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소암 조홍근展 / CHOHONGKEUN / 小岩 曺泓根 / painting   2021_0608 ▶ 2021_0620 / 월요일 휴관

소암 조홍근_孤雲寺 가는 길_광목, 수묵, 아크릴채색_47×67c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수성아트피아 SUSEONG ARTPIA 대구 수성구 무학로 180 호반갤러리 Tel. +82.(0)53.668.1566 www.ssartpia.kr

자연․교감․감흥 ● 현대는 과학기술문명이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다. 그러하기에 세계는 통신기술과 정보산업의 발달에 의해 국가 상호간에 문화와 예술의 벽이 무너지고 있다. 그로인해 나라와 민족 간의 문화와 예술의 경계가 없이 유대와 연대를 강조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지구촌 사람들은 학문이든 예술이든 새로움을 갈구한다. 서구중심의 학문이 한계와 벽에 부딪히면서 유럽의 종교나 철학이 더 이상 인류의 구심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 이르렀다. 우리의 미술 또한 세계화의 물결이 싹트면서 서구의 가치관을 맹목적이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로 인해 다양성이 주류를 이루는 미술계의 병리적 현상이 사회전반에 만연하게 되었음도 부인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제까지 걸어온 나의 개인적 체험으로 무엇이 "한국적"인 것인지 깊게 사유하게 된다. 그리고 나의 자의식의 제고와 우리의 주체의식을 되짚어 본다. 아직 미흡한 나의 작품으로는 규명하기 어렵겠지만 이번 작품은 밥상에 즐겨 오르는 잘 숙성된 된장처럼 표출하고자 했다.

소암 조홍근_기다림_광목, 수묵, 아크릴채색_50×73cm

사십년 가까이 몸담았던 교직을 떠나 청도의 비슬산 자락에 기거한지가 이제 다섯 해가 되어간다. 그러다보니 생활방식과 생각이 스스로 변함을 느낀다. 사람은 환경 속에 존재하고 있기에 묵시적으로 깨우침을 주는 자연에 감사해하며, 그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그러는 가운데 나 자신도 생활의 패턴과 생각이 변해감을 느낀다. 나 자신이 지각의 주체라면, 지각되는 느낌은 교감이다. 그 교감의 대상에서 감흥을 느낄 수 없다면 미적가치가 없으며 어떤 의미도 있을 수 없다. 나에겐 지각의 느낌이 작품을 제작하는 근원이 된다. 근작들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생각과 느끼는 것을 포괄적인 방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근래 들어 나의 생활이 있는 듯 없는 듯 자연친화적 생활이기에 무위자연적인 작품을 하게 됨은 부인 할 수 없다. 네가 아닌 내가 자연의 일부이기에 이젠 관찰과 파악이 아닌 고요한 마음으로 관조한다. 나만의 느낌으로 자연을 접하고 내 몸을 자연 속에 넣을 수는 없지만, 자연이 나에게 주는 감흥을 화폭에 담는다.

소암 조홍근_無心川_광목, 수묵, 아크릴채색_49×71cm

눈만 뜨면 자연과 내가 소통하며 몰입과 침잠으로 사계절을 반복하는 생활이다. 자연과 동행하며 많은 것을 깨우치며, 작품을 제작할 때는 내가 마음먹은 대로 되는 심수상응(心手相應)하는 자세로 임한다. 작품이란, 인위적 산물이지만 인위적이지 않고 무심과 무위가 응축된 화면에 표출되어야 한다. 또한 자연과 인간의 합일치로 불언(不言)으로 주어진 공간과 여백에 붓으로 행함이 나의 작품이다. 무위(無爲)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도 아니지만, 멋대로 한다는 뜻도 아니다. 이는 자연의 섭리를 체득한 후에, 그것을 삶의 영역과 작품으로 행해야하는 깊은 통찰이 있어야 한다. 또한 작품과 삶은 한 점 흐트러짐 없이 하늘과 땅을 담고, 보이지 않는 바람(氣)까지 담아내어야 온전하다. 무위와 작품이란 궁극에 가서는 아무런 생각도 없고, 마음이 가라앉아 고요한 허정(虛靜)을 거쳐 산고의 고통으로 태어난다.

소암 조홍근_봄 나들이_광목, 수묵, 아크릴채색_52×75cm

삶은 순수해야하고, 작품은 한정된 공간에 무한의 질서를 불어넣어 자기만의 절대자를 향한 작가 자신의 분신이다. 도(道)는 아무것도 행함이 없지만 이루어 지지 않음이 없듯이, 작품제작에 임하면서 내 스스로 즐기며 힐링하듯 절제된 소박한 붓놀림과 손놀림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재료는 80년대부터 내가 즐겨 다루어 온 광목을 바탕으로 수묵과 아크릴물감이다. 행복함과 즐거움이란! 본인 스스로가 즐거움을 느끼는 이상적인 생각과 행위로 금번 준비한 작품들은 나의 인생 2장 2막에 즐거움을 찾으려 노력한 산물이다. 삶과 작품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 중에 자기다움이 있어야 아름답다. 즉, 아름답다는 것은 자기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지만, 아름답다는 것은 곧 자연스러움과 자기다움이다.

소암 조홍근_한국화展_수성아트피아_2021
소암 조홍근_한국화展_수성아트피아_2021
소암 조홍근_한국화展_수성아트피아_2021
소암 조홍근_한국화展_수성아트피아_2021

종심(從心)의 나이에 접어드니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 어렴풋이 도달점이 보이는 시점이다. 그러나 나의 정원(庭園)에 나무를 심고 자양분을 주어 아직은 부단히 가꾸고 싶다. 그러는 가운데 또 세월이 흘러 불임(不姙)의 나무가 될지라도 아직은 작품과 내가 불이(不二)가 아님을 스스로 위로하며, 출품된 작품으로 모든 이에게 경건한 마음으로 인사를 드린다. 끝으로 본 전시가 있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수성아트피아 관계자 여러분과 늘 옆에서 불평 없이 묵묵히 지켜준 아내에게 고마움과 감사의 뜻을 전한다. ■ 소암 조홍근

Vol.20210608g | 소암 조홍근展 / CHOHONGKEUN / 小岩 曺泓根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