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수전-7인의 진전(進展)

김상열_김정운_손파_임창민_박향순_박철호_카와타 츠요시展   2021_0727 ▶ 2021_0807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수성아트피아 SUSEONG ARTPIA 대구 수성구 무학로 180 호반갤러리,멀티아트홀 Tel. +82.(0)53.668.1566 www.ssartpia.kr

'산전수전-7인의 진전(進展)'을 기획하며 ● 코로나19가 우리의 삶 전체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일상이 몸살을 앓는 중이다. 단박에 정상궤도를 되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작가들에게 닥친 시련도 적진 않다. 준비한 전시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혼란을 겪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에 대한 열망은 높다. 시대의 변화와 소용돌이 속에서도 묵묵히 작업열정을 불태우는 작가들은 많다. 예술이야말로 삶과 불가분하기 때문일 것이다. 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팀은 위기의 현재에도 예술 활동을 쉬지 않는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주목한다. 그들의 예술적 행보를 주시하고 전시를 통해 관람자들과 작품세계를 공유하고자 한다. ● 예술이 삶 전반의 방향지표가 될 순 없다. 행복지수와 직결된다고도 할 순 없다. 그러나 새로운 비전제시뿐만 아니라 삶의 환기나 활력도모도 예술의 역할이다. 탈장르화 된 현대미술의 다양성이야말로 환난 속의 우리를 또 다른 세계로 안내하는 이정표가 아닐까 한다. 재현을 거부하며 외부세계와 무관하게 미적질서를 구성했던 모더니즘과, 담론적 미술인 아방가르드를 비롯하여 아방가르드의 발전적 계승이라고 할 수 있는 포스트머더니즘의 계보를 잇는 현대미술이야말로 복잡다단한 현대(또는 현대사)를 오롯이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순수성이 담보된 현대미술은 예술적 담론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층적인 삶의 쟁점들과 마주한다. 바로 이번 기획전에 현대미술작가 7인을 초대한 이유이다. 초대작가는 김상열, 김정운, 손파, 임창민, 박향순, 박철호, 카와타 츠요시(가나다 순)이다. ● 이들 초대작가의 연령대는 모두 50대 이상이다. 논어에서는 이립(而立, 30세)과 불혹(不惑, 40세)을 지나 지천명(知天命, 50세 )에 이른다고 하였다. 50세는 하늘의 뜻에 닿아있음을 알 수 있다. 작가들에게도 50대는 하늘의 뜻만큼이나 특별한 시기이다. 작업의 방향성이 분명하고 꾸준히 연구해온 작품세계를 숙성시켜 앞으로 나아가는(進) 시기이기 때문이다. 질곡의 세월에도 쉬지 않고 작업을 고집하는 원천은 창작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투지 그리고 집념이다. 제목을 '산전수전-7인의 진전(進展)'이라 이름 지은 이유이다. ● 작품성과 예술성은 물론 작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주목된다. 자본주의에 함몰된 현대사회의 기류에 발 빠르게 편승하기보다 자기만의 조형언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묵직한 사유체계를 바탕으로 뚜렷한 예술세계를 구축한 작가들이기에 주목할 만하다. 녹록하지 않은 여건에도 꾸준히 예술적 지향점을 모색해온 초대작가들의 작품에 주목할 만한 이유는 그 밖에도 많다. 각각 개성이 뚜렷한 초대작가 7인의 작품은 다음과 같다.

카와타 츠요시_분열 팽창 돌기_혼합재료_ 170×100×330cm, 갤러리 Moon에 설치_2019

카와타 츠요시(KAWATA Tsuyoshi, 川田剛) 작가는 일본인이지만 대구에서 생활한지 10여 년째다. 그동안 다양한 무대에서 작품을 발표해온 가와타 츠요시 작가는 묵묵히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다져간다. 3요소 즉, 세포의 '분열·팽창·돌기'가 작업의 기본 컨셉이며 형태는 계란이 모델이다. 계란 단면의 면적이 가장 넓어지는 곳에서 수평으로 2분할, 수직으로 4분할하면 계란은 8개로 나누어지고 동시에 3개의 단면이 생긴다는 전제하에 진행된 작업이다. "나는 추상이라는 방법으로 자연물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추상이란 대상에서 주목해야 할 요소를 추출하고, 나머지는 배제한다. 추상은 대상을 분석하는데 있어서 매우 합리적인 사고방법이다"(작가노트). 작품 제작의 목적이 자연물에 상응하는 세련된 형태를 만드는 것이라고 하는 가와타 츠요시 작가의 작품은 익숙한 것 같으면서도 낯이 설다. 이질적이면서도 어디선가 본 듯한 형상이 관람자들에게 새로운 시각경험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김상열_wind garde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27×182cm_2021

