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urn of Life

최미향展 / CHOIMIHYANG / 催美香 / photography   2021_0910 ▶ 2021_0916 / 일요일 휴관

최미향_#마른 슬픔_새틴 바라타 용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100×66.6cm_201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서진아트스페이스 SEOJIN ARTSPACE 서울 중구 동호로27길 30 Tel. +82.(0)2.2273.9301 www.seojinartspace.com

서진아트스페이스에서 참신하고 역량 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작품활동을 지원하는 '신작작가 창작지원 공모'에 당선되어 이번 전시를 열게 되었다. 최미향 작가는 현재 홍익대학원 사진디자인학과에 재학중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50대의 여성이면 누구나 한번쯤 겪고 지나가는 갱년기를 자신만의 언어로 은유적이며절제되고 압축된 상징어법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지나간 일에 대한 추체험도 아니고 미래에 대한 막연함도 아닌 자신이 직면한 현실에 대한 내용을 풀어냈다. "사람들은 누구나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크게 느끼게 되는 시기가 있다. 호르몬에 의한 신체의 급격한 변화는 심리적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이 시기엔 몸과 마음의 불일치로 내적 갈등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런 변화는 누구나 한 번쯤 겪고 지나가는 과정일 것이다. 사춘기가 제2의 성을 찾아가는 시기라 한다면 갱년기는 그런 성을 상실하는 시기이다 그래서 사춘기를 조금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사실이다. 허나, 사춘기와는 반대로 제2의 성을 잃은 시기로 받아들이기에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사회적인 역할과 맞물려 더욱 그러해 진다. 갱년기가 병은 아니지만 육체적인 변화로 인해 심리적으로 겪게 되는 우울, 의욕상실, 불안, 강박, 분노, 소외, 허무 등 추상적인 감정들을 사진이란 매체를 통해 담담하게 표현해 보려 한다." (최미향)서진아트스페이스

최미향_#복종_새틴 바라타 용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70×50cm_2020
최미향_#찰나의 연속_새틴 바라타 용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70×50cm_2020

어느 날 다가온 육체의 감옥을 직시하며 ● 가장 이상적인 예술은 삶에 뿌리를 내린 것이다. 예술이 내적인, 외적인 삶의 기록이라면 사는 것과 기록하는 것이 자명하게 일치되지는 않는다. 사진 한 장 없이 수 천 년을 지내온 그동안의 인류 문명이 무색하게 기록하는 하는 삶이 일상화된 SNS시대다. 최미향의 사진 작품들은 그러한 두 갈래 길에서의 긴장을 표현한다. 자신의 삶이 담긴 작품들은 지나간 일에 대한 추체험도 아니고 미래에 대한 막연함도 아닌 자신이 직면한 현실에 대한 내용을 담는다. 그렇다고 하염없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스타일은 아니다. 절제되고 압축된 상징어법을 구사하며 작업의 중심에 자신을 위치시킨다. 역사 인류학자 리하르트 반 뒬멘은 『개인의 발견』에서 개인의 어원에 내재된 통일성을 강조한다. 그에 의하면 개인은 어원상 'in-dividuum', 즉 더 이상 나뉠 수 없는 개체를 뜻한다. 그러한 개인은 '집단에서 분리되어 나오는 개체'를 말한다. 대부분의 여성은 가족과 동일시되었기에 개인으로서의 여성은 새삼스러운 것이다. 작품 속 여성들이 사회가 바라보는 여성과 자신이 생각하는 여성 사이의 간극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극화되는 이유이다.

최미향_#오늘은 또 어떤 일이_새틴 바라타 용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70×50cm_2020
최미향_#변해가네_새틴 바라타 용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70×50cm_2020

여성에게 50세 전후는 인생 2막이 펼쳐지는 생애주기의 시작임과 동시에 심리 생리학적으로는 갱년기와 겹친다. 육체적이자 정신적인 고통인 이유는 호르몬상의 문제 뿐 아니라 여성에 대한 사회적 시각에도 존재한다. 이번 전시는 전체적으로 진중한 분위기다. '힘든 것도 슬픈 것도 아름답게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작품에는 비장미가 흐른다. 군더더기 없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에 집중하는 절제된 선택들로 채워져 있다. 회색이나 검정 같은 무채색은 어둡고 묵직하며 초록이나 보라 같은 유채색 또한 수동적이며 우울한 느낌을 준다. 색감에서의 전체적인 세련됨은 느낌의 이면에 불과하다. 몸의 대표적인 부분인 얼굴 없이 무엇인가 설득력 있게 말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작가는 2대 3 비율의 프레임을 택함으로써 초상화의 기본 틀을 활용했다. 관객이 마주하는 화면에는 그 무엇이 있더라도 초상의 느낌을 주는 암묵적인 시각의 관습이 있다. 그것은 얼굴 없는 초상화도 가능함을 알려준다.

