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미술 2021 - 지구표류기

이인철展 / LEEINCHEOL / 李仁澈 / printing.digital art   2021_0610 ▶ 2021_0725 / 월요일 휴관

이인철_죽음, 죽음, 죽음_AP_종이에 목판화_74×44cm_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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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6월민주항쟁 34년 기념展 섹션1 『민중미술가열전 Ⅵ 이인철』

주최 /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주관 / 민주공원_부산민예총 시각예술위원회 민족미술인협회 울산지회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월요일 휴관

민주공원 Democracy Park 부산시 중구 민주공원길 19 (영주동 산 10-16번지) 기획전시실 Tel. +82.(0)51.790.7414 www.demopark.or.kr

작전명령 : 종교군산복합기계를 타격하랏!"210514_시골큐레이터 설두쪼 / 빛무리를 뚫고 올만에 출동했어. 『민중미술 2021』 올해 걸개말은 '지구표류기'야. 민중미술가열전 6은 이인철 작가야. 부산 초량이 낳은 아방 아티스트야. 80년대 판화마당을 스스로 일구었어. 일찌감치 디지털 드로잉의 바다를 또 스스로 자맥질했어. 이인철은 민중미술의 스모킹 조(조 프레이저)야. 그에게 걸리는 국가주의, 제국주의, 군국주의는 개박살 났어. 스모킹리에게는 성역이 없어. 스모킹리는 비평을 싫어해. 제 전시를 앞두고 여러 비평가를 전시글동무로 얘기했으나 맘에 들어 하지 않았어. 끝내 오랜 술동무 그림동무 김진하(나무화랑 대표), 이종률(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을 글동무 삼기로 했어. 근데 김진하, 이종률 두 동무는 또 따로따로 민중예술 마당에서 한 거리 뜨신 분들이야. 아방한 묶음이어서 설레고 두렵고 쪼려. 좀체 쫄지 않는 시골큐레이터를 설두쪼 하게 만든 세 아방가르디안 만나러 간데이~~~^^" (글쓴이의 페이스북 2021년 5월 타임라인 참조)

이인철_젊은 날의 초상 1_AP_종이에 목판화_61×125cm_1991

나는 민주공원 큐레이터다. 나는 항도 부산의 시골 큐레이터다. 나는 서울로 올라가고 부산으로 내려가며, 부산으로 올라가고 통영으로 내려간다고 말하는 말버릇 버르장머리를 고치고 싶은 동네 큐레이터다. 절름발이 한국미술사와 전면전을 펼치고 싶으나, 짧은 팔다리 작은 머리를 갖춘 타고난 인파이터로서 민중미술 한 놈만 조지기로 마음먹은 민중미술 전문 큐레이터다. 그리하여 작품과 감상자 사이에 주례 서고 작가들 뒤로 사라짐으로 살아가는 큐레이터다. ● 민주공원 수장고에는 700여점의 민중미술 작품이 살고 있다. 나는 그림목숨들과 2011년부터 10년째 함께 살고 있다. 하루 내도록 그림목숨들 고시랑거리는 소리들이 귀에 쟁쟁거린다. 때로는 그림목숨에 숨을 불어넣은 사람목숨을 만날 때도 있다. 내 큐레이터 목숨은 이들 목숨들과 숨길로 이어져 있다.

이인철_인류의 언덕_AP_3D페인팅_가변크기_2004
이인철_Boy_AP_3D페인팅_가변크기_2006
이인철_사람_AP_3D페인팅_가변크기_2005
이인철_분단의 벽_AP_3D페인팅_가변크기_2014

그림목숨 700여 점 가운데 작가 이인철의 판화 작품이 59점이다. 그림목숨 가운데 이인철의 작품이 으뜸 많다. 부산에서 자라나 경기권에서 놀았던 작가의 작품이 전주 온다라미술관을 거쳐 민주공원에 소장되기까지의 본풀이를 여기 낱낱이 밝히기엔 글마당이 작다. 나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이인철의 작품을 소장작품전 할 때마다 끄집어내었고, 부산민예총 『함께가는 예술인』 표지에 네 번(73호, 99호, 108호, 116호)을 실었다. 사람목숨 이인철과 그림목숨들을 마구마구 부려 쓴 큐레이터다.

