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해내다

윤영展 / YOONYOUNG / 尹寧 / painting   2021_0525 ▶ 2021_0530 / 월요일 휴관

윤영_슬픈아바타0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91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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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더플럭스 & 더플로우 gallery the FLUX & the FLOW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안국동 63-1번지) 2층 Tel. +82.(0)2.3663.7537 www.thefluxtheflow.com

자아, 몸의 감각으로부터 시작되고 연장되는 그 모호한 세계에 대하여 ● 윤영 작가에게서 작업은 회화적 이미지를 통해 발언하고 사유하는 가운데 '자아'를 탐구하는 일련의 과정이었다. 이번 전시 역시 그러한 과정의 일부임을 전시 공간에서 확인하게 된다. 작가는 이번 전시의 주제를 '토해내다'라고 하였다. 내면 속 깊은 곳으로부터 튀어 나오는 그 무언가를 작가는 말하고 싶었고 토하듯 꺼내 놓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작가는 그 무엇에 대해 명료하게 표현하지는 않는다. 그의 작업을 보면 현실의 어떤 대상으로부터 출발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형상들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 구체적인 무엇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작가가 자주 그의 작품 명제 중 일부에 'ambiguity'라는 용어를 삽입하는 것은 작가 자신이 자신의 내면 세계로부터 무엇인가를 강렬하게 감각하게 되지만 그것을 명료한 무엇으로 표현해 낼 수 없었기에 이에 대해 작가 스스로 언급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모호함'이라는 용어 외에는 적절한 지시어를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작업을 보면 작가는 자신의 자아 정체를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모호한 형상과 모호한 색채 그리고 모호한 맥락 가운데 둠으로써 감각하게 된 것들을 다른 표현으로 바꿔보려는 다양한 시도를 해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윤영_New ambiguity04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7×91cm_2020
윤영_New ambiguity06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7×91cm_2020

자아 정체성이란 시간의 변화에 따른 자아와 타자의 관계성으로부터 일관된 자신을 발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면 시간의 흐름은 그 차이를 점차 명확히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게 만들지만 작가에게 있어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시대에서 자아의 정체성은 그 이전 시대보다 더 모호하게 된 것으로 보았던 것 같다. 작가는 자아와 타자의 관계성을 바라봄에 있어 그 토대가 되는 조건이 변경되고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작가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를 디지털 시대로 지칭하면서 과거 아날로그 시대와 달리 눈 앞에 실재하는 것을 직접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현실 공간의 세계 외에 가상 공간의 세계를 통해 아바타와 같은 방식으로 멀티 자아가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음에 대해 주목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하나의 몸에 하나의 자아가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나의 관념이자 망상에 불과할 수 있음을 직시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결과 아날로그 시대와 디지털 시대의 경계면에서 감각하게 되는 그 모호성에 대하여, 그리고 그 다의적이고 양면적인 신호들로부터 인식하게 되는 자아에 대하여 작가는 모호한 형상과 색채를 사용하여 표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영_New ambiguity05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20
윤영_Self-Fiction21-7,8_한지에 과슈와 색연필_105×75cm×2_2020

그래서 작가는 아바타 혹은 허구적 자아의 이미지를 현실의 자아 위에 덧씌우거나 지금까지 자아라고 생각했던 이미지를 해체해 나가는 가운데 혼란스러운 현실에 대한 인식의 심층을 파고들고자 하였던 것 같다. 이때 작가는 디지털 매체보다는 아날로그적 감각을 일깨우는 매체를 사용함으로써 철저히 자신의 몸과 연결된 지점으로부터 이 모든 사태를 되돌아보고자 하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이와 관련하여 그의 작가노트에서 "붓과 물감을 빠르게 문질러 대면서 가상이 아닌 물성을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회화 행위는 내면의 찌꺼기들을 토해내는 것 같은 시원함을 맛보게 한다"라고 말한다. 현실과 가상이 교차되어 다가오고 있고 인간은 이로부터 감각하게 되는 시대적 상황임에도 작가는 철저히 현실 공간 속 몸을 감각의 근원지로 상정한 후 이로부터 다중적 감각 신호를 전달받게 되는 자아에 대하여 탐색해 보고자 한다는 것을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Metaverse) 시대에 대한 논의가 보편화된 시대가 되면서 더욱 자아를 일정한 의미망 안에 수렴해내는 것 자체에 대해 회의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러나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으로부터 감각하고 사유하는 것을 지속해 나가고자 하며 특별히 회화 언어를 통해 이를 지속적으로 점검해내고자 하는 것 같다. 윤영 작가 자신에게는 이것이 자아가 시작되는 지점이자 감각적 판단과 인식적 판단의 본질이자 토대였던 것이며 가상세계 역시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현실의 감각이 연장되어 감각하게 되는 또 다른 현실의 장이 된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 이승훈

윤영_New abiguity0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7×91cm_2021
윤영_New abiguity0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7×91cm_2021

나의 일곱 번째 전시 명 '클릭한다 고로 존재한다'가 의미하듯 디지털로 연결된 세상에서 살아가는 자아의 모습을 탐구하는 작업을 한다. '그 모호함', '자아게임', '유랑하는 자아', '허구의 자아' 그리고 자아 치유, 등의 전시를 통해서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을 종횡무진 오가는 자아 내면의 모습을 시각화 하려했다. 디지털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온라인 공간과 현실에서의 오프라인 공간 사이에서 방황하며 혼란스러워하는 자아에게 회화를 통해서 말을 걸고 싶었나보다. ● 이젠 디지털이라는 용어조차도 올드하게 느껴진지 오래다. 공기와 물처럼이나 당연하게 늘 함께 한다. 무엇보다 시공간을 초월하며 기능하는 핸드폰이라는 작은 컴퓨터는 신체의 일부처럼 소중하다. 초유의 팬더믹 시대를 살아내면서도 디지털이 연결 해주는 온라인 세상에 안주하며 아슬아슬한 시간들이 흐른다.

윤영_슬픈아바타05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73cm_2021
윤영_슬픈아바타04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91cm_2021

작은 화면 속 가상의 이미지에 열광하면서도 때론 섬뜩한 불안감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동시에 아날로그 정서가 미치도록 그립다. 이 절실함을 충족시키는 방법이 나에겐 드로잉과 회화이다. 나의 내면의 자아와 대화하면서 알 수 없는 생물들과 무생물들의 혼합된 형태들을 그려낸다. 원초적인 인간본성과 유전자 변이에 의해 생겨날 수 있는 다종 결합된 생물체 그리고 미래 사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혼재되어 무의식적인 드로잉을 한다. 예측할 수 없는 묘한 형태들이 현실의 도구와 재료들로 표현 될 때 진정한 행복감을 느낀다. 특별히 붓과 물감을 빠르게 문질러 대면서 가상이 아닌 물성을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회화 행위는 내면의 찌꺼기들을 토해내는 것 같은 시원함을 맛보게 한다. 이제 어찌되었든 디지털 세상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더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자아의 내면과 나만의 회화 언어로 소통하려한다. ● 때때로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말하곤 한다. 정신과 다니는 대신 그림을 그린다고. 약간의 충격 유머를 섞어 진심으로 말하는데 듣는 상대방은 늘 웃으며 반 정도 공감한다. 특별히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치료비와 약값 대신 물감과 캔버스를 살 수 있어서 어느 때보다 행복했다. ■ 윤영

Vol.20210525a | 윤영展 / YOONYOUNG / 尹寧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