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物) ; 풍경을 듣다. Thing ; Listen to the landscape.

김정희展 / KIMJEONGHEE / 金正喜 / painting.installation   2021_0604 ▶ 2021_0625 / 월요일 휴관

김정희_Thing-landscape 005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22.5×122.5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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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몸미술관 SPACEMOM MUSEUM OF ART 충북 청주시 흥덕구 서부로1205번길 183 Tel. +82.(0)43.236.6622 www.spacemom.org

물(物) ; 풍경을 듣다. Thing ; Listen to the landscape. ● 1월 말에 청주시립미술관에서 2개월간의 개인전(물 ; 시간의 흔적)이 끝났다. 모든 전시가 그러하겠지만 이번 청주시립미술관의 전시는 새로운 작업실의 건축과 이사, 정리 등으로 마음의 여유가 없이 쫓기는 듯 작업했고, 이런 공백 탓에 생각의 깊이도 만족스럽지 못 하였다. 작가가 언제는 자기의 작품에 만족할까마는 아쉬움이 남았다. 1년을 바쁘게 준비하며 개인전을 치르다 보니 결과물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어느 때 보다도 강하다보니 다음 전시에 대한 구상을 하게 되었다. ● 오랜 시간 나의 작업 주제인 사물과의 대화, 생성과 소멸 등 시간의 축적에서 오는 변화와 이를 감지하는 작업을 새로 시작 해본다. 애써서 만들어 놓은 것들이 시간이라는 조건을 만나 소멸되어가고 그런 줄 알면서도 또 다시 만들기를 반복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겠고 이를 시각화하는 작업들을 계속하고 있다.

김정희_Thing-landscape 006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1.3×276cm_2021
김정희_Thing-landscape 007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1.2×131.2cm_2021
김정희_Thing-landscape 008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3.5×24.5cm_2021

모래를 사용하여 어떠한 모양을 만든 후 그것이 시간이라는 흐르는 과정을 만나 무너져 내리고, 그러면 다시 만들기를 반복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지난 겨울 우연히 눈오리 만드는 틀을 가지고 놀다보니 생명체인 오리를 쉽고 예쁘게 반복하여 만들 수 있었고, 이를 작품화하면 재미도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되었다. 오리의 단순한 인공적인 형태가 더욱 강한 상징성을 보여주고 있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들이 자연 속에 존재했다가 시간의 흔적들이 더해지며 사라지기도 하고 다시 태어나기도 하는 과정이 인간의 삶의 한 단면인 듯하여 시각적으로도 기분이 좋다.

김정희_Thing-landscape 009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3.3×97cm_2021
김정희_Thing-landscape 101_나무, 안료, 철_80×505×12cm (가변설치)_2021

시내 곳곳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기도 하고, 헌 건물이 새롭게 리모델링되기도 하고, 새로운 간판이 달리기도 한다. 또 그것들은 시간의 흔적으로 인해 낡아지고, 그러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또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고....... 작업실이 있는 주변을 보더라도 전원주택단지를 만든다고 산과 들에 생채기가 생기기도 하고 그 위에 집들이 들어서고 마을이 형성되어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살기도 한다. 그러면 그것은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시간의 쌓임에 의하여 익숙해지고....... 마치 쉼 없이 줄을 지어 움직이며 자신들의 세계를 만들어가며 반복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개미와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은 또 하나의 변화된 자연으로 존재하게 된다.

김정희_물(物) ; 풍경을 듣다. Thing ; Listen to the landscape.展_스페이스몸미술관_2021
김정희_물(物) ; 풍경을 듣다. Thing ; Listen to the landscape.展_스페이스몸미술관_2021
김정희_물(物) ; 풍경을 듣다. Thing ; Listen to the landscape.展_스페이스몸미술관_2021
김정희_물(物) ; 풍경을 듣다. Thing ; Listen to the landscape.展_스페이스몸미술관_2021

새롭다는 것은 새것에서 느껴지는 산뜻한 출발과 희망이라는 느낌이 있어서 좋고, 오래되어 낡은 것은 시간의 흔적과 사람의 냄새가 쌓여 있어 푸근한 휴식과 여유를 주기에 좋다. 무엇이 더 좋고 나쁨이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인간의 찰나적인 마음일 것이다. 요즘 엄청난 팬데믹의 위력으로 우리는 지쳐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가치와 소중함을 느끼지도 못했던 가벼운 일상조차도 다시금 그것의 고마움을 느끼게도 되었다. 지금 같은 불편과 어려움을 주는 이 상황도 바꾸어 생각해 보면 지난날을 돌아보게 하고 이웃과 만나 부질없이 지껄이던 수다의 소중함도 크게 느껴지는 긍정적인 면도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앞만 보고 달리는 우리 인간들에게 뒤도 돌아보고 반성도하며 쉬어가기를 바라는 조용한 울림은 아닌지.......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은 누구나 무릉도원에서의 여유로운 산책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불안하게 길고 지루한 생활이 계속되는 요즘은 더욱 절실하다. 우리는 굳이 이러한 것을 말하지 않고도 글로 쓰지 않고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냥 느끼고 있을 것이다. 서로 확인은 하지 않았지만 이 또한 존재하고 있고 느낄 수 있는 사실이다. ● 과거와 현재, 자연과 인공, 존재와 소멸 등의 조화로운 소통이 아름다움을 만들어 가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위안을 받고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오늘도 새것을 만들며 지나간 것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2021. 봄) ■ 김정희

Vol.20210607b | 김정희展 / KIMJEONGHEE / 金正喜 / paint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