이인철_In The Paradise_AP_3D페인팅_가변크기_2017
이인철_배설1_AP_3D페인팅_가변크기_2017
이인철_Hot Bar_AP_3D페인팅_가변크기_2017
이인철_장례식장에서(코로나19)_AP_2D페인팅_가변크기_2020

때마다 이인철의 그림목숨들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들여다 들었지만(죽음, 죽음, 죽음_종이에 목판화_74×44cm_1991)은 늘 궁금했다. 일인칭 슈팅 게임 같은 스크린이다. 스크린 상공 위를 선회해서 달려드는 헬기 기관총이 난사하는 것은 십자가들이다. 십자가의 사격 아래 스러지는 거리의 노동자들, 이 광경을 고층빌딩 창에서 무심히 바라보고 있는 사무직들. 이인철의 스크린에서 1980년 5월 헬기기총소사와 1987년 노동자대투쟁 거리가 하나 되어 2021년 미얀마 거리를 불러낸다. 헬기가 쏘아대는 십자가는 이인철 그림밭을 이루는 주요 상징의 그물로 이어져 있다. 군국주의, 제국주의, 자본주의가 한몸을 이룬 군산복합기계와 이를 지탱하는 배타적 종교민족주의는 작가 이인철의 주요 타격대상이다. 1991년 이인철의 판화는 다른 민중미술 판화가들과 아주 다른 결을 보여준다. 판화가 이인철이 디지털 매체인 컴퓨터그래픽으로 갈아타는 징검다리에 이 작품이 놓여 있다. 사람목숨 이인철은 제 꼴리는대로 그림목숨을 만들어 제 스스로 갈래가 된 작가이다. 이인철 전에 이인철 없고 이인철 후에 이인철은 없을 것이다.

이인철_보이지 않는 손_AP_종이에 리놀륨판화_43×30cm_1990

"170704_이인철. 파주에도 비가 올거야. 파주엔 이인철 형이 살어. 파주엔 우리가 적군이라고 불렀던 동무들의 무덤떼가 있어. 무덤떼와 인철 형의 콧수염 사이에서 비가 오락가락해. 뺑기들 앞자리에 설 때 물어봤어. "따위들이 단물 다 빨아 묵었는데 왜 하냐고." 인철 콧수염은 "내가 단물 만들어서 해묵지"라고 했어. 단물이 흘러 콧수염을 적시는 말이었어. 사슴의 눈으로 해금을 켰어. 지붕은 사슴을 사랑했지만 그들 사이를 지탱하기엔 단물이 모잘라. 늘 아방한 때때로 샤방한 인철 형의 어눌한 날카로움을 몸에 아로새길 거야. 비 끝 물에 초량에서 만나요." (글쓴이의 페이스북 2017년 7월 타임라인 참조) ● 작가 이인철은 미술대학에서 공부하지 않았다. 그가 다니던 대학에는 미술대학이 없었다. 그림동아리를 만들어 누구나 미술을 바탕으로 제 말을 내뱉게 하는 것은 80년대 민중미술 운동의 중요한 활동이었다. 걸개그림의 선동성과 판화의 대중성은 민중미술 운동을 이끄는 쌍끌이였다. 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시민미술학교 등의 판화 수업을 바탕으로 현실의 삶과 마음을 깎고 파내어 거리의 마당으로 흩뿌렸다. 한국미술사에서 민중판화운동의 나무들과 숲을 언젠가는 오롯이 밝혀야 한다. 작가 이인철은 칼과 끌을 겨눠 잡고 현실의 사건과 사건의 출렁거림 아래에 도사리고 있는 제국주의, 군국주의, 천민자본주의, 타락한 종교상, 핵문제와 군산복합체 따위를 세밀하고 신랄하게 파헤쳤다. ● 그러다 그는 일찌감치 3D 작업에 꽂혀 우리 온생명의 삶을 뒤흔드는 갖가지 문제들을 우직하게 까발리고 있다. 이인철의 작업이 목판화에서 3D로 바뀌는 동안에도 우리 노동은 자본과의 저울질에서 제자리를 찾은 적이 있었는가? 저울을 가늠하는 이의 자리가 바뀐 적이 있었는가? 보이지 않는 손들이 언듯번듯 탈바꿈하여 노동과 자본 사이의 저울추를 더욱더 굳건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1990년의 작품이 그려낸 이후 20여년이 지났건만, 저울추 삼각편대의 암흑 뒤에는 노동의 지옥도만이 도사리고 있다. 지옥도 한가운데 우리의 비정규직, 삼포세대의 청년들이 제 살을 뜯어 먹으며 절규하고 있다. 그대들! 저 피울음이 들리는가? (신용철_『함께가는 예술인』 73_함께가는 그림틀 ⑧ 제 살을 뜯어먹는 노동의 지옥도_부산민예총_2017)

