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과 덩어리 Wrinkle and Lump

한태리展 / HANTAEREE / 韓泰俐 / painting   2021_0803 ▶ 2021_0808

한태리_꿈_장지에 먹, 분채_127.5×150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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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사이아트 도큐먼트 CYART DOCUMENT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안국동 63-1번지) Tel. +82.(0)2.3141.8842 www.42art.com

구겨지고 주름 잡힌 덩어리를 한 덩이씩 화면에 놓았다. 어떤 물건을 포장했거나 이미 기능을 상실하고 버려진 비닐, 쓰임을 다 한 휴지 뭉치, 아무렇게나 벗어 놓은 옷, 정돈되지 않은 이불이다. 일상에서 늘 어디에나 자연스럽게 존재하기에 '일상'이라는 의미처럼 특별하지 않지만 나는 이들에게서 그렇지 않은 표정을 보았다. 이들은 모두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손쉽게 구겨지고 변형된다. 나는 이것을 연약함을 지닌 순응하는 대상이라고 본다. 이 주름진 덩어리들은 일상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나의 모습이기도 했다.

한태리_덩어리11_장지에 먹, 분채_161.5×130cm_2021
한태리_덩어리06_장지에 먹_53×45.5cm_2019
한태리_덩어리07_장지에 분채, 연필_53×45.5cm_2021
한태리_주름1_장지에 먹, 분채_200×130.3cm_2021

극도의 경쟁 사회 속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개인의 삶은 압박되어 그 모습이 온전하기 힘들다. 삶의 거대한 장벽 앞에서 느끼는 무력감과 어쩔 수 없음을 인정하고 포기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모습들이다. 그러나 그 주름진 덩어리를 바라 볼수록 생명력을 발견하게 된다. 덩어리들은 외부의 힘에 짓눌려 표면적으로는 일그러져 보이지만 사실 외부와 열렬히 상호작용을 하고 있었다. 꿀렁꿀렁한 주름은 생동감 있게 그 주변과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마치 살아있는 듯 생물적 현상으로 다가왔다. 연약함을 지닌 순응적 대상이 꿈과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개인들의 응축된 힘으로 확장된다. 꿈을 향한 모든 수고는 반복되는 마찰과 힘을 견디며 무작위적인 주름이 된다. 내 작업에서 주름은 결국 외부와 개인 사이에 일어난 충돌과 격렬한 반응에 대한 증거이자 흔적이다. ■ 한태리

Vol.20210803c | 한태리展 / HANTAEREE / 韓泰俐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