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line

설휘展 / SEOLHWI / 薛輝 / painting   2021_0614 ▶ 2021_0623

설휘_Another line_캔버스에 유채_144×177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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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휘 블로그_blog.naver.com/seolhwi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정수아트센터 서울 종로구 삼청로 121 Tel. +82.(0)2.730.9199

감성의 획으로 인식의 길을 내다. ● 그는 끊임없이 사유하며 변신하기 위해 획을 긋는다. 동양화의 획처럼 한 번에 긋는다. 바탕작업 후 그 위에 라텍스 마스킹용액으로 그림을 그린다. 다시 바탕색을 두껍게 입히고 나중에 마스킹을 뜯어내면 바탕과 대비되는 선명한 감성의 획이 드러난다. 그의 획은 끝없이 분산되고 펼쳐지는 세계를 낯설게 인식하게 만들어 준다. 대표적인 것이 자유분방한 획과 던지듯이 찍어 그린 꽃이다. 모델인 꽃은 생화가 아니라 조화를 그린 것이다. 조화가 생화가 되는 이야기의 반전으로 줄기가 있고 뿌리가 있어 꽃이 핀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감성의 획이 우리의 사고를 확장하는 샘이다.

설휘_Another line-to blue, from 2021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21
설휘_Another line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21

닫힌 인식의 사고를 열어주었다. ● 특히 이번 신작에 등장한 '위선의 색으로 몸을 감춘 어둠 속의 천사와 세상에 나와 어설프게 이용만 당하는 악마'를 보면 그가 추구해온 내면과 외면의 부조리함이 변주되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때에 따라 위선의 천사였고 어설픈 악마였고 천사인 너를 악마를 인식하여 상처를 줬고 악마를 천사로 착각하고 살고 있다. 그림의 주인공들을 보고 있으면 감정이입 되고 만다. 거울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절규하고,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조종당하는 장면이 바로 내 모습이다. 닫힌 인식의 사고를 열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작품에서 푸른 하늘에 떠 있는 천사를 만났다. 멀리 떨어져서 넓게 봐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되었다.

설휘_Another line_캔버스에 유채_75.2×75.2cm_2021
설휘_Another line_캔버스에 유채_72.7×90cm_2021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내면과 외면의 부조리함. ● 내가 좋아하는 그의 작품은 2010년 이후 등장한 '섬' 시리즈다. '섬'은 부조리의 상징이다. 사실 섬은 봉우리다. 바다 때문에 산이 봉우리로 보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섬이 산맥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섬을 봉우리로 보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바다에 가려 섬은 바다에 고립되어 둥둥 떠 있다고 생각한다. 섬에서 페르소나를 넘어가는 것 봉우리를 섬으로 보이게 하는 바다가 페르소나이다. 우리와 봉우리의 소통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섬은 다리가 없으면 배가 없으면 갈 수가 없는 것처럼 그의 작품은 나를 섬에 데려다 놓고 그곳의 뿌리를 상상하게 만들어 준다. 그는 섬을 탁본을 뜨듯이 세필로 찍어 그렸다. 그의 섬을 보고 있으면 포세이돈으로 둔갑한 그가 거대한 화선지로 섬 전체를 탁본으로 뜨는 장면이 연상된다.

설휘_Another line-To black, From red_캔버스에 유채_130.3×193.9cm_2021
설휘_Another line-to black, from red_캔버스에 유채_130.3×193.9cm_2021

감성의 획은 인식의 무한확장을 촉진했다. ● 나에겐 먹고 싶은 그림이었다. 사실 미술 비평적으로 인식되는 부조리함보다는 식욕이 자극됐다. 달콤한 파이가 연상된 것이다. 보자기를 풀어 묵직한 상자를 여니 칸칸이 자리 잡은 파이가 나를 유혹했다. 하나하나 맛을 보았다. 농도가 높아 검은 초콜릿이 두껍게 발린 것은 껍질만 따로 뜯어 먹었고, 수많은 획이 쌓이고 엉켜 만들어낸 속살은 부드럽게 으스러졌고, 부분마다 다른 과일 맛이 났다. 한입에 넣으면 오묘한 맛이 여운으로 남아 다시 손이 가는 장인의 파이였다. ■ 김주욱

Vol.20210614b | 설휘展 / SEOLHWI / 薛輝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