이인철_삼대식사_AP_종이에 세리그래피_53×80cm_세리그래피_1991

유교적 봉건제는 가족주의 이데올로기로 나라를 지탱한다. 충(忠)과 효(孝)는 한 몸이다. 임금에게 '충' 하듯이 부모에 '효' 하라고 한다. 나라의 틀을 줄인 것이 가족이고 가족을 키우면 나라이다. 가족주의적 국가관을 떠받치기 위해 삼강오륜의 덕목을 써먹는다.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라구.' 이런 개 풀 뜯는 소리를 우린 얼마 전까지도 학교에서 사회에서 집에서 들어 왔다. ● 전철을 탔는데 어떤 할배가 여중생으로 보이는 아이에게 자리를 비키지 않는다고 고함을 친다. "우리집에 니 같은 손녀가 있다구...어쩌구 저쩌구". 저거집 손녀가 있든 말든 그 여학생은 시민이다. 어따 대고 저거집 손녀 타령인가. 여학생이 제 스스로 양보한다면 좋은 일이지만 그렇지 않아도 할 수 없는 일 아닌가? ● 우리 시대는 봉건과 근대가 함께 살고 있다. 봉건의 마음을 갖춘 이들이 거죽만 근대인 척하는 거리를 활개치고 있다. 우리의 근대는 절름발이고 복화술이고 가면일 뿐이다. 누구나 제 스스로 근대인이 되지 않는데 우리 사회를 근대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 아들 같아서 부려 먹고, 딸 같아서 더듬고, 가족 같아서 함부로 해도 된다는 말엔 일그러진 가족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가족은 유리 같은 것이다. 깨어지기 쉽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서로 존중했으면 한다. 가족이기에 앞서 그들은 다같은 시민이다. (신용철_『함께가는 예술인』 99_함께가는 그림틀 ㉝ 봉건과 근대가 함께 먹는 밥_부산민예총_2019)

이인철_교회가 있는 풍경(통일염원44)_AP_종이에 리놀륨판화_34×24cm_1988

"200819_분열 / 잃어버린 노인들의 도시. 살아있는 시체들의 새벽. 내 나이가 어때서. 비동시적 동시성의 지옥. 에드문트 리치의 이진법. 타란티노가 쓴 재개발 보고서. 내가 분열하고 있나. 세상이 분열하고 있나." (글쓴이의 페이스북 2020년 8월 타임라인 참조) ● 새벽에 고요히 풀들이랑 얘기 나누는데, 교회당에서 통성으로 짖고 있다. 내 새벽 기도는 짖는 소리에 묻혀 버렸다. 단지 몇 주만이라도 예배당에 모이지 않고 예배를 할 수 없을까. 교회가 처지나 환경에 따라 방법을 만들든지 교인 스스로가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시민이자 종교인(호모-렐리기오수스 homo-religiosus)의 마음으로 갖가지 방법을 찾아본다. ● 1. 가족끼리 또는 홀로 제 안에 십자가를 바라보며 간절히 빌지어다. 다만 속죄(비나리) 먼저 구원(비나리)은 덤으로 빌지어다. ● 2. 갖가지 방식의 방구석 주일예배가 있지 않을까. 유튜브 생중계, 영상 녹화 유튜브 제공, 목사 설교 녹음 카톡 전송. 노인들도 가짜뉴스 열람 유포에는 기술자들이 아닌가. 전도사들 중심으로 기술을 전수하면 되지 않을까. ● 3. 이도저도 하기 힘들지만 보행이 가능한 교인들은 예배당 앞에까지 와서 주보를 받아가고 읽고 또 읽어 제 십자가를 곰곰이 성찰해보는 건 어떨까. 부디 부활 따위는 꿈꾸지도 말지어다. ● 4. 나는 죽어도 예배당에 가야겠다면, 공립미술관이 하듯이 미리 신청을 받은 후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마스크 착용, 발열 체크, 거리두기) 아침 9시부터 늦은 6시까지 1시간마다 10명씩 예배당에 입장. 준비한 영상(또는 음성) 설교 관람. 꼭 목사를 봐야겠다면 입마개를 한 목사 설교 관람은 어떤가. (똑같은 설교를 휴게시간 1시간을 뺀 법정근로시간 8시간 떠들어야 하는 목사는 모가지 터지겠네.) ● 같은 교회를 다니더라도 교인에 따라 갖가지 선택지를 고를 수 있지 않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알 수 있을 텐데 목사나 장로나 전도사는 다들 새대가리(새들에 대한 비하가 될려나? 새들아 미안하다.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인가? 새대가리인 척하며 다른 꼼수를 노리는 것인가? 새벽 숲속에서 가을을 부르는 새소리 듣고 있자니 새들에게 너무 미안해진다. 오늘은 새들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 목덜미에 부리를 묻고 고요히 기도를 해야겠다. 절대 부활 따위는 꿈꾸지 않을께. 인샬라~아미타불~아멘~ (신용철_『함께가는 예술인』 108_함께가는 그림틀 ㊴ 방구석 십자가_부산민예총_2020)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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