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 Juventus

윤상윤展 / YOONSANGYOON / 尹相允 / painting   2021_0810 ▶ 2021_0925 / 일,월,공휴일 휴관

윤상윤_So wha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53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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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재단법인 일심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월,공휴일 휴관

씨알콜렉티브 CR Collective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20 일심빌딩 2층 Tel. +82.(0)2.333.0022 cr-collective.co.kr

CR Collective 씨알콜렉티브는 오는 2021.8.10(화)-9.25(토)까지 윤상윤 작가의 개인전, 『유벤투스 Juventus』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형식적으로는 왼손, 오른손, 그리고 양손으로 하는 작업의 차이를 통해 그 신체성을 드러내지만, 이를 너머 자유와 통제, 의식과 무의식을 대립 · 충돌시켜 포섭되지 못하지만 공존하는 잔여자들의 불안한 정서와 에너지를 드러낸다.

윤상윤_Take 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1×40cm_2021

전시의 제목인 유벤투스는 '청춘'을 의미하는 라틴어이다. 작가는 청소년들의 다양한 운동경기 장면을 우화적으로 포착하여 왼손의 미숙하고 즉흥적이며 역동적인 스트로크와 화려한 색채로 활력 넘치는 화면을 보여준다. 이와는 다르게 오른손으로는, 현실에서 발생할 것 같지 않은 상황, 예로 흔치 않게 물에 차있는 작가 작업실이나 공원 같은 실내 외에 자연스럽게 모여 일상을 누리는 군중들의 풍경을 자아와 초자아 그리고 무의식이라는 구조적인 3단계 구분을 한 캔버스 안에 봉합시켜 왔다. 특히 르네상스 시대 발명된 유화의 글레이징(glazing)이란 클래식 기법으로 여러 겹의 레이어를 주면서 회화적 깊이와 함께 정치하게 조작된 사실/비사실적인 회화를 선보여 왔다.

윤상윤_Well you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1×40cm_2021

윤상윤 작가는 오른손과 왼손을 구분하며 작업하는 것을 특별하게 만들어 왔다. 그에게 왼손으로 그린다는 행위는 우선, 수고한 오른손에게 휴식과 일탈을 주고자 함이다. 또한, 작가가 어릴 때 완고한 아버지에게 왼손의 사용을 저지당한 편치 않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왼손을 끄집어낸다는 것은 부모의 강요를 포함한 아카데미 교육 및 문화적, 예술적 관습에 대한 저항이자 내재하는 디오니소스적 기질을 소환하는 시도와도 같다. 사실성을 획득하느냐 못하느냐, 강박적인 것과 자유롭고 본능적인 것, 그리고 순종과 저항이라는 대비되는 아이콘으로 등장한 오른손과 왼손 작업의 구분은 역설적인 양면을 간직한 작가에게 특별한 방법론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훈련된 오른손으로 그린 작업은 소위 잘 그린, 아카데믹하게 사실적으로 통제되고 구조적으로 조작된 화면을 만들어내고, 서투른 왼손으로는 못 그린 그림, 결핍과 저항의 분출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왼손의 사용은 역설적으로 서투르지만 즉흥적이고 폭발력이 있어 회화적이고, 재현이라는 제약을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다.

윤상윤_Fly me to the moo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53×45cm_2021

작가에게 손이란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의 아우라(aura)를 가능하게 하는 첨병이자, 뇌와 가장 긴밀하게 연결되어 세상을 감각, 감지하게 하는 중요한 소통 수단이며, 시각언어를 창조하게 하는 매개체이다. 게다가 반복과 숙련에 의한 기술의 획득은 물리적 손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게 한다. 이렇게 수공과 수고의 가치는 정확히 작업의 가치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만, 이러한 손에 대한 전통적인 아우라에서 해방된 지금, 이를 특별히 대단한 것으로 부각시키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다. 다만 손의 행위가 가지는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것이 동시대적 의미를 드러내게 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윤상윤_Far away_캔버스에 유채_53×45cm_2021

그러나 반전은, 그가 왼손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니 점점 그린다는 행위가 익숙해지고 테크닉이 늘기 시작하여 잘 그리게 되어버린 부작용 아닌 부작용을 낳았다는 것이다. 그런 그가 이번엔 양손 사용을 시도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전시는 작가에게 또 다른 차원의, 작가의 한계를 드러내고 한 번 더 밀어붙이는 도전이다. 이 시도는 잘 그린다는 기술력의 의미에 대해 재고해보고, 양손의 조화 또는 부조화를 교차 경험하게 하며, 마치 아폴로적-디오니소스적이라는 대립 각 속에서 아이러니한 긴장과 충돌하는 에너지를 고스란히 작업 내에 전달해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하지만 한 화면에 기술력의 차이를 드러내기보다는, 소품으로 일관했던 왼손그림을 큰 캔버스로 전환하면서 일필휘지(一筆揮之)의 호방함을 얻고, 그 위에 정교한 글레이징 기법의 레이어를 더함으로써 왼손과 오른손이 지닌 회화적 강점들을 혼합시키고 있다. 즉 왼손/오른손의 차이를 넘어 자유로운 조작이나 호방한 통제라는 충돌 속에 합의될 수 없는 기묘함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

Vol.20210810a | 윤상윤展 / YOONSANGYOON / 尹相允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