김상열 작가의 작품 'Secret garden'시리즈는 작가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작품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작업은 잎이 무성한 식물이나 나무 가지를 화면에 올리고 에어브러쉬로 물감을 분사하여 캐스팅하는 방식이었다. 근작은 'wind garden' 시리즈다. 'wind garden'은 형상 대신 색면과 선이 주요 조형요소다. "청명한 하늘 그리고 잎사귀 위로 떨어지는 반짝이는 햇살, 춤추는 수양버들, 가을 달빛을 품은 댓잎, 겨울의 움츠린 나뭇가지, 바람소리, 하얀 눈밭 그리고 이른 아침 피어오르는 물안개, 연못에 담긴 물그림자 등, 미묘하고 신비로운 자연에 대한 경외심은 내가 오랜 시간 자연을 주제로 작업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작가노트). 선명한 형상에 더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던 지난 작업과 근작이 서로 상이한 것 같지만 그간의 작업여정을 돌아보면 근작은 지난작업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자연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예술의 본질을 향한 사유의 공간을 표현했다고 하는 작가가 최근에는 작곡가와 협업했다. 음악적 요소가 작품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가려졌던 감성을 어루만진다.

김정운_DREAM_아크릴 패널에 아크릴채색, 오브제_72×32×26cm_2017

김정운 작가 하면 고풍스러운 여행용 가방이 먼저 떠오른다. 작가는 가방 위에 소외된 자들이나 이방인들의 초상을 녹여내곤 했었다. 과거의 작업이 버려진 사물과 낯선 이미지를 조합해 추억과 향수를 소환하는 작업이었다면 근작은 이와는 결이 다른 다층구조를 이룬다. 무엇보다 밀도감 있는 묘사력에만 의지하지 않는다는 점이 근작의 획기적인 변화가 아닐까 한다. 작품 'Dream'이나 'Brush strock'에서와 같이 물감은 날 것 그대로 집적됐다. 사물의 형상을 입체적으로 제작하여 서로 조합하는가 하면, 평면 위에 이미지를 추상적으로 풀어내기도 한다. 다층적인 사유가 원천이다. 변화무쌍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과 관심의 반영이기도 하다. 흑과 백처럼 이분법으로 세상을 나누지 않고 다양함이 공존 상생하는 작가의 시선이 고스란히 녹아든 작업이다.

박향순_십자별_면 천에 혼합재료_73×91cm_2021

박향순 작가의 작업은 동양철학과 종교에 바탕을 두고 있다. 꾸준히 새로운 작업을 모색해온 작가의 작업 대부분은 동양적인 색채를 강하게 띤다. 모두 종교에 심취한 작가의 깊은 사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회생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아 그냥 걸었다. 마음 둘 곳 몰라 하늘을 본다. 웬일로 황금빛 달님이 환하게 나를 보고 있다. 지금 나는 남십자별(星)을 따러 갈 시간이 없다. 그래서 그 정기를 그린다. 남쪽나라 십자별은 나의 구원자. 나를 살린 편안한 마음, 자비와 연민의 따듯한 손길.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나는 있는 나다.'라고 말한 이가 살고 있는 별"(작가노트). 동양화의 전통적인 제작방식에 다양한 매체를 혼용하는 것은 시대에 따라 각도를 달리하는 정보와 테크놀로지시대에 발맞춘 작업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일 작품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박철호_Ripple1917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19

박철호 작가는 그동안 대구, 서울, 일본 등에서 25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블루, 블랙, 레드, 화이트 등, 단색으로 펼쳐내는 근작은 파라핀과 납의 물성에 대한 탐구에서부터 출발했다. 특히 판화기법을 차용한 박철호 작가의 작품 제작방식은 평범한 회화의 표현방식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작업의 기본 모티브는 자연이다. "나는 어릴 적에 자란 시골의 자연 속에서 접한 자연의 선들과 형태를 모태로 작업을 한다. 자연에는 결이 있다. 그 결에는 미세한 선들이 존재하는데, 그 선들은 각각의 형태로 표면을 이루며 공간을 만든다. 스쳐가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의 떨림과 수면 위 물결 사이의 빛들이 선과 공간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인간 또한 자연 안에서는 하나의 선일뿐이며, 우리는 자연의 공간 속에 서 있다. 나는 자연의 요소들이 만든 공간 속에서 자연의 존재가치를 탐구한다"(작가노트) .

