록 그것은 자본이 되고 전통이나 제도가 된다. 예술은 우리를 놓아주지 않는다. 사로잡히면 사로잡힐수록 예술의 아우라가 더욱 빛을 발한다. 작가는 교양으로 미술을 만나는 사람들과는 다른 감각과 다른 세계를 산다. 예술현상과 일종의 접신(接神)을 하는 창작자가 만나는 미술은 다른 경험을 사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정신과 직결된 신체활동으로 세계와 만나지만 작가들은 저만의 태도와 관점으로 직접적으로 만나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아니 정말 세계를 만났는지 확인하려 한다. 예술은 가까울수록 일상과 생활과 융합하고 멀면 멀수록 고고한 예술이 된다. 그런데 예술이 하나의 관념이나 지식, 교양이 될수록 본래의 의미에서 벗어난다. 작가는 자신만의 감각과 경로를 따라서 실재(reality)를 만난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을 보고 또는 작가의 창작 과정을 보고는 작가가 망각했거나 간과했던 감각과 경로를 따라 (다른)실재를 만난다. 작가가 만난 실재와 다른 사람이 만난 실재는 다르지만 서로를 은유하는 관계이기도 하다. ● 작품의 형식적 또는 재료적 속성을 설명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 같다. 오히려 그 재료를 선택한 것 보다는 재료의 속성 자체가 바로 작가가 자신이 느낀 또는 경험한 감각을 은유하기 때문에 굳이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우리는 한 작가의 세계로 진입하는 문턱을 넘었는냐 아니면 넘지못했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시선과 관계, 언어와 의미와 가치를 사용하게 된다, 하나의 세계를 밖에서 바라보는 것과 그 세계의 안과 밖의 경계를 넘어 안으로 한발자국 넘어섰을 때야 비로소 그 세계와 만날 준비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시간이 정지된 세계를 역동적으로 존재하는 것과 시간 속에 녹아들어 약화되고 투명하게 사라지는 존재 사이에서 한 사람의 특별한 순간과 일상의 순간이 혼재되어있는 것이 작가들의 보통의 삶이다. ● 사람들은 작가와 작품을 통로로 삼아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은 하나의 착각이다. 나아가 미술사적 지식과 관념의 양과 질이 넓고 깊다고 반드시 살아있어 생성하는 예술세계를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착각이고 오만이다. 작가 자신도 창작의 과정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 직전의 창작의 세계로부터 추방되어버린다. 그러면 정작 자신의 세계라고 주장하는 작품 세계를 기억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작가 자신도 속아버리는 이 기이한 관계, 역설의 순간이 예술현상을 둘러싸고 마치 뇌 속의 무수히 벌어지는 전기폭풍 만큼이나 헤아릴 수 없이 광대하게 펼쳐진다.

김소산_Micro adventure_나무에 아크릴, 스테인리스, 말통, 고물상_가변설치_2021

2. 하나의 세계란 작가 자신도 온전히 이해하고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요소들과 조건들이 만들어내고 표현된 것들의 집합이 율동하는 장소와 시간대에 머물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기차시간표 처럼 의미와 만나기 위해서는 동일한 시간대에 있어야 한다. 시간대가 틀리면 다른 조건이 모두 부합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아무것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상태를 벗어날 수 었다. 주파수를 맞추듯 시간대와 장소가 교차하도록 섬세하고 정교하게 계획하고 움직여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한 작가의 예술세계의 면모를 일부라도 느낄 수 있게 된다. 생물학적 얼굴이 아닌 예술가로서 작가의 얼굴은 하나의 세계의 얼굴이다. 작품 속에서 생물학적 일상의 인간은 사라지고 하나의 페르소나가 얼굴이 되어 타자를 만난다.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이야기하지 않고 우리는 아무것도 만날 수 없다. ● 김소산의 세계는 어떤가. 