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섬, ARTLANTIS, 謎離島

최지목展 / CHOIJIMOK / 崔智睦 / video.installation   2021_0903 ▶ 2021_0916 / 월,공휴일 휴관

최지목_작자미상 시리즈-무제_철판, 에나멜_185×105×32cm, 145×107×37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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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1_0903_금요일_06:00pm

주최 / 최지목 후원 / 인천문화재단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공휴일 휴관

옹노 ONGNO 인천시 중구 개항로 7-4 (중앙동4가 8-37번지) Tel. +82.(0)10.2295.2969 www.instagram.com/ongno.site

전시 제목인 "환상의 섬(Artlantis)"은 존재할 수도 혹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어떤 대상에 대한 "믿음"의 은유적 표현이다. 그 대상은 예술에 대해 가지고 있는 환상이나 착각 일수도 예술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과 희망일 수도 있다. 우리를 둘러쌓고 있는 예술에 대한 모든 편견과 관념들의"섬" 그 경계의 해변에서 이번 전시는 시작된다. ●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관점이 있다. 동일한 대상을 바라보더라도 개인의 시각적 취향과 경험에 따라 모두 다르게 본다. 작가들은 또 그들만의 시각적 경험과 학습된 인지 습관으로 형성된 작가적 관점이 있다. 예를 들면 남들은 스쳐 지나가는 것에 눈길이 가고 길거리에 쌓여있는 생활 폐기물을 보고 예술 조형물을 연상하거나 정크아트, 미니멀 아트 등을 상상하기도 한다. "마치 예술작품 같다"라는 것은 무의식 속에 저장되어 관념화된 이미지가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표상 작용인데 예술 교육을 받고 미술 작품을 더 밀접하게 접한 작가들에게 더 분명하고 또 유사하게 나타난다. 서로 직접적인 교류 없이도 작업이 시각적으로 비슷한 형태를 띠거나 작업에서 동일한 사회적 이슈, 재료, 개념들이 의도치 않게 등장하는 것은 동시대 예술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독창성을 추구하는 작가들에게는 큰 딜레마다. 어떤 흥미로운 대상을 찾았을 때 작업 적으로 해석 또는 분석하려 하는 일종의 "작가 병"(작가적 인지 습관)의 이면에는 이러한 무의식 작용이 숨어있다. 자신만의 취향이라는 또는 독창적이라는 예술에 대한 "환상"은 작업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어떤 "믿음"인 동시에 타인과의 소통을 가로막는 방어기제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 예술가들이 느끼는 소통의 괴리와 관객이 느끼는 난해함 사이에도 그러한 보이지 않는 관념과 편견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어차피 관심도 없을 거야" 또는 "예술에 문외한이라,,"라는 서로의 입장 차로 대표되는 소통의 단절을 해소하기 위해 시도한 영상 작업 "아버지와의 대화"는 소통할 수 있다는 착각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한 예술가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각본 없이 진행된 인터뷰는 부자지간의 대화를 통해 이번 작업의 전반적인 작업 소개 영상으로 계획했으나 대화한답시고 자신의 관점만을 열심히 피력하는 아들(작가 본인)과 아들이 하는 일에 절대적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이 주가 되어 하나의 독립된 작업으로 전시된다. 소통한다는 착각 또는 소통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 서로 존중할 수 있겠냐는 물음을 남긴다.

최지목_작자미상 시리즈-무제_철판, 에나멜, 플라스틱_84×110×12cm_2020
최지목_작자미상 시리즈-무제_플라스틱_58×190×62cm_2020
최지목_작자미상 시리즈-작업 수집과정_실미도 해변_2020
최지목_하얀돌탑_기록사진,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각 24×32cm_2021
최지목_흰석기 시대_퍼포먼스 영상_00:10:30_2021
최지목_아버지와의 대화_인터뷰 영상_00:26:45_2021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에 놓인 작업 "작자 미상"은 인천의 한 무인도 해안에 떠내려온 다양한 해양 폐기물을 선별 수집하여 그 무명의 대상들의 예술적 가치와 가능성을 실험하는 작업이다. 위에서 언급한 "마치 예술작품같이 보이는" 오브제를 전시품으로써 형식만을 갖추어 발견된 상태 모습 그대로 전시장에 옮겨 걸었다. 인간에게 태어나 버려져 바다가 품고 있다가 인간에게 다시 돌아온 아직 규정되지 않은 사물들의 전시다. 오랜 표류와 풍파로 본래의 형체와 용도를 알아보기 힘든 인공물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변형과 변질이 일어나고 그 특유의 질감과 형태는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없는 그 어떤 자연스러움을 담고 있다. ● "흰 석기 시대"는 해양 폐기물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어업용 부표를 재료로 수집하고 조형물 만든 기록 영상이다. 위 작업과 같은 맥락의 자연과 인간의 "씁쓸한 콜라보"라는 콘셉트로 자연을 섬기는 주술적 의미의 고대 유적이나 고인돌을 연상시키는 형태로 설치되었다. 바람에도 쉽게 넘어지거나 흔들거리는 대상의 가벼운 물성을 드러내고 자연물과 인공물의 이질감을 담기 위해 재료들이 발견된 장소(해변)에서 촬영했다. 편리함의 역설에 부딪힌 나약하고 아이러니한 인간의 모습을 대자연 속에서 풍자한다. 그러나 촬영 날 바람이 불지 않아 약간의 물리적 연출을 고민할 때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움직이는 조형물의 기록에 슬랩스틱이 가미된 퍼포먼스 영상으로 발전시켰다. ● 해변에 방치되어 무수히 쌓여있는 하얀 스티로폼(부표 조각)들은 오래된 것일수록 더 마모되고 변색하여 그 주변 바위나 돌 들과 유사한 자연석의 형태를 하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의 주범이자 인류를 재앙으로 몰아가고 있는 대상들은 그 심각성을 비웃기라도 하듯 너무도 가볍다. 온 섬을 찾아 헤매며 수집한 그 문제의 하얀 돌들을 소원 빌듯 하나하나 정성스레 쌓아 올린 "하얀 돌탑"은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는 원초적 신앙의 산물인 돌탑의 형태로 설치됐다. ● 이번 전시 작품들(수집한 오브제 또는 설치물)은 전시가 끝나면 모두 폐기물 처리장으로 향할 수도 있고 인연과 상황에 따라 그 운명이 결정되지만, 인간은 그동안 마주한 모든 한계를(자연, 기근, 생로병사 등) 극복하며 운명을 거슬러 아직 살아남고 있다. 이렇게 자연과 대비되는 인간들의 무모해 보이는 의지와 도전은 과학, 기술, 철학, 종교에서도 드러나지만, 그것들이 보여주지 못하는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 그 끝자락은 예술이 보여 준다고 간절히 믿는다. ● 작가 본인이 이번 전시를 위해 작업 재료를 "수집" 하는 행위가 동시에 해양 쓰레기 "수거"라는 사회적 참여(환경미화)로 이루어지듯 (예술과 비예술, 인공물과 자연물의 경계를 주제로 한) 전시회 관람이라는 문화생활을 통해 거부감없이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길 기대해 본다. ■ 최지목

Vol.20210903d | 최지목展 / CHOIJIMOK / 崔智睦 / video.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