손파_untitled_보드에 한방 침_146×97cm_2018

손파 작가는 15년째 작업에만 매진하고 있다. 손파 작가는 예술이야말로 '속일 수 없는 진실 그 자체'라고 한다. 우리가 주목할 점은 '작업은 곧 치유의 과정'이라고 하는 손파 작가의 예술에 대한 신념이다. 작가는 몸의 존재로부터 파생된 물리적 현상과 정신적 변주를, 다르지 않은 '하나'라는 테마로 풀어낸다. "작품에 사용된 한방 침들은 적은 고통으로 수많은 상처를 치유해 왔다. 치유를 위해 사용된 침으로 인류 역사의 기록인 Museum의 전시물들을 형상화해 보았다. Museum 시리즈는 몸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갑옷, 투구)와 책, 그릇, 무기의 형태로 선보인다. 보호와 위협의 이중적 의미를 포함하고, 지식의 유용함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맹목적 믿음의 오류를 경계한다" (작가노트) . 설치, 평면, 입체, 조각 등 장르를 넘나드는 손파 작가의 작업방식은 스팩트럼이 넓다. 이번에 전시작은 그 중 일부이다.

임창민_into a time frame morning train_ 피그먼트 프린트, LED 모니터_165×110cm_2021

임창민 작가는 시각에 포착된 구조적 특징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분리·조합한다. 정형화된 사각 프레임 안에 순간과 영원을 동시에 담아내는 임창민 작가는 사진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미묘하게 움직이는 영상으로 시간성을 확장시키는 작업을 한다. 이번에 출품할 작품은 into a time frame 연작이다. "into a time frame 연작은 시간이 담겨진 공간, 혹은 공간속에서 시간을 담기 위한 시리즈이다. 시간이 멈춰진 공간에서 창밖의 끝없이 흐르는 시간의 움직임은 나에게 아주 흥미로운 주제가 되었다. 스틸이미지 속으로 시간의 속성을 중첩시켜 특정 시공간을 연출하고자 한다" (작가노트). 지극히 사적인 시선이지만 그것이 공감각을 자극하며 대중에게 다가간다. 사진의 특성인 사실적인 기록이 기록에만 머물지 않고 우리를 사색과 사유의 세계로 초대한다. ● 이상 초대작가 7인은 대구·경북에 거처를 두고 작품발표의 장을 국내외로 확장시키며 창작의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이들 7인의 참여 작가들 작품에서 공통분모를 찾기란 쉽지 않다. 모두 자기 색과 목소리가 뚜렷하고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7인 7색이다. 작가들의 공통점이라면 20여년 이상 꾸준히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는 것과 현대미술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경계가 모호한 현대미술의 개념을 한마디로 요약할 순 없지만 우리는 이미 파격적이고 획기적이며 다양한 현대미술의 바다를 경험하고 있다. 이들 참여 작가 7인은 이러한 현대미술의 범주를 알고 그 매력에 흠뻑 젖어 끊임없이 새로움을 모색해왔다. 출품된 7인의 작품에서 대강 골자만을 추려 잡거나 윤곽이나 줄거리만 볼 것이 아니라 삶의 얼개에서 풀어낸 다채로운 예술의 변곡점들을 유심히 살펴본다면 더 흥미진진한 감상이 될 것이다. ● 이번 전시는 참여 작가들의 현대미술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것과 동시대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기대치가 있다. 대구·경북 미술사에 나름의 족적을 남기며 묵묵하게 제 길을 가고 있는 이들 참여 작가들의 작업 변천사를 들여다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전시기간은 7. 27. ~ 8. 7.까지이며 장소는 수성아트피아 전시실 전관이다. (2021. 7.) ■ 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팀

Vol.20210727d | 산전수전-7인의 진전(進展)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