지난 시기 작가의 작품 활동을 만나고 이해하기 위해 한국화, 퍼포먼스, 설치미술, 키네틱아트 등의 말들이 사용될 수 있다. 얼마나 많이 했느냐 보다는 왜 이러한 형식과 활동이 수행되었는가? 그리고 작가는 그 사이사이, 문턱과 문턱 사이에서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꾀했는가? ● 대부분의 경우 한 사람의 본질, 성격, 강점과 약점은 모두 막 형성되었을 때 이미 완성된 형식(form)을 지니고 있다. 작가의 창작활동도 이와 유사하다. 작가는 20대에 1996년 명동입구에서 사자머리를 한 채 1시간 동안 담배를 계속 피는 퍼포먼스로 데뷔했다. 작가가 아닌 작가를 바라보는 관객이 작업의 주인공으로 줄담배 피는 젊은 여성을 바라보면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표정을 수집하였다. 혐오와 분노, 질투와 구역질의 감각을 수집한 후에 작가는 관객의 자리에 자신을 배치해 자신이 화장하는 모습을 거울을 공중에 매달아 촬영했다. 화장을 하는 여자의 모습을 보며 작가 자신이 자신의 생물학적 또는 사회적 역할에 대해 어떤 감정을 실험한다. ● 작가는 활동 초기 퍼포먼스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90년대 중반 대로에서 젊은 여자가 쉼없이 담배를 핀다는 것은 당시에는 여성에 대한 한국 사회의 통념과 가치관에 대한 도전이었다. 마치 응답하라 시리즈의 여성들처럼 사회와 윤리 속에 구속되고 파열하는 여성성에 대한 관찰과 고민을 담은 이 퍼포먼스는 이후 작업에 무의식적으로 반영된다. 어쩌면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결정적이라고 말 할 수도 있다. 가장 사적인 세계를 잘 보여주는 것이 개인의 예술창작과 그것을 둘러싼 다양한 모습들이다. 관념과 개념 또는 언어화 이전의 감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가장 개인적인 활동이다. 신체의 경험은 정신도 물질도 아닌 정신과 물질이 동시적으로 교차하며 존재이 안과 밖이 공존하는 감각의 세계이다.

김소산_Micro adventure_나무에 아크릴, 모터, 스테인리스, 공중전화부스_가변설치_2021

그후 1년 간 뉴욕 체류하며 수묵화로 모델을 그리며 문화적 차이와 반응을 경험한 후 귀국하여 작업을 이어갔으나 오랫동안 슬럼프를 겪었다. 결혼과 육아 등 생활인으로서 보낸 시기 도전적인 작가로서 잠시 주춤하던 작업의 열정이 지난번 개인전 『탕』을 계기로 새롭운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오래된 동네 목욕탕에서 전시했던 작가는 자신을 바다 깊은 곳에 서식하는 심해종으로 설정한 퍼포먼스를 했다. 작가는 지난 전시를 통해 인간과 물고기가 유합된 존재를 경험하는 발상과 작업 에너지로 자신의 비전을 재구성했다. 마치 신적 존재가 자신에게 강신되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제3자의 시각에서 떨어져 관찰하고 사유하는 경험은 예술가들에게는 축복이거나 선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는 몸과 마음이 모두 새롭게 태어나듯 작가는 자신의 삶과 작업에 대한 피로감 또는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며 작업과정에 필연적으로 겪게되는 우울과 퇴행을 화사한 칼라와 운동으로 극복했다. ● 근래 작가는 퍼포먼스와 함께 움직임을 통해 이미지를 만들어낸 2019년 작 '흔들림', 'Play Ground' 등 일련의 작품들을 통해 초기 퍼포먼스에서 엿볼 수 있는 보다 역동적이며 생명력이 넘치는새로운 감각을 보여준다. 특히 2018년 작 '원더 그루브1(Wonder Groove1)'는 인상적이다. 마치 배아의 발생과정의 단 단계를 포착한 듯한 이미지로 보이기도하고 또는 피어나기 직전의 꽃봉우리를 연상시키는 형태의 오브제가 순방향과 역방향으로 회전하는 작품은 형태나 운동감이 화려하거나 역동적이지는 않지만 복잡하고 모호한 상태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 이러한 키네틱 설치작업과 이어져 이번 개인전 『홍』에서도 단순하지만 반복적인 운동을 통해 일종의 강박이나 중독현상을 떠올리는 키네틱을 보여준다. 김소산 작가에게 운동과 설치작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생명의 생로병사의 과정을 드라마처럼 표현한다. ● 이번 개인전을 시그니처인 붉은 이미지는 화사한 봄의 기운과 함께 생명현상의 결정적 사건으로서 소녀가 여성이 되는 과정을 떠올린다. 