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OW CITY, 작고 느린 도시를 이야기하다.

이민호展 / LEEMINHO / 李敏浩 / photography   2021_0721 ▶ 2021_0801 / 월요일 휴관

이민호_공주대간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풍경(옥룡동,산성동,봉황동,금학동)_ 디지털 프린트_90×120cm×2_202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21 공주 올해의 사진 작가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 7월21일_04: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아트센터 고마 ARTCENTER GOMA 충남 공주시 고마나루길 90 2전시실 Tel. +82.(0)41.852.6038 www.gongjucf.or.kr www.facebook.com/gjcf2020 @gjcf_2020 www.youtube.com

공주문화재단은 지역의 역량 있는 사진작가를 지원하여 창작의욕 고취 및 지역 사진분야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공주 올해의 사진 작가전』사업을 추진하며 이민호 사진작가를 선정하여 기획초대전을 개최합니다. ■ 아트센터 고마

이민호_신발구경하기 '런앤 펀'이 보이는 풍경(중동사거리)_ 디지털 프린트_80×60cm_2014

공주문화재단은 올해의 사진작가전 사업으로 선정된 이민호 작가의 "Slow city, 작고 느린 도시를 이야기하다." 전시를 개최한다. 이민호 작가는 공주에 오랜시간 머물며 느린도시 원도심에 대해 애착을 갖고 사진을 찍어왔다. 30년 넘게 작업해 온 그의 사진 세계에서 '공주 원도심'은 무엇을 의미할까? ● 이민호 작업의 출발과 대부분은 다큐멘터리 사진이다. 기록하고자 하는 소재를 이민호의 관점에서 선택하고, 그것을 이민호의 예술관이나 세계관을 표현하는 그만의 시각을 더하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이는 유년시절의 기억과 함께한다. "내가 새벽 시간 사진 찍으러 가는 것은 내 마음이 사춘기 시절의 상태 돌아갔기 때문일지 모른다."라고 이민호 작가는 말한다. 타지생활을 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공주 산성동에서 머물며, 그는 원도심의 다양한 측면을 오랜시간 매일 기록해왔다. 그의 기록사진은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시작되며,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의 양상과 달리 작고 느린 도시의 남겨진 부분과 그곳을 회상하는 어린 소년의 눈과 같은 감수성이 가득차있다. 이번에 전시될 약 30여점의 작품도 이로부터 시작된다. ● 이민호 작가는 이번 작업 과정에서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의 "도시위에서(Over the Town)"라는 작품이 떠올랐다고 한다. 샤갈의 캔버스에 표현된 동화같은 풍경은 이민호의 작업에서 사진의 시점과 촬영 후 이를 재구성 하는 2차 작업으로 표현된다. 그는 이를 디오라마(Diorama)방식의 재구성이라고 말한다. 디오라마는 유럽 귀족들이 근대 이후 테이블 위에 역사적인 전투 장면을 인형을 배치해여 재현하는 것에서 유래하였는데, 오늘날에는 자연풍경이나 도시경관의 특정한 장면을 축소하여 모형으로 만들거나 설치하는 것을 일컫는다. 샤갈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도시의 모습처럼 작품 속 원도심 풍경은 작게 축소된 모형과 같은 형식을 갖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작품의 완성을 위해 그는 두가지 방식을 선택했다. ● 첫 번째로 시점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의 대부분은 카메라 렌즈가 아래로 내려다보는 시점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리적으로 높은 곳에 올라가 촬영을 하게되면 도시의 넓은 면적은 자연스럽게 작게 표현된다. 이민호 작가는 그가 12살 무렵 봉황산 중턱에서 마을을 내려다 본 풍경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한다. 그 기억은 지금의 작업이 되었고, 샤갈의 동화같은 작품처럼 그를 소년의 감수성으로 이끌었다. ● 두번째로 물리적 재구성이다. 1차적으로 촬영된 작품을 더 작은 비율로 재구성 하는 과정으로, 이는 가로형 사진으로 촬영을 한 후 가로의 긴 변을 물리적으로 디지털 공간에서 작게 줄여 세로형 사진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이 과정으로 통해 작품 속 풍경은 더 작고 기이한 비율의 도시가 된다. 작은 비율의 도시, 기이한 비율의 도시가 오버랩되는 지점, 작가는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을까! ● 이민호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이야기 하고 싶은 바는 이러한 작품의 형식적인 측면에서 많은 것을 담고 있다. 간직하고 싶은 원도심의 시간, 그리고 다시 빠른 발걸음을 재촉하는 도시 움직임에 대한 우려, 그리고 이들이 부딪히며 변화하는 도시의 정중한 발언이 담담하게 담겨 있다. ● 공주 원도심의 정체성과 고유의 빛, 느린 도시의 가치를 판단해 보고 싶었다는 그의 말처럼 이번 전시는 느린 시간을 간직한 공주 원도심의 고유한 가치와 정체성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정미정

