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day after

조윤중展 / CHOYOONJOONG / 趙允中 / painting   2021_0608 ▶ 2021_0613

조윤중_wink eyes_캔버스에 유채_53×73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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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중 인스타그램_@yoonjoong.c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사이아트 도큐먼트 CYART DOCUMENT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Tel. +82.(0)2.3141.8842 www.cyartgallery.com

일상적으로 보아왔던 것들에 대한 또 다른 시각 혹은 색다른 의심 ● 조윤중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작업들에는 단순히 추상적 이미지라고만 지칭할 수 없는 일상에서 보기 어려운 낯선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작가는 이 낯선 이미지들이 일상에서 항상 마주하는 익숙한 것들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다만 작가 역시 그 일상적인 것들로부터 묘한 감정을 받은 순간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그려낸 작업들임을 밝히고 있는데 작가는 그 원인이 일차적으로는 자신이 심한 난시이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일 수도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 그러나 시각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에게 보이는 것들로부터 마치 살아 숨쉬는 생명체나 유령을 만난 것처럼 오싹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다른 무엇이 있는 것같이 느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일련의 작가 진술들은 무언가를 본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 되돌아 보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렇게 보이는 것이 한가지 관점에서 벗어나 모호해지는 지점일 수 있다고 하고 일상에서 벗어나 비일상을 경험하고 감상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일상 속 사물들을 보는 관점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일상적 관점 너머에 비일상적인 또 다른 관점이 있음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조윤중_melting point_캔버스에 유채_80.5×80.5cm_2021

작가는 그가 그려낸 무엇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변형되어 있고 몽롱한 느낌을 주는 이 이미지들에 대하여 사물들의 짓궂은 장난이자 놀이로 보인다고 그의 작업노트에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서 작가 자신이 사물을 바라보는 주체이기보다는 일종의 관객과 같은 존재가 된 것 같다고 말하는데 이처럼 일상의 사물을 다르게 보도록 만든 원인을 작가는 밤이라는 상황과 인공 조명이라는 매개체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밤과 인공조명이라는 환경이 낮의 일상들을 전혀 다르게 보고 다른 인식을 하도록 만들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일련의 상황들은 인간이 무엇인가를 볼 때 사물에 대한 인식이 사물 그 자체보다는 그 사물을 보는 행위와 관련된 여러 조건들이 달라지게 되면 언제든지 다른 어떤 것으로 인식하게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작가는 이러한 상황을 착시나 인식의 오류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이 상황에 등장하는 사물의 이미지들을 의인화하여 새로운 차원의 관계 맺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아이러니하다.

조윤중_은밀한 시간 속에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49.8×65.6cm_2020

아마도 이와 같은 작가의 태도는 그가 접하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너무 지루하거나 반대로 너무 기계적이며 삭막해 보였던 것에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작가는 그렇기에 낯설게 보이고 일상과는 전혀 다른 초현실적인 상황으로 보이게 된 모든 것들에 주목하고 흥미를 갖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로 인해 낯선 것을 넘어 오싹한 느낌이 들 정도로 비일상적이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그 모든 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작가가 낮에 바라보았던 일상적 풍경 속 사물들이 밤에는 초현실적이고 비일상적인 전혀 다른 것들로 인식되도록 만든 것에는 두 가지 차원의 시각적 조건이 작동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하나는 난시인 작가 몸과 밤의 인공조명이라는 직접적인 시각 조건이 있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늘 접해왔던 일상이라는 상황이 작가에게는 그 일상과는 전혀 다른 것을 보고자 하는 욕망을 부추겼을 수 있다는 전제에서 볼 때 작가의 심리적 조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러한 점들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전혀 다르게 인식하게 만들었을 수 있다. 사실 인간이 무엇인가를 보고 인식한다는 것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다. 우리 인간은 같은 대상에 대해 다른 것을 보고 다르게 인식하는 존재인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관객들에게 일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전해줄 수 있을 것 같다. 혹은 일상이라고 보아왔던 것들에 대해 새로운 의문 혹은 새로운 의심을 시작하도록 만들는지도 모른다. ■ 이승훈

조윤중_눈동자의 색_캔버스에 유채_각 53×33.5cm_2021
조윤중_시끄러운 숲_캔버스에 유채_40.8×31.2cm_2020

나는 이번 『after day after』전에서, 일상 안에서 항상 마주하는 익숙한 것들에게서 어느 날 낯설고 묘한 감정을 받았던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 도시에서 살아가면서 나는 그 안에 있는 여러가지 것들을 본다. 내가 보는 것들은 대부분 각자 고유의 역할이 주어진 채로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주어진 자리를 당연한 듯 차지하고 있는 그들의 존재를 일상 속에서 항상 인식한다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처럼 느껴지고는 한다. 그러나 가끔씩, 나에게는 이러한 일이 가능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들이 도시 풍경 속 어딘가의 한 부분으로서 주어진 역할을 버리고, 주인공이 되는 순간들이다. 특히, 사람들이 시선이 적은 밤에는 그들의 일탈이 더욱 자주 벌어진다. ● 일상 속의 나를 비일상적인 순간으로 인도해 준 매개체는 주로 밤의 인공 불빛들이었다. 인식하고 있지 않을 때면 불빛들은 당연한 듯이 도시 안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것들 중 하나였지만, 내가 자신들을 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자, 그들이 속해 있던 도시의 풍경 그 '어딘가'에서 벗어나 자신들에게 본래 주어졌던 역할('어딘가'의 부분')을 거부하고, 여기저기 떠다니며 마음껏 늘어지기 시작했다. 우연히 서로 만나게 된 그들은 또한 서로 연대하는 과정을 갖게 되며 구성된 화면 전체를 무너뜨리기도 하였다. 나를 인도하는 그들을 따라가면서, 마치 그들은 자신들만 아는 짓궂은 장난과 같은 놀이를 하고 있고 나는 그저 그것을 바라보는 한 명의 관객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인공 불빛들의 놀이가 계속되고 있을 때, 나는 그 밖의 다른 도시의 그리드들도 그것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를 들면, 육교, 다리의 기둥과 같은 거대하고 단단한 콘크리트 그리드들이 그들의 단단한 특성을 잃고 인공 불빛들에 의해 뒤틀리고 왜곡되며 마치 흘러내리는 것과 같은 모습이 되는 것이다. 평소와 다른 모습의 그들은 마치 알아봐줘서 고맙다는 듯 나에게 윙크나 미소를 보낼 때도 있었다. 살아 숨쉬는 생명체들과 같이 느껴지는 그들과 눈이 마주 칠 때마다, 나는 낯선 감정을 넘어 마치 유령을 만난 것처럼 오싹함이 느껴지고는 했다. 익숙한 도시 풍경 안의 부분이었던 것들이 낯선 모습의 주인공이 된 놀이 속에서, 나는 혼란스러웠고 당황스러웠다. ● 익숙한 일상이 낯설어 보이는 것, 파괴적인 놀이가 자유롭게 느껴지는 것, 오싹했던 윙크가 귀엽게 느껴지는 것과 같이, 나는 어떤 상황과 대상이 한 가지 관점에서 벗어나 모호해지는 지점에 주목한다. 또한, 그러한 모호함을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나에게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다. 이번 『after day after』전이 나의 개인적인 비일상적 경험에 대한 감상의 표현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이어질 탐구의 시작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조윤중

Vol.20210607f | 조윤중展 / CHOYOONJOONG / 趙允中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