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존재

최지인展 / CHOIJIIN / 崔智仁 / sculpture   2021_0818 ▶ 2021_0823

최지인_Dies irae_브론즈_65×40×30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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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아름다운 행궁길 갤러리 Beautiful Haeng Gung Street Gallery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로 18(남창동 68-5) 1층 Tel. +82.(0)31.290.3552 www.swcf.or.kr

완벽하지 못한, 그렇게 거칠고 엉망인 상태의 존재. 그렇기에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을 충족하고자 하는 존재. 바로 우리들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는 자신을 가꾸고 다듬는다. 갓난 아기의 머릿속은 분명 혼돈 그 자체일 것이다. 모든 것이 처음 접하는 것이고 규정할 수 없는 신비로운 것으로 받아들여 질 것이다. 그 새로운 것들을 중첩된 경험과 습득한 지식으로 머리속 저장공간에 차곡차곡 정리하면서 성장한다. 그 과정에서 거칠고 엉망인 상태의 무형의 기억들을 빨랫감 담듯이 마구 우겨 넣어서는 유한한 저장공간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도 어떤 기준점을 세워야 한다. 가변적 형태인 '기억'을 저장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형태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것이 원의 형태이든 다각형의 형태이든 중요치 않다.

최지인_Lux aeterna_FRP_54×36×31cm_2018
최지인_Satisfaction_FRP_55×45×35cm_2021

쌓여가는 기억의 조각들은 무한대로 증식하기에 우리 뇌 안에 방대한 양의 조각들을 모두 담아두기가 힘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뇌는 필요 없는 조각은 버리고, 너무 큰 조각은 다듬으며 시시각각 정리정돈을 하게 된다. 그렇게 퇴색되고 다듬어진, 또는 새로운 기억의 파편들로 '나'라는 하나의 개체가 형성된다.

최지인_Twins_FRP_30×10×10cm_2013
최지인_Lacrimosa_브론즈_66×48×33cm_2018
최지인_Mother_FRP_120×60×60cm_2013

기억의 파편들은 유사한 형태로 형성되어 있다. 크기의 다름은 있지만 모양은 대체로 닮은꼴이다. 인체의 기관이나 세포들도 나뭇가지나 번개, 구름처럼 변칙적인듯 하면서도 나름의 규칙을 가지고 형성되어 있다. 홍채의 생김새, 혈관이 뻗어나가는 모양 등이 그렇다. 언뜻 보면 거칠고 엉망인 모양으로 보이지만, 그것의 규칙을 찾아보면 충분히 매력적인 유사성을 찾아낼 수 있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고 완벽할 수 없다. 태초부터 그렇게 생겼다. 그래서 우리는 완벽에 대한 갈망을 품고 살아간다. 원(○)의 형태가 우상적 상징성을 갖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가 아닐까. 그러나 우리의 내면에 있는 기억의 연계성에서, 그리고 인체의 조직 안에서, 다소 엉망이고 거칠지만 의미 있는 유사성, 규칙성을 찾아낼 수 있다. 우리는 원(○)처럼 완벽할 필요가 없다. 그냥 그렇게 불완전한 존재로써 본연의 거칠고 엉망이지만 매력적인 존재로써의 가치를 찾으며 살아가면 된다. ■ 최지인

Vol.20210818b | 최지인展 / CHOIJIIN / 崔智仁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