이민호_'핫 body'가 있는 풍경(중동)_디지털 프린트_80×60cm_2014

이민호의 리얼리티, 과거의 새로운 현재화 ● 이민호의 작업은 일종의 아카이브 작업과 비슷하다. 아카이브는 발굴작업이다. 발굴은 근본적으로 과거라는 것 자체를 새롭게 현재화시키는 것이다. 과거는 묻혀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그 자체이다. 과거에 대해서 다르게 볼 수 있는 시간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과거는 그저 죽은 것들이 전시되는 박물관이 된다. 이민호는 현재의 공주라는 도시 파사드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고자 한다. 그는 역사적 파국의 기억에 브레이크를 건다. 그것은 지나간 흔적들에 향수를 느끼는 낭만적 슬픔에서 벗어나 희망을 불러들이는 일이다. 사진에는 객관성이라는 카메라적 성찰과 주관성이라는 작가의 내면적 성찰을 통해 바라보는 두 개의 눈이 필요하다. 이 두 개의 대립점이 오늘의 문제에 비판적으로 맞서 생산적 사유에 닿게 해줄 것이다. 이민호의 도시 풍경은 리얼리티의 객관성을 앞세우지만 사적 경험의 영역과 객관적 영역, 사물로서의 외적 풍경과 작가의 내적 풍경은 서로 무관하지 않다. 개인의 삶은 도시에 영향을 받고 도시는 사적인 개인의 삶이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의 사진작업은 한 개인이 경험하는 사적영역과 시대적 담론을 하나로 녹여내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민호_창틀 넘어 뛰쳐나오는 빛이 있는 풍경(산성동)_ 디지털 프린트_60×27cm_2021

직관에 의한 생명의 공감 ● 이민호의 작업은 사진계의 아버지라 불리는 앙리 까르띠에-브레송(Cartier-Bresson)의 정신성과 맞닿아있다. 브레송은 대상을 논리적으로 인식하기보다 직관에 의한 생명의 공감으로 접근한다. 베르그송의 주장에 의하면 대상을 인식하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대상을 외부에서 관찰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내부에 들어가서 직접 경험하는 방법이다. 사진계의 아버지 브레송은 직관을 통해 생동하는 생명의 리얼리티를 추구하였다. 그가 생명의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방법은 직접 대상 속에 들어가서 대상과 함께 공감하는 경험적 방법이었다. 브레송의 접근 방식은 '너'와 '나'를 구분하는 상대적 입장이 아니라 세계로부터 '나와 타자'가 조화를 이루며 어우러지는 절대적 입장이다. 대상의 궁극적인 본질을 생명력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무수한 변화 속에 실재하는 것들은 그자체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생성되는 생명력을 가진다. 이민호의 사진 역시 대상을 시각적인 조형 원리로 파악하거나 광학적인 시각으로 객관화하는 리얼리티 사진과는 다르다. 그는 직관적으로 도시가 가진 생명력, 영원한 과정으로서의 지속성을 사진기에 담는다. 그는 대상을 시공간 속에서 파악하여 생생하게 살아있는 도시를 찍는다. 도시의 유기적인 생명현상은 결코 분석적으로 나눌 수 없다. 그는 공주라는 도시의 파사드를 하나이면서 전체로써 모든 것을 포괄시키고자 했다. ■ 이정희

Vol.20210721g | 이민호展 / LEEMINHO / 李敏浩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