최미향_#그리고, 다시_새틴 바라타 용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120×80cm_2020

작품 속 동년배의 여자들은 작가와 다를 바 없는 동병상련을 겪고있는 이들이다. 그녀들은 특정 세대와 성별이 각인된 전형성을 가진다. 대부분 얼굴은 익명적으로 처리되었고 한사람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보편적 코드를 잡아내고자 했다. 작품들은 관객에게 차분하게 말을 걸고 있지만, 작가의 치열한 자기 응시의 장이다. 그녀들은 자신들이 사는 일상 공간을 심리극의 무대로 삼는다. 작품은 독백보다는 대화적 상상력의 결과다. 각각 독립된 장면이라도 전시 전체가 같은 주제를 반향 하고 있기에 상호적으로 참조되어 읽혀진다. 사진이라는 무언극에서 사물의 역할은 크다. 얼굴 자리에 빈 거울을 놓은 충격적인 작품은 실재가 아닌 상상을 투사하는 거울을 비워 놓는다. 보여 지는 여자가 아니라 보는 여자로의 변신이 일어나기 위해 이데올로기로 점철된 상상의 무대는 치워져야 했다. 작품 속의 거울이라는 장치는 거울의 메타적 차원을 예시한다. 사빈 멜쉬오르 보네는 『거울의 역사』에서 거울은 '너 자신을 알라'의 보조자라고 말한다. 이는 모방의 수동적 거울이 아니라 변형의 능동적 거울을 강조하는 것이다. 거울은 인간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이상적으로 그렇게 되어야 할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 즉 '자신을 만나기 위해서는 언제나 거짓말쟁이이며 동시에 훌륭한 조언자인 이 반사상의 이중성을 마주해야만'(사빈 멜쉬오르 보네) 한다. 새로운 단계를 위해 벗겨져야 할 상상의 단계로서의 거울은 내면 성찰의 자리가 된다. 최미향의 작품은 사진이라는 거울로 인간-여성-자신을 상징적 해부대에 올려놓는다. 이 육체적 심리적 해부대는 잔잔하면서도 파장이 큰 서사가 짜여지는 무대가 된다. ■ 이선영

최미향_#나를 찾아줘_새틴 바라타 용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70×50cm_2020
최미향_#거울 속 나는 누구일까_새틴 바라타 용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70×50cm_2021

사람들은 누구나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크게 느끼게 되는 시기가 있다. 호르몬에 의한 신체의 급격한 변화는 심리적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이 시기엔 몸과 마음의 불일치로 내적 갈등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런 변화는 누구나 한 번쯤 겪고 지나가는 과정일 것이다. 사춘기가 제2의 성을 찾아가는 시기라 한다면 갱년기는 그런 성을 상실하는 시기이다 그래서 사춘기를 조금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사실이다. 허나, 사춘기와는 반대로 제2의 성을 잃은 시기로 받아들이기에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사회적인 역할과 맞물려 더욱 그러 해진다. 갱년기가 병은 아니지만 육체적인 변화로 인해 심리적으로 겪게 되는 우울, 의욕상실, 불안, 강박, 분노, 소외, 허무 등 추상적인 감정을 사진이란 매체를 통해 담담하게 표현해 보려 했다.

최미향_#왕관을 쓴 여인_새틴 바라타 용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70×50cm_2021

60년대 생인 나는 졸업과 동시에 결혼하였다. 이 시대 대부분의 여성들은 일찍 결혼함으로써 한 가정의 아내, 엄마, 며느리로 저마다 사회적 역할 안에서 살아간다. 나 또한 나보다는 상대방을 위해 살아가는 인생을 택했다. 최선을 다한 삶 속에 보람도 있었지만 때론, 그 누구의 연결된 존재가 아닌 본래의 독립된 주체로서의 나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신체적 변화와 함께 역할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남에 따라 복합적인 감정들이 생기게 된다. 늘 그렇듯 어제와 같은 변함없는 일상, 뭔가 조여 오는 불안감, 어느 순간 불룩 나온 배, 자식들의 빈자리를 반려견이 대신하고, 손 하나 까딱하기 싫은 무기력함을 느끼곤 했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마음과 더불어 여성성 상실로 인한 왜소해진 자아를 표현하고자 했다. 많은 생각들 속에서 뚜렷이 부각되는 바람이 있다면 역할 속에서 규정되기 이전의 하나의 주체로서의 나를 찾고 싶은 것이다. 존재감을 찾고자 하는 맘은 특수한 상황에 처한 사람만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변화의 시기에 있는 인간이라면 당연히 밟는 절차로 받아들이는 게 옳을 것이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급격한 변화의 시기에 있는 50대의 나와 나의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가장 익숙한 공간에서 자신의 몸을 낯선 사람처럼 드러내 보임으로써 스스로를 객관화시켰고, 주체이지만 마치 다른 사람인양 낯설게 함으로 거리두기를 시도한다. 부정적인 감정들이 솟아오를 수밖에 없는 시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봄으로 감정들에 함몰되지 않고 본연의 모습을 잘 바라보게 하고 싶었다. 갱년기는 커다란 변화의 시기임이 분명하다. 이 시기를 잘 극복하므로써 나 자신이 소중한 존재란 것을 인식하고 스스로를 잘 가꾸는 시간이 되어야겠다. 아울러 인생 경험을 통한 통찰력과 노년의 여유가 젊을 때의 아름다움보다 가치가 있음을 인식했으면 한다. ■ 최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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