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흔적, 바라보다 (In between trace, Vipasyana)

한희선展 / HANHEESUN / 韓姬善 / installation   2021_0917 ▶ 2021_0930

한희선_무상(anitya)006_천_650×220×600cm, 가변설치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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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선 유튜브_https://youtube.com/channel/UC9818bhrGrhpPCskXb7lWIg 한희선 인스타그램_@sweethan61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한국예술인복지재단

관람시간 / 11:00am~06:00pm

인천문화양조장(스페이스빔) Incheon Culture Brewery(Space beam) 인천 동구 서해대로513번길 15(창영동 7번지) 1층 우각홀 Tel. +82.(0)32.422.8630 www.spacebeam.net

작가 한희선은 존재가 남긴 흔적을 빌어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이야기한다. 『사이흔적, 멈추어 바라보다展』은 어류정항과 소창이라는 특정한 장소와 소재를 가지고 서로 연결지으며 얻어지는 흔적으로 존재의 의미를 되묻게 한다. 어류정항의 닻과 강화 소창의 관계맺음에서 생성된 사이흔적은 두 번의 연속되는 전시-'멈추다(止)'와 '바라보다(觀)'-로 따로 또 같이 다뤄진다. 두 전시는 거시에서 미시로, 밖에서 안으로,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져 중중무진(重重無盡)으로 연결된다. 어류정항에서는 설치작품 「무상(無常)005」를 펼치고, 이 설치작품을 자르고 이어 재생하거나 어류정항의 폐 어구들을 소재로 한 「무상(無常)」 시리즈와 미디어 작품을 인천문화양조장 스페이스빔에서 선보인다. ■ 한희선

한희선_미늘(barb)_소창, 낚시바늘_가변크기_2021
한희선_무상(anitya)007_종이에 소창_60.6×45.5cm_2021
한희선_무상(anitya)009_종이에 소창_45×33cm_2021

사물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서는 거꾸로 보거나, 뒤집어 보거나, 기존의 방식이 아닌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관찰하는 등의 행위가 필요하다. 멈추어 바라보는 것은 이러한 방법 중 하나이며, 바라본다는 것은 돌이킨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사이흔적, 바라보다(觀)展』은 지난 『사이흔적, 멈추다(止)展』과 연계된 전시이며, 닻과 소창의 사이흔적인 '녹(綠)'을 통하여 존재의 참 의미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특정 공간인 어류정항에서 휴어기를 맞은 닻과 폐어구에 소창 등을 설치하여 그것들의 자연풍화 흔적들을 다양한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거대한 닻 무더기에 소창을 감거나 묶어 설치하여, 햇빛과 비바람을 겪어 녹이 배어 나온 소창들을 전시하고, 항구 내 폐어구들과 해양 쓰레기 등을 매체로 한 작품과 다큐멘터리 형식의 미디어 작품을 통하여 존재의 무상함과 상호순환을 드러내고자 한다. 작가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그 흔적을 남기며, 서로 연기(緣起)되어 상호작용에 의해 관계맺고 존재한다고 보고 이를 주제로 꾸준히 작업해 오고 있다. 특히 철 산화물인 녹에 천착해온 작가는, 녹을 무용함과 죽음을 상징함에 그치지 않고, 재생과 산화환원의 동시적이며 상호 순환적 의미로 해석하였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주체와 객체가 따로 없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보고, 관계맺음 역시 존재들의 유격인 사이공간에서의 만남이며 상호작용을 통해 '사이흔적'을 생성한다고 보고 작품화하고 있다.

한희선_누구는 얽혀 놓고_ 파티클보드에 혼합재료_19×20cm_2021
한희선_느슨한 관계_ 파티클보드에 혼합재료_61×48cm_2021

닻은 배를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 앞서 어류정항에서의 야외 설치미술인 『사이흔적, 멈추다展』이 휴어기와 닻의 의미를 나란히 두고 우리가 멈추거나 방향을 수정해야 할 것들을 살피게 했다면, 금번 『사이흔적, 바라보다展』은 그렇게 잠시 멈추니 비로서 보이는 소소한 것들에 대한 작가의 수행적 단상이며 관찰과 기록이다. 한희선 작가는 국경, 여성, 이민자, 소수민족, 이념, 환경 등 차별과 경계에 관한 동시대의 다양한 담론들을 보다 근본적으로 접근하길 원하며, 존재를 보는 관점의 변화를 제시하고 역설한다. 『사이흔적, 바라보다展』은 존재를 연기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코로나19 상황을 비롯한 현대문명이 가지는 다양한 문제들을 근시안적이거나 단편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전체를 조감해보고 밖으로 향했던 문제의식을 내 문제로 받아들이며 돌이켜 보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 한희선

한희선_이 방향이 맞습니까_소창에 녹_97×90cm_2021

곧 일상으로 돌아가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로 지낸 지 일 년이 넘었다. 팬데믹은 불편함으로부터 능숙해지고 낯선 것들을 일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기보다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가까운 산이나 바다로 향하게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인간관계를 서먹하게 했지만, 공교롭게도 자연을 좀 더 가까이 하게 되는 틈이 되어 주었다. 거리두기와 틈은 삶의 여백과 같은 사이공간이며 사이공간이 생기자 자연이 보인다. 개발과 정복의 대상으로 몰리던 자연은 순환 과정을 거치며 도리어 위로와 회복을 가져다 주었다. 사이공간에서 바라본 자연은 존중과 공존만이 모두가 살 길이며, 티끌의 먼지조차 모든 존재는 무수한 인과 연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토로하고 있는 것 같다. 부풀고 바스러진 검붉은 녹을 바라보면 북받치는 뭉클함과 경이로움을 넘어 그 무엇이 있다. 그것은 쓰임이 다하여 죽은 것들을 향해 비통해 할 겨를도 없이, 자연이 살려내어 순환시키는 성스럽고 거룩한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이다. 이야말로 죽은 것들에 대한 진정한 애도일 것이다. 그들이 어디서 어떤 존재와 만나고 무엇으로 다시 살아날까 멈추어 바라본다. ■ 한희선

Vol.20210917a | 한희선展 / HANHEESUN / 韓姬善 / installation