여자 아이에서 거세되어 다른 존재(여성)가 되는 사건은 너무나 강렬한 파열과 충격은 한 존재로서 거듭나며 생명의 탄생과 연속을 관장하는 대모신(대지신)과 은유적 관계를 갖게 된다. 생명과 존재의 전달자로서, 출산과 양육과 궁극의 보호자로서 여성과 붉은 색을 둘러싼 이러한 고전적인 은유와 신화는 현대예술에서 여전히 강렬한 모티브로 작동한다. ● 붉은 홍, 빨강. 색을 가까이 하다보면 그 색에 물드는 것이 자연스럽다. 물들지 않는 것은 색이 아니다. 색은 빛이라는 주장처럼, 빛이 입자도 아니고 파동도 아닌 그 두 가지 속성을 모두 지닌 것처럼 색도 물질도 아니고 비물질도 아닌 그것들이 서로 융합되어 있는 어떤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붉은 색은 작가의 언어이고 말이다. 이 붉은 말은 말 속에 또다른 말들의 연쇄가 있듯 미스테리하다. 붉은 색이 천천히 춤추듯 번지는 환영을 통해 세계와 세계가 서로를 향해 녹아드는 신비를 경험한다. ■ 김노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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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ro Adventure'우리가 아는 계절'('The Red That We're Familiar With') '우리가 아는 빨강'('The Weather That We're Familiar With') ● 지금 살고 있는 동시대인들은 시작점이 생겨 끝이 언제 날지 모르는 시간을 지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2020년이 시작점이라고 말하고, 그 시작점이 굵은 글씨로 새긴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의 사건이 우리에게 왔다. 시작점으로부터 많은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변화 이전의 일상을 회상하며 이번 전시는 '우리가 아는 계절'('The Red That We're Familiar With') '우리가 아는 빨강'('The Weather That We're Familiar With')으로 말하려고 한다. 색과 계절의 냄새는 기억의 공간에 긴 시간 선명하게 각인시키는 힘이 있다. 각자가 체험한 순간과 결합되어 잔상처럼 오랫동안 남아 상기되곤 한다. 결국 공간과 사람을 긴 시간 이어주는 기억의 매체라는 것을 우리가 아는 계절과 빨강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말한다. 전체적으로 빨강를 통해 꽉 찬 이미지 구성이 되어졌다. 맹시(Blindsight)처럼 무의식에서 우리가 보고 있다는 것을 지각하지 못해도 무의식은 사물을 보고, 느낀다는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무의식을 통해 기억 할 수 있는 무엇이 나에게는 빨강이였다. 빨강으로 꽃을 연상했고, 내가 덮었던 공단 이불, 마당에 장미, 사루비아, 진달래등의 꽃들의 계절을 기억하는 부분들이 나에게 있어 빨강은 어릴 적부터의 기억인가 보다. 봄날 같은 따뜻함과 위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 우리가 아는 빨강의 느낌으로 풍경화처럼 펼쳐 보이고 싶었다. ● 하늘길이 어려워진 지금 시간, 삶, 여행 등 단어가 덕지덕지 묻어있는 기억하는 장소들이 있겠다. 나에게도 다른 차원의 공간들을 찾아 작품들을 얹혀놓고 마이크로 어드벤쳐(Micro adventure)를 보이려고 사진 드로잉 촬영를 했다. 냄새, 소리, 풍경, 색깔, 감정이 묻어 우리가 아는 계절과 풍경에 빨강을 얹어 놓고 여행하듯 돌아다니며 셔터를 눌렀다. 작게 혹은 짧게라도 우리가 아는 여행 같은 모습을 담아 보여 지길 바라고, '모르는 것부터 시작해서 알 것 같은 세상으로 떠나는 여행'같이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굵은 선으로 새겨진 시작점의 변화속에서 작품을 마주했을 때, 아! 봄날 같구나! 감탄사 하나만으로 큰 설명이 되어지는 전시 라고 본다. ■ 김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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