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

김이란展 / KIMIEERAN / 金梨鸞 / painting   2021_0520 ▶ 2021_0615 / 일,공휴일 휴관

김이란_미인도-아무도 없다_장지에 채색_97×130cm_202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오!재미동_(사)서울영상위원회_서울시

관람시간 / 11:00am~07:55pm / 일,공휴일 휴관

충무로영상센터 오!재미동 갤러리 미술동네 OHZEMIDONG GALLERY 서울 중구 퇴계로 지하 199 충무로역사내 Tel. +82.(0)2.777.0421 www.ohzemidong.co.kr

김이란 - 여성적 삶에 대한 자각 ● 한때 그림은 고고한 정신적 이상이나 거대한 이념을 담는 그릇이었다. 형이상학적인 가치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었던 이전의 그림은 그래서 현실과 무관한 피안의 세계였다. 하지만 김이란의 작품은 철저하게 현실을 응시하며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한 것들을 표현하고 있다. 예술이라는 신화에 기대어 자의식과 현실이 증발하여 버린 탈색된 작품과는 애당초 그 맥락을 달리하고 있다. 가령 뜨개질을 하다 낮잠에 취한 모습, 꽃비가 내리는 따뜻한 봄날의 일상, 가족을 기다리며 TV 리모컨을 돌리는 모습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매우 가깝게 밀착되어 있어 너무도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이 ‘친근함’에는 작품의 형식에서는 발견하기 힘든 작가의 깊은 상처가 내재해 있으며, 권태로운 일상의 감정을 솔직히 그려내는 작가의 작품에서 강한 자의식이 느껴진다.

김이란_미인도-남편이 있다_장지에 채색_97×130cm_2021
김이란_곁에 있어도 외롭다_장지에 채색_90×180cm_2021

사실 작가는 매우 늦게 그림을 접하게 된다. 작가가 그림을 선택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삶에 대한 각성과 더불어 여성으로서의 자각 때문이었다. ● “작업을 통해 제가 왜 작업을 갈망했는지, 무엇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지를 알게 되었고, 뿌리 깊게 여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치유의 시간이 되었습니다.”_작가 노트 중에서 ● 작가의 작품 전체를 뚜렷하게 관통하는 맥락은 자신의 일상적 경험에서 출발하면서도 엄마로서, 아내로서, 여성으로 사는 삶에 대한 자의식이 매우 강하게 표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작품들은 때로는 솔직하면서도 위트 넘치는 화면으로, 때로는 서정적인 감수성으로 관객에게 다가온다. 작가의 작품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유머러스한 작품들 사이로 드문드문 알 수 없는 슬픔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등장한다. 2014년에 제작한 「가출」이라는 작품에서는 흩날리는 꽃비 사이로 하늘을 바라보는 인물의 모습에서 불안정한 삶에 대한 막연함이 느껴진다. 또한 별이 내리는 밤하늘에 맨드라미를 바라보는 「여행」이라는 작품에서는 새로운 삶을 동경하면서도 쉽게 떠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정서가 깔려 있다. 이러한 서정적인 뉘앙스의 작품들은 작가의 위트 넘치는 작품들과 대조를 이루면서 관객의 공감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김이란_낮잠-가위_장지에 채색_130×97cm_2020
김이란_니가 가서 깨워 봐_장지에 채색_132×160cm_2020

또 하나 작가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는 ‘잠’이다. 자신의 잠든 모습을 그린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불가능한 일이지만 작가는 이를 자주 표현해 왔다. 「불금」 시리즈, 「새 소파」, 「하루종일 머했노」와 같은 작품들이 모두 잠과 연관되어 있다. 작가가 이렇게 ‘잠’이라는 소재에 집중하는 이유는 스스로 치열하게 현실을 그리고 이를 응시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를 넘어서려는 무의식적 욕망이 작동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잠’이라는 것이 ‘꿈’이라는 것과 연동되고 ‘가출’이나 ‘여행’과도 호응한다고 본다면 작가의 작품은 여성의 삶에 대한 뚜렷한 자각으로부터 출발하는 새로운 삶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하다. ● “제 이야기의 중심은 ‘위로와 소통’입니다. “괜찮아, 괜찮아…..” 독특한 나만의 생활이 드러날까 두려워 배제하고 부끄러워했던 순간들이 지극히 일상적이고 누구나 사유하는 보편적 삶이라고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여성의 성장을 통해 이루어지는 딸, 엄마, 아줌마, 며느리, 친정엄마, 시어머니…. 존재만으로 이해받고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들, 익살과 해학적으로 B급도 아닌 D급의 일상으로 풀어 놓고자 합니다.“_작가노트 중에서

김이란_또 아침이다_장지에 채색_145×112cm_2020
김이란_ 낮잠-뿡_장지에 채색_100×190cm_2020

우리가 그녀의 작품에서 깊은 감동과 위로를 느끼는 것은 작가 스스로 어깨에 힘을 뺀 솔직함과 뚜렷한 자의식에서 출발한 진정성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가 장지 위에 하나하나 새긴 장면들은 비록 유머러스하고 위트가 넘치는 듯 하지만 모두 자신의 고통을 경유한 결과물들이다. 그래서 김이란의 작품에는 직접적이고 과장된 감정의 노출을 억제하는 응축된 감정선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더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상의 표현으로 새로운 삶의 이면을 생각하게 만드는 힘. 그것이 이 작가가 가지고 있는 탁월함이다. ■ 이영준

김이란_여행_장지에 채색_97×130cm_2021
김이란_바람이 분다1_장지에 채색_67×90cm_2020

우리는 많은 순간, 세상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는다. 특히 추하고, 약하고, 어리석은 모습은 공감하지만 표현은 하지 못한다. 그로 인해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나약해지고 위축될 때가 종종 있다. ● 작업을 통해 ‘나 또한’이라는 위로와 공감을 이야기 하고 싶다. ● 어른이라지만 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누구보다 방황하고 있는 나를 드러내어 오지랖의 선봉이고자 한다. 오늘이 처음이고, 과거에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겪을 수밖에 없는 지나간 날들에 대해 통증이 존재하고 그로인해 삶이 좌지우지 당하더라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이며 여성이기에 감당해야만 하는 굴레적 시간들을 살아가고 있음을 드러내고자 한다. 가족의 중심에서 자신의 시간들을 잊어버리고, 잃고 사는 오늘의 미인도를 선보이고 싶다. ● 불완전하고 불편한 한 아줌마의 일상을 통해 걱정하지 않아도, 눈치 보지 않아도 아름다운 그대로의 모습이 참 ‘미인도‘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 김이란

Vol.20210520d | 김이란展 / KIMIEERAN / 金梨鸞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